<촬영일지> No. 05

080805~080807 제나린 씨 가족




8월 5일 12시 15분 용산역 출발, 4시경 신태인 도착.
집에 가니 부안 등에 사는 제나린 씨 필리핀 친구들 3분이 와 계셨음.
금방들 돌아가셔서... 촬영 분량은 적다.
이어서 이주민센터 파견 '선생님' 오심.
(그 날 밤 외식한 관계로 가족들 식사하는 장면은 못 찍음)
청정이 바지 삼.
밤에는 내내 짐 싸느라 바빴음. (새벽 3시에 잠)
짐 싸던 중 남편과의 관계가 좀 보여서 재미 있었음.
도중에 동생들과 영상 통화.

8월 6일에도 아침부터 외출, 병원 다니고 장 보고 미용실 가고 매우 바쁨.
(예쁘게 해서 가고 싶은 마음)
집에서 마지막으로 빨래 널고 정리하다 살짝 인터뷰
(엄마가 아파서 떠나는 게 마냥 좋지 만은 않은 마음...
엄마 보고 자기가 너무 마음 아플까 봐... 그런 이야기들)
4시 반 경 아저씨 퇴근해서 오시고 바로 출발
5시 신태인 터미널에서 전주행 버스(1시간)
6시 전주 도착, 저녁 식사
7시 인천공항 행 리무진 버스 탑승
11시 인천공항 도착, 공항 내 업무단지의 게스트 하우스 숙박

8월 7일 새벽 6시 공항으로.
경은 합류.
집합해 있는 필리핀 가는 가족들.
7시 반 경 출국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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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일지> No. 04

080730~31 평택 네트워크 회의 및 레티 인터뷰




장소: 평택, 돌곶이역 부근 레티Letty씨 집
참여자: 아람, 경순, 영란 , 경은

2008년 7월 30일
평택 민성노련 네트워크 회의
:이희영 위원장 행보 및 차기 위원장에 대한 논의, 6.29 집회 평가, 9.23 행사에 대한 논의 등이 이루어짐

밤 10시 쯤 ㅎㅅ씨 화장하는 모습과 박스에 있는 모습 촬영

ㅇㅈ씨 집에서 취침

2008년 7월 31일
오후까지 평택에서 머물다가 (잠깐 경은집 들렀다가)
오후 7시 돌곶이역에서 레티씨 만남, 인터뷰
9시쯤 마크 도착하여 같이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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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일지> No. 03

080725 아시안브릿지 마크와 만남




08년 7월 25일
참석자: 경순, 아람

대방역 아시안브릿지 센터에서 마크Mark와 만남
필리핀의 위안부 단체와 접선(?)할 사람을 소개받기로 함
28일 혹은 31일에 한국에 있는 이주여성 레티letty 취재 날짜 잡힘

일정정리: 8월 4일 출국
              8월 7일~8월 14일 <날자> 프로그램 촬영
              8월 15일~8월 31일 조카스, 윌마, South Rail 에블린 촬영
              9월  1일~  민다나오의 가브리엘라 성매매 네트워크 단체 및 필리핀 위안부 여성 촬영
(차후 스케줄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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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일지> No. 02

080722~23 신태인 제나린집 방문





08년 7월 22일~22일
참석자: 경은, 영란, 경순, 아람

-7월 22일
 7시 30분 고속터미널에서 버스이용 전주행(약3시간)
 → 11시 35분 전주에서 신태인으로 이동(약1시간)
 → 택시이용하여 제나린 집으로 이동
한글선생님과의 마지막 모임이 있는 날이었음
 
제나린네 논에 들러 비료도 주고, 촬영 끝난 뒤 민물매운탕도 먹었음


-7월 23일
 아침에 제나린 살림하는 모습 간단히 촬영 후 2500원 냉면먹고 서울로 돌아옴


Posted by 빨간경순


080720 양주의 엘리사집 방문
 




1. 참석자 : 경은,영란,경순

2. 방문 목적 : 통일교를 통해 결혼한 엘리사 부부를 통해 다른 이주여성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획를 확보하고 이주여성
                     들의 삶
을 좀 더 깊숙히 이해하기 위함.

3. 일리사 가족소개
엘리사 (36세) 10년전 통일교의 주선으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됐고 필리핀에서는 옷장사를 했다고 함.
안병희 (45세) 키작은 컴플렉스로 결혼을 못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의 성화로 고민을 하다가 전주(전봇대)에서 우연히
                     본 통일
교 전단지를 읽고 통일교의 주선으로 필리핀에 가서 엘리사를 만나게 됐고 첫눈에 맘에 들었다
                     고 함.

안미영 (9세) 딸 초등학교 2학년
안가영 (8세) 딸 초등학교 1학년

4. 방문소감 : 일요일이라 온가족을 다함께 만날 수 있었고 특히 남편의 이해속에 편안하게 촬영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식구들이 모두 모여있어서 엘리사의 인터뷰는 다시 해야할듯.

5.이후 촬영 계획 : 필리핀에 가기전에 한번더 엘리사를 인터뷰할 시간 잡고 이후 엘리사의 생활과 엘리사가 친구들
                            과 만나 수
다떠는 이야기들과 친구들의 고민들을 촬영했으면 함
                            그리고 이주커플들의 만남 시간이 있다고 하니 추후에 촬영 요망

오늘 모두 수고했어.



Posted by 빨간경순



080706 <날자>프로젝트 이주여성 오리엔테이션-익산





2008년 7월 6일 익산에서 여성재단의 주최로 진행된 이주여성 친정방문 프로젝트에 선정된
가족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익산의 여성의 전화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경은과 경순이 참가해 행사를 촬영했고
필리핀출신 여성들의 간단한 신상정보를 얻었다.

참가한 여성들중 몇팀은 직접 집을 방문해 보기로 했는데
얼굴과 이름이 아직고 잘 조합이 안된다는 야그.ㅎㅎ
경은아 얼굴과 이름을 좀 올려주구래.

서울에서 13일에 다시 오리엔테이션이 있을예정이고
역시 촬영할 예정임.


Posted by 빨간경순



<촬영일지> No. 01

080704 대전 공청회


 

7월 4일 대전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제: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대책마련을 위한 공청회)' 공청회 촬영
대전 KBS 방송국 공개홀에서 2시 공청회 열림

우선, 주최측이 대전중부경찰서이며,
패널에 지역대표 세무사, 대전일보 논설위원, 변호사, 한남대학교 조교수가 나오고
그리고 업소 관계자 측 패널로 2사람이 나왔음.

세무사, 논설위원, 변호사, 조교수는
경제적 효과, 인권적 측면, 성매매 자체가 불법행위라는데서 유천동 성매매집결지에
부정적 의견 제시

업소 관계자 측에서는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 업소 종사자의 생존권 문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
약 2시간 동안 공청회 진행.

경순, 아람 방문
우선, 토론주제나 패널 섭외에서 볼 수 있듯이
내용이 전반적으로 편향적이었어요.
논의 내용 자체가 이미 성매매집결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여서..
여튼, 공청회 내용 전체를 쓸 수는 없었어요.
자료집이 있으니 필요하시다면 말씀 주세요.

 

Posted by 빨간경순


080628~29 성노동자의 날
 




<6월 28일 >

아람과 경순, 늦은 7시 차로 평택행
8시 평택도착, 민성노련 사무실 방문, 이희영 위원장 만남
이희영 위원장과 여러 이야기를 나눔.

 

 <6월 29일>

이른 10시 무렵 촬영 시작
-집장촌 내 오래된 한증막에서 혹은 집회장 주변 현수막 설치한 곳에서 음식 준비하는 모습
-행사 준비하는 이희영 위원장 인터뷰
-행사 시작 전 이희영 위원장과 민성노련 임원들 행사 준비 모습
-4시에 이희영 위원장의 여는 글을 읽는 것을 시작
-연대 단체(전철연, 여이연, 사회진보연대, 아이공, 한국인권뉴스 등)의 연대 발언 및 공연

6시쯤 행사 마치고 뒷풀이

이희영위원장과 밤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길 잘 한거 같아. 집장촌에 내려가서 지낼때 생각만큼 만만치는 않겠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따듯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으면 좋겠다.물론 아픈이야기들이 더 많겠지만.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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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일용파견 금지, 여성 다수업무는 예외? 

파견법 개정, 여성노동 또다시 소외될까 우려  

                                                                                                               아카이시 치에코 ilda@ildaro.com
 



일본사회에서는 최근 들어 ‘근로빈곤’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일용 파견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실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용 파견이란 날마다, 혹은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노동정책심의회는 일용 파견을 규제하는 내용의 ‘노동자파견법 개정에 관한 건의’를 제출했고, 현 국회나 다음 국회에서 노동자파견법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용 파견 외 파견직 다수를 점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와 관련된 파견 문제들은 그대로 방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파견되어 일하는 여성들의 열악한 노동현실
 

일용 파견으로 일하는 여성 A씨는 사무, 판매 등의 일을 하며 임금은 교통비 포함 7천 엔 이하를 받았다. A씨는 급작스럽게 일이 취소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아침에 집합소에 나갔다가 일이 취소된 사실을 통보 받은 적도 있다.

 
한 국립대학의 비상근직원으로 파견이 된 B씨. 그곳에서 7년간 일했지만, 대학이 독립법인화하면서 고용을 해지했다. 결국 B씨는 같은 대학에 ‘파견’이 되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시급은 1천170엔에서 1천100엔으로 하락했다. 파견노동자는 노조를 통한 교섭도 불가능하다.
 
                                                                            ▲ 10월 11일 개최된 “여성이 말하는 파견노동” 모임    © 페민
파견으로 편집업무를 담당했던 C씨. 계약상 근로시간은 7시간임에도 잔업이 많았고, 점차 업무량이 늘었다. 시간이 지나 C씨는 해당업체의 자회사로 파견되면서 급여는 더욱 하락했고, 결국 병으로 퇴직했다.
 
파견 간병인으로 일했던 D씨. 일에 익숙한 간병인이 세심하게 돌봐야 할 그룹홈으로 파견되었다. 시급은 1천300엔. 목숨이 위태로웠던 사고도 있었다. 간병 대상자의 결핵 병력 등도 통보를 받지 못해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파견 걷잡을 수없이 확대, 女 불안정고용 떠밀어
 
원래 노동은 ‘사용자’가 곧 ‘고용자’여야 한다. 그런데 파견노동은 ‘사용자’와 ‘고용자’가 다르다. 노동자는 파견업체인 A회사에 고용되어 있으면서, 실제로는 B회사 사업장에 파견되어 사측의 관리를 받으며 노동력을 제공한다.
 
이런 시스템으로 인해, 파견노동자가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며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다 해도, 책임업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억울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파견법 제정 당시 정부와 재계는, 고용주인 파견회사를 정부가 단속하고 관리함으로써 파견노동자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다는 논리로 법을 만들었다. 그 후 파견법은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었고, 파견노동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어왔다.

변호사 나가시마 사토에씨는 “파견노동이 여성을 불안정한 기간제 고용과 단시간 노동자로 떠미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대부분 산업에서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성노동자의 57% (남성은 20%), 즉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사측 입장에서 파트타이머는 인건비가 싸고 구조조정이 쉽다. 파견의 경우 인건비가 파트타임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노무관리가 필요하지 않고 구조조정도 쉽다는 이점이 있다. 한편, 노동자 측에게는 근로 시간과 일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이야기된다.
 

▲  변호사 나가시마 사토에씨    © 페민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육아와 간병의 책임을 떠안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정규직을 포기하고 ‘소극적인 선택’으로서 파견을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제조업 남성의 파견문제만 해결하면 그만?
 
파견 중에서도 바로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일용 파견노동자들의 힘겨운 삶의 모습이 미디어를 통해 부각되면서, 결국 일본 정부는 일용 파견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정했다. 그러나 노동정책심의회가 제출한 파견법 개정 건의 내용은 여성노동의 관점에서 큰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아시아여성자료센터와 ACW2가 공동주최한 모임 “여성이 말하는 파견노동”에서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일용 파견 금지 ‘예외’로 정해놓은 업무들이 주로 여성들이 많이 종사하는 업무들이라는 점이다. 통역ㆍ번역ㆍ속기, 비서, 문서관리, 조사, 재무처리, 여행가이드, 안내ㆍ접수, 광고디자인, 서적 등의 제작ㆍ편집, 세일즈엔지니어 영업ㆍ금융상품 영업 등 18개 업무다.
 
개정안은 또한 일용 파견 외의 파견노동에 대해서는 규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상용근로자화 노력 의무’라든지, ‘동 업종 노동자의 임금을 고려’해서 처우를 결정하도록 지침을 두는 정도로는 강제력이 없다는 것.
 
그 외에도 파견회사의 수수료 비율에 대한 제한이 없으며, ‘고용계약상 기간을 정하지 않은 파견노동자’의 경우 고용계약 신청의무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큰 한계가 있다고 분석됐다.
 
한편 일명 “무조건 파견”으로 불리는 대기업의 자회사들에 대해, 본래 직접 고용해야 할 사람을 파견으로 충원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파견하는 인원이 80% 이하면 인정한다고 함으로써 파견회사가 대기업의 제2인사부로서 역할을 할 여지를 남긴 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성노조의 이토 미도리씨는 “노동자파견법이 실행됐을 당시는 정사원보다 파견의 수입이 높았지만, 그 후 파견의 급여는 하락하고 일반직, 사무직에서 모두 파견이 확대되면서 여성의 노동은 악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파견법 개정방향이 “제조현장에서 일하는 남성의 파견문제만 언급하고 있다”며 “남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 기사는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10월 25일자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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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관련자료/가사노동2012. 2. 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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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여, 가사노동 가치를 인정하라!

[분석]세액공제 확대 입법추진의 복합적 함의

한국 자본주의가 ‘호떡집에 불난’ 상황에 놓이긴 놓인 모양이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다. 현실은 비참하다. 2003년 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은 1.19밖에 안 된다. 이대로 가다간 1 밑으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사회복지의 허술한 기반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성장잠재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국회 차원에서 매우 기특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전업주부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다. ‘정치 냉소’를 스스로 제조해온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게 하나요, 무보수 가사노동의 화폐적 가치를 기꺼이 인정한 자본주의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거의 없다는 게 두 번째다.



전업주부 가구 기본공제액 1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지난 5월18일 국회에 법 개정안 하나가 상정됐다.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이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가사노동의 가치를 배우자의 종합소득공제에 반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말정산 때 소득이 없거나 연간 소득 합계액이 100만원 이하인 배우자의 기본 공제액을 현행 1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높여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소득공제에 반영한다는 게 핵심이다. 배우자가 있는 여성이거나 배우자가 없더라도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인 여성인 경우 추가공제 금액을 현행 1인당 연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들어있다.

지난 5월24일에는 ‘가사노동 가치 평가와 입법 방안’이란 주제로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도 열렸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주부의 가사노동을 ‘생산적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토론자들 모두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보상하자는 데 이견은 없었다. 다만, 그 수준이 문제였다. 소득세법 개정안대로 가사노동 세액공제 확대가 추진되면 정부의 세수가 2조~3조원이 감소할 것이란 재경부 쪽의 주장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가사노동 세액공제 확대에 대해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이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무엇보다 정책은 언제나 인기를 얻어야 실현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는 점을 외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이런 주장에선 일종의 ‘남성 가부장제’ 냄새가 짙게 묻어난다.



가사노동에서 여성을 해방할 것이냐, 사회적으로 보상할 것이냐

이계경 의원이 추진하는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은 여성계에서 주류는 아니다. ‘가사노동의 사회화’가 주요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면, 이는 가사노동으로부터 여성을 해방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해서는 가사노동 영역을 상품-화폐 관계가 지배하고, 이로 인해 ‘가사세계의 식민화’가 이뤄진다는 비판이 ‘가사노동 사회화’의 어두운 측면으로 지적돼 왔다.

여성계의 고민은 지난 5월24일 토론회에서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수석국장의 발언에서도 묻어난다. 그는 “가사노동 인정이라 하는 것이 여성운동의 제도화나 자율성에 있어서 고민이 되는 문제”라며 “가장 우선적으로 가사노동 가치평가가 왜 필요하고 어떠한 과정으로 이뤄지는가에 대한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은 문제의 해결책을 다른 맥락에서 찾는다. 여성이 떠맡다시피 하고 있는 가사노동은 ‘노동력 재생산’과 ‘사회재생산’의 핵심을 이루는 데도, 그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점을 ‘사회적 보상’이란 각도에서 풀려고 한다. 아울러, 일자리가 부족한 지금의 상황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정세적인 인식도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에 관심어린 눈길을 주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사노동은 한 해 100조대의 부가가치…대부분은 여성이 전담

△ [표]하루 가사노동 시간의 20살 이상 남녀별 국제비교(단위 : 분)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한마디로 엄청나다. 계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기회비용을 따지는 방식도 있고, 가사노동 형태를 분류해 각각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도 있다. 재경부 쪽은 “전업주부와 취업주부가 가사노동을 똑같이 인정받아야 소득형평성에 맞는다”며 “가정부 비용만큼을 공제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기회비용 방식에 해당한다.

지난 2002년 여성부는 통계청의 ‘1999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이용해 무보수 가사노동의 총 부가가치를 계산한 바 있다. 무려 143조~169조원이었다. 2004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788조원의 18~21%나 되는 것이다. 이 때에는 무보수 가사노동을 하나의 생산활동을 하는 기업처럼 규정해 가계생산물의 생산과정과 산출액을 산정하는 ‘위성계정’ 설정 방식이 사용됐다. 경제학에서 쓰는 용어를 빌리면, 무보수 가사노동은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기를 거부당하고 있는 거대한 ‘외부경제’를 구성한다. 이 외부경제의 ‘내부화’가 바로 가사노동의 사회적 인정이다. 남성의 하루 가사노동시간은 30분에 불과하다. 이 엄청난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만들어내는 주인공은 여성인 것이다.

현재 추진되는 가사노동 세액공제 확대는 출산율 확대에 1차적 목적을 두고 있다. 그 자체로 획기적인 시도이지만, 한계가 없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세액공제 확대는 무보수 가사노동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집단의 하나인 기업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세액공제는 기업이 가사노동에 대한 보상을 모두 국가로 미루는 것에 해당할 수도 있다. 재계는 ‘가족수당’이 있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생색내기 수준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실제로, 가사노동을 통한 가족재생산과 사회재생산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집단은 국가와 기업이다. 국가는 나라를 유지할 책임이 있고, 기업이 노동력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가족과 사회가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차원에서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 방안으로 자녀를 둔 남녀 모두에게 각각 1년의 유급 육아휴직 등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가부장 문화 극복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어

아울러, 가사노동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방안은 ‘가사노동의 민주적 분담’을 촉진하는 동기 부여가 빠져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일본 정부의 시도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일본의 2004년 출산율은 1.2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최근 발표됐다. 늦게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독신 및 미출산 여성들이 증가한 탓이다. 일본의 출산율은 지난 1995년 1.42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2003년 1.29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3명 수준을 밑돌았다.

일본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남성 가부장제’가 꼽힌다. ‘가사노동의 민주적 분담’이 일본에서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이를 상징한다. 실제 통계로만 보면, 일본의 가부장제는 한국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표1> 참조).

지난 1999년 처음으로 통계청이 전국 1만7천가구 10살 이상 4만29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시간조사’(5년 단위 조사)를 보면,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21분이다. 20살 이상 여성만을 보면, 3시간58분이다. 일본(96년)의 경우 4시간3분으로 우리보다 높았고, 미국(92년 9월~94년 10월 2년 평균치) 3시간12분, 핀란드(1987년 평균치) 3시간37분 등이다. 반면, 20살 이상 남성의 가사노동은 일본 28분, 한국 32분, 미국 1시간50분, 핀란드 1시간57분 등이다. ‘가사노동의 민주적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은 한참 뒤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 원하지 않는 부부에게도 똑같은 혜택 줘야 하나?

가사노동의 민주적 분담 정도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한국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성공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를 위한 동기 부여가 꼭 필요한 이유다.

문제점은 또 있다. 신체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이유(부부의 취향 등)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에도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을 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세액공제 확대가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이라면, 가족 및 사회재생산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한겨레독자클럽 회원인 이화철(37·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씨는 참신한 제안을 내놨다. 자녀수에 따른 세액공제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3명 이상이 되면 세액공제 폭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은, 한국 자본주의가 놓인 ‘호떡집에 불난’ 상황을 어떻게 꺼나갈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가사노동 세액공제 확대는 그 말문을 열고 있다. 일본이 걸어간 정책적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기업의 부담 방안과 남성 가부장 문화의 완화 방안까지 포괄해야 한다. 이에 소극적일수록 가사노동을 홀대하고 남성 가부장 문화를 방치한 부메랑의 파괴력은 점점 커질 것이다.

 

 




한국은 아이를 못낳게 하는 사회


출산율이 떨어지는 원인에 대한 분석은 많다. 이 가운데 널리 꼽히는 요인이 바로 돈과 남성 가부장 문화이다. 남성 가부장제 문화를 출산율 저하 원인의 소프트웨어라고 한다면, 돈은 하드웨어에 해당한다.

돈은 자녀에 대해 ‘돈 먹는 하마’ ‘사치재’라는 비인간적인 표현이 나오게 할 만큼 출산율 저하의 중추를 이룬다. 특히, 경기순환 주기와 출산율 움직임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그렇다 해도, 남성 가부장제 문화는 돈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도 출산율 저하의 역전을 장담할 수 없게끔 한다.

한국의 출산율이 2명 미만으로 줄어든 분기점은 1984년이다.
79년 2.90명이던 출산율은 80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2%를 기록하는 등 84년까지 지속된 (당시까지 한국자본주의가 겪었던) 최대의 극심한 경기불황을 겪으며 2.83명, 2.66명, 2.42명, 2.08명, 1.76명으로 곤두박질쳤다.

△ [표1] 출산률 추이

그 뒤 출산율은 커다란 변동 없이 게걸음을 했다. 85년부터 회복돼 86~88년 3저 호황기부터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를 맞은 97년까지 1.54(97년)~1.78명(92년)에서 들쭉날쭉 하는 모습이었다. 85년 1.67명에서 89년 1.58명까지 하락했으나, 90년 1.59명, 91년 1.78명으로 상승하는 등 일정한 추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98년 이후 출산율은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카드 규제 완화와 부동산 규제 완화 덕분에 쌓인 ‘쌍둥이 거품’의 영향으로 경기가 급반등한 2000년을 빼곤 하향세가 멈추지 않았다. 2003년 출산율이 다소 상승한 것도 증가세로 반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03년 출생아 수는 49만3500명으로 사상 최대로 적었다. 출생아 수가 5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2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아예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결심한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출산하지 않겠다고 여성들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출산율이 상승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주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노동시간이 줄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 기업들에서 주5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맞벌이 가정에서 가사노동의 민주적 분담을 가능하게 하는 비옥한 토양을 이룬다. 그런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비록 극히 미약한 변화이긴 하지만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이 늘어나고 여성은 줄어드는 모습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최근 ‘2004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99년 32분에서 36분으로 4분이 늘어난 반면, 여성은 3시간58분에서 3시간40분으로 18분이 줄었다. 이런 작은 변화를 좀 더 큰 흐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아울러, 99년이나 2004년이나 3~4분에 그치고 있는 참여 및 봉사활동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

△ [표2] 20살 이상 한국 남녀의 생활시간 구성

 이를 위해선, 주체의 의식 성숙이 필수적이다. 특히 여성(또는 남성)이 가사노동을 전담하고, 남성(또는 여성)이 벌이를 전담하는 가정에서 더욱 그렇다. 가사노동의 사회적 보상은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여성(또는 남성)이 벌이를 전담하는 남성(또는 여성)에게 보상을 요구하는 식으로 나타나서는 곤란하다. 부부가 함께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사회적 보상을 요구하는 모습이 제대로 방향을 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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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