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4일 화요일

<요요상, 카마쿠라의 빵집>

혼자 요요상을 따라 촬영한지 3일째가 됐는데, 찍다보니 서로 느끼는 것이지만 요요상을 따라가다 보면 주로 음식이 나오는 장면이 많아서 자신이 영화에 나올 때 무슨 음식 소개 프로그램 같지 않을까 하며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카마쿠라는 관광지인데 요요상이 일하는 빵집은 시장 구석에 있는 조그만 가게였다. 요요상은 이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급여를 받지 않는 대신 빵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빵을 팔기도 하며 이곳에서 (오늘로 2번째이긴 하지만) 수요일에 열리는 베지식당에서 사용할 재료들을 손보기도 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일주일동안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6명 정도이고, 주로 젊은 사람들처럼 보였다. 빵집의 주인 또한 생각보다 젊은 사람이었다.오전에 요요상은 빵집 바로 귀퉁이를 돌면 나오는 조그만 시장(위에 천장이 있는)에서 금방 장을 봤다. 시장이 작아서 장을 보는데도 금방 끝났다. 그리고는 시장 구석에 마련해둔 캐리어와 가방에 채소를 넣어놓고 다시 빵집 주방에서 빵을 만들었다.

구석에 위치한 빵집임에도 불구하고(옆에도 바로 빵집 하나가 더 있었다) 손님들이 꽤 많이 찾아왔다. 점심시간에는 조그만 가게가 더 비좁아졌다. 그때 경은과 나는 그 시간대를 피해 근처에 있는 바닷가에 왔다. 저녁에도 똑같이 빵을 만들다가 8시쯤 넘어서 빵가게가 문이 닫고 그제서 요요상은 오늘 장본 채소로 내일 요리에 쓰기 편하게 손질했다. 주인에게 부탁을 하고 그래서 이곳 주방을 쓸 수 있게 된 것이지만 마음이 급한 요요상이 바쁜 것이 눈에 보였다. 요요상이 사는 곳에는 주방이 따로 있는 집이 아니어서 늘 거리가 먼 부모님집이나 이런 주방이 있는 곳을 전전하며 베지식당을 준비한다고 했다. 몸이 작은 요요상이 그 무거운 짐을 혼자 들고 집에 가니 걱정이 되고, 이날도 저녁 늦게 집에 돌아가서 내일 또 하루종일 베지식당을 열어야 하니 힘들겠다하니 괜찮다고 자기는 괜찮은데 우리들이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이날 생각보다 빵이 많이 남아서 남은 빵도 손질한 채소와 함께 싸서 가게를 나왔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