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페민' 사무실에서 아카이시 상을 만났다. 이후 곧 이치무라 상을 만났다. 역시나 필리핀에서와 다르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언어문제였다. 질문이 직접 전달할 수도 없고, 직접 들을 수 없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그럼에도 필리핀이나 국내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우선 내일 있을 ‘일하는 여성들의 전국 모임’ 이전에 일본에서의 취재원과 정보를 얻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만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 포커스를 두고 있는 ‘빈곤’, ‘노동’ 등의 주제에 따라 싱글마더와 파견노동과 같은 문제에 대한 질문을 했다. 아카이시 상에 따르면 일본에서 빈곤 여성은 44%로 이들은 연수입 200만円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보통 부모와 같이 생활을 하고 있거나 결혼해서 남편의 수입에 의존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빈곤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빈곤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는 즉 직업의 형태가 계약직이 되는 전업종의 비정규직화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미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에서 보다 더 오래 전부터 사회적 이슈였다. 과거 시간 당 급여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도쿄 및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급여는 훨씬 적다.

-2월 9일 일하는 네트워크 모임(차마시는 날)이 있다고 함

-2월 25일 대기업간의 회의가 있는 날인데 이날 그 장소 앞에서 시위가 있다고 함. 오오테마치, 반빈곤 네트워크 참여.

-3월 4일 일본, 프랑스 빈곤에 관한 심포지움.

-3월 7일 여성과 빈곤에 관한 심포지움. 변호사들 참여하고 아카이시 상도 이날 발표가 있다고 함. 그리고 3월 7일부터 12일까지 페민의 기자들과 다른 단체의 여성들 한국에서의 일정이 있다고.. 위안부 박물관 설립에 관한 이슈에도 동참할 거라고.

-3월 8일 여성의 날에는 아직까지 페민에서 특별히 기획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3월 29일 반빈곤 페스타, 전보초중학교(아직 참여할지 안할지 결정X)

점심을 먹고 이치무라 상과 요요기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같이 갔던 이치무라 상 또한 그곳에서 생활한지 5년이 됐다고 했다. 나중에 들어서 안거지만 이치무라 상이 5년 산것보다 더 오래 30년 동안을 그곳에서 지낸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하라주쿠 근처에 있는 요요기 공원은 굉장히 넓은 곳이었는데 조금 깊숙이 들어가자 그곳 텐트촌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약 3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지내기도 했는데 요즘은 공원 관리소 측에서 감시가 심해져서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 중 현재 남아 있는 여성은 4명이다. 이곳에서는 특별히 화요일마다 그림이 있는 카페를 열어 자유롭게 찾아오는 사람들과 그림을 그리고 토, 일요일에 열리는 카페에 그 그림을 전시하고, 그곳을 찾아와 물건을 가져오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받고 차를 ‘교환’하기도 한다. 또 ‘노라 워크샵’이라고 하는 모임에서 면생리대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일도 병행한다.

이치무라 상이 처음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일반적인 생활과는 다른 생활방식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앞으로도 이곳을 떠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데는 보통 2만円정도로 생활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놀라워하기도 했다. 레드마리아의 맥락과 관련지을 때 어쩌면 이치무라 상의 생활과 그녀의 생각이 ‘덜 자본주의적’으로 살기, 그 ‘틈’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에서의 첫 촬영인물로서도 의미 있기도 하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