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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1 밥을 먹자 2
  2. 2012.10.17 오후 한시 반 2
빨간경순의 노트2013. 6. 1. 13:01

자꾸 밥을 놓친다.

오늘도 느즈막히 일어나 일찍부터 어깨 물리치료 받으로 병원엘 가야하는데 놓쳤다.

하지만 두번째 약속은 지켜야지 하면서 서두르는데 순간 배고 좀 고프다.

밥을 먹어야 할지 잠시 걱정을 한다.

두시에 상영하는 파스빈더의 영화를 보고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영화를 보러가려니 밥을 먹기 힘들고

밥을 먹자니 영화도 친구도 만나기 힘들다.

이후엔 바로 병원엘 가서 엄마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커피한잔 마시고 이래저리 잠시 머리를 굴리다

냉장고속에 있는 새싹봉지들이 생각났다.

평택에서 레드마리아 상영이 끝난후

지역민이 기증했다는 새싹을 잔뜩 선물로 받아왔던 것이다.

동네친구에게 몇봉지 건네주고는 잊고 있었다.

순간 생각이 깔끔해지면서 그냥 밥만 생각이 난다.

새싹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를 넣어 비벼먹으라고 했지.

갑자기 입에 침이 돈다.

일어나자마자 고민스러웠던 하루 일정이 깔끔히 머리에서 삭제가 된다.

그래 일단 밥을 먹는거야.

쌓여있는 설겆이 사이로 간신히 밥통을 씻고 쌀을 씻어서

밥을 앉힌다.

슬슬 김이 모락모락 압력추가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코가 행복해진다.

아무생각도 안난다.

물리치료야 다음주에 하면되지.

파스빈더야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친구도 이해할거야.

그리고 오늘은 그냥 밥묵고 세탁기 밖으로 넘쳐 나오는 빨래를 좀 돌리고

병원에 있는 엄마랑 노는걸로 정리하는거야.

갑자기 마음이 즐거워진다.

빨리 밥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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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0. 17. 13:32

오늘 날씨가 부쩍 쌀쌀하다.

무선마이크를 빌려간 친구가 연결잭이 없다고 다시 온다고 전화가 왔다.

장비를 쓰지 않고 빌려주기만 한지가 벌써 오래됐다.

그러다보니 장비를 확인하는 일도 적어졌고 빌려주고 받으면 그대로 있으려니 게을러진다.

덕분에 연결잭을 찾는다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그러다 문득 어제 밤늦게 친구가 알려준 영화제작지원 공지가 생각나 다시 훑어보았다.

조건은 좋은데 아직 개발되지 않은 내용으로 심지어 5일만에 밀어 넣기는 무리구나 싶다.

작년에 강정 프로젝트를 할때는 몇일만에 뚝딱 기획안 만들어서 제작비를 받아내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이번 작업은 그렇게 해서 될 일은 아닌듯 싶다.

갈수록 몸은 느려지고 패기도 줄어드는건가 싶어 웃음이 나온다.


만들어 놓은 영화 레드마리아 일본배급도 신경써야 하는데

벌써 생각은 다음영화에 꽂혀있다.

물론 예전같으면 벌써 달려들어 시작을 했을텐데 확실히 몸을 많이 사린다.

이렇게 천천히 가는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그 시간만큼 벌어야 할 생활비가 쬐끔 걸리네.ㅎ

그래서 요즘 그렇게도 싫어하던 강의 요청 들어오면 은근 반갑다.


감자 두알과 계란 두알을 밥통에 넣고 찐다.

친구가 오면 하나씩 나눠먹을 생각으로 넣었는데 언제쯤 오려는지.

일단 맛있게 커피나 내려먹자.

벌써 오후 한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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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