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리뷰2012. 2. 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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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경순
장소: 아트레온
with: 라몽,미농,지영몬,인혜씌+유나


올해 여성영화제 처음으로 본 작품이었다.
시작하진 몇일이 지났는데 기다린 것에 비해 너무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어제 음악공연(dep+oldfish+올상달빛)의 공연은 환상적이었다규..) 속이 너무 안좋아져서 영화가 끝나고 보기로 했던 <성스러운 도시>티켓도 미농에게 넘기고 집에 가는 길. 쿨럭. 부디 제 몫까지 재밌게 봐주세요.
한국, 필리핀, 일본의 환경에서 각자의 삶을 사는 여성을 비춘다는 말에....뭔가 즐거운 영화를 보고 싶은데
이번엔 아니겠구나 생각했었다. 노동자라는 말에 우울함이 먼저 느껴지는 건, 누구보다 내가 더 편견에
사로잡혀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우리의 <레드마리아>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음!ㅋ

무엇보다 참으로 다양한 배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참 잘도 엮어냈구나 싶었다.
세 국가들이, 특히 그 경제적 차이 때문에 각각의 국가의 여성들도 어쨌거나 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빠른 몽타주로 펼쳐지는 세 나라의 모습은 어느 덧 하나로 겹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따른 복지를 비롯한 물질적 차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국가’라는 하나의 차이는‘여성’이라는 거대한 공통적 환경 안에서 큰 차이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물론 여성이라는 하나의 공통점만큼이나 안정적이지 못한 그들의 경제적, 물리적 조건도 다양한 여성의 삶을 동질하게 만든다.

필리핀에서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결혼을 하고 십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을 만난 이주여성, 일본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일본위안군이었던 여성들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1300일을 훌쩍 넘긴 투쟁을 이어가는 기륭전자 복직투쟁을 하는 여성들과 성매매여성들이 나온다. (이들은 성노동자로 스스로를 부른다. 성매매를 선뜻 노동이라 하지 못하는 것은 이 여성들의 현실적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보수성 때문인지, 여전히 성에 뭔가 더 의미부여를 해야한다는 고집 때문인지 모르겠다. 계속 고민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홈리스라기보다는 지구의 모든 땅을 집으로 삼아 살아가는 여성과 18년간 일한 회사에서 파견직이라는 이름으로 해고된 복직투쟁을 하는 여성, 돌봄노동을 하는 한국인 이주여성이 나온다.
다만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혹은 하지 않는지) 적었을 뿐인데도 버거운 느낌이 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오만한 나의 태도가 가장 불편했다. 누구보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들에게 웬 건방진 생각인지. (아, 반성만 하지 말고 좀 변하자. 이러다 내가 먼저 죽지-_-)
자기 삶이 피곤한지, 즐거운지 어떤 지는 오직 자기 자신만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주변 누군가가 물론 애정 어린 조언을 해 줄 수 있지만 판단을 할 수는 없는 거다.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는 일본의 홈리스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어 너무 우울하다. 지배적 언어의 한계란!-_-)였다.
나는 노동에 대해 적지 않게 고민한 것이 사실이지만 노동을 거부하는 것, 조금 더 자세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신마저 부정하게 하는 노동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말한다. 이 시대의 노동이라는 것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와 많이 배웠다는 자들이 저지르는 폭행과 같다고. 나 역시 다르게 생각해온 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을 폭행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폭행이라고 물러서버린다면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누구보다 노동을 회피하려고 한 것이 나였다.
<아마추어의 반란>(그러고 보니 장소협찬에 아마추어의 반란12호점이 나왔다! 너희 안망했구나ㅠ)을 보면서도 주인공은 일종의 자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본가를 위한 강압적 노동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었다.
홈리스는 늘 노동을 하기 힘든 조건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루만이라도 일을 놓아버리는 것을 상상해 보라! 모든 게 엉망진창일지언정(사실 지금은 상당 부분의 생산과 관리가 자동화되어 그렇게 엉망되지는 않을 테지만) 내가 잃을 것은 하루 일당 4만원이요, 얻을 것은 자본주의에 대한 파업이다.
공상적이면 어때, 불가능의 가능성을 상상하라.
우하하하- 힘드니까 여기까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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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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