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9.22 얻는 것과 잃는 것의 사이에서
  2. 2013.08.15 역사와 이미지 (2)
  3. 2013.05.29 불안
  4. 2012.11.25 영화 좀 틀어줘.
빨간경순의 노트2013. 9. 22. 00:23

스티브잡스 영화를 보고 있는데 기분이 묘하다.

뭔가를 얻기위해 뭔가를 잃게 되는...

매번 이런 감정은 날 흔들어 놓는다.

아무것도 잃지 않고 이룰 수는 없는 건지.

그건 욕심이고 늘 희망이라는 걸 알지만 가끔 둘 다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고민은 그래서 고민인 것이고 현실은 그래서 현실인 거라는 걸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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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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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2013. 8. 15. 12:29

어제 찍은 촬영본을 검토하고 오늘 찍을 내용들을 검토하다가 

그냥 사무실에서 잠이 들었다.

사무실에서 자면 늘 일찍 일어나게 되는지라 오늘도 일찍 일어나 

구내식당에서 2500원에 먹을 수 있는 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화장실에 가다보니 복도도 사무실도 온통 컴컴하다.

이건 뭐지 하면서도 오늘이 광복절이라는걸 깜빡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새벽에 먹을거라도 사다놓을걸 하면서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기사와 메일을 잠시 훑어본다.

그래 광복절이 맞긴 맞구나.


어제 위안부할머니들의 수요집회를 찍고 왔었다.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위안부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과 사과를 요구하는

피켓과 나비부채를 들고 뜨거운 땡볕에도 불구하고 두시간정도를 앉아서

위안부문제가 해결되기를 기원했다.

그런데 수많은 취재진들 사이에서 참석하신 두 할머니를 보고있자니

마음이 착찹했다.

할머니들을 찍기위한 취재진의 경쟁을 보며 마치 연예인을 취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을 해보았다.

저 많은 취재진들이 수많은 셔터를 눌러대면서 

고르고자 했던 이미지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물론 우리는 그 이미지를 바로 그날 저녁 방송이나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봐왔던 그 이미지는 할머니들의 긴 역사중 

오로지 한시기의 상징으로만 고착되어 온 이미지이며

그 이미지로 우리는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를 바라보고 그것만을 기억할 것이다.

영화라는 것도 어찌보면 그런 이미지를 찾는 과정의 연속이기도 하다.

이미지를 어떻게 영화속에 각인화 하느냐에 따라 보는 이의 연상작용이 강화되기도 하고

해체되기도 할 것이기에.

그래서 영화는 무서운 각인이기도 하다.

역사도 비슷한거 같다.

마치 역사를 상징하는 몇개의 단어만으로도 우리의 의식은 가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것이 사실이었던 것처럼 믿고 있으니.


그래서 나는 역사를 들춰보는거 별로 안좋아한다.

역사의기술이라는 것이 늘 찾은 만큼의 자료를 통해 유추하고 해석하는 것일뿐

내가 알고싶은 민중의 시선이나 여성의 시선이라는 건 

늘 소소한 발견과 해석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올바른 교과서라는 것도 엄밀히 따져보면

남성의 역사의 이쪽과 저쪽의 시선으로 보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문득 어제 참석한 수많은 여고생들의모습이 생각난다.

그들이 보는 역사란 무엇일까 하는.

그리고 그들이 암기하고 정답이라고 배우는 역사는 무엇일까 하는.

나도 한때는 그것을 암기했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믿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물론 암기에 약한 나는 틀린 답을 많이 써내고는 했지만.


레드마리아 두번째 이야기는 그렇게 역사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역사를 바라보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내가 궁금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이미지화되지 않은 혹은 각인되지 않은 여성의 역사다.

여성의 역사라는 것도 발견되지 않고 묻혀있는 것이 훨씬 많기에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도 만만치가 않다.

그런데 문득 나도 내 영화의 끝이 궁금해졌다.

과연 내가 보고자 하는 이미지는 어떤 것이고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일지.

창밖을 보니 벌써 해가 중천이다.

촬영 나갈 시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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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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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조건형

    평소에는 역사에 관심도 없으면서 광복절만 되면 호들갑 떠는 그 모습이 저도 좀 불편하네요^^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에는 일제에 대한 것만 있지 않는데 그안에서 국가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나 우리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사유하는 시선이 거의 없는 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레드마리아2를 찍으면서 다양한 지점에서 배우고 공부하고 깨지고 깨닫는 과정을 즐겁게 하시길 바랍니다^^ 레드마리아2로 저는 또 생각지 못한 부분을 배울수 있겠지요^^ 레드마리아 는 두달전인가 다시 한번더 봤었는데 처음 볼때와 달리 감독님이 왜 10명의 등장인물을 등장시켜서(그래서 한명당 촬영분량이 적지만) 연출했는지 유츄해 볼수 있었고 약간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여성의 노동이 비가시화되어있고 몸에 대한 이야기가 섹시코드외에는 중심에서 다뤄진적이 없다는 생각을 새삼 해보았습니다^^

    2013.08.15 13:52 [ ADDR : EDIT/ DEL : REPLY ]
    • 우리가 알고 있는게 다가 아니라는 출발이 늘 중요한거 같습니다.저도 역시 종종 그 질문앞에 허물어 질 수밖에 없는 많은 것들을 해마다 느끼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가끔 뭔가 지키고자 하는 우리의 마음속에 참 많은 보수를 품고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족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고 세계를 지킨다는 그 소명의식 속에 정작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말이예요. 레드마리아를 다시 곱씹어 주셨다니 정말 반갑고 감사합니다.^^

      2013.08.15 18:03 신고 [ ADDR : EDIT/ DEL ]

빨간경순의 노트2013. 5. 29. 16:05

생전 꿈도 잘 꾸지 않던 내가 친구를 꿈에 보고 벌레가 몸속에 들어가는 꿈을 꾸고

덩달아 계속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어제는 몇달전 교통사고로 수술했던 엄마의 고관절 부위에 괴사가 왔고

다시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내가 요즘 불안을 안고 산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문득 지난달 도봉산 선인봉을 오르다 보았던 매가 생각난다.

그의 눈빛도 불안했던거 같다.

자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암벽한답시고 오르고는 인간들을 보면서

그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쏘아보았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 그 느낌과 불안이 겹치는 상황.

지금 내가 그런것 같다.


며칠전 제작지원면접때 만난 모감독이 생각난다.

그는 면접 전 몹시도 불안하고 초조해 계속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다가

나를 보는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고 했다.

경순만 보면 내가 마음이 풀리는거 같아라면서 그는 다시 

불안을 차곡차곡 접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의 불안은 우울과 겹쳐있었다.

진행되고 있는 영화를 완성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과 함께.

그의 불안이 면접에 영향을 끼칠까 두려워했고 냉정해지려 했지만

불안의 냄새는 가려지지 않았다.

그의 불안은 제작지원의 결과가 나올때가지 계속 될것이다.


나는 다시 매의 불안을 생각한다.

그를 만난 이심전심의 상황을 수다라도 떨고 싶은데

경계를 늦추지 않겠지.

마음도 쉽게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어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아쉽다는 생각에 외로워진다.

외로움도 불안과 맞닿아있는 정서구나 느낀다.

하지만 그 외로움은 지금 나의 불안에 비하면 느낌도 없는 실체.

이리저리 불안을 탐색해보지만 역시 나의 불안도

결국은 돈으로 귀착이 된다.

그러니 매가 나를 받아들일 리가 있었겠나.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다고 동정을 구하는 나를 얼마나 비웃었겠나.


고작 돈으로 불안해 하는 니가 나를 이해한다구?

아니 너야 몸도 튼튼하고 그저 새끼들만 보호하면 되는 거지만

나는 영화도 찍어야 하고 몸도 추스려야 하고 새끼는 아니지만 엄마도 챙겨야 하고

내가 지금 할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대체 니가 뭘 안다고....

그래 그니까 너는 계속 그리 살렴.그게 인간인게지.

그렇구나 너는 매고 나는 인간이구나...

#$%@&&&*^%^$#!......

우리의 대화는 서로를 찌르기만 한다.

그에게 무엇을 바란다고 이렇게 나불대는가.

결론으로 치닫자니 좀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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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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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25. 14:03

10년전 지역의 전교조선생님들 몇 명이서 충주작은영화제라는걸 시작했고 올해 12회를 맞이했다. 다른지역도 마찬가지지만 도시에는 멀티플렉스 극장 하나뿐이 없다.그 극장의 10개가 넘는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광해처럼 잘나가는 영화뿐이기에 지역 사람들은 선택권이 없다. 워낭소리가 전국에 선풍을 일으키며 틀어질때도 충주에서는 틀지를 않아 지역의 극장에 상영요청을 했었다고 한다.하지만 거부를 당했고 거부당한 몇몇의 선생님들과 시민들이 상영회를 만들어 틀었더니 관객이 줄을 지어오는 통에 2회상영을 4회상영으로 급조해 12시가 넘도록 중단을 못했다고 한다. 영화가 보고싶은데 서울까지 가는 일은 너무 힘들다고.그것도 몸이 청춘일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물론 서울에 사는 나조차도 가끔 그런노력을 해야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조차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열정으로 찾지 않으면 볼 수없거나 이미 내린 영화들이 수두룩 하다.

대선후보들은 남들이 다 깔아준 영화보며 눈물 한번 훔치고 초간단 평하나 뱉으면 많은 사람들이 집중해서 박수쳐준다. 뭐 이런 지랄이 있나. 그것도 유명한 영화들 한번 찍고 시대를 느낀 것인냥. 나는 영화에 나온 사건에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건 영화 자체를 주목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것. 작은 영화관에서 틀어지는 영화들 교차 상영해서 시간표를 뚫어져라 동그라미치고 외워야 볼 수 있는 영화들.영화가 틀어지는지도 몰라 어쩌다 아는 관객이 들어가면 한명도 보고 두명도 보는 영화들.그런 상영조건 조차 마다하지 못하고 틀어져야 하는 수많은 영화들.그런 영화들조차 지역에서는 침한번 발라놓고 동그라미 치기도 힘들다는 것.

우자지간 레드마리아 상영후 준비하신 분들이 그런다. 다운받아 본것과 극장에서 보는게 참 다르다고. 훨씬 좋은거 같다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스러운 칭찬처럼 대화가 오간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집에서 CD로 늘 들을 수 있어도 구지 공연장에서 보고 듣고 하고 싶은 것처럼 영화는 더더욱 극장이 주는 생명력이 있다.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줄 정책이 필요하다. 세상을 보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단지 스트레스를 풀기위한 영화로만 전락하는건 위험한 현상이다. 문화예술의 존재 이유는 그것이 제2의 언어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소통과 대화를 작가들이 말하는 것이고 관객은 자신들의 이야기로 새로운 상상과 고민과 사유를 즐길 수 있는거 아닐까. 이명박정권의 문화예술정책의 탄압은 바로 그 제2의 언어를 중단시킨 것이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로만 소통하라고.

수많은 독립영화인들이 늘 싸우는 사람처럼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러니 모두가 액티비스트가 되지 않을 수 없는것이다. 말을 봉하니 그 말이 더 거칠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썅 영화틀어 달란 말이지. 이런와중에 베니스영화제 상받고 귀빈대접 받으면서 끝나지 않고 거침없이 여기저기 작은영화 독립영화에 극장문을 열라는 김기덕 감독의 발언은 얼마나 고마운지. 얼마전 민병훈 감독이 <터치>라는 영화를 8일만에 내리고 소송을 시작했다는 그의 행동에도 박수와 힘을 보태고 싶다. 아주 오래전부터 검열에 시달리던 곡사의 영화들. 지난번에도 영화<고갈>이 제한상영가를 받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도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 : 시대정치와 현실 참여>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소송을 시작했다.지치지 않는 그들이 있어 그나마 영화는 계속 숨을 쉰다. 애니멀타운을 좋게 본지라 전규환 감독의 영화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베를린에서 퀴어라이온상을 받은 <무게>라는 영화도 제한상영가를 받아 영화관에서 볼 수없는 영화가 됐다. 제한상영가는 사형이나 마찬가지다. 안그래도 박근혜 후보가 성범죄관련해서 사형어쩌구 운운하고 있는데 도대체 정신이 있는건가 없는건가. 무식한 정권이 들어설때마다 범죄와의 전쟁으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이니 이런 공포가 고문이 아니고 뭔가.

우자지간 그렇게 많은 영화들.셀수없이 많은 보고싶은 영화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아니 죽어가고 있다. 영화의 유령들이 곡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막 새롭게 나오는 영화들 그 영화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아직 살아있는 영화가 있을때 다시 동그라미 쳐가며 있는 영화라도 보고 싶다면 일단 서독제로 가보자.(http://siff.or.kr) 그곳에 가면 살아있는 영화들의 참맛을 느낄 수 있으리. 그리고 작은 상영회로 그리고 작은 영화제로 관객을 기다리는 곳이 있다면 주저말고 찾아가자. 예기치 못한 감동이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대선 후보자를 만나면 말하자. 영화 좀 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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