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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6 산만한 하루
  2. 2012.11.28 강적들
제작일기2013. 3. 16. 02:24

오늘 따라 약속이 많았다.

아침 8시에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가서 담당의사를 만나 교통사고 진단서를 의논하고

11시에 영상교육 개인지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3시에 영화 산다 기획회의를 한후

7시에 한예종 교강사모임에 갔다가

대충 늦은 시간 제주도에서 올라온 재미교포 친구 유니를 만나야했다.


하지만 나는 8시는 이미 패스를 하고

한참 넘은 10시쯤 영상교육을 받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서야 잠이 깼다.

두시간 전에는 일어나야 두리번 거리다가 잠이 깨고 대충 약속장소에 가는 습관이 있는지라

10시는 너무 촉박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잠이 부족하다.

30분은 더 자야 뭔가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 싶어

결국 30분을 더자고서야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인건 약속 장소가 한강에서 촬영실습을 하기로 했다는거.

대충 이만 닦고 눈꼽만 대충 정리한후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달린다.

이것저것 촬영에 대한 기본을 설명하고 실습을 하는데

병원에 왜 안오냐고 전화가 장난이 아니다.

결국 만나서 해결해야 할 일을 중간중간 전화로 여기저기 문의하고

또 전화를 받는다.

바쁜 와중에 배에서는 꼬르륵 꼬르륵.

결국 추위를 핑계삼아 한강에 있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서

오손도손 후루륵 먹어치우며 촬영의 팁을 몇가지 이야기 한다.


이야기는 하는중에 계속 전화가 온다.

오늘 마지막에 만나기로 한 유니가 영어로 계속 카톡질이다.

일하는 중이라고 짧게 영어로 보냈지만

성에 안차는지 보이스톡 전화가 온다.

윤이는 한국말 쓰기가 힘들고

나는 영어로 쓰기가 힘들다.

촬영을 제대로 하는지 힐끔거리다 

결국 영어로 문자쓰기 힘들어 전화를 한다.

미안해서 어쩌니 내가 오늘 아무래도 시간이 안될거 같아.

우리 경묵이 집들이 할때 보면 안될까

하지만 친구는 그때는 자기는 서울에 없단다.

근데 어쩌냐 저녁에 교강사모임에 갔다오면 나는 녹초가 될꺼 같은데.

이래저래 주절거리다가 결국 다음에 보자고 했다.


전화를 끊고 촬영포인트를 바꾸는데 다시 전화가 온다.

영화 산다의 감독 미례다.

난데 오늘 kt총회끝나고 집으로 가는중인데 그냥 너희집에서 볼까?

우리집에서 보는건 좋은데 내가 한시간후에 병원엘 가봐야 할꺼 같아.

아침에 가야하는데 못가서 오늘 퇴근시간 전에 가서 의사를 만나봐야 해.

그래서 울집에서 보면 나는 나가야 하는데 너희는 어쩌냐.

결국 다시 미례집에서 보기로 하고 약속시간 30분전에

교육을 마치고 열라 자전거 패달을 밟는다.

집에 도착하니 커피한잔에 숨을 돌리고 싶어진다.

결국 약속시간에 미례집에 갔다가 병원에 가기는 힘들거 갔다.

그 시간을 절약해서 커피한잔으로 잠시의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다시 미레가 전화한다.

야 나 망원동지나려는데 너 어디니?

응 나 지금 집인데....


결국 설레발 떠는 사이 그들은 집으로 왔다.

집에서 한시간만 회의를 하고 찢어지기로 했는데

병원에서 엄마가 계속 전화질이다.

간병인 오늘 돈줘야 하는데 입금했니?

아니 자기가 주는 것도 아니면서 웬 왕비자세?

하지만 목소리는 이쁘다.

거시기 엄마 내가 지금 밖이라 집에가면 바로 입금할게 하면서 거짓말이 술술 나온다.

그리고 거짓말 하는 사이 사이 속으로는 열라 돈을 어디서 구하나 머리가 돌아간다.

그리고......


결국 회의 시간에 교통사고 보험금 처리에 대한

긴급지원을 받아 병원은 패스하고

회의를 시작한다.

회의를 빨랑 끝내고 교강사회의에 참여해

오늘의 화끈한 메뉴 양고기집을 갈까 하는데

이미 시간은 7시다.

결국 이번에 같이 강의를 맡은 미례와 눈빛을 교환한후

교강사회의도 패스다.

그리고 바로 그직후 귀신같이 김동원 선배가 전화를 한다.

야 뭐하냐?

거시기 엄마 교통사고 문제로 이리저리.....


뭔소린지.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들 돌아간뒤 꾸역꾸역 책상에 안자 구상하던 기획안을 펼쳐놓고 자료를 뒤지는데

갑자기 냉장고에 있는 동태가 생각났다.

그리고 제작팀 양미가 가져온 국화주가 생각났다.

하루종일 밥알이 배속에 들어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열심히 쌀을 씻고

저녁에 사들고 온 무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저깨 사다놓은 미나리도 생각났다.

가스불을 켜고 무와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팔팔 끓인후

동태와 마늘과 고추를 넣어 다시 팔팔 끓인후

미나리를 듬뿍 넣고 새우젖과 고추가르를 뿌려 다시 한소끔 끓여내니

맛이 일품이다.

끓이는 사이 밥이 익는다.


집에서 제일큰 대접에 동태국 한그릇을 푸고

밥한그릇을 푸고

그옆에 국화주 한잔을 올려 놓으니 고루고루 따뜻한 향이 코를 후비지 뭔가.

게 눈 감추듯이 동태국이 사라지고

밥알도 사라지고

또 한 그릇을 떠온다.

갑자기 세상을 다 가진듯한 이 느낌은 뭐니.

우자지간 밥그릇을 비울즈음

뭉개 뭉개 뭉개 했던 기획안의 실마리가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갑자기 산만했던 하루가 보람찬 하루로 마무리 되는 느낌.ㅎ


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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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28. 17:26

며칠전부터 엄마가 불고기 타령을 했다.

집에서 해먹자고 했더니 구지 방송에서 본 서울불고기 그집을 가야겠단다.

노란 불판에 올려진 그맛을 꼭 봐야겠다고.

이래저래 시간이 안맞아 미루다가 그제 또 전화가 왔길래 약속을 했다.

준비를 마치고 막 나가려는데 엄마가 전화를 했다.

얘 안되겠어.지금 밖에 나왔더니 너무 춥다. 

다시 감기걸릴까봐 나 다시들어가니까 나오지 마라.

뭐라 말한마디 하기도전에 이미 전화는 끊겼다.


어제 다시 전화가 왔다.

얘 오늘은 어떠니?....뭐...갑시다.

그시간 나는 이제 겨우 일어나서 눈꼽도 떨어지기 전인 12시 10분쯤.

두시에 만나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중간시간에 장사를 안하지 싶어서 전화를 해봤더니

역시나 1시부터 4시30분까지 장사를 안한단다.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해서 일단 집으로 오라고 했다.

쉬다가 4시반쯤 나가자고.

근데 엄마가 도착한 시간은 2시30분.

우자지간 집에 도착한 엄마가 그런다.

오늘은 왜이렇게 날씨가 덥니.하고는 옷을 벗기 시작하는데....

아래 옷을 네벌이나 입고 중간에 발목워머까지 휘감았다.


그리고는 냅다 여기저기 훑어보더니(예전같으면 지저분하니 어쩌니 말이 많았을텐데)

내가 지난번에 입으라고 주었던 츄리닝 안입으면 도로 줘.

엄마는 늘 나와 수림의 취향을 비껴가는 옷을 사들고 온다.

결국 우리는 옷을 받을때마다 다른이에게 옷을 넘겨주고는 했는데

그걸 발견할때마다 서운해하는 엄마의 뒤끝이 무서워

이제는 조용히 쳐박아 둔다.

근데 도로달라니...얼씨구나하고 얼른 찾아서 넘겼다.

그리고 4시가 다되어가길래 엄마 나가자 했더니

그사이 싱크대의 설겆이를 보더니 이것 좀 하구...

됐다고 말하기도 전에 그녀의 손은 이미 고무장갑속에 들어가 있다.


설겆이를 하는동안에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물소리때문에 들리지도 않는데 계속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내가 반응이 없자 이번 선거 누구찍을거냐고 하면서 소릴 빽 지른다.

어어...엉...뭐 아무래도 박근혜는 좀 안되는게 낫겠지하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려는데 갑자기 그런다.

얘...문재인이 대통령 되야해...

어..엉..아무래도 그렇지.

근데 엄마 박근혜 아니었어?

얘..난 한번두 박정희니 명박이니 그쪽얘들 좋아한적 없어.

여기까지는 좋았다.근데...

어디 여자가 대통령된다고 설치니...문재인 봐라.

남자답게 생긴대다가 잘 생기기도 했고 

그런남자가 집안을 지키고 나라를 지켜야지...

오마이 갓.


갑자기 문재인의 광고가 생각났다.

문소리의 청아한 목소리 다음에 이어지는 컷부터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문재인후보의 집에서 다리미질을 하고 내조하는 아내의 아름다워보이지 않는

내조의 그림까지....

가슴이 탁 막히는게 미치겠는거다.

우리 엄마같은 사람을 겨냥해서 이런걸 만든걸까?

대체 이전략의 포인트는 뭔거지?

단일후보라는 맥락을 빼고는

박근혜를 막아야 한다는 대의를 빼고는

어느것 하나 나에게 감동을 주는게 없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수림.

역시 그녀도 오자마자 대뜸 대선후보 이야기다.

엄마 박근혜가 티브이토론에서 미리 질문지를 받고 이야기했나봐.

그건 좀 아니지 않아. 근데 박근혜를 보면 웬지 불쌍해.

왜?

그거 있잖아 옛날에 어린왕자를 밖에도 못나가게 하고 오직 왕만 만들려고

세상과 겪리시켜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저 왕밖에 할일이 없는...

근데 엄마...담배 좀 나가서 피라고 하면 나보고 나가라고 하겠지?

허걱...


내가 그나마 유일하게 맘놓고 담배피는 곳이거늘

드디어 이곳까지 눈치를 보면 살아야 하다니 하면서

담밸 꼬나물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 대선후보들을 클릭하다가

노동자대통령후보 김소연을 본다.

여전한 미소 그리고 씩씩한 말투

하지만 정책이나 공약을 보면 너무 허술한 우리의 노동자대통령후보.

갑자기 화가난다.

이렇게 그녀가 출마를 할수밖에 없도록 만든 그 진보들에게.

정책하나 제대로 신경쓸 겨를도 없이 투쟁현장에서 살아야 하는 이 후보를

지지하고 만들어야 할 그 인력은 다 어디로 가있는 것인가.


현실과 꿈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계산을 한다.

근데 현실과 무수히 타협하며 만들어내는 정권의 수혜가 달긴하겠지만

꿈이 사라져가는 사회는 너무 무섭다.

단일후보 밀다가 가슴앓이로 속병걸리느니

꿈을 보기로 한다.

아무도 지지해주지 않을거 같은 거친 공약들 투성이긴 하지만 

진보를 가장한 강적들 보다는 아름답다.

나의 어물쩡한 태도도 이제는 그만 정리하자.

노동자 대통령후보 김소연 화이팅!!!


노동자대통령 후보 김소연의 선거캠프 http://nodongcamp.kr

노동자대통령 후보 김소연캠프 트위터 @nodongcamp

노동자대통령 후보 김소연의 트위터 @synodong

노동자대통령후보 후원금 http://nodongcamp.kr/?page_id=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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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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