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4일~25일

<일하는 여성의 전국 네트워크 모임>

바다가 가까운 에노시마에 위치한 카나가와 여성센터에서 제 3회 일하는 여성의 전국 네트워크 모임이 열렸다. 이날 모임은 어떤 단체 단위가 아닌 각 개인단위의 회원들이 약 100여명 모여서 논의에 참여하는 모습이 굉장히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오후 1시 반무렵 시작된 모임은 먼저 이날 다뤄질 각 주제별로 패널들이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파트타임 업무, 정규직 여성으로서의 경험, 파견사원, 싱글마더, 노숙생활인이 그 주제로, 어제 만난 이치무라 상은 노숙생활인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할 패널로 참여하였다.

이후 패널들의 이야기가 3시간에 걸쳐 끝난 뒤 15여명 정도 나뉘어져 각 분과별 토의가 진행되었다. 이날 분과별 토의에는 성폭력/차별, 여성 비정규직 문제, 파견/파트타임, 간접차별문제, 조합&다양성, 그리고 조합&프리타(아르바이트)&싱글마더, 이렇게 6개의 분과로 나뉘었다. 이날 경순은 조합&프리타&싱글마더 주제가 다루어지는 분과를 촬영했고 나는 파견/파트타임을 이야기하는 분과를 촬영했다. 신선했던 것은 각 개인 단위로 참여한 사람이 많은 만큼 다양한 주제를 한꺼번에 다루었는데, 그 안에서 이질감이나 생소함보다는 느껴지기보다는 사람들이 그 주제에 대해 상대방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해하려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러한 주제들이 여성의 빈곤 문제가 얼마나 고질적이고 다양하게 많은 여성의 생활 전반에 걸쳐 있어왔다는 것이 이미 각자 경험해서 알고 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날 센터에서 1박을 하고 가는 사람이 꽤 많이 남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또 다시 알 수 있었다.

그날 저녁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레드마리아 영화를 소개하고 미도리 상으로부터 일본에서의 촬영정보를 받기도 했다.  이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어제 있었던 각 분과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한자리에서 같이 나누었다. 여성 파견/ 비정규직은 처음에 오래전부터 많은 퍼센테이지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신자유주의와 세계경제의 잇단 악재는 이러한 현상이 남성 노동시장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지만 실상은 오래전부터 여성의 노동시장에는 있어왔던 깊은 문제라는 것이다. 또 일본에서 2003년도에 만들어졌던 간접차별금지법 또한 96년부터 그 노력들이 있어왔지만 결국은 3개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들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파견 노동자/비정규직들은 그들 간의 상호 신뢰관계를 갖기 힘들고 직장 내에서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이런 문제에 관해 공유하거나 교육을 받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더라도 예컨대, 일을 하면서 노조운영을 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운 점이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런 다양한 주제들과 의견들이 결국은 이곳에 참여한 여성들의 의지만큼이나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겪는 문제를 직시하고 있는데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런 맥락에서 당사자들이 스스로 의견을 얘기하고 그것을 서로 공유하며 그것이 좀더 큰 교류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후, 운영회의 팀의 회의가 있어서 촬영. 카나가와 여성센터의 짧은 스케치를 마치고 에노시마 섬 짧은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모두 4일만에 처음으로 목욕을 했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