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경순의 노트2017.08.07 23:26

김동령 <거미의 땅> 감독

마지막까지 목포신항에서 세월호를 촬영하던 다큐멘터리 감독 박종필을 추모하며 그의 주요 작품 5편이 유튜브에서 상영중이다. (1999), <장애인 이동권 투쟁보고서: 버스를 타자!>(2002), <노들바람>(2003),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인양>(2016), <망각과 기억2: 돌아 -잠수사>(2017) 88일까지 다시보기라는 이름으로 상영된다. 박종필 감독은 외에도 <끝없는 싸움: 에바다>(1999), <에바다 싸움 6: 아래 모든 이의 평등을 위해>(2002), <장애인도 노동자다>(2005), <거리에서>(2007), <침묵을 깨고>(2008), <해피투게더는 행복의 시작이다>(2009), <시설 장애인의 역습>(2010). <장애운동 10년사-투쟁없이 쟁취없다!>(2012), <극중극>(2012), <발달장애인법 제정하라!>(2013) 같은 작품을 연출했으며, 수많은 현장에서 영상 기록을 담당했고 행사 영상을 만들었다. 나는 그것을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태준식 감독의 칼럼 다른 박종필들’(한겨레 시론 81일치) 이어서 쓴다.


박종필 감독의 영화 속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몸짓과 소리가 등장한다. 대중 미디어와 상업영화에도 이들이 가끔 등장하지만 대부분 동정을 유발하는 애처로운 대상으로서 그려진다면, 박종필 감독의 영상에는 이들이 투쟁하는 이미지, 권력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소리로 등장한다. 이들이 일으키는 소음과 합의되지 않은 어두운 이미지들은 민중의 자기 고통의 표현이라는 존엄성으로 승화된다. 박종필 감독의 엄격하고 뛰어난 촬영과 시적인 영상에 기록된 대상과 사건은, ‘소비 통해 포용 가능한 것으로서가 아니라, ‘ 너머 상상할 있는 다른 사고와 풍경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역사는 언제나 승리한 자들의 기억으로 구성되거나, 승리에 동원된 사람들의 매스게임과 같은 풍경으로 만들어졌다. 가끔 밑바닥 민중들의 삶이 노출되지만 대중과 합의 가능한 안전한 선에서 허용될 , 이름 없는 자들의 기억은 공식기억에서 배제된비주류 기록물 한정되었다. ‘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대중의 관심사에서 소외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 존재해온 것이다. 그렇게 역사의 기억은 망각을 통해 합의된다. 피해자는 사라지고 가해자가 누군지 모른 살아온 것이 지금껏 한국 현대사가 만들어온 세계였다. 만약 앞으로도 승자의 기억만이 주류 미디어를 통해 삶의 진실로 재현된다면, 그것이 국가의 공식 기록이 된다면, 앞으로 다가올 세계 또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박종필 감독을 포함해 많은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들은 1980년대 이후 다양한 현장 속에서 민중의 미시사를 기록하고 새로운 영화를 생산해 왔다. 그런데 그들은 모래알같이 흩어져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는가? 이들의 작품은 그토록 찾아보기 어렵고, 거리에서,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고군분투하는 감독들은 극도의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살을 깎아먹으며 활동하고 있는가? 독립다큐멘터리를 하는 것의 유일한 장점은 은퇴 없이 평생 꾸준히 있다는 것인데 우리는 박종필 감독을 고작 49살의 나이에 떠나보내게 되었는가?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거치고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태동한 독립영화 공동체는 한국 사회의 고유한 특성이었다. 그동안 영상미디어센터인 미디액트와 시민방송 <아르티브이>(RTV) 같은 형태로 자생적인 제작·배급·교육기관을 만들어왔으나, 반민주적 정권은 이를 처참히 무너뜨리고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외에도 독립영화전용관이나 독립영화제도 탄압 속에서 기적처럼 독립영화인과 시민들의 힘으로 간신히 유지되었다. 지원이 끊긴 영화제가 미련없이 사라졌던 것에 비해 인디다큐페스티벌과 인디포럼 같은 독립영화제의 생존은 그들이 만들어온 역사성을 반증하는 현장이다.


하지만 엄혹한 정치적 검열 속에서 독립다큐들은시장에서 살아남기를 강요받아왔다. 자신이 촬영한 대상에 대한 존엄성과 촬영윤리를 고민하는 대신 멋들어진 트레일러를 만들어 상품으로서 팔기를 강요받아왔다. 독립영화는 사실 시장과 거리가 예술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맞춰 독립다큐 감독들마저 시장에서 생존이 목적이 되어왔다. 거대 방송사의 갑질과 횡포에 맞서는 독립외주제작 피디(PD)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들은 방송사의 저작권 갑질 속에서 하청 노동자로 생존해 왔다. 다큐멘터리의 시장이 필요하다면 이제는 창작자들이 아닌 방송사들이 좋은 작품을 사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공정한 시장의 전제는 경쟁의 주체가 달라져야 하는 있다. 이렇게 독립영화는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생존 문제로 한정한다면,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분투는 개인적인 비극으로 축소될 것이다.


그러나 다시 묻고 싶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기록이란 무엇인가. 어떤 기억을 만들어 가야 할까? 이곳에서 영화는 무슨 역할을 있을 것인가? 질문에 대한 응답은 부지런히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래의 작품들과 담론들은 고사당할 위기이다.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감독과 영상 활동가를 문화예술인으로서, 미시적인 기억을 만드는 사회적 노동자로서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세계에도 유례를 찾아볼 없는 독립영화라는 독특한 전통, 귀중한 문화유산을 영영 잃어버리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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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805869.html#csidx4c20fe6de3c994e92d77767f20e3b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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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7.08.07 23:21

태준식

공공운수노조 교육센터 교육국장, 다큐멘터리 감독

세상에 당연한 죽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며칠 , 너무나도 황망한 죽음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20 넘게 활동해온 영상활동가 박종필 감독의 죽음이었습니다. 모두가 슬퍼하고 고인의 뜻을 기렸습니다. 특히나 고인과 같은 일을 해왔던 영상활동가들은 소리 죽여 깊게 슬퍼했습니다. 아니, 슬퍼할 틈도 없이 고인이 해왔듯 그이의 생전 모습을 모으고 편집하며 슬퍼하는 이들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편집 모니터 속에 나타난 고인의 모습과 말들을 들으며 빈소 귀퉁이에서 소리 죽여 울고 있었습니다. 다른 박종필들영상활동가들이 지금 많이 아픕니다.


많이 참담한 연분홍치마김일란 활동가의 투병 소식이 전해진 이유도 있습니다. 김일란과 박종필은 영상활동가들에게는 하나의 나침반과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방향이었습니다. 나침반이 흔들리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활동가는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에서 위원장 역할을 담당했었고 지난겨울 광장의 촛불을 기록하는 퇴진행동본부 미디어팀에서 활동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해 바로 얼마 전까지 헌신했습니다. 그런데 잔인하게도 활동가는 같은 시기 암을 얻었고 그중 명의 소중한 동지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가혹한 일들이 벌어진 걸까요. 외로움과 상실감에 몸서리치는 이들 옆에서 조용히 그들의 친구가 되었던 영상활동가들.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실어 날랐고 종국에는 그들에게 싸울 있는 무기를 쥐여 주기 위해 헌신해왔던 영상활동가들. 무엇 때문에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지는 것일까요?


정작 영상활동가들은 자신이 외롭고 힘든 존재임을 몰랐습니다. 몸은 거리에 있었으며 마음은 전이된 민중들의 고통 때문에 언제나 아팠습니다. 그것을 숙명으로 알았습니다. 사회의 선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던 자신의 노동이 소중한 사회적 노동임을 스스로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국가의 역할은 말해 할까요. 문화산업의 종사자로 창작자들을 대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을 사지에 몰아넣었습니다. 그나마 가늘게 있던 공적 지원을 끊어 생존의 위협을 가했던 국가의 폭력이었습니다. 영상활동가들의 친구들은 어떠했을까요? 항상 따라다니는 그림자로 영상활동가를 대할 , 헌신적인 활동가임을 인정할 , 처지를 공식화하고 제도화하는 노력에 관심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없습니다. 영상활동가들 마음속에 있는 순수한 뜻과 열정을 모른 사용 하고 있지는 않았나요. ‘노동활동으로 치켜세우며 우리들은 너무나도 시간을 잃어왔습니다. 속으로 걱정만 하고 있었습니다. 걱정은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박종필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활동가들과 박종필 감독의다큐인후배들. 그리고 독립다큐 창작자들은 다시 거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나타날 것입니다. 슬픔을 가슴에 묻고 박종필 감독의 말처럼우리 일을 하기 위해 다시 녹화 버튼을 매만지고 있을 겁니다. 영상활동가들의 친구들께 부탁드립니다. 잠시나마 그들에게 쉬어갈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연대해 주십시오. 국가가 역할을 있게 힘을 모아주세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은 이런 독립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사회적 노동으로 대우받기 위해 노력해 주십시오. 나라의 소중한 문화자산이자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다큐 창작자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 다른 박종필들이 고인의 뜻을 부침없이 이어갈 있도록 해주십시오. 서늘한 여름. 소중한 동지들을 이상은 잃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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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04995.html#csidxa620326c938af9db608e51ea47048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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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7.07.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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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7.06.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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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디포럼2017 특별포럼 ‘#독립영화 #창작자 #대나무숲’
글 정지혜 사진 백종헌 2017-06-05

제대로 된 독립영화지원이 필요하다

(왼쪽부터) 한병아, 윤가현, 정재훈, 김동령, 백재호 감독, 박홍준 인디포럼 의장.

인디포럼2017이 영화제 기간 중인 5월 29일에 특별포럼을 열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존폐 위기에 놓인 독립영화 제작의 현실을 독립영화감독을 비롯한 창작자들이 패널과 토론자로 참석하여 직접 말하는 자리였다. 이름하여 ‘#독립영화 #창작자 #대나무숲’. 이 자리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을 중심으로 그 맹점을 살피고 대안적 논의를 이었다. 박홍준 인디포럼 의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문화예술계 단위별로 정책 제안을 요청했지만 정작 많은 독립영화 창작자들은 이 사실조차 모르거나 뒤늦게 알았다. 이번 포럼을 통해 영진위의 제작지원사업에 창작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 극, 실험, 애니메이션 등의 영역에서 활동 중인 <거미의 땅>의 김동령 감독, <그들이 죽었다>의 백재호감독, <가현이들>의 윤가현 감독,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의 정재훈 감독, <미쎄스 로맨스>의 한병아 감독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의 논의를 핵심 쟁점별로 정리해 살펴봤다.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의 정책방향과 심사기준

영진위의 독립영화 제작지원 규모부터 언급됐다. 김동령 감독은 “영진위 영화 제작지원사업은 2012년 50억원에서 2016년 160억원으로 늘었다. 그 가운데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12억원으로 동결된 상태다. 이는 영화 제작지원사업 전체의 7.4%로, 영진위 전체 사업 규모의 1.8%에 불과하다. 독립영화인들은 이 작은 파이를 두고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구조에 놓인 것이다.” 백재호 감독도 같은 지적이다. “2017년 영진위 예산은 총748억4700만원, 그중 독립영화제작지원 예산은 28억2천만원이다. 지난해 예산 11억4천만원에 비해 늘었다지만 이는 영진위 전체 예산의 약 3.8%에 해당한다. 지원 편수도 50여편에 불과하다. 올해 인디포럼에만 1041편이 지원한 걸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다. 상업적 영화와 영화산업 지원은 콘텐츠진흥원 등 타 기관이나 민간에 맡기고 그로부터 얻은 예산을 독립영화제작지원에 사용”하길 제안했다.

영진위의 제작지원 심사 기준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동령 감독은 “지난 8년간 공개된 심사위원 구성을 보면 감독 비율이 40% 이상이다. 하지만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임에도 상업 극영화 감독들 위주다. 여기에 여성 심사위원 비율은 20% 정도에 그친다”고 하면서 “‘상업성을 고려해 독립영화를 뽑았다ʼ는 심사평만 봐도 독립영화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말했다. “현재의 독립영화 제작 시스템이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인가, 수익이 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지원을 하고 있는가”도 되묻는다. 김 감독은 A4 한장도 채 안 되는 분량에 심사위원 명단조차 없는 2016년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평과, A4 3장 분량에 심사위원 명단 및 출품작들의 경향까지도 언급해둔 2005년 독립 디지털장편 및 상반기 독립영화 제작지원 선정 결과서를 비교해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정재훈 감독은 “시나리오나 기획 구성안 등 문서 형식으로만 된 제작지원 시스템의 획일화를 탈피하고 이미지와 사운드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제작지원 시스템의 신설”을 말한다. 그에 걸맞게 심사위원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고 성별 동일 구성도 요구했다.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지원금의 현실성

백재호 감독은 “영진위 제작지원을 받은 신청자(창작자)는 본인 임금을 제작지원금 내에서 집행할 수 없게 돼 있다. 영화 제작은 짧게는 몇달, 길게는 몇년간 지속되기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 작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제작지원뿐 아니라 창작자가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지원제도 마련이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편 극영화에 스탭 인건비 우선 집행 및 최저임금 준수 의무조항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편 극영화나 장·단편 다큐멘터리도 스탭의 인건비가 현실화돼야 함을 덧붙인다.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한병아 감독은 단편애니메이션 창작자 대부분이 개인 작업자인데 사업자 등록을 해야만 제작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개인사업자는 지원금에서 창작자 인건비를 책정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한 감독은 “복잡한 세무 회계 처리 과정”으로 지원의 문턱을 높이고 회계 처리를 위해 되레 비용을 발생시키는 e나라도움(기획재정부가 국고보조금의 예산편성·교부·집행·정산 등의 전 과정을 전자화해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편집자)의 전면 재검토도 주장한다.

이미 만들어진 영화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재호 감독은 “미개봉 영화, 영화제 미수상작, 단편영화 등은 수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영화들을 국가에서 구매해 학교, 도서관 등 공공기관에서 상영하면 어떨까. 제작지원 외에도 창작자가 자신이 만든 영화로 먹고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재훈 감독은 “영진위는 공공 라이브러리 기능을 강화하고 한국영상자료원은 독립영화 아카이브를 재개해야 한다. 아카이빙 전문 인원의 배치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멘토링 시스템 진단 및 성폭력/위계폭력/관계 폭력에 관하여

윤가현 감독은 독립영화계의 위계적 문화를 정확히 비판했다. 윤 감독은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두 번째 영화, 찍을 수 있을까?”(이하 ‘두영찍’, ‘#000_내_성폭력’이 쟁점이 된 이후 2016서울독립영화제의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포럼이 열렸다. 그 후 다큐멘터리 신진 여성감독들이 2017인디다큐페스티발 때 영화제, 영진위와 함께 두영찍 포럼을 열었다.-편집자)포럼을 준비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신에는 선후배 문화가 있다. 이는 멘토, 멘티 시스템과 만나 위계질서를 더욱 강화한다. 신진 감독은 제작지원금을 받기 위해 멘토인 감독과 함께하며 어디까지가 내 영화인지도 모를 영화를 만든다. 조연출만 하다가 자기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그저 ‘감독 지망생’, ‘후배’로 일컬어지기 일쑤다.” 토론자로 참석한 ‘찍는 페미’의 정다솔씨는 “우리 세대 신진 여성 작가들은 영화를 만드는 것도 힘든데 성폭력, 성차별의 고통으로부터 생존 투쟁까지 해야 하는 이중, 삼중고를 겪는다”고 일침한다.

영화제 피칭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윤 감독은 “돈을 받아야 하는 마켓이다 보니 심사위원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더라. 최근 또래의 신진 다큐멘터리 여성감독들끼리 ‘왜 우리가 관객과의 대화 등의 자리에서 두려움 없이 대답을 잘하게 됐을까?’에 대해 생각해봤다. <버블 패밀리>의 마민지 감독이 ‘마켓 피칭이나 면접을 너무 많이 봐서 그 어떤 순간에도 내 영화를 지키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훈련된 게 아니겠느냐’고 하더라.” 김동령 감독도 덧붙였다. “피칭은 창작자가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나 소재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아이디어만 훔쳐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어 장치도 없다. 신진 감독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경만 감독은 제안을 하나 했다. “피칭 제도가 제작지원으로 바뀌길 바란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피칭 예심을 하며 영화제 피칭의 문제점을 생각했고 공개 서한을 발표할 계획이다. 함께해줄 분들의 경험과 의견을 기다리겠다.”

독립영화인 실태조사의 필요성

패널들과 토론자들은 한목소리로 독립영화인들의 실태조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김동령 감독 말대로 “독립영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통한 문제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찍는 페미’의 임지영씨는 “크레딧 전수조사 등을 통해 여성 노동자 실태조사도 진행돼야 함”도 강조했다. 스탭 구성의 젠더 평등성 지향이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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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6.12.08 12:10

"<다이빙벨>부터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까지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연달아 세 편 배급하다 보니, 공적인 지원이 전부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배급사 시네마달)도 앞으로 향방이 난망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개봉을 위해 펀딩에 의존하게 되면서 배급하는 다큐들이 양극화되고 있다.

펀딩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스타성 있는 감독이나 영향력 있는 분들이 언급할 수 있는 다큐나 세월호 다큐처럼 전국적인 이슈가 있는 작품들 위주로 배급이 편향되고 있다. <자백>이나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1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흥행도 하고 있지만, 통상 다른 다큐들은 2~3천 명을 동원하는 게 기본이다. 사회적인 이슈가 덜한 작품을 어떻게 배급할 것인가가 제일 고민이다."

<다이빙벨>을 배급한 시네마달의 오보라 홍보팀장이 말하는 '세월호 다큐' 배급 이후 악화된 회사 상황이다. 시네마달은 <다이빙벨> 개봉으로 인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지시로 세무조사 등 내사를 지목당한 배급사다. 이후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의 개봉 지원 등 예산 지원 선정에서 완전히 배제됐고, 내부 사정이 어려워지다 보니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개봉 비용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 중 '다이빙벨 상영-대관료 등 자금원 추적-실체 폭로' 등의 대응 방안 등이 포함된 '청와대의 언론 통제ㆍ문화 검열 주요 내용 분석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아래 문광부)를 농단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독립영화계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독립영화제2016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CGV아트하우스에서 토크 포럼 '독립영화 배급과 마케팅, 오늘을 진단하다'를 개최했다. 이날 토크 포럼은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가 진행을 맡고, 영화 제작자이자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을 연출자인 김조광수 감독과 <한여름의 판타지아> 장건재 감독, 인디스토리 김화범 이사, 무브먼트 진명현 대표, 시네마달 오보라 팀장 등이 참석했다.


"영진위 싫지만..."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없으면 어려운 독립영화 현실

 서울독립영화제2016 토크포럼'독립영화 배급과 마케팅, 오늘을 진단하다'가 5일 오후 서울 CGV아트하우스에서 열렸다.

서울독립영화제2016 토크포럼'독립영화 배급과 마케팅, 오늘을 진단하다'가 5일 오후 서울 CGV아트하우스에서 열렸다.ⓒ 서울독립영화제

"상업영화를 해보니, 상업영화 관련 영진위 예산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상업영화도 흥행 성공이 어렵지만, 산업적인 시스템 안에서 충분히 굴러갈 수 있다. 상업영화에 지원하는 예산만 독립영화로 돌려도 예산 규모가 엄청 늘어날 것이다." (김조광수 감독)

"우리 시대의 공적 지원 제도는 몇 개 지원 제도를 만들어서 그 안으로 들어와라, 이 개념이 아니다. 이 시대의 공적 지원 제도는 네트워크다. 네트워크가, 영진위가 해야 할 일을 사적 기업이나 개개인에게 떠넘기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진보적인 시장들이나 도지사들이 독립영화인들을 만나 '얼마 주면 돼요?' 라고 물을 때면 화가 난다." (고영재 대표)

"영진위 싫지만, 영진위의 개봉 지원이 없으면 당장 독립영화들은 개봉을 못 한다. 상·하반기 두 번 개봉 지원을 해 주는데, 몇십 편이 지원하면 실제로 단 몇 편만 지원을 받는다. 사실 개봉 준비 과정에서 인건비도 안 나오는 상황인데 그 지원금이 없으면 개봉을 못 한다. 사비를 들이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불가능에 가까운 행위다." (진명현 대표)

상업영화 연출과 제작을 병행하는 김조광수 감독을 제외하고, 토크 포럼 참석자들은 모두 현재 독립영화 제작/배급사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독립영화인들의 대표 격이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영진위의 독립영화 지원책을 성토하고 나섰다.

대안적인 독립영화 배급과 마케팅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지만, 현재 영진위의 독립영화 지원책이 퇴행한 현실과 그 지원책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필수라는데 다들 공감하고 있었다. 더욱이 MB 정부 이후 정권 차원의 '영화계 좌파 척결'이란 허황된 주장이 계속되면서, 민간 독립영화전용관 지원 철폐를 비롯해 영진위의 독립영화 제작/개봉 지원책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정권의 <다이빙벨> 내사나 부산국제영화제 압박 역시 연장 선상이라 볼 수 있다.

"상업영화 지원금을 포함한 수백억 원의 영진위 예산을 독립영화에 다 쓰면 해결될 일"이란 고영재 대표의 주장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김세훈 위원장 체제의 영진위가 주로 3D 영화 제작에 사용되는 '렌더팜' 사업에 138억을 쏟아부으면서 지난 국정감사에서 '차은택-김종덕 전 장관과의 커넥션'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진위의 예산 운용이 방만함을 넘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던 이유다. 이와 관련, 독립영화인들은 지난달 21일 시국선언을 통해 영진위와 문체부에 공식적으로 강력한 항의를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토크 포럼은 독립영화의 생존과 직결된 배급 환경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인디스토리 김화범 이사는 "대부분 독립영화나 마케팅 비용 없는 영화들에 다양성 개봉배급 지원이 이뤄지는데, 이천에서 삼천만 원이 보통이고 대부분의 독립영화 마케팅 비용이 여기서 결정된다"며 "아무리 아이디어를 내고 노력을 해도 비용 자체의 애매함이 있어서 대부분 배급툴이 같을 수밖에 없다. 차라리 우회적으로 제작사나 배급사 차원의 지원을 병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진명현 대표는 "창작자들도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한 뒤, "부가판권이 중요해지는 게 먼저 판권을 팔아서 개봉 비용을 충당할 수 있어서다"며 "오프라인 홍보사가 너무 고생하는 것도 마음이 아프다. 여타 온라인 홍보사나 인쇄, 포스터 디자인 등 마케팅 시 다른 분야 업체와 비교해 비용은 엇비슷하나 드는 품이 너무 고생스럽다"고 토로했다.

오보라 팀장은 "개봉 라인업을 잡아야 하는데, 영진위 지원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기다려야 잡을 수 있는 현실이다'며 "최근 배급한 <그림자들 섬>처럼 몇 년을 묵혀뒀다 개봉하는 사례도 생긴다. 그런 경우엔 극장을 잡기도 난감하고 홍보마케팅도 단기간에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작은 규모로 개봉해도 오천 명 정도의 관객은 들었었는데, 점점 더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평균 이삼천 명으로 줄었다. 그런 상황을 돌파하는 소위 '중박' 작품이 나와야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CGV아트하우스 등 대기업 계열 배급사는 물론 각종 재개봉 외화들과의 경쟁까지 벌여야 하는 현실에서 한국 독립영화들은 점점 더 힘겨운 배급 환경과의 싸움을 벌여 나가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참석자들은 "영진위의 구조개선"에서부터 "극장을 넘어서는 대안적인 배급 시스템의 도모", "배급/마케팅 영역의 아이디어 개발" 등 대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참석자들은 독립영화가 어떤 영화로, 어떻게 관객을 만나느냐는 '기본'을 강조했다.

"제작이나 연출과 다르게 배급마케팅 하는 사람들은 관객이 제일 중요하다. 올해 독립영화 진영 잘됐던 영화를 보면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들>이나 <최악의 하루>, <연애담>이 그런 경우다.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분들은 20~30대 여성들이 많고, 7대3의 비율이라고 보면 맞는데, 우리가 무언가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여성 관객들이 남자 배우를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올해 너무 잘 알게 됐다.

또 관객들에게 부담이 되지 말자는 생각도 있다. 독립영화도 봐야 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선택하는 건데, 왜 자꾸 봐달라고 피곤하게 만드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앞으로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독립영화들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편안하게 산책 나온 것 같은 느낌의 영화들도 많이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진명현 대표)

"독립영화를 CGV아트하우스가 걸어주느냐 안 걸어주느냐가 중요해졌다. 공감한다. 하지만 거기서 개봉을 안 해도 성공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임무고, 어렵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CGV가 안 틀어줘도 어떻게 관객 만날까 고민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해야 한다. 또 화제성을 갖춘 사람들이 홍보 면에서 도와주면 좋지만, 그러면 그렇지 않은 영화는 만들지도 말고, 개봉은 안 해야 하나? 결국 그런 장점을 포함해서 아이디어를 더 짜내서 관객을 만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김조광수 감독)


출처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267664&dable=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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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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