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9일 월요일

<여성과 빈곤 네트워크 다과회의(이치무라 상)>

한 달에 한번 페민 사무실에서 열리는 ‘여성과 빈곤 네트워크’가 9일에 다시 열렸다. 7시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해서 20여 명 정도가 작은 사무실에 꽉 차게 들어왔다. 네트워크 모임이라기에 딱딱한 회의 분위기를 상상했던 우리는 한쪽에서는 음식을 준비하고 한참 서로들 이야기를 하느라 부산한 모습들에 놀라웠다. 사람들이 다 모였을 즈음 우리는 우리들의 영화를 소개하고 촬영허가를 받았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승낙해주었다.

변호사, NGO 활동가, 싱글맘, 가나에서 이주한 여성, 레즈비언, 파견노동자, 교수, 홈리스. 다양한 위치로 자신을 소개하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모인 자리였다. 이날은 도쿄에서 먼 지방에서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그 전날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이렇게나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위치에서 참석했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수 있으며 같은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이날 자리에서 ‘여성의 빈곤화’에 대한 이슈는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던 문제의식이었다. 이곳에 참석한 사람들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이어서 각자 자리를 만들어 또 다시 시끌벅적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사실 일본에서의 어떤 모임이라고 하면 정리된 조용한 모습만 그동안 봐와서 이런 시끌벅적한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다) 이치무라 상의 홈리스 생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곳에서 노라의 면생리대를 팔기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구입했고 네트워크 모임을 위한 기부금을 모을 때 조그만 비닐봉지를 돌리자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빈곤의 문제가 개인의 문제로 환원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임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여성에게는 특히나 현재 신자유주의의 흐름 이전부터의 구조적인 문제가 작용해왔다. 그것은 여성의 빈곤화를 오래전부터 가져왔다. 이는 우리가 첫날 찍었던 ‘일하는 여성의 전국 네트워크 모임’ 때부터도 이어져왔던 이야기이다.

이날 쿠리타 상으로부터 취재정보를 듣고, 영란이 오랜만에 만났다던 영화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나 번역 테입을 부탁하고 저녁에 돌아왔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