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경순의 노트'에 해당되는 글 154건

  1. 2012.12.27 일어공부
  2. 2012.12.19 그녀의 첫 투표
  3. 2012.12.05 <애국자게임> 상영/인디다큐 시간여행
  4. 2012.12.03 경은이의 사진전을 기대한다
  5. 2012.11.28 강적들
  6. 2012.11.27 모녀지간 돈거래 2
  7. 2012.11.25 영화 좀 틀어줘.
  8. 2012.11.19 카톡 메세지
  9. 2012.11.19 차갑고 스산한 냄새
  10. 2012.11.16 안부
빨간경순의 노트2012. 12. 27. 16:46

친구랑 얼마전부터 일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속도가 안난다.

히라가나 겨우 외웠으나 가타카나 절대 머리속으로 안들어 옴.

평소 공부안하는 사람이 앉아서 하려니 될리가.

근데 가르쳐주는 친구가 쓰면서 공부하라는데 나는 써가면서 하면 더 안외워진다.

하다보면 손으로 쓰기만 하고 머리는 딴생각을 하고 있으므로.

역시 언행일치형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한 나는 

그냥 글씨를 그림처럼 보고 음미해야 잘외워진다는....ㅋ

오늘도 공부하러 가야하는데 같이 먹을 음식 궁리만 하고 있다.

오늘은 내가 식사당번이라 김밥과 떡뽁끼와 야채튀김을 사갈까 생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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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2. 19. 12:58

아침 일찍 이미 그녀는 사라졌다.

오줌마려 잠시 일어난 그 시각은 새벽6시.

누구는 그 시각을 아침이라 칭하겠지만...

우자지간 다시 디비자고 일어나니 10시쯤.

더 잘까 했는데 그래도 웬지 오늘 선거는 긴장된다.

내가 찍고싶은 후보가 대세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진정한 대세의 한 축은 되리라 기대를 하면서.


아침 일찍 사라진 그녀는 이미 출근길에 그녀의 첫유권자 행사에 참여를 했고

식탁위엔 자신의 번호표를 오려내고 남은 내 번호만 남아있다.

카톡으로 소감이 어떠냐고 문자를 보내니 담담하게 '그냥 ㅋㅋㅋ'

젠장 이놈의 'ㅋㅋㅋ'는 뭔 놈의 뜻인지 툭하면 'ㅋㅋㅋ'

내가 첫투표를 언제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저 독재타도를 외쳤던 그 언젠가 처음으로 직선제 국민투표로

대통령선거에 투표를 했지만 한번도 내가 찍은 후보가 된적은 없었던거 같다.


지금도 여전히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그 요원해보이는 대통령 후보가 제일 민생과 노동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가장 이상적인 정책을 이야기해주어 믿음에는 흔들림이 없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첫투표를 행사하는 친구에게 시시콜콜 이야기하고 강변하지는 않았다.

그저 하나씩 정치와 자신의 관계에 관심을 가져가는 그녀의 모습이 이쁠 뿐이다.

안철수의 생각을 사다보고 문재인의 기사를 들쳐보고 박근혜의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 하던 그녀.

투표를 행사한다는건 이제 비로서 사회가 인간대접을 한다는 표시.

인간으로서 대접하지 않는 10대를 거쳐 이제 조금 인간다운 대접을 선거권으로 주긴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길게 그 길도 기만적인 가를 이제부터 깨닫게 되겠지.


오늘 저녁 개표를 기다리기까지 전국민이 초초하고 긴장되는 스릴영화되시겠다.

하지만 그 마지막이 가장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요구를 거리에서 강정에서 고공에서 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가장 값진 선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물론 첫투표를 행사한 그녀에게도.

나도 이제 눈꼽떼고 투표소로 간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김소연 김순자 후보에게 감사의 말도 전하고 싶다.

그렇게 나와서 찍을 수 있는 후보가 되어주어 정말 감사하다고.

박근혜를 반대하는건 상식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문재인을 지지하는건 너무도 상식적인 사회에 대한 바램이다.

하지만 김소연과 김순자는 기본을 고민하는 사회의 초석이고 핵심이라 생각한다.


상식은 계급에 따라 봉사하는 내용도 적용하는 깊이도 달라진다.

이건희의 상식과 노동자의 상식이 다르듯이.

하지만 기본은 평등이고 생명이고 존중이다.

늘 기본이 흔들려 진보도 망조가 종종 든다.

우자지간 난 그래서 김소연이 좋다.

이정희 후보가 김소연을 지지하며 사퇴하기를 바랬는데

역시 꿈이었다.

그래도 그런 꿈을 계속 꾸어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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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2. 5. 14:05

2001년도에 만들어진 <애국자게임>을 인디다큐 에서 상영을 한다.

오랜만에 있는 상영회이기도 하고 대선을 앞두고 있다보니 

2001년이나 지금이나 무엇이 크게 바뀌었나 새삼 놀랍기도 하다.

물론 대통령후보 사상검증대회를 한답시고 벌어지는 코메디가 다른 방식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볼온한 생각의 낭만도 상상도 창작도 자유도 가질수가 없다.

물론 그 볼온함은 단지 사상의 문제만은 아닐터...

오랜만에 <애국자게임>과 다시 마주하려니 

미직지근 해진 불온함이 다시 꿈틀꿈틀....ㅎ

12월12일 인디플러스 극장에 와서 봐주신다면 참 좋겠지만

극장을 못찾는 분들 인디플러그에서 다운받아 꼭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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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2. 12. 3. 17:16

경은이는 레드마리아의 사진을 찍어준 친구이자 쇼킹패밀리의 주인공중 한명이다.

그녀의 사진들은 그녀의 고민과 사색 그리고 고통과 평화와 따뜻함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시선은 태어난 그대로의 여자이며 살아내 온 여성의 시선이라는 것.

매번 그녀의 성장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녀의 멋진 사진전과 하루빨리 마주할 날을 기다리며.... 


아래는 월간 사진에서 퍼온 글이다.

경은이는 KT&G상상마당의 한국 사진가 지원프로그램인 스코프(SKOPF)에서 70명의 지원자 중에서 

2차 지원작가 3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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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28. 17:26

며칠전부터 엄마가 불고기 타령을 했다.

집에서 해먹자고 했더니 구지 방송에서 본 서울불고기 그집을 가야겠단다.

노란 불판에 올려진 그맛을 꼭 봐야겠다고.

이래저래 시간이 안맞아 미루다가 그제 또 전화가 왔길래 약속을 했다.

준비를 마치고 막 나가려는데 엄마가 전화를 했다.

얘 안되겠어.지금 밖에 나왔더니 너무 춥다. 

다시 감기걸릴까봐 나 다시들어가니까 나오지 마라.

뭐라 말한마디 하기도전에 이미 전화는 끊겼다.


어제 다시 전화가 왔다.

얘 오늘은 어떠니?....뭐...갑시다.

그시간 나는 이제 겨우 일어나서 눈꼽도 떨어지기 전인 12시 10분쯤.

두시에 만나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중간시간에 장사를 안하지 싶어서 전화를 해봤더니

역시나 1시부터 4시30분까지 장사를 안한단다.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해서 일단 집으로 오라고 했다.

쉬다가 4시반쯤 나가자고.

근데 엄마가 도착한 시간은 2시30분.

우자지간 집에 도착한 엄마가 그런다.

오늘은 왜이렇게 날씨가 덥니.하고는 옷을 벗기 시작하는데....

아래 옷을 네벌이나 입고 중간에 발목워머까지 휘감았다.


그리고는 냅다 여기저기 훑어보더니(예전같으면 지저분하니 어쩌니 말이 많았을텐데)

내가 지난번에 입으라고 주었던 츄리닝 안입으면 도로 줘.

엄마는 늘 나와 수림의 취향을 비껴가는 옷을 사들고 온다.

결국 우리는 옷을 받을때마다 다른이에게 옷을 넘겨주고는 했는데

그걸 발견할때마다 서운해하는 엄마의 뒤끝이 무서워

이제는 조용히 쳐박아 둔다.

근데 도로달라니...얼씨구나하고 얼른 찾아서 넘겼다.

그리고 4시가 다되어가길래 엄마 나가자 했더니

그사이 싱크대의 설겆이를 보더니 이것 좀 하구...

됐다고 말하기도 전에 그녀의 손은 이미 고무장갑속에 들어가 있다.


설겆이를 하는동안에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물소리때문에 들리지도 않는데 계속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내가 반응이 없자 이번 선거 누구찍을거냐고 하면서 소릴 빽 지른다.

어어...엉...뭐 아무래도 박근혜는 좀 안되는게 낫겠지하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려는데 갑자기 그런다.

얘...문재인이 대통령 되야해...

어..엉..아무래도 그렇지.

근데 엄마 박근혜 아니었어?

얘..난 한번두 박정희니 명박이니 그쪽얘들 좋아한적 없어.

여기까지는 좋았다.근데...

어디 여자가 대통령된다고 설치니...문재인 봐라.

남자답게 생긴대다가 잘 생기기도 했고 

그런남자가 집안을 지키고 나라를 지켜야지...

오마이 갓.


갑자기 문재인의 광고가 생각났다.

문소리의 청아한 목소리 다음에 이어지는 컷부터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문재인후보의 집에서 다리미질을 하고 내조하는 아내의 아름다워보이지 않는

내조의 그림까지....

가슴이 탁 막히는게 미치겠는거다.

우리 엄마같은 사람을 겨냥해서 이런걸 만든걸까?

대체 이전략의 포인트는 뭔거지?

단일후보라는 맥락을 빼고는

박근혜를 막아야 한다는 대의를 빼고는

어느것 하나 나에게 감동을 주는게 없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수림.

역시 그녀도 오자마자 대뜸 대선후보 이야기다.

엄마 박근혜가 티브이토론에서 미리 질문지를 받고 이야기했나봐.

그건 좀 아니지 않아. 근데 박근혜를 보면 웬지 불쌍해.

왜?

그거 있잖아 옛날에 어린왕자를 밖에도 못나가게 하고 오직 왕만 만들려고

세상과 겪리시켜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저 왕밖에 할일이 없는...

근데 엄마...담배 좀 나가서 피라고 하면 나보고 나가라고 하겠지?

허걱...


내가 그나마 유일하게 맘놓고 담배피는 곳이거늘

드디어 이곳까지 눈치를 보면 살아야 하다니 하면서

담밸 꼬나물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 대선후보들을 클릭하다가

노동자대통령후보 김소연을 본다.

여전한 미소 그리고 씩씩한 말투

하지만 정책이나 공약을 보면 너무 허술한 우리의 노동자대통령후보.

갑자기 화가난다.

이렇게 그녀가 출마를 할수밖에 없도록 만든 그 진보들에게.

정책하나 제대로 신경쓸 겨를도 없이 투쟁현장에서 살아야 하는 이 후보를

지지하고 만들어야 할 그 인력은 다 어디로 가있는 것인가.


현실과 꿈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계산을 한다.

근데 현실과 무수히 타협하며 만들어내는 정권의 수혜가 달긴하겠지만

꿈이 사라져가는 사회는 너무 무섭다.

단일후보 밀다가 가슴앓이로 속병걸리느니

꿈을 보기로 한다.

아무도 지지해주지 않을거 같은 거친 공약들 투성이긴 하지만 

진보를 가장한 강적들 보다는 아름답다.

나의 어물쩡한 태도도 이제는 그만 정리하자.

노동자 대통령후보 김소연 화이팅!!!


노동자대통령 후보 김소연의 선거캠프 http://nodongcamp.kr

노동자대통령 후보 김소연캠프 트위터 @nodongcamp

노동자대통령 후보 김소연의 트위터 @synodong

노동자대통령후보 후원금 http://nodongcamp.kr/?page_id=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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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27. 15:04

수림이가 호주에서 돌아온 후 그리고 내가 유럽여행을 갔다온 후

우리 모녀는 각자의 빈지갑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다.

그녀는 다시 취직을 했고 나는 강의 하나로 연명을 하고 있다.

그녀는 그럭저럭 자기 쓸돈은 자기만을 위해 쓰니 고만고만 한데

나는 나갈돈이 너무 많아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슬쩍 그녀에게 말했다.


야 호주에서는 방값 비싸게 내고 있었을텐데 난 이십만원만 받을게.

월세의 반도 안되는거 알지?

그리고는 눈치를 슬슬 보는데 웬일...알았어 하는거다.

이런 횡재가...하며 모른척 받고 있는데

어제 그녀가 그런다.

엄마 혹시 나 오만원만 빌려줄 수 있어?

오만원?....음...그래 빌려줄게.

그랬더니만 너무 좋아하면서 귀염까지 떨면서 그런다.

있잖아 월급나오면 방값 20만원하구 보온병값 4만원하구 빌린돈까지

29만원 바로 부칠게용.

아싸...


근데 너 요즘 개털인가보구나.

웅...

나두 개털인데.ㅋ

너 혹시 동전이라도 좀 줄까?

웅...

지갑에 모아둔 동전을 세보니 4천원이 넘는다.

그돈을 받아들고는 어찌나 좋아하는지

몇십만원 용돈을 투척한듯 나두 갑자기 흐믓.


우린 서로 각자 쓰는 돈을 묻지 않는다.

최근에 그녀가 열심히 교회를 다니는통에 

십일조며 헌금이며 이것저것 교회에 쓰는돈이 많아진거 같은데

그것도 그녀의 기쁨이니 내가 신경쓸일은 아닌듯 하고

내가 땡빚을 내서 유럽을 가든 암벽을 하든 그녀도 뭐라하진 않는다.

그렇게 각자의 돈을 각자가 알아서 쓰지만

이렇게 서로 모자랄때 약간의 도움이라도 된다는게 참 즐겁다.


방으로 들어가면서 그녀가 말한다.

엄마 아무래도 나 책 중독인거 같아.

사실 오늘도 책을 좀 샀는데.....어쩌구저쩌구....

이책 엄마도 한번 읽어볼래?하면서 이병률의 <바람이분다 당신이 좋다>를 건낸다

지난번에는 <안철수의 생각>을 건네더니...쩝

그래서 책을 간만에 들춰본다.

나도 이제 책보는 습관을 좀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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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25. 14:03

10년전 지역의 전교조선생님들 몇 명이서 충주작은영화제라는걸 시작했고 올해 12회를 맞이했다. 다른지역도 마찬가지지만 도시에는 멀티플렉스 극장 하나뿐이 없다.그 극장의 10개가 넘는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광해처럼 잘나가는 영화뿐이기에 지역 사람들은 선택권이 없다. 워낭소리가 전국에 선풍을 일으키며 틀어질때도 충주에서는 틀지를 않아 지역의 극장에 상영요청을 했었다고 한다.하지만 거부를 당했고 거부당한 몇몇의 선생님들과 시민들이 상영회를 만들어 틀었더니 관객이 줄을 지어오는 통에 2회상영을 4회상영으로 급조해 12시가 넘도록 중단을 못했다고 한다. 영화가 보고싶은데 서울까지 가는 일은 너무 힘들다고.그것도 몸이 청춘일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물론 서울에 사는 나조차도 가끔 그런노력을 해야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조차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열정으로 찾지 않으면 볼 수없거나 이미 내린 영화들이 수두룩 하다.

대선후보들은 남들이 다 깔아준 영화보며 눈물 한번 훔치고 초간단 평하나 뱉으면 많은 사람들이 집중해서 박수쳐준다. 뭐 이런 지랄이 있나. 그것도 유명한 영화들 한번 찍고 시대를 느낀 것인냥. 나는 영화에 나온 사건에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건 영화 자체를 주목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 작은 영화관에서 틀어지는 영화들 교차 상영해서 시간표를 뚫어져라 동그라미치고 외워야 볼 수 있는 영화들.영화가 틀어지는지도 몰라 어쩌다 아는 관객이 들어가면 한명도 보고 두명도 보는 영화들.그런 상영조건 조차 마다하지 못하고 틀어져야 하는 수많은 영화들.그런 영화들조차 지역에서는 침한번 발라놓고 동그라미 치기도 힘들다는 것.

우자지간 레드마리아 상영후 준비하신 분들이 그런다. 다운받아 본것과 극장에서 보는게 참 다르다고. 훨씬 좋은거 같다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스러운 칭찬처럼 대화가 오간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집에서 CD로 늘 들을 수 있어도 구지 공연장에서 보고 듣고 하고 싶은 것처럼 영화는 더더욱 극장이 주는 생명력이 있다.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줄 정책이 필요하다. 세상을 보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단지 스트레스를 풀기위한 영화로만 전락하는건 위험한 현상이다. 문화예술의 존재 이유는 그것이 제2의 언어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소통과 대화를 작가들이 말하는 것이고 관객은 자신들의 이야기로 새로운 상상과 고민과 사유를 즐길 수 있는거 아닐까. 이명박정권의 문화예술정책의 탄압은 바로 그 제2의 언어를 중단시킨 것이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로만 소통하라고.

수많은 독립영화인들이 늘 싸우는 사람처럼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러니 모두가 액티비스트가 되지 않을 수 없는것이다. 말을 봉하니 그 말이 더 거칠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썅 영화틀어 달란 말이지. 이런와중에 베니스영화제 상받고 귀빈대접 받으면서 끝나지 않고 거침없이 여기저기 작은영화 독립영화에 극장문을 열라는 김기덕 감독의 발언은 얼마나 고마운지. 얼마전 민병훈 감독이 <터치>라는 영화를 8일만에 내리고 소송을 시작했다는 그의 행동에도 박수와 힘을 보태고 싶다. 아주 오래전부터 검열에 시달리던 곡사의 영화들. 지난번에도 영화<고갈>이 제한상영가를 받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도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 : 시대정치와 현실 참여>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소송을 시작했다.지치지 않는 그들이 있어 그나마 영화는 계속 숨을 쉰다. 애니멀타운을 좋게 본지라 전규환 감독의 영화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베를린에서 퀴어라이온상을 받은 <무게>라는 영화도 제한상영가를 받아 영화관에서 볼 수없는 영화가 됐다. 제한상영가는 사형이나 마찬가지다. 안그래도 박근혜 후보가 성범죄관련해서 사형어쩌구 운운하고 있는데 도대체 정신이 있는건가 없는건가. 무식한 정권이 들어설때마다 범죄와의 전쟁으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이니 이런 공포가 고문이 아니고 뭔가.

우자지간 그렇게 많은 영화들.셀수없이 많은 보고싶은 영화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아니 죽어가고 있다. 영화의 유령들이 곡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막 새롭게 나오는 영화들 그 영화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아직 살아있는 영화가 있을때 다시 동그라미 쳐가며 있는 영화라도 보고 싶다면 일단 서독제로 가보자.(http://siff.or.kr) 그곳에 가면 살아있는 영화들의 참맛을 느낄 수 있으리. 그리고 작은 상영회로 그리고 작은 영화제로 관객을 기다리는 곳이 있다면 주저말고 찾아가자. 예기치 못한 감동이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대선 후보자를 만나면 말하자. 영화 좀 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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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19. 23:57

"누나. 나요 ... 지난 주 목요일 암진단 받았슈 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몇 일 생각해봤는데 아무 결정을 못하겠어요 주변에 누구랑 의논 해야 하는지.. 반드시 해야 할 일들 약속되어 있는 일들 이 널려있고 이런 일관련된 사람들이 알면 더 문제가 될 것도 같고 이 나이에 '아프다'는 것 뒤에 숨을 수도 없는 일이고 팔순 노인이 된 아버지에게 알리는 것도 못할 일이고 암투병은 어찌해야할까 백지 상태고 일안하면 금방 생겨날 빚들은... 사랑하느 사람과는 이별해야할까?도 두렵고.. 혼자 있음 소리없이 눈물만 흐르고.. 지금처럼 이야길 털어 놓기도.. 갑작스럽게 이야길 듣는 사람은 얼마나 마음아플까하는 생각.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이 너무 아프다.

무슨 말인지 구구절절 쉼표 하나하나까지.

어떤 사람은 이것 저것 보험하나 들어놓지 못한 그를 한심하게 볼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돈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의 가치를 이야기 할지 모르지만

그저 돈은 딱 필요한 사람이 고만큼만 쓸 수 있을때 의미가 있다.


이픈데 쉴수도 없고

아픈데 말할 수도 없고

아픈데 들어갈 돈도 막막하고

딱 고만큼의 무게로 고만큼의 돈이 사람을 참 작게 만든다.


갑자기 내가 돈이 없다는게 너무 속상하다.

걱정하지마 내가 있으니 딴거 신경쓰지말고 니몸만 생각하렴...이라고 말할 수 없어

더더욱 속상했다.

힘내라고 방법이 있을거라고 조급하지 말라고 그저 그렇게 말해야 하는게 너무 화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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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19. 23:15

나는 겨울이 오기 전 바로 이 순간에만 맡을 수 있는 이 냄새를 좋아한다.

낙엽이 거의 떨어질 무렵이어야 하고

비가 한번 때려주어야 하고

기온이 확 떨어져야 하고

바람이 을씨년스럽게 불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맡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그 차갑고 스산한 냄새를 요즘 맘껏 맡는다.

지금을 놓치면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맡을 수 있기에

부러 냄새를 맡기위해 밖을 한번 돌다 들어오고

부러 자전거를 타고 커피를 사러가고

부러 망원시장에 나가 뭔가 살것이 없는지 돌아보기도 하고.


차갑고 스산한 냄새가 강하게 날수록

신기하게 사람냄새도 좋다.

뭔가 들떠 있는 사람들.

뭔가 긴장된 사람들.

뭔가 기대하는 사람들.

뭔가 불편한 사람들.

뭔가 아쉬운 사람들.

뭔가 안쓰러운 사람들까지...


근데 그 분위기에 가끔 싸움을 거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좋은 마음으로 냄새를 즐기지 말라고 구지 싸움을 건다.

뒷골목에서 일대일로 싸운다면 실컷 싸워주련만

가끔 싸움도 눈치를 봐야한다.

눈치를 보는 싸움은 참 스트레스다.

그래서 다시 한번 스산한 냄새를 맡으러 밖에 나간다.

코를 벌렁거리면서 냄새를 들이 맡다보니 목이 탄다.

그래 막걸리 딱 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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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16. 02:54

연말시즌이 벌써 시작됐나보다.

명절때나 얼굴 비추는 나처럼

연말에도 명절처럼 연락을 주는 친구들이 있다.

오늘 그렇게 안부를 묻는 친구가 전화를 했다.


대학이라는 곳을 들어가자마자 나와 같이 탈반에 들어가고

나보다 부자라는 이유로 늘 내 궁한 곳을 채워주고

내가 더 적극적이라는 이유로 늘 나보다 한발 뒤에서 따라오고

내가 없는 자리에 늘 나를 대신해서 빈자리를 채워 주고

빈자리를 채워주고도 가난을 모른다는 이유로 꾸지람이나 들으면서도

늘 병치레로 병원을 내집처럼 다니는 나를 위해

이것저것 엄마처럼 챙겨주었던 친구.


그친구와 나는 학교를 나와서도 한동안 같은 단체에서 일까지 했지만

결국 결혼을 하면서 각자의 길로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했었다.

결혼 후에도 그녀는 여전히 부자집 사모님이 되었지만

내가 늘 가난한 삶을 사는것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있었던 친구.

나도 결혼을 하고 몇년이 안되 결국 빈손으로 수림이만 달랑 데리고 집을 나왔을때

친구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방값을 마련하라고 수백만원을 투척해주었고

내가 영화를 만들때마다 후원금을 챙겨주고

병원을 가기 싫어하는 나를 위해 기꺼이 자기약국에서 약을 챙겨주었던 친구.


하지만 부자집도 사연이 많다.

안락한 만큼 감수해야 할 일들이 많았고

돈많은 시댁앞에 늘 쥐죽은 듯이 지내며 맘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우린 그걸 서로 묻지 않았고 따지지도 않았고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선택한 것이니 각자 자신의 그릇만큼 감수하며 사는거니까.

근데 몇년전부터 그친구의 집이 난리가 났다.

드라마에서나 볼만한 이야기들이 현실이 됐고

시엄마가 당신 손안에 주물럭 거리지 못하는 아들을 상대로 사채를 동원해 씨를 말리기 시작했다.


돈앞에서는 가족도 없고

부모자식도 없고

며느리며 손주는 더더욱 아랑곳 없다는 냉혈의 세계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하지만 친구는 꿋꿋이 견디고 있었다.

동창들과 만나도 이웃집 이야기처럼 하하하 거리며 자기의 이야기를 했고

그녀가 힘들다는 말도 하하하 거리며 이야기를 했다.

부자로 산덕에 손에 물한번 묻혀보지 않던 그녀는 여기저기 일을 구하러 다녔지만

나에게는 돈이 궁하다는 내색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친구.


몇번을 주머니에서 꼼지락 거리며 몇만원이라도 아니 몇십만원이라도 쥐어주고 싶었는데

걱정의 내색을 조금이라도 비출라치면

그녀가 감당해야 할 돈은 내가 몇년을 일해도 고작 이자도 되지 않은 돈이라며

무시하는척 웃어넘기기도 했던 친구.

그 친구가 오늘 전화를 했다.

숨쉴 겨를도 없이 마침표 찍는 거는 어디다 두고 왔는지 쉴새없이 다다다다...

너 살아있는거지? 연락이 안되서 선배들도 걱정하고 난리였잖아 이년아.

내가 너찾는다고 수림이 일하는 데도 연락하고...아이구 내가 못산다 못살아...

여전한 목소리로 씩씩하게 그리고 아주 큰소리로....


전화를 끊고 한참을 웃었다.

아니 이건 원래 내 대산데 어쩌다 저 지지배의 대사가 된거지.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동창회는 못갈거 같다고 말했지만

갑자기 친구가 보고싶었다.

우리가 어쩌면 피했거나 하지 않았던 많은 이야기들이

구지 말이 필요하지도 않았구나 생각을 하면서.


연말연시에 누군가를 돕기위해 고민을 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이 있을때 그나마 조금이라도 손과 마음이 가는 이유는

그런 친구들이 내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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