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다 후미코'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8.31 레드마리아2_네마프 프로그램 노트
  2. 2016.03.30 레드마리아2 리뷰_ 강바다
  3. 2014.02.10 배봉기 할머니
기사와 리뷰2016. 8. 31. 13:51

영화에는 두 번의 눈물이 등장한다. 첫 번째, 재일조선인이자 여성학자인 야마시타 영애의 눈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강연 중 그녀는 “강제 연행이 있었다면 문제지만 없었다면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데요. 정말 피해자분들과 만나면 알겠지만, 그 분들을 무시하는”이라 말하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한다. 못다 한 부분에는 조선인·소녀 위안부 뿐 아니라 일본인 위안부와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에게도 위안소의 생활은 성노예에 다름없다는 말이 생략돼 있을 것이다. 이는 위안부 문제의 가시화 이후에도 비가시적 존재로 남아있던 이들에 대한 가시화이자, 성노예라는 폭력의 보편성과 절대성에 대한 고발이다. 두 번째, 故배봉기 할머니의 삶을 기록한 [빨간 기와집]의 저자 가와다 후미코의 눈물. 취업사기로 일본군 위안부가 되었고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배봉기 할머니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던 중, 결혼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가와다 후미코는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았으니까, 굉장히 각오를 하고 낳았어요. 그런 면에서 힘든 일이 많이 있었는데, 배봉기 씨가 버티게 해줬어요.”라며 흐느낀다. 이 연대와 공감의 감정은 서른이 가까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가 되었고, 위안부 생활을 했던 오키나와에 남는 것을 택한 배봉기 할머니의 삶과 미혼모로 살아온 그녀의 삶에 공통적으로 내재한 “가부장 구조 하에서의 고통”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두 번 이혼한 어머니가 겪어야 했던 편견과 비난의 근원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매춘혐오로 인한 인권침해, 민족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운동의 논리 속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었던 위안부들의 이야기로까지 확장되는 <레드마리아2>는 여러 시대와 상황에 존재하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가부장적 구조를 끝까지 추적하여 드러내는 급진적인 다큐멘터리이다.(권은혜)

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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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리뷰2016. 3. 30. 09:48

엄마가 돌아가셨다. 엄마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스스로 묻기 시작했다. 감독의 내레이션 자막으로 시작된 다큐멘터리는 곧이어 한국의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GG, Giant Girls)활동가, 성노동자 연희, 혜리, 밀사의 활동과 노동의 일상을 따라간다.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성 노동자들의 실태조사 및 연대를 위해 출국한 연희와 밀사는 일본의 스와쉬(SWASH, Sex Work and Sexual Health) 활동가 가오린과 유키코를 만나 일본과 한국의 성산업 인식과 노동 환경의 차이를 체감한다. 사회가 낙인한 이미지로서의 성노동자가 아닌, 그녀들 스스로 정의하는 성노동자로서의 정체성과 그녀들이 되묻는 여러 질문과 대화를 통해 그 동안 삭제되고 숨겨진 존재가 아닌 한 명의 여성으로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붙이고 일상을 살아가는, 또한 침묵하지 않고 발화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감독은 위안부 문제를 강제연행의 유무, 한일 내셔널리즘의 문제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인물들을 통해,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다각적인 측면의 위안부 문제 및 운동에 대한 그들의 의견과 삭제되었던 위안부 여성들의 삶을 구술한다. ‘정대협’에서 10년간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고 운동을 했던 야마시타 영애는 그 운동 안에서의 남성중심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위안부 담론을 비판했다. 정부, 언론, 한국 운동 단체 등에서 일본인 위안부는 매춘부, 한국인 위안부는 성노예로 규정하여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가 운동에서 배제됐던 과정, 일본 안에서 담론화 되지 않는 일본인 위안부 문제를 마주하고 다른 시각을 갖게 되면서, 야마시타 영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결국은 다른 결로서 이런 담론 및 규정에서 출발했음을 환기하고, 개인의 정체성 역시 동일화하거나 양자택일 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최초로 밝힌 배봉기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기술된 『빨간 기와집』의 르뽀작가 가와다 후미코는 일본과 조선의 근대사적인 측면의 도식적이고 관념적인 관점으로는 배봉기 할머니의 인생을 기록할 수 없음을 깨닫고 위안부 라는 낙인 뒤에 가려져 있던 가난한 환경과 전쟁 안에서 배봉기 할머니의 삶의 궤적을 5년간 취재하고, 5년간 저술했다. 배봉기 할머니는 단순히 취재 대상으로서가 아닌 가와다 후미코가 개인의 삶을 지탱할 수 있게 해준 사람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녀의 응축된 감정과 개인의 역사, 배봉기 할머니의 삶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편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는 위안부 연구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으면서, 이 다큐멘터리는 그간 내셔널리즘 문제로 크게 퉁친 다음, 숨기고 취하지 않았던 역사의 잔해와 쟁점들을 오롯이 직면한다. 그간 역사와 사회에 공식적으로 기록되고 재현된 여성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감독의 어머니를 비롯 가부장 사회의 성윤리속에 지워진 많은 여성들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기록하여 이 다큐멘터리 자체로 기록 그 이상의 것을 성취한다.  


강바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2016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의 초점 프로그램 노트


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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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스케치2014. 2. 1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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