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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04 윤아가 보낸 편지
빨간경순의 노트2013. 11. 4. 03:12
안녕, 빨간이모, 우리 어머니가 이모의 사랑가득한 편지 읽어주셨어요. ^^
저의 오줌기저귀를 갈아주느라 일찍 일어난 엄마가 아침을 먹으면서 이모편지를 읽었는데, 
저에 대한 이모의 사랑을 만땅으로 느꼈어요. 
한편으론 바로 옆에 있었다면, 
포동포동하고 보드라운 저의 살결을 쓰다듬어주었을 이모의 따스한 손길을 촉감으로 느끼지 못해서 
저도 아쉽고 슬프네요.
레드마리아2 대박나서 저 보러 여기 셩후쓰 다시 왔으면 좋겠네요. 
이모가 제 얼굴에 얼마나 뽀뽀를 하면서 이뻐할지 눈에 선하네요. 
제가 기꺼이 뽀뽀 당해드릴께요. ㅎㅎㅎ 
제 배꼽도 기꺼이.

제 미소가 백만불짜리라는 거 저도 잘 알아요 ㅎㅎㅎ
근데 이모의 순수한 그 환한 웃음도 백만불짜리더라구요. 
머리까지 스마트하기까지 하니, (스마트폰을 써서 그런가 ??? ㅎㅎㅎ ) 
이백만불짜리정도 되겠네요. 

우리 아빠처럼 이모도 많이 늦게 일어나네요. 
제가 듣는 노래중에 이런 노래가 있어요. 
해야 해야 잠꾸러기 해야, 어서 일어나거라 김치국에 밥말아먹구 이제 그만 나오렴.
우리 엄마가 아빠한테 가끔 불러주곤 해요. 
늦잠은 자도 할일은 다 한다고 하니, 엄마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할께요. 
사실 일찍 일어나도 내 핑계로 늘 시간이 없다고,  
바깥에 햇빛쐬러 갈 시간도, 
세수할 시간도 없다고 하는 울 엄마에 비하면, 
이모는 훌륭하네요.ㅋㅋㅋ

레드마리아 일본에서 개봉했다니 참 좋네요. 
제가 나중에 어른되면 꼭 볼께요. 
그때쯤되면 세상이 조금은 더 나아지길 바랄뿐이예요. 
아니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아도 다행인가요..

그리고 이모엄마가 오늘 퇴원하신다니, 다행이네요. 
경은이모엄마도 다시 몸이 안 좋다고 하시던데, 
이모들이 엄마건강때문에 마음 한켠이 무겁지 않은지 염려되네요.
우리 엄마는 이번에 할머니랑 이모오셨을 때, 
할머니랑 이모를 좀 서운하게 했던 것 같아요. 
걱정, 걱정 또 자식걱정밖에 모르는 할머니한테, 
뭘 말해도 조근조근 좋게 말 안하고, 투박하게 말한다고, 
얼마나 눈을 째리는지, 엄마도 할머니한테 조근조근 말하는 편도 아니면서 말이지요. 
이제 애엄마가 됐는데도, 울 엄마는 아직 애같은 면이 있는 것 같아요. ㅎㅎㅎ 
이제 저를 키우다보면, 할머니 마음 헤아릴 때가 오겠죠. 
그래도 할머니랑 이모가 갈 무렵쯤에 잘 지냈답니다. 

울 엄마가 미역국에 밥먹고 있는데, 제가 젖달라고 보채서, 
결국 엄마는 젖주러 저한테 왔드랬죠. 
다시 엄마가 밥먹으러 갔을 때 엄마 밥공기위에는 밥 식지말라고 공기가 씌어져있었어요. 
말없이 공기를 올려놓은 할머니의 배려에 울 엄마는 마음이 짠했다지요.

이모말대로 지금 저는 사랑을 받는 게 제 일이자 권리인것 같아요. 
엄마와 아빠가 저를 얼마나 이뻐해주는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과 이모들이 얼마나 저를 사랑스러워하는지 
저는 이 시간을 만끽하고 있지요.
그래요, 나중에 커서 뭔가 힘든 일이 생겨서 지쳤을 때, 
이모말대로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사랑하는지를 떠올린다면, 
역경을 헤쳐나가는데 큰 힘이 되겠지요.

이모 힘내라고 엄마가 전해달래요. 
엄마도 이모를 무지무지 사랑한다구, 
셩후쓰의 호수에서 나홀로 수영하면서 섹시하게 행복해하던 이모 생각하면, 
엄마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고 엄마가 그랬어요. 
그리고 질투는요. 무슨 소리를...이모가 저를 사랑하는 이유가 
제가 무진장 이뻐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울 엄마의 딸래미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사랑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 엄마와 저를 동시에 사랑하는 죄를 용서해드리겠어요 ㅎㅎㅎ

하여튼 이모, 돈 많이 벌어서 내년 늦어도 후년에는 한번 보아요.^^ 
같이 암벽타러갈까요. ㅎㅎㅎ
그리고 저는 아무걱정없이 잘 먹고 잘 싸고 잘 잘테니, 
이모는 아픈 어깨 잘 다독여주고 사랑해주면서 레드마리아2작업 하길 바래요.
이모, 안녕~
참, 엄마랑 아빠도 옆에서 안부전해달라네요.

P.s 
제 사진 몇장 더 보내요. 벌써 제가 태어난지도 한달하고도 반이나 지났네요. 
제가 태어났을 때 울 아빠가 굉장히 좋아했어요. 제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향해 Fuck을 날렸다나 어쨌다나... 
영화로 세상을 향해 퍽을 날리는 이모처럼 말이예요. 그냥 저는 조용히 살고 싶은데, 쩝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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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