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경순의 노트'에 해당되는 글 154건

  1. 2014.03.10 폼롤러 2
  2. 2014.02.25 낡은 보일러
  3. 2014.02.23 청소의 힘
  4. 2014.02.19 내방이 생겼다.^^
  5. 2014.01.01 20140101
  6. 2013.12.10 냉방에서 시원한 맥주
  7. 2013.12.10 12월10일 화요일
  8. 2013.11.05 해결에 대한 관점
  9. 2013.11.04 해와 달
  10. 2013.11.04 윤아가 보낸 편지
빨간경순의 노트2014. 3. 10. 01:01

작년부터 어깨통증과 고관절염 때문에 들어간 돈이 장난이 아니다.

이름난 정형외과 부터 단골 한의원에 지압과 기치료까지

정말 아낌없이 다니고 쓰고 했었다.

사실 이 어깨때문에 처음으로 이번영화에서 촬영감독과 작업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촬영감독이 어깨까지 치료해주는 건 아니니...쩝

우자지간 일본촬영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어깨를 고쳐야된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생각보다는 절실함이 맞겠다.


그래서 결국 혼자 자가진단을 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받은 치료와 운동을 분석해가면서 내린 결론은

암벽같은 심한 운동은 힘들겠지만 가볍게 계속 할 수 있는 운동요법이 필요하다는 거였다.

암벽이란 말만 나와도 가슴이 벌렁이네.

언제쯤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암벽은 고사하고 가방메는 것도 힘드니...ㅠ

그렇다고 요가를 하자니 팔이 안돌아가고

수영을 하자니 역시 어깨가 걸린다.


젠장 이래저래 몸도 지치고 마음도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안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겠지.

집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소소한 뭔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으니까.

그리고 드디어 마침내 발견한 이녀석이 바로 폼롤로다.

온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기구인데 이게 정말 장난아니게 좋은 것이다.

인터넷에 폼롤러를 치면 동영상까지 자세히 나와있어 동작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밀가루 반죽을 방망이로 이리저리 굴리듯이 온몸을 구석구석 굴려주면 되는데

희한하게 어깨가 덜 아프고 조금씩 팔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몸이 전체적으로 다 굳어서 더 어깨통증이 심해졌다는걸 말이다.

인대손상이나 고관절염이 근육이 풀린다고 낫는건 아니겠지만

지금으로선 굳은 몸을 지속적으로 풀어주는게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은 것이지.

집에 놀러온 친구도 심심풀이로 해보더니만 하나 사야겠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컴퓨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오십견 그리고 나처럼

회전근개손상으로 몸이 굳어진 모든 인간들에게는 필수품이 아닐까 싶다.

우자지간 요즘 틈만나면 매트위에 누워서 얘를 붙들고 뒹군다.

내일 촬영나가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폼롤러 전도 먼저 해야겠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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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4. 2. 25. 03:15

며칠 계속 온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목욕탕은 좋아해도 집에서는 잘 씻지 않는지라 온수에 문제가 있는걸 몰랐었다. 

어렷을때 씻지도 않던 수림이가 요즘은 어찌나 잘 씻어대는지 지가 원래 그랬던 사람인줄 안다.ㅋ

우자지간 오늘도 느즈막히 일어나 커피한잔 마시려는데 그녀가 들어온다.

너 나갔었니? 

왜케 빨리 들어온거?

목욕탕에 갔었어.다시 나갈거야.

너 목욕탕에도 가니?

오늘 온수 좀 어떻게 해봐 엄마.추워죽겠어.


결국 보일러 수리점에 연락을 했고 기사님이 두시간뒤 출동하셨다.

역시 기술자답게 금새 문제점을 파악하신다.

너무 오래됐어요.숨쉬기 힘드니 아무데나 펌부질을 해서 온수가 잘 안돌아가는거예요.

이 보일러 십년된건데 그래도 잘 버텼네요.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교체해야 합니다.

아..네...수리해 주셔요.

8만원입니다.

아...네...


순식간에 뚝딱거리더니만 금새 교체를 해주었고

온수가 잘 나오기 시작한다.

계산을 하려다 혹시나 하고 기사에게 물어봤다.

근데 세입자가 보일러를 수리하나요 주인이하나요?

당연히 주인이 해야지.

아..그래요...


근데 전화기에 손을 대려니 민망하다.

8만원인데 그냥 내가 할까...하다가 전화를 걸었다.

말도 조심조심 꺼내는데 대뜸 주인이 그런다.

그러셨어요.당연히 저희가 내야지요.영수증이랑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아...네...이런 전화 드리기 참 민망한데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셔서 고마워요.

아니예요 제가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흐믓했다.

당연한 일이었던거 같은데 전화를 걸었던 내가 왜케 대견하던지.ㅎ

보일러가 잘 돌아간다.

간만에 한번 씻어볼까 하다가 내일 친구랑 목욕탕 가기로 해서 관뒀다.

내일 아침 수림이가 즐겁게 샤워를 하겠지 싶으니 그것도 새삼 흐믓.

느즈막히 우울했었는데 낡은보일러 돌아가는 소리에 정신이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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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4. 2. 23. 03:47

일본에서 돌아온지 일주일.

오자마자 수림이 방 만들어 주겠다고 집안을 발칵 뒤집었고

친구들 덕에 수림이도 나도 각각의 공간을 마련했지만

정돈되지 않은채 이리저리 공간을 점령한 물건들과 쓰레기에 파묻혀 다시 공황상태로 몇일.

덩달아 두달간의 일본 촬영에서 쌓였던 피로가 급기야 몸을 파죽지세로 공격.

청소고 뭐고 몸이 먼저다 싶어서 일단 손을 놓고 며칠을 보냈다.


하긴 언제부터 내가 그리 깨끗한 동물이었다고...ㅎ

며칠을 죽은듯이 뻗었고 간신히 몸을 움직여 몇군데 병원을 왔다갔다 했다.

하루 이틀에 회복될거 같지는 않고 바닥에 물건도 사라질 기미가 없다.

결국 집안에 쳐박혀 꼼지락 꼼지락 하나씩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치우기로 한다.

먼저 쓰레기더미속에 내가 숨을 돌릴 작은 책상과 컴퓨터를 먼저 정리하고

다음날 오래된 촬영본 테잎들을 정리하고

그 다음날 일년간 입지도 신지도 않았던 온갖 의류들을 버리고

오늘은 자잘한 문구류며 그릇들을 정리하고나니

이제 그럴듯하게 공간이 번쩍거린다.


그렇게 하나씩 치우다보니 머리속에 두달간 쌓였던 피로도 스트레스도

덩달아 하나씩 치워진다.

문득 집을 옮겨주러 왔었던 재훈이가 한말이 생각난다.

지난번 이집으로 이사를 할때도 도와주었던 그는 청소와 정리에 약한 나를 진즉에 파악했는지 

감독님 청소의 힘이란 책을 한번 보세요 했다.

아니 무슨 청소에 힘까지 붙냐.


물론 책을 사보지는 않았지만

몸소 느낀다.

청소란 단지 공간을 깨끗히 하는 문제만이 아니란걸.

청소를 하는 동안 내 머리에 쌓였던 많은 먼지와 찌거기들도 조금씩 덜어내는 과정이었다는 걸.

우자지간 이 상태가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쫌....좋다는 말씀.

오늘은 뭘 청소 할까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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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4. 1. 1. 22:37
그냥 흔적을 남긴다.
오늘은 2014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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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밤사이 휘감던 냉기가 느껴져 일찍 집으로 돌아왔는데

왠일이니....집이 냉방이다.

수림이가 어제 집에 안들어왔던 걸까.

보일러는 꺼져있고 발을 딛기가 힘들 정도로 얼음장같은 바닥.

따뜻한 방에서 시원하게 먹고 자려고 사들고 온 차가운 맥주한캔이 

우두커니 나만 바라본다.

그래 내가 너를 내칠 수야 없지.

보일러를 이빠이 올려놓고 오리털 침낭을 꺼내 온몸에 두른 후

책상에 앉아 차가운 맥주를 들이킨다.

꿀꺽 꿀꺽 꿀꺽.

근데 목으로 넘어가는 맥주가 어찌나 시원한지.

그나저나 방이 언제쯤 따뜻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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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3. 12. 10. 12:02

밖에 날씨가 차가운가 보다.

사무실에서 잔 날 중 가장 춥게 잔거 같다.

전기장판 온도를 최고로 해놓고 잤는데도 바닥이 앏아서인지 콧날이 시큰거렸다.

그래도 일어나니 다시 사무실에 온풍기가 나오고

커피를 마시니 몸에 다시 열이 난다.

이미 스마트폰에는 여러개의 메세지가 도착해 있다.

주말에 푹쉬었냐는 친구부터

일본에 저렴한 숙박처를 알려주는 카톡과

일보다 몸이 먼저라고 몸을 챙기라고 안부인사를 보내주는 친구엄마까지.

메일을 여니 친구의 메일이 도착했다.

도쿄에서 저렴하게 묵을 만한 곳이 있었는데 이미 사람이 찼다는 내용.

그리고 이어진다.연말은 아픈 엄마 돌보느라 정신이 없을거 같다고.

하지만 도쿄에 있는동안 꼭 시간내서 밥이라도 먹자고. 

여기저기 누군가 있고 누군가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 마음을 건네준다.

앗...누가 하트를 하나 보내줬다.ㅋ

그럼 애니팡 한판 하면서 하루를 보람차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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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3. 11. 5. 13:53

어렷을때는 늘 무엇인가 일이 터지면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거 같다.

오해가 있으면 풀고 이해가 안되면 묻고 어려우면 또 물어보고 

풀리지 않으면 끝까지 풀려고 했다.

근데 그런 일들은 늘 내 일이라기 보다는 남의 일이었고

그 일을 내일처럼 늘 개입해서 풀어내고는 햇었다.

중학교때는 교회에서 그런 일을 도맡아 했던거 같고

고등학교때는 가출한 친구를 수소문해 찾아오는 일이 빈번히 있었고

대학때는 상처받고 잠수하는 후배나 친구들을 찾아 전국을 헤메기도 햇었다.

아르바이트를 할때는 다른 친구의 부당함을 대신하다 나를 아끼는 관리자 선배들과 금이 같고

친구들의 문제를 들어줄때는 다른 친구를 옹호하다 친구를 잃기도 했었다.


재밌는건 그 모든 것이 영화를 만들때만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계속 하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냥 속을 풀어내기 위해 감정을 토해내기 위해 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위해 

그냥 문제를 이야기 하는지도 모른다고.

그런일은 일상에서도 정치에서도 역사에서도 고스란히 보인다.

사실은 그 문제가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게 아니었다는거.


그래서 요즘은 가능한 개입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노력은 하는데 마음까지 편한건 아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그런 문제들이 보이지 않는것도 아니다.

이것이 요즘 내가 고민하는 일들 중 작지 않은 부분이다.

그래서 당분간 조금 덜 보고 조금 덜 듣고 조금 덜 가까이 가려고 하지만

역시 내게는 참 어려운 숙제들이다.

해결을 위한 방법은 의외로 쉬운데 해결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는건 정말 도를 닦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것이 내가 요즘 풀어야 할 이승의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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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3. 11. 4. 14:22


2013년 11월 4일 12시21분09초


2013년 11월 4일 14시16분24


2013년 11월 4일 20시54분34


2013년 11월 5일 14시01분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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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3. 11. 4. 03:12
안녕, 빨간이모, 우리 어머니가 이모의 사랑가득한 편지 읽어주셨어요. ^^
저의 오줌기저귀를 갈아주느라 일찍 일어난 엄마가 아침을 먹으면서 이모편지를 읽었는데, 
저에 대한 이모의 사랑을 만땅으로 느꼈어요. 
한편으론 바로 옆에 있었다면, 
포동포동하고 보드라운 저의 살결을 쓰다듬어주었을 이모의 따스한 손길을 촉감으로 느끼지 못해서 
저도 아쉽고 슬프네요.
레드마리아2 대박나서 저 보러 여기 셩후쓰 다시 왔으면 좋겠네요. 
이모가 제 얼굴에 얼마나 뽀뽀를 하면서 이뻐할지 눈에 선하네요. 
제가 기꺼이 뽀뽀 당해드릴께요. ㅎㅎㅎ 
제 배꼽도 기꺼이.

제 미소가 백만불짜리라는 거 저도 잘 알아요 ㅎㅎㅎ
근데 이모의 순수한 그 환한 웃음도 백만불짜리더라구요. 
머리까지 스마트하기까지 하니, (스마트폰을 써서 그런가 ??? ㅎㅎㅎ ) 
이백만불짜리정도 되겠네요. 

우리 아빠처럼 이모도 많이 늦게 일어나네요. 
제가 듣는 노래중에 이런 노래가 있어요. 
해야 해야 잠꾸러기 해야, 어서 일어나거라 김치국에 밥말아먹구 이제 그만 나오렴.
우리 엄마가 아빠한테 가끔 불러주곤 해요. 
늦잠은 자도 할일은 다 한다고 하니, 엄마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할께요. 
사실 일찍 일어나도 내 핑계로 늘 시간이 없다고,  
바깥에 햇빛쐬러 갈 시간도, 
세수할 시간도 없다고 하는 울 엄마에 비하면, 
이모는 훌륭하네요.ㅋㅋㅋ

레드마리아 일본에서 개봉했다니 참 좋네요. 
제가 나중에 어른되면 꼭 볼께요. 
그때쯤되면 세상이 조금은 더 나아지길 바랄뿐이예요. 
아니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아도 다행인가요..

그리고 이모엄마가 오늘 퇴원하신다니, 다행이네요. 
경은이모엄마도 다시 몸이 안 좋다고 하시던데, 
이모들이 엄마건강때문에 마음 한켠이 무겁지 않은지 염려되네요.
우리 엄마는 이번에 할머니랑 이모오셨을 때, 
할머니랑 이모를 좀 서운하게 했던 것 같아요. 
걱정, 걱정 또 자식걱정밖에 모르는 할머니한테, 
뭘 말해도 조근조근 좋게 말 안하고, 투박하게 말한다고, 
얼마나 눈을 째리는지, 엄마도 할머니한테 조근조근 말하는 편도 아니면서 말이지요. 
이제 애엄마가 됐는데도, 울 엄마는 아직 애같은 면이 있는 것 같아요. ㅎㅎㅎ 
이제 저를 키우다보면, 할머니 마음 헤아릴 때가 오겠죠. 
그래도 할머니랑 이모가 갈 무렵쯤에 잘 지냈답니다. 

울 엄마가 미역국에 밥먹고 있는데, 제가 젖달라고 보채서, 
결국 엄마는 젖주러 저한테 왔드랬죠. 
다시 엄마가 밥먹으러 갔을 때 엄마 밥공기위에는 밥 식지말라고 공기가 씌어져있었어요. 
말없이 공기를 올려놓은 할머니의 배려에 울 엄마는 마음이 짠했다지요.

이모말대로 지금 저는 사랑을 받는 게 제 일이자 권리인것 같아요. 
엄마와 아빠가 저를 얼마나 이뻐해주는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과 이모들이 얼마나 저를 사랑스러워하는지 
저는 이 시간을 만끽하고 있지요.
그래요, 나중에 커서 뭔가 힘든 일이 생겨서 지쳤을 때, 
이모말대로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사랑하는지를 떠올린다면, 
역경을 헤쳐나가는데 큰 힘이 되겠지요.

이모 힘내라고 엄마가 전해달래요. 
엄마도 이모를 무지무지 사랑한다구, 
셩후쓰의 호수에서 나홀로 수영하면서 섹시하게 행복해하던 이모 생각하면, 
엄마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고 엄마가 그랬어요. 
그리고 질투는요. 무슨 소리를...이모가 저를 사랑하는 이유가 
제가 무진장 이뻐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울 엄마의 딸래미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사랑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 엄마와 저를 동시에 사랑하는 죄를 용서해드리겠어요 ㅎㅎㅎ

하여튼 이모, 돈 많이 벌어서 내년 늦어도 후년에는 한번 보아요.^^ 
같이 암벽타러갈까요. ㅎㅎㅎ
그리고 저는 아무걱정없이 잘 먹고 잘 싸고 잘 잘테니, 
이모는 아픈 어깨 잘 다독여주고 사랑해주면서 레드마리아2작업 하길 바래요.
이모, 안녕~
참, 엄마랑 아빠도 옆에서 안부전해달라네요.

P.s 
제 사진 몇장 더 보내요. 벌써 제가 태어난지도 한달하고도 반이나 지났네요. 
제가 태어났을 때 울 아빠가 굉장히 좋아했어요. 제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향해 Fuck을 날렸다나 어쨌다나... 
영화로 세상을 향해 퍽을 날리는 이모처럼 말이예요. 그냥 저는 조용히 살고 싶은데, 쩝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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