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기
우자지간 그친구의 집에서 창문을 열면 바로 라인강이 보이고 그곳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강근처에 살아도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것과는 달리 이곳은 바로 집앞 혹은 집옆이 바로 강이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면 사람들이 수영복차림으로 걸어나와 바로 수영을 즐기기도 하고
선탠을 즐기고 책을 읽고 낮잠을 즐기기도 한다.
이런곳에 왔으니 당근 나도 수영한번 해줘야지 했겠지.
결국 취리히에 사는 친구까지 불러 함께 수영을 하기로 했는데 바젤친구가 그런다.
그냥 수영보다 훨씬 재밌는데 강을 타고 내려오는 수영이란다.
뭐시기..강을 타고 내려와?
그저 발이닫는 실내수영에 익숙한 나는 사실 깊은 곳에서는 수영을 잘 못한다.
한마디로 어항수준의 수영인지라 깊은 곳만 가면 적응이 안되는...쩝. 근데 어떻게 다이빙은 또 하는건지.ㅎ
하지만 친구들이 죄다 선수급이니 일단 시도해보기로 했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가방처럼 생긴 튜브같은 것이 있어서 강 상류에서 옷을 벗어 튜브가방에 넣고
그 가방을 튜브처럼 이용해 잡고오면 된다기에 정말 쉬울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모두가 하는 것처럼 나도 가볍에 시작을 했는데...오 마이갓...급격히 밀려오는 물살과
발이 바닥에 닫지 않는 공포감이 밀려오자 몸이 자꾸 거꾸로 뒤집어질려고 한다.
정말이지 이런 쪽팔린 경우가 다 있나.
친구들조차 제일 터프하게 생겨가지고 정말 안어울리는 두려움이라나...아흐 정말 쪽팔리긴 하더라.
우자지간 결국 10미터나 갔을까.나머지 친구들을 위해 나는 포기하고 강변을 다시 걸어가기로 했지 뭔가.
근데 그 순간 발견한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에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다.
우리가 처음 상류로 갔을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정말 개떼처럼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물속으로 풍덩풍덩.
알고보니 그날이 ‘바젤시민들 수영하는 날’이라는 행사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모두들 가방튜브를 하나씩 둘러메고나와 다같이 수영을 즐기는 날이었던 것이다.
물론 경기는 아니고 그저 다함게 수영을 즐기는건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물살을 타고 수영하며 내려오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부럽고 신기하고 감동이던지.
수영을 못한 대신 그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는데
그것도 나름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진짜 멋진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비록 수영은 못했지만 가방튜브를 친구에게 선물로 받았다.
기필코 이가방을 이용해 급류타기 수영에 도전해 보리라.ㅎ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