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기 공원, 이치무라상과 함께하는 ‘그림이 있는 카페’>

생각보다 조금 일찍 요요기 공원 쪽에 도착하게 되어 근처 도시락 가게에서 도시락을 사들고 요요기 공원으로 향했다. 날씨가 따뜻한 날,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으니 피크닉 온 것 마냥 기분이 좋았다. 오늘, 요요기 공원 안쪽 텐트촌에 가기 전에 생소한 풍경의 종교집회를 보았는데, 요요기 공원에서 기거하는 노숙인들이 고개를 숙인 채로 줄맞춰 앉아 있었다. 우리도 도시락을 먹고 있을 즈음 다시 보니 그 분들 각자 손에 흰 봉투가 들려져 있었다. 도시락이었던 것이다. 종교집회에 참여해야 받을 수 있는 도시락이라니. 여하튼 도시락을 먹고 1시에 시작한다는 ‘그림이 있는 카페’가 있는 텐트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1시가 훌쩍 넘은 시간 하나 둘 사람이 오기 시작했다. 나도 그림을 그릴 종이 한 장을 받고, 경은과 영란도 서로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다들 어찌나 그림을 특색 있게, 열심히, 잘 그리던지. 연필, 크레파스, 색연필, 물감. 재료에 상관없이 공원에 있는 나무를 그리고 건너편에 앉아 있는 사람의 얼굴을 그리기도 했다.

이날 대략 6명 정도의 사람이 왔다 갔다 하며 자리를 매웠다. 다과와 차와 공원주변에서 주운(?) 은행을 먹으며 그림을 그리고 촬영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는 꽤 추워졌지만 5시가 넘는 시간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이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간간히 이치무라 상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 마지막에 각자 그린 그림을 보여주고 느낌을 공유하는 모습들을 찍기는 했지만 공원관리실에서 정기적으로 텐트촌을 살펴보는 탓에 카메라를 꺼내들고 자유롭게 촬영할 수 없었다. 물론 공원안의 사람들도 카메라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도 사실이다. 찍을 장면을 몇 가지 놓쳤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

내일은 미도리 상의 일정을 따라다니고 이치무라 상과 길거리에서 밥을 해먹는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