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한 'CGV 씨네톡'

 

 

04/27 (금) 19:00 @CGV 대학로

진행: 김영진 영화평론가

참석: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여성의 ‘몸과 노동’에 관한 신선한 고찰이 돋보이는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27일 저녁 CGV대학로에서는 김영진 영화평론가님의 진행으로 <레드마리아>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있었는데요. 백기완 선생님, 이애주 교수님 그리고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대표님이 함께 자리해주셨니다:D

여성과 노동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던 그 현장을 지금 바로 전해드립니다!

 

 

 

 

 

▲ 김영진 영화평론가

 

 

 


김영진 영화평론가:
영화를 보면 다양한 노동을 하는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 하는데, 평택의 ‘성노동자’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토로하는 관객들이 좀 있지 않았나요?

 

경순 감독:
많이 있었죠.

 

김영진 영화평론가:
그런 부분은 찍으실 때 예상한 부분이었나요?

 

경순 감독:
찍을 당시에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어요. 왜냐하면 여성의 몸과 노동을 얘기할 때 가장 걸리고 저를 불편하게 했던 것이 사실은 성매매 여성들을 ‘성노동자’라고 부르는 호칭들이었어요. 그런데 그 불편함이 오히려 저를 고민하고 사유하게 만들었죠. 성매매특별법의 요지도 사실은 이해가 좀 가고, 그런데 한편으로는 성노동자들이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이미 하고 있는데 우리가 이것을 완전히 외면하는게 맞는가 하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다 보니 이 단계를 넘어야지 여성의 몸이나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영화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을 꼭 한축으로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했구요. 그리고 거기의 가장 반대편에서 괴로움을 겪으신 위안부 할머님들의 이야기도 사실 우리가 다시 한 번 접근해야겠다. 물론 가장 크게 사죄해야 하는건 군사주의이고 일본제국주의이지만, 사실은 여자로서 몸을 더럽히고 강간을 당했단 사실로 인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건 꼭 일본때문이 아니거든요. 우리 사회의 윤리나 인식이 알게모르게 2차 가해를 하는 부분이구요. 그런데 사실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를 안하는 분위기가 저를 무겁게 만드는 주제였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을 쭉 펼쳐놓고 한 번 이야기를 하면, 또 다른 식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던거죠.

 

 

 

 

 

 

 

 

 

 

 

 

이날 씨네톡에는 백기완 선생님(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애주 교수님(서울대학교 교수)이 자리에 함께 해주셨는데요, 백기완 선생님은 평생을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헌신해오신 재야운동가이시고 이애주 교수님은 민주화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춤으로 위로해오신 한국무용가시죠! 잠시 마이크를 잡고 <레드마리아>를 본 소감을 말씀해주셨답니다:D

 

 

백기완 선생님(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백기완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냥 쭈욱 눈이 빠져들어가고 그랬습니다. 여자의 성(性)이라고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보는 게 아닙니다. 생명을 짓밟는 침략이냐, 아니면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싸움이냐 하는 입장이 분명해야만 여성의 성 문제를 다루는 데 근본적으로 다가설 수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나오니까 스쳐지나가게 되어서, 쭉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눈을 빨려들어가게 하는데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애주 교수님(서울대학교 교수)

 

 

 

 

 

이애주 교수님:

고생하셨습니다. 이러한 여성의 처절하고 아픈 상황을 영화에 고스란히 채웠다는 데서, <레드마리아>는 그냥 보통 영화라고 하면 안되고 어떤 성스러운 뭐라고 불리워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영화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다보니, 지금 이렇게 다 끌어내셨으니까 이것을 이제 한 문제 한 문제씩 영화로 완성시켜 나가야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시민단체와 함께 한 특별시사회'에 함께 해주셨던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대표님도 이날 함께 해주셨답니다!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대표)

 

 

 

양기환 대표:
'특별시사회' 이후에 백기완 선생님께 <레드마리아>에 대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선생님을 모시고 다시 한 번 보러오게 되었는데요. 저도 약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여성의 성을 매매하는 것에 대해서 노동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논쟁을 한 적도 있고. 오늘 백기완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라는 폭력에 여성이 피해를 입은 것과, 돈이라는 자본주의의 폭력에 여성이 침략을 당하는 것을 윤리와 도덕의 문제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순 감독:

'이치무라'를 촬영 하면서 너무 부러웠었어요. 그 공기좋은데서, 요요기공원이 다 자기 마당인거잖아요 (웃음) 저도 텐트 하나 얻어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겨울에 한 번 자보고 너무 추워서 포기했었죠. (웃음) 이치무라가 하는 얘기가 지금 먹을건 너무 많다는 거에요. 옷도, 버리는 물건도 너무 많고. 우리가 사실 없어서 굶어죽는건 아니라는거죠. 그런데 있는걸 제대로 나누지를 않는거에요. <말하는 건축가>에서도 나오지만 사실 건축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작은 집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건데,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게 가능하지가 않은거죠.

 

그리고 또 한가지는 아무리 우리가 벌어도 벌어도 빈곤해요. 200만원을 버는 사람도 500만원을 버는 사람도 다 허덕이는게 우리가 사는 모습이에요.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돈을 버는건 이제 더 이상 희망적인 대안이 아닌거죠. 그렇다면 내가 지금 100만원밖에 못 벌고 있으면, 저는 이 돈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거에요. 그렇게 살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노동의 대안은 이치무라처럼 덜 일하고, 그 대신 내가 갖고있는 것을 최대한 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이치무라처럼 노숙까지는 아니지만 (웃음) 큰 집 가지려는 꿈 안갖고, 크게 자식에게 투자할 생각 안하고, 그 몇가지만 빼도 사실은 살아지더라구요.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도 훨씬 더 자유롭게 자기가 살 수 잇는 방식을 택하는 것 같구요. 내 몸에 당당할 수 없고 부끄러워하면서까지 이런 식의 비굴한 노동을, 요만큼의 돈을 받기 위해서 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을 다시 고민하고 싶었어요.

 

재미있는건 저는 오히려 필리핀에 갔을 때가 가장 편했어요. 먹을 것도, 잘 장소도 변변치 않았지만 마음이 너무 편했어요. 우리는 해가 갈수록 친구도 잘 못만나고, 누군가와 만나고 대화하고 싶은 마음으로 ‘카톡’에 메달리게 되고,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싫다싫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편입되어 가고 있었는데, 필리핀을 가니까 그런게 보이더라구요. 생각해보니까 우리 어렸을 때는 우리도 그랬었는데 말이죠.

 

김영진 영화평론가:
저는 약간 사는게 ‘함정’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 사는 모습의 이런 굴레들을 벗어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레드마리아>에서 '이치무라'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자본과 가부장의 굴레 속에 대부분의 여성이 있는데, 이치무라라는 여성만 여기서 좀 자유롭잖아요. 제가 생각할 땐 이치무라와 같은 삶에 대한 리스펙트를 우리가 갖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렇게 못 살지라도, 저렇게 사는건 정말 멋있는 일이야 라고 사회적으로 리스펙트를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정도라는거죠 (웃음) ‘그래, 우린 너무 과잉생산하고 있어. 나도 생산 안해’ 라고 하기에는 힘들고. 기껐해야 소극적인 저항으로 ‘너무 멋있다. 나도 언젠가는’ (웃음) 이런 생각을 하는 소심한 것밖에 못하는. (웃음)

 

경순 감독:

이치무라처럼은 못 살거라고 생각하면 절망적일 수 있는데, 저는 이치무라씨와 같이 다른 방식의 삶을 사는 분들을 우리가 많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텐데, 사실 우리가 보는 방송이나 온갖 신문이나 사는 방식은 그런 식의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잖아요. 그러면 나 혼자만 뭔가를 하기는 굉장히 힘든거거든요. 이런 다른 방식의 삶을 보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들이 있으면 좋겠다, 저도 보고싶었기 때문에, 그랬기 때문에 이 영화를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절망할 게 없는게 찾아보니 의외로 이렇게 멋지게 사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전형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좀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관객:
감독님은 자유롭게 살고 계신가요?

 

경순 감독:

남들은 저를 보고 자유롭다고 하는데, 저도 참 자유롭지 못한게 많습니다. (웃음)

 

김영진 영화평론가:

감독님 굉장히 자유로우실 거에요 (웃음) 다큐멘터리 감독 중에 김태일 감독님이 계신데, 작년에 만나서 너무 놀랐어요. ‘홈스쿨링’은 들어봤어도 ‘홈플레잉’을 시킨데요 아이를 (웃음) 집에서 같이 노는거에요 학교를 안다니고. 제가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게, 돈은 땡전 한 푼 없는 것 같은데 (웃음) 너무 밝고 행복한거에요. 어떻게 저렇게 밝고 명랑할 수가 있지, 재밌게 살 수 있지, 부족한 것 없이 너무 잘 살고 있는거에요. 그렇게 사는 분들이 좀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삽시다- 라고는 얘기할 수 없고, (웃음) 관심을 기울입시다.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함께한 CGV씨네톡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게스트와 다양한 주제의 GV가 진행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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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Contact

 

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Twitter.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redmaria.tistory.com/

 

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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