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진선미 변호사와 함께 한 '개봉기념 스페셜 토크'

 

 

04/26 (목) 20:00 @아트하우스 모모

진행: 권은선 프로그래머

참석: 진선미 변호사 +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4월 26일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가 드디어 개봉을 했습니다! 개봉을 기념하여 <레드마리아> 제작위원 진선미 변호사와 함께한 스페셜 토크가 있었는데요, 상영 후에는 관객들이 앞자리로 모여앉아 무척 단란한 분위기였답니다. 그리고 관객석이 높이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의 특성상  관객들을 ‘우러러 보며’ 진행되었어요:D
권은선 전 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님의 진행과, 호주제 폐지의 주역이신 진선미 변호사님 그리고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님의 참석으로 진행된 '스페셜 토크'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개봉일 관객분들을 기념하는 사진촬영중이신 경순감독님:^)

 

 

 

 

 

 

권은선 프로그래머:

진선미 변호사님은 호주제 폐지를 위해 활약 하셨었고, 이번 19대 국회에 들어가게 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레드마리아>의 제작위원이시죠. 어떤 인연으로 <레드마리아>의 제작위원이 되셨는지, 그리고 영화를 보신 소감 부탁드립니다.

 

 

 

진선미 변호사:
대략 6년 전부터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예술가 분들과 연이 닿아 교류를 하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경순감독님과 인연이 닿았고, 그러면서 <레드마리아> 프로젝트의 제작비 문제를 돕기 위해 제작위원이 되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제작위원이 된지 5년이 지났습니다 (웃음) 5년 동안 많은 중간 편집본을 보았고, 오늘 이렇게 개봉을 맞아 최종 편집본을 본 거구요.

 

<레드마리아>는 여러 나라에서 각자의 ‘몸’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쓰면서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인데, ‘몸’ 이라는걸 단순하게 생각하면 나의 영혼이나 마음을 담아내고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이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어져있는 여성들이 결국은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몸이 도구인 것 같지만 결국은 그 도구로 인해 나의 삶이 결정되어 버린다는. 그러면서 제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안쓰러워지는 느낌도 들고(웃음) 나 자신이 안쓰러워지니까 나랑 같은 다른 여성들 또한 안쓰러워지고, 다들 각자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 진선미 변호사

 

 

 

권은선:
감독님께 궁금한게 있어요. 왜 제목이 <레드마리아>인가요?

 

경순:
GV를 하면 꼭 나오는 질문이 <레드마리아> 타이틀에 대한 질문이에요. 오늘도 나왔네.(웃음)
종교와 상관없이 ‘마리아’가 상징하는 여성의 성스럽고 순결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게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데 나를 계속 억압하죠. 그런 억압들이 여성들의 노동에도 고스란히 작용을 해서 규제하고 제약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다수의 그렇지 못한, 우리 주변의 평범한 ‘마리아’들이 이제는 다르게 불러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그 다른이름으로 ‘레드마리아’를 생각했어요. ‘레드’는 도발적이면서도 핍박받는 색이기도 하니까요.

 

권은선:
저는 <레드마리아>를 보면서 여성의 ‘몸’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몸'은 노동의 장소이기도 하고, 성(性)이 발생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그리고 어떤 저항의 장소이기도 하고.

 

경순:
사회에서 여자들은 ‘몸’이 재산인 것 같아요. 보통 결혼하기 전에 여성의 ‘몸’을 좀 잘 만들어서 가려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고. 사실 성노동자가 아니더라도 내 '몸'을 지금 모습이 아닌 더 마른 모습이나 혹은 다른 어떤 형태로 만들어서 잘 시집갈 수 있다는 것도 결국 ‘몸’에서 출발하는 문제제기 중 하나에요.

 

 

 

 

 

 

관객:
저는 사진 찍는 일을 하는데, 아기들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그런데 보면 요즘은 여아선호가 상당히 강하더라구요. 남자아기를 갖는 것에 대해서는 축하받거나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여자아기를 갖게 되면 상당히 축하받고 기뻐하고 그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작 저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웃음) 제 아들이 만약 딸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여전히 끔찍하더라구요. 제가 아내한테 여러 질문들을 하는데, 우리 아이가 스무살쯤 돼서 여자친구랑 여행을 가겠다고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아내가 걱정은 조금 되겠지만 잘 다녀오라고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만약 스무살 딸이 남자친구랑 여행을 가겠다면 어떻겠냐고 물었어요. 스무살쯤이라면, 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자애가, 라는 생각이 조금 생기더라구요.

 

권은선:
부모님에게 안물어보고 갈거같은데요 (좌중 폭소)

 

관객:
그렇겠네요(웃음)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여전히 세상을 살기에는 남자가 더 편하다, 여자들이 사는 삶이 힘들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경순:
어제 만난 어떤 남성관객분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남녀가 똑같이 이해의 폭이 좁아지는 교육을 받았다면 상황이 조금 달랐을텐데 하는, 여자가 생리할 때 생리통이라든지 이런 개념들을 잘 이해를 못하시겠다고. 남자기 때문에 가능한 질문들이죠. 그런데 반대로 여자들도 그런걸 알면서도 너무 당연시하는 면도 있구요. 스스로 자신의 ‘배’를 모르면서 사는 중년여성분들이 많으시죠. 여성문제가 진전되려면 이제는 이런 점들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호주제가 바뀌었을 때 물론 법안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은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집안 분위기가 확 바뀐건 아니거든요 (웃음) 그리고 심지어 호주제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분들도 많으시고. 그래서 이런 법이 개선되는 것만으로는 나아지지 않는 부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선미 변호사님은 변호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진선미 변호사:
법과 제도상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발전되었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저희의 생각만큼 많이 변화되지 못했죠.

그리고 ‘몸’의 한계랄까요. 저같은 경우만 해도 나 스스로 '여성으로서의 나'를 생각해보면 그것이 나를 자꾸만 움츠리게 만드는 제어기제로서 작용을 항상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제어기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던 과정이 결국은 여성으로서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구요.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사회가 계속 규제하는 대상인 ‘여성’을 벗어나려는 것이, 저의 삶을 나아가게 하는 중심이기도 하구요.

 

 

 

 

 

 

 

관객:
저는 오늘 <레드마리아>와 마찬가지로 문제작인 (웃음) <은교>를 놓고 둘 중 뭘 볼까 고민을 하다 좀 더 강렬할 것 같은 <레드마리아>를 보러왔는데요 (웃음) 우선 많은 여성이 나오게 함으로써 용광로처럼 뭔가를 하나 뽑아내려고 의도하신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감독님께 직접 듣고싶어요. 그리고 “노동은 절망이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이 과연 가능한가”하는 논의들이 영화에서 나오는데, 저도 지금 직장에서 퇴근하고 온 길이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이 가거든요.(웃음) 보면서 역시 나만 그런 고민을 하는게 아니구나, 바다 건너의 여성들도 이런 고민들을 하는구나 하는 위안 하나와, 그렇지만 결국 그렇다면 세상이 다 그런거였구나 하는 절망 하나를 얻어서, 항상 이런식으로 위안과 절망 사이를 왔다갔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위안을 받으면서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사실은 종잇장 한 장에 불과할 수 있는 그 생각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걸까요?

 

경순:
많은 여성들이 나오는 이유는 여성들이 살고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주인공 10명이 한명의 여성의 삶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나일 수도 있는. 기륭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얘기들을 할 때 많은 여성들이 거기서 자신은 빠져있다고 생각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굉장히 힘들고 열악하고 ‘불쌍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렇지만 사실은 전업주부도 어느 한편에선 그렇게 생각되는 대상이거든요. 이런 차이들이
그리고 자본주의경제가 발전하는 것과 여성의 삶의 발전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 관객들을 만나면서 많이 놀랐어요. 이게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의 여성들 역시 마찬가지구나. 좋은 질서와 제도 속에서 경제적으로 윤태갛게 사는 여성들도 여전히 자신의 ‘배’를 자랑스러워 할 수 없는 그 모습들이 전세계의 여성들의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권은선:
제가 보기에 <레드마리아>의 주인공이 많은 이유는 경순 감독님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경순이 만난 여자들>인거죠 (웃음)

 

관객:
저는 영화 마지막부분에서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모습의 배를 옷을 걷어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어렸을 때 엄마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어요. ‘얼굴은 멀쩡한데 배는 왜 저렇지?’ (웃음) 나중에 할머니가 옷을 갈아입는 걸 봤을 때는 ‘저기는 더 심하구나’하고 (웃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아이를 낳고 제 배를 보니까 제 배가 엄마 배처럼 되어있더라구요. 여자들 배를 보면 제왕절개 흉터도 있고, 임신하면서 튼 살도 있고, 흉터처럼 깊게 파인 여러 흔적들이 있는걸 볼 수 있는데, 다 저렇게 그런 몸으로 노동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도 노동자로는 인정을 못받는구나. 저희 어머니나 할머니처럼 평생 전업주부로 노동을 하신 분들은 노동자로 인정을 못 받는구나, 또 나는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그런 분들의 노동을 가볍게 보지 않았나 속으로 은근히 무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했구요. ‘왜 좋은 학교 나와서 직장을 안다니고 집에 있지’같은 생각들. 직장을 다니는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전업주부인 여자들을 집에 있다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전업주부들은 직장다니는 여성들을 애 놓고 밖에서 뭐하고 다니냐는 식으로 서로 무시하는 (웃음) 사실은 서로 똑같이 같은 몸으로 노동을 하는 여자인데도 서로 같이 가지 못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는게 마음이 아픈 부분인 것 같아요. 우린 같은 몸으로 같은 노동을 하는 자매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경순:
정말 굉장히 중요한 문제에요. 그런 일상에서 보이는 모습들의 확대판이 사실은 결혼해서 가정에 있는 여성과 성노동을 하는 여성 사이의 간극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왜 그렇게 아이를 방치하냐는 소리 많이 듣기도 하고 (웃음) 반상회를 나가면 제가 외계인이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도 전업주부들을 굉장히 무시했었고,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들하고는 대화가 안돼’ 같은 생각을 했었던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 시각이 고스란히 성노동자들에게도 있었어요.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이렇게 고생하고 사는 것도 열받는데, 왜 우리끼리 이런 피곤한 거리감을 가져야 하나 하는 것들이 저는 정말 화가 나는 부분이에요. 여자끼리 경쟁하게 만드는 이런 것들이, 정말 짜증나죠.

 

진선미 변호사:
이번 총선결과 저희 민주통합당이 여성의원수가 24명으로 최대래요. 그래서 다들 모여서 ‘배’ 사진을 한 번 찍을까 (웃음) 얼굴은 가리고 (웃음) 그러면 훨씬 더 연대의식이 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한 번 해봤네요 (웃음)

 

경순:
너무 좋은 아이디어에요. 좀 그런게 필요해요 우리한테. 세상에 넘쳐나는 ‘새끈한’ 배들 이제 질리잖아요. (웃음) 제가 수업하는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자기 몸을 ‘45kg’에 맞추려고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니까 이거 정말 심각한 문제구나 느껴지더라구요.

 

관객:
저는 감독님이나 <레드마리아>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이 영화를 어제 봤었는데, 뜻밖에 너무 속이 후련했어요. 답답하게 치이면서 사는게 당연한거고, 내가 뭔가 삐뚤어진거고 이렇게 느끼며 살았었는데 <레드마리아>를 보고 속이 너무 후련했어요. 그래서 오늘 한 번 더 보러 왔습니다. (웃음) 우연한 기회에 <레드마리아>를 만난 것에 대해서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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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Contact

 

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Twitter.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redmaria.tistory.com/

 

 

 

 

 

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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