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스케치2009. 9. 18. 16:31





 















 






일본에서 참 괜찮은 남자를 만났다.
그이는 또한 괘 괜찮은 여자의 남편이었는데, 이름하여 단테,
일본 주인공중 한명인 모니카의 남편이다.

둘이는 직장도 같이 다니고 시티유니온 활동도 같이하고 마켓에도 같이 간다.
대개는 생각만해도 지겹것다 하는 장면들이
이들이 출연하면 말캉말캉한 청춘 멜로가 돼버린다.
서로를 보기만 해도 사랑해하고 사뿐히 전해지는 눈빛들이
내게는 조용한 풍경소리처럼 다가온다.

단테는 지금 투병중이다.
몇년전에 임파선암 수술을 받았는데 재발을 한것이다.
다행이도 보험이 된다하니 가진것없이 투쟁하는 노동자에게는 큰 힘이 될테지만

몸이 아프고나면 그딴것들이 무슨 소용이랴.
하루를 꼬박 같이 하는 모니카가 얼마나 힘들까..
경순은 이 말을 뱉으면서 끝내 눈물을 떨궜다.

단테와 모니카에게 줄 인형을 사왔다.
경순과 인사동에서 걸어오는 내내 우리 둘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경순의 손에는 도령과 아가씨 인형이 들려있고
내 손에는 다음주에 만날 태혁이와 같이 놀 달고나셋트가 들려있었다.
우리 둘은 많이 다르지 않은 생각들을 했으리라.

단테의 건강을 빌며.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