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8일
<미도리 상, 변호사 만남/이치무라 상과 246 키친>

변호사들이 많이 밀집해 있는 요츠다 역에서 오늘 미도리 상을 만나기로 했다. 이때 미도리 상을 기다리면서 한참 다들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노란색 옷을 입은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우리 쪽으로 왔다. 금연마크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아저씨는 우리가 못알아들은 체 하자 영어와 한국어로 된 안내문을 보여주며 2000엔을 달라고 했다. 그 와중에 미도리 상이 도착했다. 그냥 벌금을 물어내는 것이 더 낫겠다 해서 벌금을 냈다. 내지 않고 버티면 경찰을 부른다고 했다. 아깝지만 하는 수 없었다. 어쨌든 그 길로 법률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날 미도리 상은 법률상담을 하는 여성에게 협력하기 위해 자리에 함께했다. 미도리 상은 이런 사례처럼 여성 노동자들과 상담하고 법률상담과 같은 자리에 같이 참여하는 등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도리 상과 함께 변호사를 찾은 오오카 상은 회사에서 10년간 영업팀 정사원으로 일해 오다가 2007년 첫째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한 달 전에 산휴를 냈다가 이후에 복귀를 희망했지만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통보받았다고 한다. 이는 분명 이전에 산휴가 끝난 뒤 복귀하는 걸로 약속을 한 뒤 신청한 것이었으나 자신의 빈자리에 파트 사원을 넣었다는 이유로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노동부의 균등실에서 상담, 법률위반 판정을 받아 다시 복귀했다. 그렇게 돌아간 게 2008년 5월 달이었으나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다시 영업직으로 복귀할 줄 알았지만 복귀 후에 실은 잡무와 다름없는 사무직으로 일하게 됐다. 그리고 나서 같은 달 11월 또 임신한 사실을 알고 회사 측에 밝혔는데 해고통보를 받았다. 회사 측은 임신과 관계없이 경영악화나 일을 못한다는 이유와 같은 다른 이유라며 변명했다. 10년이나 일했는데 이제 와서 관두라고 하는 건 역시 임신이 원인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오오카 상은 말했다. 이런 사실에 대해 회사측은 처음부터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여성유니온에 전화를 걸어 화를 내는 등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이에 덧붙여 보너스도 받지 못했으며 퇴직금도 못 받은 상태다. 노동국 사람들도 이러한 회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이날 변호사와의 상담에서 위자료를 포함하여 임금분을 배상금으로 청구하여 바로 노동심판(3회열림, 조정 안되면 재판으로 가게 됨. 재판보다는 기간이 짧음)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전교섭 전까지 서류를 준비하여 보내기로 했으며 현재 아이가 태어나기 전인 6월쯤에 끝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한국이든 일본에서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잣대는 늘 이중적이다. 여성의 출산률을 장려하는 한편 여전히 여성이 노동할 수 있는 조건은 불안정하다. 이 다음번에도 미도리 상이 참석하는 법률상담 자리가 있다. 그 자리에도 다시금 참석하기로 했다.

미도리 상과의 일이 끝나고 시부야에서 열리는 246키친에 참여했다. 246키친은 이치무라 상과 함께 홈리스(노숙인 포함)들과 키친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가져온 재료로 길거리에서 음식을 해먹는 이벤트이다. 키친이 열린 장소는 시부야의 그 유명한 높은 건물과 신호등거리 모퉁이로 돌아선 육교 밑이었다. 그 쪽 길로 쭉 늘어선 직장인들 혹은 학생들의 자전거 옆으로 늘어선 박스 집들은 묘한 느낌을 주었다. 246 키친에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였다. 이날 테마인 음식은 우동이었다. 계속해서 오는 사람들이 놀러왔고 음식도 계속해서 나왔다. 이날 참여는 밤 12시까지 계속되었고 오래도록 사람들도 함께 했다. 늘 상 이렇게 뭔가를 나누고 같이 먹고 하는 일은 좋은 일이니, 역시나 있어서 나누는 게 아니라 나누니까 생긴다는 것을 느낀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