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일기'에 해당되는 글 82건

  1. 2013.08.27 일본 취재 준비2
  2. 2013.08.22 일본 취재 준비
  3. 2013.08.20 부적2
  4. 2013.08.15 역사와 이미지 2
  5. 2013.08.10 성노동자와 위안부
  6. 2013.08.09 역사를 보는 태도
  7. 2013.08.07 반가운 윤곽
  8. 2013.07.25 부적
  9. 2013.07.22 <산다2013>은 지금 편집중 2
  10. 2013.07.20 취재의 묘미 2
제작일기2013. 8. 27. 13:51

어제 저녁부터 내내 도쿄와 오사카에서 만날 사람들을 섭외하고 있다.

도쿄에 사는 히로유키가 이번 일을 중간에서 번역을 도와주어

쉽게 메일을 보내고 있다.

내가 그에게 한글로 보내면 그가 바로 번역을 해서 전달해 준다.

처음에는 구글 번역기로 보냈으나 받는 분들이 헷갈려해서

지금은 이 방식으로 하고 있다.


만나는 분들을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알아보고 

이메일 주소를 알게되면 연락을 드리고는 하는데

어제 오늘은 오고가는 메일양이 꽤 많았다.

여러사람을 짧은 시간에 만나려하니 그만큼 공도 필요한거 같다.

그런덕에 다행히 만날 사람들을 확정했고

시간도 정확히 잡았다.


비용을 아끼자고 레드마리아 개봉 인터뷰 일정과 맞추었는데

그래도 일정이 늘어나고 사람수가 늘어나니 역시 비용을 줄이는건 힘들거 같다.

적은 비용을 가지고 머리를 굴리는 일도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

숙소도 신칸센도 식비도 일단 해외에서 찍는 일은 모두가 비싼 비용을 치뤄야 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촬영방향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투자가 아닌가.

그리고 꼭 뵙고 싶은 분들을 만나는 것이니 그것이면 됐다.


어제밤부터 지금가지 내내 메일을 보내고 일정 체크하느라

아직 밥도 못먹고 씻지도 못했다.

이제 슬슬 오늘 할일을 준비하자.

저녁에는 이대여성개발원에서 있는 젠더포럼에서 성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레드마리아 영화중에서 성노동자와 관련한 이야기로 발제를 해달라고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정리도 좀 해보고...

모두들 진지하게 준비하는 거 같아 나름 궁금하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이날의 토론 이야기도 일단 촬영을 할생각.

레드마리아2를 향한 이야기들을 쭉 담아가고 있다.

그러고보니 꼭 로드무비같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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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8. 22. 17:12

10월말 일본 도쿄에서 레드마리아를 개봉한다.

근데 개봉하기 몇달전부터 일본 배급사에서 여러차례 레드마리아 시사회를 하고 반응을 보고

그리고 다시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한달전인 다음달에 신문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잡고 있다.

한국에서도 개봉전에 여러가지 준비를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웬지 더 촘촘하고

여유있게 하다보니 이후에 발생할만한 여러가지 일을 미리 수정하고 준비하게 되는거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따지고 챙기고 의견을 수렴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니 그 모습들이 이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 영화를 위해 애쓰는분들의 노고가 새삼 고맙기 그지 없다.


우자지간 그덕에 다음달 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일본에 가는데

가는김에 그동안 제작비문제로 미뤄왔던 레드마리아2 일본촬영을 위한 사전조사를 이참에 하기로 했다.

도쿄에서 기자인터뷰를 응한후 오사카로 넘어가 그동안 자료로만 봐왔던 이야기를

직접 글을 썼던 분들을 통해 확인하고 좀 더 추가로 취재해야 할 분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섭외를 하자니 어디서부터 줄을 대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의외로 쉽게 레드마리아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로 부터 연락처를 받기도 하고

직접 오사카에 사는 친구로 부터 소개를 받기도 하면서 목록이 촘촘히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오사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3박4일로 좀 빡빡한 일정이라 걱정도 된다.

미리 연락을 한다고 해서 다들 만날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만난다고해도 여러사람을 만나다보면

일정이 겹칠 수도 있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매일 여기저기 전화를 걸고 다시 메일을 보내고 하는일이 일과가 되었고

중간중간 촬영할 일도 점점 많아지고 보면 볼수록 봐야 할 자료들도 점점 산더미라

몸도 마음도 분주하고 산만하고 정신이 없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자꾸 흥분되는 이 마음은 뭔지...ㅎ


우자지간 일본취재전에 해야 할 것들을 다시한번 정리해보자.

일단 항공권은 에약을 끝냈고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 오사카로 가는 신칸센 예약을 부탁하고

오사카에서 3명이 묵을 수 있는 숙소를 알아보고

만나야 할 분들의 목록을 다시한번 체크하고

가기전에 서울에서 촬영해야 할 일정을 조율하고

중간중간 촬영분 로깅을 체크하고

가기전에 꼭 봐야할 자료들을 읽고 정리하고

가장중요한 몸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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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8. 20. 02:55
요즘 휴식은 집에 와서 황금의 제국하고 굿닥터를 다운받아 보고 자는거다.

집에 있는 낡은 노트북으로 드라마를 보고 자려는데 레드마리아 일본 촬영때 스텝으로 함께했던 경은과 아람의 사진이 보인다.

시부야에서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길에 찍었던 스티커 사진.

요즘 다시 레드마리아2를 준비하고 일본 촬영을 하기위해 이것저것 자료들을 들추다보니

그때의 일이 다시 소록소록.

함께 일했던 사진들이 문득문득 보일때 이것들이 다 내게 힘을 주는 부적같다.

우리 그 어려운 조건에서도 영화를 찍었는데 이번도 잘 할 수 있을거야라고 속삭여주는.

아람이는 곧 독일로 공부하러 떠난다고 하고

경은이는 석사논문을 마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공부하지말라고 말렸는데도 경은이는 박사까지 해야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며칠전 공부는 할만큼 해서인지 이제 공부에 대한 컴플렉스는 해소된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정말 하고싶은 사진작업을 많이 해볼까 한다고.

우리는 모두다 조금씩 각자의 컴플렉스를 지니고 산다.

근데 알고보면 그 컴플렉스가 그 어느것보다 큰 엔진인거 같다.하하하

아람이 떠나기전에 셋이 만나 한번 회포나 풀어야겠다.


PS 아침에 일어나니 스티커 사진에 없는 영란이 카톡에 메세지를 남겼다.

    갑자기 스티커사진속에 투명인간 영란이 보이는거 같다.

    근데 함께 일본촬영을 했던 영란이가 왜 여기 없는건지 기억이 안나는 것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그녀가 한국에 잠시 왔으니 넷이 모일 수 있는 기가막힌 타이밍인 것이다.

    과연 바쁜년들이 일정이 될른지는 알수없으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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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8. 15. 12:29

어제 찍은 촬영본을 검토하고 오늘 찍을 내용들을 검토하다가 

그냥 사무실에서 잠이 들었다.

사무실에서 자면 늘 일찍 일어나게 되는지라 오늘도 일찍 일어나 

구내식당에서 2500원에 먹을 수 있는 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화장실에 가다보니 복도도 사무실도 온통 컴컴하다.

이건 뭐지 하면서도 오늘이 광복절이라는걸 깜빡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새벽에 먹을거라도 사다놓을걸 하면서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기사와 메일을 잠시 훑어본다.

그래 광복절이 맞긴 맞구나.


어제 위안부할머니들의 수요집회를 찍고 왔었다.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위안부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과 사과를 요구하는

피켓과 나비부채를 들고 뜨거운 땡볕에도 불구하고 두시간정도를 앉아서

위안부문제가 해결되기를 기원했다.

그런데 수많은 취재진들 사이에서 참석하신 두 할머니를 보고있자니

마음이 착찹했다.

할머니들을 찍기위한 취재진의 경쟁을 보며 마치 연예인을 취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을 해보았다.

저 많은 취재진들이 수많은 셔터를 눌러대면서 

고르고자 했던 이미지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물론 우리는 그 이미지를 바로 그날 저녁 방송이나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봐왔던 그 이미지는 할머니들의 긴 역사중 

오로지 한시기의 상징으로만 고착되어 온 이미지이며

그 이미지로 우리는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를 바라보고 그것만을 기억할 것이다.

영화라는 것도 어찌보면 그런 이미지를 찾는 과정의 연속이기도 하다.

이미지를 어떻게 영화속에 각인화 하느냐에 따라 보는 이의 연상작용이 강화되기도 하고

해체되기도 할 것이기에.

그래서 영화는 무서운 각인이기도 하다.

역사도 비슷한거 같다.

마치 역사를 상징하는 몇개의 단어만으로도 우리의 의식은 가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것이 사실이었던 것처럼 믿고 있으니.


그래서 나는 역사를 들춰보는거 별로 안좋아한다.

역사의기술이라는 것이 늘 찾은 만큼의 자료를 통해 유추하고 해석하는 것일뿐

내가 알고싶은 민중의 시선이나 여성의 시선이라는 건 

늘 소소한 발견과 해석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올바른 교과서라는 것도 엄밀히 따져보면

남성의 역사의 이쪽과 저쪽의 시선으로 보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문득 어제 참석한 수많은 여고생들의모습이 생각난다.

그들이 보는 역사란 무엇일까 하는.

그리고 그들이 암기하고 정답이라고 배우는 역사는 무엇일까 하는.

나도 한때는 그것을 암기했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믿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물론 암기에 약한 나는 틀린 답을 많이 써내고는 했지만.


레드마리아 두번째 이야기는 그렇게 역사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역사를 바라보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내가 궁금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이미지화되지 않은 혹은 각인되지 않은 여성의 역사다.

여성의 역사라는 것도 발견되지 않고 묻혀있는 것이 훨씬 많기에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도 만만치가 않다.

그런데 문득 나도 내 영화의 끝이 궁금해졌다.

과연 내가 보고자 하는 이미지는 어떤 것이고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일지.

창밖을 보니 벌써 해가 중천이다.

촬영 나갈 시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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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8. 10. 00:27

내가 요즘 성노동자와 위안부를 포함해서 여성의 역사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오늘 재미있는 기사들이 많이 올라와 깜짝놀랐다는...

아마 815가 다가와서 그런듯 싶은데

이런 기사들이 어떻게 소통 혹은 소비되는지를 당분간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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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8. 9. 01:12

오래전 엄마와 많이 부딪힌 문제 중 하나가 늘 전달되는 말때문이었다.

늘 다른이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기분나뻐하고 화를냈던 엄마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일이 화가났고 한두번이 아니기에 결국 그런 일이 생기면 

나는 무시해버리는 것으로 대처를 했다.

그런 무시가 엄마를 다시 화나게 하거나 기분나쁘게 했는데

정작 엄마는 한번도 내가 왜 그렇게 대하는지는 물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가 그런태도를 바꾼건 아주 오랜시간이 흐른후였다.


말은 원래 그렇다.

본인이 한 말의 의도가 한사람을 건너 전해지면

그건 팩트의 무게가 달라지게 된다.

그러니 그무게에 감정까지 얹혀지면 대책이 없다.

변명을 하거나 팩트와 다른 거짓말을 하거나. 

그래서 나는 전달된 말은 그만큼의 무게로 듣는다.

그말이 누군가를 칭찬하는 말이든 비난하는 말이든 그리고

설사 그말이 나와 관련된 말일지라도 그말에 오바하거나 

서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


그래서 나를 잘아는 친구들이나 같이 일하던 친구들 중 

이따금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

자신이 들은 말을 나한테 옮기지 않거나

내가 한말을 옮기지 않았다는걸 뒤늦게 알게될때다.

근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이 고맙고 감사한 것이다.

근데 종종 그런 일은 계속 벌어진다.

그것도 해결을 위한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방식으로.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근데 그것이 역사일 경우에는 얼마나 심각할까.

출발은 사실관계를 따지고 나름 객관적인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것이지만

이미 출발이 어떤 입장과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방식이라면 결론은 그에 걸맞게 쌓여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터뷰도 질문을 어떻게 던지는가가 매우 중요한데

진보든 우익이든 기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는 것이다.


역사를보는 시각도 그렇다.

내가 보고싶은 역사가 무엇이고

내가 추적해보고 싶은 역사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출발과 시각은 엄청 달라진다.

그래서 과연 올바른 교과서라는게 얼마나 가능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

세계사를 볼때도 그것을 쓴 사람에 따라 새로운 분석틀이 있기 마련이고

새로운 발견이나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 나올때마다 논쟁도 하고 비교분석도 하지만

그 어느것도 불변의 역사인것은 없다.다만 새롭게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볼뿐.


그러니 여성의 역사를 추적해 본다는건 얼마나 많은 난관이 있을까.

오늘 이런저런 자료를 들추어 보면서 들춰봐야 할 것들이 하나씩 끝도없이 나와 머리가 좀 아프다.

새로운 고민을 해본다는 건 즐거운 일이나 한편으로는 즐거움 보다 

부딪혀야 할 산이 생각보다 훨씬 높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딪혀야 할 산이란 이미 무장되어있는 신념과 시선의 벽이다.

나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하지만 역사에 관심이 없던 한 사람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견지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새삼 많은 생각이 든다.

그것도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바로 영화의 시선이고 태도가 아닐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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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2013. 8. 7. 00:23

하루의 반을 <레드마리아2>에 등장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다시 하루의 반을 미례와 <산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미례는 마무리 단계에서

나는 출발하는 단계에서

각각 두 영화의 어떤 윤곽이 보여 참 좋았다.

그래 참 기분 좋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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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7. 25. 01:44

생일이 한참 지나서 친구가 보낸 엽서를 이틀전에 받았는데  

오늘 또 한장의 엽서를 받았다. 

알고보니 이번 엽서가 먼저고 받은 엽서가 2편이었다.

다시 이어서 읽고 싶은데 그엽서는 사무실의 책상앞에 얹어놓아 읽을 수가 없다.

내일 그엽서를 읽으러 사무실에 나가야겠다.

고맙다 친구야.

그래 이번에도 잘 할 수 있을거 같아.

에너지가 정말 온몸의 내장까지 스며드는 기분이네.


친구의 엽서는 

내가 이번영화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부적.

하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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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2013. 7. 22. 14:33

촬영은 늘 즐거운 과정이다.

물론 즐거운 과정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기는 하다.

찍힐 그림들에 대한 고민과 섭외 그리고 스텝과의 조율 등 

짧게 이야기 하고 넘어가기에는 사실 너무 많은 고난의 산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산들도 결국은 하나의 봉우리를 향해 가는 것.

근데 이 한봉우리를 점령하는 것은 그 모든 산에 비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

그래서 많은 다규멘터리영화 감독들이 그리고 다큐멘터리영화를 꿈꾸는 많은 신진들이

바로 이 문턱에서 허덕이고 넘어 온 산보다 더한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늘 제작기간의 반을 아예 편집을 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근데 이번 <산다 2013>은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김미례의 작업방식이 좀 바뀌었고 처음으로 전문스텝들과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중이다.

혼자서 찍던 카메라도 촬영감독과 함께 작업을 하고

혼자서 긴시간 하던 편집도 편집감독과 함께 작업을 한다.

물론 이전에도 음악감독이라던가 사운드 등은 전문스텝들 이었지만

제작과정에서는 거의 쓰지를 않았고 쓴다해도 일회성 보조 스텝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은 처음부터 다른 기획으로 시작했고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나름 좋은 시도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신참이긴 해도 뭐 나도 나름 전문 프로듀서 되겠다.음하하


우자지간 그렇게 달려온 시간들이 짧지 않음에도 김미례는 잘 달려왔고

현재 1차 가편을 위해 나리와 열편중이다.

편집감독 나리와 머리를 맞대고 편집방향을 의논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켠이 따듯해지는 것이 뭉클하기까지 하다.

편집본을 보다가 다음 장면을 위해 거실벽에 붙여놓은 종이편집본으로

이쪽 저쪽 옮겨붙이며 토론을 한다.

그렇게 편집회의를 끝내고 각자 오후는 쉬기로 했고

나리는 친구와 영화보러 휘리릭 나갔다.

나와 미례는 마루바닥에 누워 뒹굴뒹굴 거린다.

미례가 그런다. 야 이렇게 누어만 있어도 좋으니 어쩌냐.

노인들은 이렇게 누워서 파리 잡고 모기 잡고 하는게 유일한 일이겠지?

내가 그랬다.놀구있네.야 몇살부터가 노인인데? 그럼 너 노인되서 영화안만들고

파리나 잡고 있겠단 말?

다시 그녀가 그런다.아니 그게아니구 기운이 딸릴때 말이야...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 누워있는데 정말 아무생각 안나게 좋았다.

쉰다는게 어딘가로 떠난다던가 누군가를 만나고 영화를 보러가고 무언가를 사러가고 하는거였는데

이렇게 그냥 누워만 있어도 좋은 것이니...

그렇게 뒹굴거리다 우리 영화나 볼까하면서 '레드'를 다운받아 보았겠지.

물론 뒹굴거리며 누어서 말이다.

영화도 죄다 한물간 노인이된 전직 CIA요원들 이야기다.

007시리즈도 그렇게 한물간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더니 요즘 이 이야기가 대세인 모양이다.

007만큼 재밌지는 않았지만 한물간 혹은 올드한 그리고 디지털에 적응이 빠르지 않은 세대의 이야기는

계속 많은걸 생각하게 한다.

마치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재밌게도 <산다 2013>역시 그 연장선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한참 잘 달렸던 그때의 추억이 현실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영화로 멋지게 살아나기를 콩닥콩닥 기대한다.


나리:감독님 저는 말이죠 이부분이 좀 강화되야 할거 같아요

미례:그래 내 생각도 비슷한데 아무래도 이건 좀 이리 옮겨가야 할듯 싶은데...

미례와 나리: 좀 머리 아픈데 오늘은 좀 쉬자.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종이편집본만 열심히 다음을 구상하고 있다는 야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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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7. 20. 11:55

영화를 만들자면 많은 자료를 통해 만나야 할 사람들의 목록이 생긴다.

대부분 초면인 사람들이지만 생각했던 것들을 그 사람들을 통해 확인하거나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되기도 한다.

이번 작업도 꽤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역시 다들 초면인 분들이다.

그들중 처음으로 만나게 될 사람은 영화를 기획하면서부터 머리에 염두를 둔 분이기도 하고

어쩌면 이 영화에 작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될 분이라 생각하는데

좀처럼 연락처를 알기가 쉽지 않았다.

검색을 하고 알만 한 사람들을 통해 이따금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으나

나의 게으름으로 그 일은 천천히 진행이 됐다.

그러다 어제는 우연히 신문사에서 일하는 지인과 카톡을 하다가 넌즈시 물어보았는데

5분이 채 안되서 바로 답신이 왔다.

이런....역시 언론사인 것이다.


우자지간 그래서 오늘 아침 여느때보다 일찍 일어나서 머리를 상큼하게 비우고

샤워도 한판 때리고 그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웬일이니 마치 애인한테 전화를 걸듯 가슴이 콩닥콩닥하고

혹시나 전화를 받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면서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여보세요 한다.

아....안녕하세요 저는......

일단 이야기가 시작되니 늘 그렇듯이 말이 잘도 나온다.ㅋ

그분 역시 시원시원하다.

우리는 약속을 정했고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햇다.

물론 그분이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노라 먼저 말을해서

나는 그냥 낑겨 가듯이 네 했다는 야그다.


이렇게 전화를 끊고보니 다시 만날 날이 기대가 된다.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그분에게서 어떻게 확인이 될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많은 이야기들을 또 얼마나 알게 될지 흥분된다.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은 다음주 드라마를 기다리는 것 만큼이나 지루하고 길다.

드라마는 예고편이라도 있는데 이건 그냥 기다리는 것밖에 없으니...

하지만 어느새 후딱 그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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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