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를 사는 아시아 여성들의 삶을 하나의 범주 안에서 기록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다만 가장 구체적인 삶의 조건으로 내려가서, 이 여성들이 공유하는 어떤 지점들, 즉, 전지구적 자본주의를 사는 아시아 여성들의 노동, 그리고 그 노동과 분리될 수 없는 몸에 대해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때 그 몸의 상처, 고통, 활동, 그러니까 그 몸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 우리는 아마도 그간 남성들의 시선, 언어에서 누락된 아시아 여성들 각각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완결적이지 않고 통합적이지 않으며 파편적이고 희미하지만, 오직 정서적이고 경험적인 연대로 가지를 뻗어가는 아시아 여성들의 지도. 아마도 경순 감독의 <레드마리아>는 그 지도의 첫 장이 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일본, 그리고 필리핀을 오가며 감독은 많은 여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일상과 그 일상을 꾸려가기 위한 그들의 노동과 그 일상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시작한 그들의 저항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는 엄마이기도 하고, 성노동자이기도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이기도 하고, 위안부 여성이기도 하고, 이주민 여성이기도 한 이들의 삶을 교차시키며 공통된 지점들로 엮어내면서도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이들 사이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차이들을 발견한다. 이를테면 한국과 일본의 파견 노동자들이 기업들의 해고에 맞서 어떤 투쟁을 하고 있는지, 한국과 필리핀의 성노동자들이 사회의 편견에 맞서 어떤 식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생존을 꾸려 가는지 이어서 보여주는 식이다. 여기에 영화는 특별한 설명을 덧붙여 각 국가의 여성들이 당면한 현실을 분석하고 비교하는 대신, 그저 그들의 세계 각각을 오갈 뿐인데, 그 과정에서 영화는 자연스럽게 쟁점을 만들어낸다. 요컨대, 오래 전 일본 군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강간을 당했던, 지금은 노인이 된 필리핀 여성들 중 한 명이 현실의 성노동자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그들을 ‘여성의 권리’ 안에서 망설임 없이 받아들일 때, 두 집단은 시스템의 폭력 안에서 자신들의 몸-경험, 혹은 몸-역사로 교집합을 발견하고 끌어안는 법을 터득한다. 그것은 그 어떤 지식인 페미니스트들의 주장보다 급진적이다. 혹은 영화가 유사한 상황에 처한 것처럼 보이는 여성들을 오갈 때, 우리는 그 유사한 상황 속에서도 계급, 섹슈얼리티, 민족 등의 차이가 빚어내는 다른 삶의 조건들을 보게 되고, 단순히 여성이라는 범주로 포괄할 수 없는, 그 안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착취와 피착취의 무수한 권력관계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의 도입부와 끝에서 감독은 자신이 만난 수많은 여성들의 배를 얼굴 없이 찍었다. 늘어지고, 터지고, 불룩한, 각양각색의 형상을 한 신체의 기관, 아니, 여성의 개별 과거를 고스란히 담은 흔적이자, 지금도 살아 숨쉬는 활동으로서 어쩌면 가장 숭고하고 가장 추한, 그리하여 어쩌면 가장 논쟁적인 여성 몸의 일부, 아니 전체. 거기, 얼굴이 잘린 이 배들은 이상하게도 대상으로서의 신체 일부가 아닌, 그 자체로 충만한 세계로 느껴진다. <레드마리아>는 무언가 메시지를 역설하거나 어떤 답의 뿌리를 찾기 위해 각국의 여성들의 삶을 모아 깊게 들어가는 대신, 서로를 서로의 질문으로 만들어 즐겁게 펼쳐가며 스스로 네트워크가 되려는 영화다. 무엇보다 이 여성들이 붙잡은 삶의 의지를 기꺼이 끌어안고, 그들의 친구로서,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그 삶들이 마주한 세계들을 바라보려는 영화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아직, 시작이다.
일본 출국전 미리 이야기 한 것처럼 ACW2의 총회는 바로 레드마리아의 첫촬영이 있었던 곳이다.
미리 ACW2의 대표인 이토 미도리를 만나기 위해 전 날 출발한 나는 공항에서 그녀와 조우를 했다.
예전보다 헬쓱해지고 인상도 좀 부드러워진 듯한 미도리에게 '귀여줘졌다'고 말하니 웃는다.
만나자마자 우리는 반가운 포옹이 끝나기도 전에 일본의 최근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미도리의 말에 의하면 쓰나미와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일본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한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무엇이었든지 간에 삶에 있어서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건
참으로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말이었다.
그것이 돈을 버는 것이든 집을 사는 것이든 교육을 향한 열정이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욕망의 순위가 바뀌었다는 건 혁명이거나 재앙을 격은 후의 선택지이다.
쓰나미와 원전사고의 여파는 바로 일본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심어 준 거였다.
그래서 미도리상은 현재 일본의 상황에서 노동의 의미를 다시금 재고해 보는 이 영화가
유의미하다는 생각을 했고 구지 일년에 한번 있는 전국총회의 메인프로그램으로
레드마리아의 상영을 결정했던 것이다.
보통 노동조합이나 단체의 특별행사 정도로 기획되는 영화상영을 감안하면
정말 획기적인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내 입장에서는 마냥 즐겁게만 받아들일 일만은 아니었다.
4년전 이치무라가 섰던 그자리에서 내가 대신 받아쳐야 할 많은 질문들을 상상하며
과연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조금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총회가 있던 날 아침 요요기공원에 사는 이치무라의 초대로 텐트에서 점심을 같이 했는데
내가 상영후 관객과의 대화가 긴장된다고 했더니 사실 자기도 그렇단다.
영화에서는 그래도 걸러서 편집을 했지만 그날 혼자서 많은 사람들의 공격적인 질문과 비난을
들어야 했던 이치무라는 여전히 그날의 기억이 즐겁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치무라는 3.11이후 꾸준히 쓰나미와 원전사고로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과 연대와 지원사업에
참여를 했고 현재는 폐허가된 동북부의 마을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을 그림에 담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시 재건하는 과정에서 여성들과 아이들은 여전히 뒷전이고
남성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재건사업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치무라의 말에 의하면 가부장 중심으로 만들어진 모든 시스템과 건물 등이 무너졌는데
다시 복구하는 방식도 여전히 가부장중심의 문화를 세우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현장을 담고 싶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얼마나 기특하고 예민한 투사인가. 예민함이란 바로 이런곳에 빛을 발해야 제격인데
우린 그 예민함을 얼마나 엉뚱한 곳에서 쓰고 있는지 갑자기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우자지간 그렇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우린 총회장소로 이동을 했다.
총회장소는 요요기공원의 바로 옆에 위치한 도쿄 올림픽청소년센터였다.
총회장소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방마리아 어머님과 모니카가 눈에 뛴다.
그리고 후쿠시마에서 사는 사토상까지 참석을 해 서로 얼굴도 모르던 그녀들이
처음으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
시즈오카에 사는 조순자선생님만 빼고 모두 한자리에 모였고 영화가 끝난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번 상영은 원래 총회에 참여하는 ACW2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상영이었지만
특별히 이날은 영화만을 보러온 사람들도 혀용이 되어 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왔다.
영화가 끝난후 우선 주인공 세명을 단상에 불러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들 어찌나 말을 잘 하는지 예정시간을 초과해 버렸다.
모니카는 이주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늘 희망을 잃으면 안되다고
우리 모두 함께 싸워야 한다고 너무나 당당하게 마치 연설을 하듯이
청중을 끌어들여서 그 힘찬 발언에 관객들 모두를 쥐었다 폈다 했는데
보통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재밌는 광경이었다.
사토상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집과 일자리를 잃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그들이 부당하게 당하고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장시간 이야기했다.
그녀는 더더욱 단단한 운동가로 변신해 있었다.
싸움이 끝난후 행동이 달라지는 많은 사람들을 경험한 나로서는
그녀의 현재가 너무 아름다워보였다.
이치무라는 조금 긴장된 모습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여전히 이치무라답게 천천히 할말을 다하는 그녀의 방식대로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했고
마무리는 역시 노숙여성들이 함게 만든 생리대를 홍보하며 끝냈다.ㅎ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여러질문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영화속에 나오는 많은 여성들이 각자의 현실에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 싸우고 있고 또 우리의 현실도 무언가 끊임없이 싸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던 거 같다.
그 이야기에 대한 대답을 내가 하는 것 보다는 영화속 주인공들이 하는게 더 좋을 거 같아서
마이크를 넘겼는데 모두들 참으로 진지하게 다양한 대답을 했던거 같다.
문득 이질문을 들으면서 우리도 각자 답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
원래 한시간이 넘게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모자랐다.
결국 아쉬움을 남기며 상영회가 끝났는데 한 관객이 함께 사진찍고 싶다며 찾아왔다.
그녀는 시각장애인었다.
큐슈에서 이 영화를 보기위해 왔다고 하는데 한번 놀랐고
영화를 보고 구체적인 감상평을 이야기 하는데 또 한번 놀랐다.
그녀와 함께 온 친구가 옆에서 자막과 그림을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영화를 보았다고 하는데
정상적인 두눈으로 영화를 본 사람들도 때로는 영화가 어렵다거나 뭔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분은 그런 내색은 커녕 이영화를 많은 장애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말까지 해서
내가 오히려 당황스러웠다는 야그다.
결국 다음날 아침에 잡혀있는 분반토론 중 하나인 감독과의 대화를 하는 시간까지
참여를 해서 장애인들의 노동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는 돌아갔다.
다시한번 느끼는 이야기지만 정상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혹은 잃어버린 기능들이 참 많다는걸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이시기, 위기의 시대라고 느끼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장애인들이 느끼는 것 같은 결핍의 새로운 감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우리가 보고 있는 것
우리가 익숙해 하는 모든것을 의심하고 바꾸는 감각 말이다.
1박2일의 총회가 끝난후 나는 영화를 찍는데 도움을 준 분들께 인사를 하기위해
4박5일간의 바쁜 여행을 시작했다.
공항에 마중나온 이토 미도리상과 가토상. 두사람 모두 이번 일본 여행에 큰 도움을 준 분들이다. 사람에게서 늘 배우는 재미를 다시한번 알게해준 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전히 그대로 변함없는 이치무라의 텐트. 이날도 꽤나 추었는데 여전히 잘 버티고 있는 그녀가 신기했다. 그녀는 여전히 바쁘게 살고 있는 노숙인이었는데 노숙여성들과 함께 만드는 면생리대와 도쿄올림픽을 개최를 반대하는 운동을 하고 있었고 앞서 이야기한 3.11 이후의 동북부 지역의 여성들의 삶을 그림에 담는 프로젝트를 하고있다.특히나 이 프로젝트는 왔다갔다 하는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녀이 표현에 의하면 여기저기 조금씩 돈을 구걸해서 한다고하는데 남의 일같지가 않아 마음이 짠했다. 아무도 조명하지 않는 곳을 찾아 예술로 이야기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가를 알기에.
방마리아 어머니와 모니카.
이치무라 모니카 사토
밥을 먹으면서도 모니카와 사토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전 몰랐던 사람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서로 적극적이어서 보기 좋았다.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모니카는 후쿠시마의 생생한 이야기를 사토는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알았을듯 싶다.
밥을 먹으면서도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나에게 통역해 주었던 왼쪽의 히로유키와 오른쪽의 가토상. 동시통역사가 둘이나 되는 황송한 경험을 했다. 정말 감사 감사.^^
올림픽청소년센터에서 1박을 했는데 아침에 자신이 사용했던 시트를 깔끔히 정리했다. 반납을 할때 센터에서 말한 규격대로 접어서 반납을 해야한다고해서 정리하는데만 꽤나 많은 시간을 써야했다.ㅎ
다음날 오전에 있었던 분반토론.감독과 대화를 할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사토상과 큐슈에서 오셨던 시각장애인 후지와라상. 그녀는 토론중에 레드마리아에서 많은 여성들의 노동을 이야기했는데 장애인들이 살아내기 위한 노력도 노동이 아닐까요라는 질문을 했다. 보통 장애인을 돌보는 분들의 돌봄노동만을 이야기하는데 장애인들은 살아가기위해 해야 하는 모든것이 노동으로 생각하지 않는게 참 안타까웠다는 그녀의 말에 백프로 동의를 하면서 그렇게 레드마리아를 읽어낼 수 있는 시선에 새삼 놀랐다.여성들의 시선이 힘을 발하는 대목이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총회가 끝나고 통역을 해준 가토상이 그녀가 통역비로 받은 돈의 일부를 나를 따라온 친구 히로유키에게 주었다. 그냥 놀러온거 라고 말했는데도 그녀는 중간중간 통역을 대신해주어 덕분에 자기가 편했다고 그러니 당연히 나누어 써야하지 않겠냐며 주었다. 나는 정말 눈물이 나올지경으로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고 또란 존경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는 여지껏 이렇게 쿨하고 정확하게 일하는 사람을 보지 못햇다.특히나 모든것에 쿨하다가도 늘 돈문제에서는 감춰지지 않는 쫀쫀함을 많이 보았기에.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지만 사실 이게 진정한 투게더 정신이 아닐까 싶다.존경합니다 가토상.!!!
총회가 끝난후 바로 시즈오카에 사는 조순자선생님을 찾아 갔다. 선생님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반가웠던건 마짱과 히로짱을 만난 것. 마짱이 워낙 욘사마를 비롯한 한류아이돌을 좋아한다고 해서 이번에는 비스트 사진이 박혀있는 컵을 선물했는데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에 내가 다 감격했다. 근데 한가지 안타까운 소식은 촬영이 끝난 다음해 마짱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고 지금은 혼자서 거동하기 힘들만큼 몸이 안좋다고 한다. 그녀가 오래도록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원래는 마짱을 만난후 메부키의 친구들까지 다 만나 볼 생각이었으나 멤버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서 다른 이들은 대신 선생님이 선물을 전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마치 친정집을 방문한 것마냥 간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선생님집에서 늦잠을 자고 해주시는 밥을 먹고 선생님이 챙겨주시는 선물까지 잔뜩들고와서 결국은 배낭이 다시 무거워졌다지.ㅎ
카나가와시티유니온에서 다시 방마리아 어머님과 위원장인 무라야마상을 만났다. 방마리아 어머님은 남편이 작년에 돌아가셨고 무라야마상은 4년전과 똑같이 피로에 쌓여있었다. 한때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중심이었던 이곳은 이제 모니카와 같은 중남미노동자들이 대부분인데 일본경제가 안좋아지면서 현재는 이들도 많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문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어서 남은 일꾼들은 할일이 많지만 그들의 표정은 언제나 밝다.
원래 모니카의 집에서 일박을 하기로 했는데 모니카가 아침여섯시에 출근을 나가야 해서 마리아어머님이 일찍같이나오면 피곤하다며 당신집으로 가자고 했다. 결국 모니카와 나는 어머님과 온천엘 같이가서 깨벗고 목욕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나왔다.역시 여자들의 수다는 목욕탕이 최고다.^^
방마리아 어머님댁에서 발견한 어머님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책. 마리아 어머니는 65년도에 일본인 남편을 제주도에서 만나 결혼을 하고 일본으로 넘어와 80년대말부터 한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일하시기 시작했다.말한마디 못하는 불법이주노동자였던 한국인들이 산재를 당하거나 문제가 생길때 어머님이 이들을 돕는 일을 하셨는데 그당시 산재를 당한 사람들이 많아 한해에 5명씩 죽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 함께 의기투합해서 만들어진게 바로 카나가와시티유니온이라고 한다. 이책은 94년도에 일본 르뽀작가가 어머님의 활동을 기록해서 책으로 출판것이라고 한다. 왜 이런책이 한국에는 번역되어 나오지 않는지.
어머님이 사시는 아파트도 3.11 이후 지진에 대비한 철근공사가 시작되어 작년에 완공이 됐다고 한다. 현재도 일본의 지진계를 보면 거의 매일 곳곳에서 크고작은 지진이 있다고 한다.이모습을 보니 그들은 거의 지뢰를 밟고 사는거처럼 보였다. 한국이라면 벌서 난리법석이 났을텐데 우자지간 이런면에서 보면 일본에 사는 사람들이 참 대단해 보인다.
일본에 도착해서 부터 계속 나와 함게하며 통역을 도와준 히로유키. 어쩌다보니 녀석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쉴대 한장 찍어놓았다.현재 일본 도쿄에 살고 있고 미혼이고 한국어 통역과 번역에 아주 유능한 친구이니 통역이 필요한 사람들 연락주시압.^^
내가 떠나기 전날 레드마리아 배급을 위해 사람을 소개시켜 주고 맛있는 오꼬노미야끼로 저녁까지 사주셨다. 내가 오히려 대접해야 한다고 했더니 가토상이 그런다. 내가 더 언니잖아.ㅎㅎ 가끔 같이 있다보면 이분이 일본인 맞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한국말도 문화도 너무 잘아신다. 일본에 있을때는 언니라고 불러들이지 못했는데 정말 이런 언니는 한명 있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ㅎ
일본 촬영이 있거나 이렇게 방문할 일이 있을때마다 가끔 잠도 재워주고 맛난것도 사주고 여러가지 조언도 아끼지 않는 사이토 아야코상. 이날 아야코가 대장금에 대한 이야기를 어찌나 맛깔나게 하던지 한국 돌아가면 나도 꼭 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오나라 오나라....ㅋㅋ
영화 보기를 마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입니다. 맨 왼쪽부터 빨간거북, 문문, 경순 감독, 그리고 저 입니다.
김샛별 님 연주 입니다.
관객의 시 낭송에 맞춰 키보드를 연주하는 시간도 재미있었습니다.
12월 28일 심야책방은 사람들이 복작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저녁 8시에는 경순 감독의 다큐영화 '레드 마리아'를 상영했습니다. 5천원씩 관람료를 받았는데 책방에 비좁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상영회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영화가 끝나고 나서 소소한 집담회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너무 많은 분들이 영화 관련해서 할 얘기들이 많아서 경순 감독님을 무대에 모셔 이야기를 듣다가 밤 11시를 넘겨 뒤풀이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어찌 된 일인지 독일에서 오신 분, 일본에서 오신 분들이 함께 영화를 보게되어서 아주 국제적인(?) 집담회가 되었습니다. 감독님은 가끔 책방에서 뵈었을 뿐인데 오늘 이렇게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멋진 매력이 또 느껴졌습니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집담회에 이야기 손님으로 함게 참여해준 빨간거북과 문문 님도 감사합니다. 아마 저 혼자 이런 자리를 진행하려고 했다면 완전히 망쳐버렸을 거에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ㅜ
이어진 심야책방 공연은 1집 앨범 '운동'으로 인기몰이중인 김샛별 님 연주를 들었습니다. 김샛별이라는 이름이 가수활동 하면서 쓰는 가명인 줄 알았는데 본명이었더군요*_* 추운날 키보드까지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신 김샛별 님 열정에 감탄했습니다. 노래도 책방과 어울리게 시인의 글에 곡을 붙인것을 많이 했습니다. 그것도 좋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센스있는 분들께서 앵콜 요청이 쇄도하는 바람이 한곡을 더 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올리려고 보니까 제가 사진을 이상하게 찍어서 김샛별 님 얼굴이 이상한 표정인 것만 수두룩하지 뭡니까. 굉장히 많이 찍었는데 그래서 그나마 나은 사진을 두장 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샛별 님ㅠ.ㅜ
이글은 한국영화를 관심있게 보는 Simon McEnteggart의 블러그에서 옮겨온 것이다.
Red Maria (레드 마리아) – 6/10
Red Maria (레드 마리아)
The dilemmas facing women in South-East Asian countries are multitudinous. Despite the great variety of countries within the region, and regardless of the diverse cultures and heritage, each nation has one thing in common – the dominance of patriarchy. As such the role of women as wives, mothers and homemakers has been, and continues to be, difficult to shift even though increasing numbers of women have entered the workplace. Interestingly this in itself is problematic in defining the term ‘labor’ in regards to females. Traditionally the word refers to employment in exchange for money and/or trade goods, but as females occupy such diverse roles the definition is difficult to clarify.
Director Kyung Soon (경순) attempts to address the quandary through her documentary Red Maria (레드 마리아). During the course of the film, the director explores the concept of women’s labor within South Korea, Japan, and The Philippines documenting the lives of a number of females each with her own struggles. From unfairly dismissed employees and care workers, to women working in the sex trade and the homeless, director Kyung Soon seeks to convey that while each of the females within are not connected physically, the trials they endure and their strength of character unite them spiritually in the struggle against oppressive patriarchy. Such an objective is incredibly ambitious, and while this does allow for a highly interesting documentary the sheer number of participants makes the film overstretched and lacking an emotional core, while the editing and other post-production techniques also detract from the experience.
A care worker in Japan allows insight into her daily life
In attempting to convey the daily struggles of South-East Asian women, director Kyung Soon deserves praise indeed as it is rarely touched upon in mainstream cinema. The concept of women’s labor and it’s definition is certainly intriguing given the variety of cultures and statuses within the region. However, her desire to capture so much information is also her undoing as the documentary is, while very interesting, lacking in focus. The multitude of characters that inhabit the film also suffer the same fate as while each person is intriguing, they are given only brief segments of time before the audience is whisked off to another location and situation.
This particularly applies to the women from The Philippines. The Filipino women are far and away the greatest assets of Red Maria (레드 마리아). Their stories are poignant and tender, and the sincerity of their emotions and their drive to continue on despite obstacles are the heart and soul of the film. The women profiled are those who have fallen outside the margins, those living in slums, working in the sex trade, and the elderly. Their stories are heart-breaking yet inspiring as they refuse to let the severity of their respective situations dampen their spirits. Scenes in which senior Filipino women describe the rape of an entire village decades before by Japanese soldiers cannot fail to shock, while the generations of women – within the same family – working in the sex trade is incredibly saddening. Likewise, the families living within the slums being forcefully evicted are compelling to say the least. Yet with each struggle there is hope due to the incredible resilience of the women involved, whether fighting for the truth and an apology, studying to change career, or even refusing to move, the Filipino women are inspiring in their strength and tenacity. These scenes also provide Red Maria (레드 마리아)with the greatest visuals throughout the film. Within the slums for example, a train passes mere inches from the abodes of those that reside there in comically stunning fashion. The senior women show the location of the mass rapes, a large red mansion in the country which is incredibly sinister and reminiscent of horror films. Their stories are the most compelling feature of Red Maria (레드 마리아), and had director Kyung Soon continued to follow their development the documentary would be much stronger for it.
Senior Filippino women discuss past atrocities comitted by Japanese soldiers
However, as South Korean and Japanese women are also profiled the tone of the documentary consistently changes and is quite jarring. Alternating between these locations also unfairly lessons the impact and seriousness of those in Korea and Japan. While women in The Philippines struggle to survive, the women from other countries are protesting against unfair dismissal, working as care workers or travel agents, or living in a tent in the woods. Their situations are interesting and important in emphasizing alternative forms of patriarchal oppression, but it is impossible not to compare and contrast with the more uncompromising situations faced by their counterparts. It also doesn’t help that so little screen time is dedicated to them, nor that their innermost thoughts are not really revealed, making it difficult to empathize with the struggles they endure. There are also instances which beg for more insight that never appear, such as workers rights and governmental and police hostility towards demonstrators, the difficulties of living homeless, and being an immigrant bride. Such areas are never explored fully, to the detriment of empathizing with the plights the women face. Additionally some claims – such as South Korea not being ready to accept sex workers – are downright odd, considering the sheer number of Korean prostitutes that operate within the country.
Post-production is also an issue with Red Maria (레드 마리아). Generally the editing is competent, yet there are several instances in which the documentary appears to be winding towards a finale only to pick up again and continue on. Scenes such as young Filipino women playing on the beach are inserted yet serve no purpose. The use of text highly detracts from the film as well, as the variety of different fonts, the occasional appearance of the director’s thoughts, and some flashy graphic work often serve to pull the audience out of the film. One of the interesting highlights of the film is the frequent recurrence of women’s stomachs which are symbolic of numerous attributes of the term ‘labor’, but oddly the text is never used to explain the director’s thoughts on this issue.
A recurring motif, a woman’s stomach symbolises the diversity of the term ‘labor’
Red Maria (레드 마리아) is a highly interesting documentary, and director Kyung Soon deserves praise indeed for attempting to profile the subjugation of women under oppressive patriarchy in South-East Asia. Yet her desire to explore the concept of women’s labor proves to be far too broad in scope, resulting in a lack of character and debate development, as well as audience empathy. Yet it is the Filipino women who are the genuine highlight of the film, bringing incredible poignancy and inspiration to the discussion, and make Red Maria (레드 마리아) worth watching.
영화만들며 놀기<민들레>1999,<애국자게임>2001,<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2003,<쇼킹패밀리>2006,<잼다큐 강정>2011,<레드마리아>2011,모든영화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음.
redsnowm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