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김은실 교수와 함께 한 '여성학개론 1탄'

 

 

 

04/28 (토) 20:00 @아트하우스 모모

진행: 권은선 프로그래머

참석: 김은실 교수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 < 레드마리아 > 제작위원)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본격 여성다큐 <레드마리아>가 제작위원 김은실 교수님(이화여대 여성학과)과 함께 <레드마리아>를 교재로 하여 본격 여성학 강의를 가졌습니다. 이 날은 경순 감독님과 김은실 교수님은 물론 관객분들 각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레드마리아RedMaria'의 이미지가 얘기되어 흥미로웠답니다:D

다양한 질문과 대화가 오갔던 ‘본격 여성학강의’ 관객과의 대화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왼쪽부터 경순 감독, 김은실 교수, 권은선 프로그래머

 

 

 

 

 

 

권은선 프로그래머:

김은실 교수님은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님이시고, <레드마리아>의 제작위원을 맡으셔서 물적으로나 심적으로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십니다. 또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부집행위원장님으로 여성과 영화가 교차하는 지점에도 관심이 많으신데요, 어떻게 <레드마리아>와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그리고 영화를 본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은실 교수:
경순 감독이 <레드마리아>를 찍으면서 중간에 돈이 없었어요. 물론 돈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웃음) 또 중간에 돈이 필요 필요해져서 저한테 와서- 그 때는 경순 감독을 잘 몰랐는데 그냥 집으로 찾아왔더라구요. (웃음) 찾아와서 여성영화를 찍는데 제가 후원제작위원을 해줘야겠다는거에요, 그래서 난 못한다고 하고 그냥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웃음) '예스'를 안하면 안나간다는거죠. (웃음) 그리고 제 친구들도 제작위원으로 (웃음) 

 

<레드마리아>에서 위안부 피해 여성인 ‘리타’ 할머니도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여성에게 권리라는게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난 다음부터 말을 할 수 있었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재연 되어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어떤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런 식으로 영화를 통해 재연되어서 다른 여성들과 연결이 되야 하는거죠. 그래서 경순 감독의 제안이 한쪽으로는 남감하기도 했지만 한쪽으로는 너무 고맙고 미안했어요. 나라는 사람이 하는 일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거죠.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경순과 같은 감독을 만나는 것이 내가 누구인지를 잊지 않게, 내가 내 일을 계속 하게 해주는 의미가 있거든요. <레드마리아>와 같은 영화가 없으면 사실 “투쟁이나 저항이 없으면 사회는 폭주족이 되버린다”는 거에요. 자본이 폭주를 해버리고, 국가권력이 폭주를 해버려요. 누군가 여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인간들이 등장 해야하는 거죠. 우리같은 사람들은 권력의 폭주는 막아야 한다고 주장은 해요, 그런데 어떤 때는 권력이 매우 가깝기도 하고. 그래서 사실 이런 인간들을 만나지 못하면 우리는 입으로는 "폭주를 막아라" 그러면서 폭주에 협력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참 많죠. 그런 의미에서 경순 감독이 저를 찾아온게 너무 고마웠어요. 그래서 교회에서 면죄부를 팔듯이 (웃음) 친구들도 많이 동원했죠, 제 친구들도 저같은 인간들이니까 많이 참여를 했구요. 그러나 그 돈으로는 택도 없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사실 <레드마리아>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공짜로 노래를 부르는 등 재능기부를 해주시면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오늘 와주신 관객분들이 너무 고마워요.

 

오늘 영화는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레드마리아>를 굉장히 많이 봤지만 볼 때마다 새로워요. 왜냐하면 굉장히 다양한 인간들이 나오고 다양한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날은 이것이 굉장히 크게 부각되고, 어느 날은 저것이 굉장히 크게 부각되요. 그래서 영화를 통해서 생각해야 할 것들이 달라지는 점이 있어요.

 

 

 

 

 

▲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레드마리아> 제작위원)

 

 

 

 

 

경순 감독:
어제는 백기완 선생님과 이애주 교수님이 <레드마리아>를 보러 오셔서 깜짝 놀랐어요. 영화를 보고난 소감을 한 말씀 부탁 드렸었는데, 백기완 선생님께서는 여성의 몸은 윤리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이다 라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꼭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여자의 몸이 늘 생명처럼 마치 더럽혀지면 안되는 영역으로 얘기되는게 사실은 굉장히 불편해요.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답답했던 지점들이 바로 그렇게 재단되는 몸이 아니라 좀 다른 몸을 얘기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김은실 교수:

아마 어떤 데서는 여성의 ‘몸’을 '생명'이라고 말 할지 모르지만, 그 여자 본인에게는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 자원이나 수단일 수가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깔깔깔 희망버스>라는 작품에서 희망버스 출발 전 마련된 자리에서 백기완 선생님, 박성미 감독이 한마디씩 하는 장면이 나와요. 백기완 선생님이 “우리가 희망버스를 타고가서 이제 노동과-!” 하고 나서 박성미 감독이 “저는 희망버스는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해요. 김진숙에 대한 사랑들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웃음) 정말 다른 제너레이션이 희망버스에 참여하는 그 이질성이, 광장이에요 어떤 면에서는. 그 부분을 잘 보여주더라구요.

 

 

권은선 프로그래머:
그런 지점에서 필리핀의 성노동자센터 부클로드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 말라야 롤라스의 이야기가 하나의 짝패처럼 묶이면서 재미있었어요. <레드마리아>는 10명의 등장인물이 일종의 짝패처럼 묶이면서, 사실 정답이 없거든요. 저는 보면서 여성의 ‘몸’은 노동의 장소이기도 하고 섹슈얼리티의 장소이기도 하고 국가의 장소이기도 하고 저항의 장소이기도, 하고 이런 다양한 모습이 잘 펼쳐져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 재미있었던 짝은 일본의 이치무라씨와 사토씨에요. 사토씨는 정말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면서 20년동안 일을 하시다가 나이때문에 직장에서 밀려나신 분이시고, 이치무라씨는 그런 굴레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해방감을 주는 인물이고. 이런 조합들이 저는 재미있었어요.

 

 

 

 

 

 

 

 

김은실 교수:
<레드마리아>에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나 로컬리티와 같은 맥락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어요. 이주여성 제나린이 정읍에서 필리핀의 동생과 대화를 할 때 동생이 한국에 데려가달라고 하면 제나린이 여긴 남편이 없으면 안된다고 하는 장면이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공동체인 말라야 롤라스 할머니들을 찾은 일본 남자애는 일본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하니 자기에게 말해달라고 하고, 또 말라야 롤라스의 리타 할머니는 그동안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 손자들이 일본에 가서 일해야 하는데 문제제기 하는게 쉽지 않았다고 말씀하시고, 여성의 성性이라는 것이 지역을 떠나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거죠. 저는 그래서 <레드마리아>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권은선 프로그래머:

그레이스가 살던 필리핀의 철도 옆 판자촌을 철거하는 업체도 한국업체였고, 부클로드의 성매매 여성들을 만나는 한국남성들, 일본 노동자들이 한국어로 <철의 노동자> 노래를 부르는 등 굉장히 연결되어 있죠. <레드마리아>에 대해서 자주 나오는 질문 중의 하나가 왜 하필 한국, 일본, 필리핀이냐는 질문인데 저는 이 질문이 무의미하고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딜 가서 어떤 노동자를 만났어도 결국 이런 맥락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김은실 교수:

맞아요. 중국을 갔어도 마찬가지였을거에요.

 

 

권은선 프로그래머:

이러다 <레드마리아> 2편 만들겠네요 (웃음) 또 제작위원을 맡아달라고 경순 감독이 어느날 선생님 집에 나타날지도 모르겠어요.

 

 

김은실 교수:

이번엔 나보다 젊은 다른 선생을 찾아야죠 (웃음)

 

 

 

 

 

 

 

 

 

김은실 교수:

처음에 ‘레드마리아RedMaria’라고 했을 때, ‘마리아’라고 하는건 우리가 성모마리아, 막달레나 마리아, 모든 여성을 어떤 면에서는 마리아라고 부르죠, 그런데 거기에 ‘레드Red’라고 하면 무슨의미냐 했을 때 저는 처음에 ‘레드’라는 것이 사실은 노동하는 여성, 뭐 이런 것이 아니냐 하고 이야기를 했었어요.

 

 

관객:
제가 생각한 ‘레드마리아’의 이미지는, 교수님과는 다르게 ‘피로 물든 여성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나봐요 (웃음) 그래서 폭력적인 상황이나 남성들에게 억압받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보러 왔었어요. 감독님의 의도했던 제목의 의미는 무었인지 궁금해요.

 

 

경순 감독:
일단 기존의 마리아와는 다른, 여성들이 기존의 마리아처럼 살지도 않고 ‘마리아’라는 상이 여성들을 굉장히 불편하게 한다는게 가장 컸어요. 그래서 그런 마리아가 아닌, 좀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다른 마리아로 여성의 이미지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미로 ‘레드’를 썼죠. <블랙마리아>는 이미 있고. (웃음) 처음에는 그런 의도였는데 굉장히 많은 부분과 연결이 되더라구요. 무의식적으로 제가 생각한 ‘레드Red’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고, 말씀하신 것처럼 '피'도 관통하는 부분이고, 그리고 또 (말라야 롤라스 할머니들이 강간당한 장소인) ‘레드하우스’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레드가 필연적이었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웃음)

 

 

김은실 교수:
저는 지금 이순간까지 여성의 피의 ‘레드’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경순 감독:
어머, 정말요?

 

 

김은실 교수:
저는 맨 처음에 ‘레드’는 노동의 레드라고 생각을 했었고, 오늘 영화를 다시 보면서는 ‘레드’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색깔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피’로서의 ‘레드’는 정말 생각을 못했네요.

 

 

관객:
저는 그 ‘피’가 피해의 피라기 보다는, <레드마리아>가 ‘생리’하는 여성들에 관해 말하는건가 싶었는데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니까 좋구요.

 

그리고 저는 <레드마리아>를 보면서 제 외로움이 가셔서 좋았어요. 필리핀 부클로드센터의 여성들이 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를 가졌지만 아빠를 찾지 않았다는 부분이 정말 인상적이고 외롭지 않아졌어요. 아, 내가 여성 공동체에 속해있는 사람이고, 남자가 없어도 살겠구나 싶은 (웃음) 여성들끼리 연대해서 사는게 따뜻하고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왜 이렇게 느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화면 속의 웃음들이, 다들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인데도 쉽게 절망하지 않는 너무 밝은 웃음들이 인상깊었던 것 같아요. 직접 만나보신 감독님은 그 분들이 그렇게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경순 감독:
다 이유들은 있어요. 기륭을 예로 들면 지금 재능교육 투쟁도 있고, 굉장히 많으 투쟁 현장들이 있는데 저는 사실 그 투쟁 자체가 굉장한 해방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외부에서는 항상 아프고 힘든걸로만 얘기하고, “와주십시오 여러분 지금 상황이-” 이런 식의. 사실 제가 느끼는건 해방감인데, 이런 것들은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부분들이고, 투쟁의 대의 선상에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저는 그런게 좀 속상해요. 그래서 제가 기륭을 찍을 때 포커스를 맞추고 싶었던건 그 사람들이 투쟁조차도 삶으로 받아들이고 굉장히 즐겁게 즐기고 있다는걸 드러내고 싶었어요.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구요. 자기 삶을 즐기는.

 

 

관객:
저는 2,30년 전의 페미니즘 책과 지금의 상황이 다를게 없어서 눈물이 쏟아졌다는 이치무라씨와, 반면에 이런 일(해고)을 겪지 않았다면 나는 일상에서 투쟁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 면에서 너무나 큰 삶의 변화가 있었다는 사토씨를 보면서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볼 수 있었어요.

 

 

 

 

 

 

 


김은실 교수님과 함께 한 <레드마리아> '여성학강의 1탄_GV'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노동, 해방, 피- 여러분이 생각하는 '레드마리아 Red Maria'는 어떤 모습인가요?

앞으로도 다양한 게스트들과 다양한 주제로 GV가 있을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D

 

 

 

 

 

>> 시간표 보러가기

 

>> GV(관객과의 대화) 일정 보러가기

 

 

 


 

 

 

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Contact

 

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Twitter.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redmaria.tistory.com/

 

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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