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2015. 2. 3. 22:43

두달전 부터 한라산 등반을 기대하며 부족한 등산 장비들을 하나씩 구입하고

한달전 부터 몸을 만들기 위해 나름 편집시간을 쪼개가며 운동을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얼마나 몸이 좋아지겠냐만은 나름 준비의 시간을 가진 것이

그나마 산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단 쫓아가기는 했으니 말이다.

동계훈련을 한번 기록해 놓고 싶어서 이번에는 촬영장비까지 들고 가느라

이래저래 사전 준비 시간도 많이 걸렸고 돈도 많이 깨졌고...ㅎ

우자지간 레드마리아2의 마지막 촬영을 도와준 공미연 감독을 꼬득여

암벽 근처에도 안가본 그녀와 이것저것 준비를 하며 그 날을 기다렸다는 야그.


늘 그렇듯이 시작은 소박했지만 역시 소박한 수준의 촬영임에도

겨울 등반을 찍는 일은 역시 만만치 않은 품과 장비와 시간과 돈이 든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

결국 미연과 나의 배낭을 짊어줄 포터를 구하다 제주도에 있는

조성봉 감독에게 까지 도움을 청해 성봉형 부자가 동행을 해주었다.

2년전에도 비를 맞으며 산을 오르다 눈으로 바뀌는 장관을 연출해 주더니

한라산이 이번에도 그런행운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물론 가는 길은 그만큼 고행이었지만 그 황홀한 순간이 주는 

감동은 고행이기에 더 배가 되기도 하니...


한라산동계훈련이라는 것이 워낙 산에 가서 시작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2-30키로의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것 자체가 사실은 가장 중요한

훈련의 과정이기도 하다.

무게를 견디고 추위를 견디며 걷고 또 걷는 속에서

하나씩 불쑥 불쑥 자신과 대면하게 되고

때론 부끄러움이 때론 대견함이 소리없이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기 때문이다.

그렇게 비슷한 생각을 하며 걸어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친구들을 보면서

역시 또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말을 하지 않고 이렇게 걸어가기만 해도 사람이 보이고 느껴지고 생각하게 되고.


오기전에는 이것저것 걱정이 많던 미연이는 말로는 투덜거리면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 몫을 해내기 위해 준비했음을 느끼게 하고,

암벽반 동기들인 정숙 우경 고운이는 

자신들의 인생의 무게를 실감하듯 배낭의 무게를 

담담하게 책임지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우리를 이끌고 가는 윤길수샘은 지상에서의 까칠함은 어디에 버리고 왔는지

산에만 가면 늘 품어주고 챙기면서 소리없이 행동으로 산을 만나게 해준다.


올라가는 날부터 3일내내 눈이 내리고 우리는 한치앞이 안보이는 눈산을 삼일간

열심히 다녔고 열심히 먹었고 열심히 수다를 떨었다. 좀 더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지만

다시 편집에 집중하기 위해 오늘까지만 한라산을 맘껏 마음에 품자고 간만에 사진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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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여행일기2013. 6. 14. 16:39

지난주에 정말 맘묵고 설악산을 다녀왔다.

이곳을 가기위해 암장에서 주말마다 가는 암벽등반을 잠시 쉬고

어깨치료에 나름 매진하며 수억(?)에 버금가는 많은 돈을 치료에 투자한후 이곳을 간것이다.

물론 결론 부터 말하자면 갔다와서 나는 빡센 후유증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다시 시도한다해도 주저하지 않을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어찌 부정하리.

우자지간 아침 5시30분에 출발한다는 공지를 보고는 결국 밀린 일들을 처리하다가

밤을 꼬박 세우고 갔겠지. 가보니 나같은 인간들이 수두룩.하지만 다들 나처럼 들떠 있다.

춘천을 거쳐 내설악 장수대로 일단가서 산악등반 허가증을 받고 

우리는 근처의 신선대와 미륵장군봉이 있는 곳을 향했다. 

근데 비가 추적추적 그칠 생각이 안보이자 우리의 대장 윤길수샘이 몽유도원도 릿지를 타는 것으로 길을 바꿨다.

산을 오르자마자 비는 그치고 우리는 땡볕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설악산의 절경에 취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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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여행일기2013. 5. 21. 16:51

지난주 토요일 춘천에서 파이브텐 클라이밍 페스티벌이 있었다.

전국의 32개의 실내암장에서 각각 선수들이 출전하여 볼더링과 난이도,스피드,다이노 등의 경기를 하는

아마추어 클라이밍대회이다.

내가 다니는 애스트로맨 암장에서도 선수들이 8명 출전을 하였고 나도 덩달아 응원을 갔다.

사실 작년부터 어깨가 안좋아 암장에서 운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고

주말에만 자연암벽을 다니고 있었는데 어깨가 더이상 참을 수 없을만큼 아퍼서 병원에 갔더니만

회전근개가 심하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래저래 암벽은 타고 싶고 앞으로의 촬영을 위해서는 몸관리도 해야하고 정말 지랄같은 순간을 맞이 한 것이다.

그래서 사실 이날도 응원이라고 가기는 했지만 선수들 사진찍는걸 자제하고 있었는데

암장선배가 속도 모르고 자꾸 쿡쿡 찌른다.

사진 잘 찍잖아.뭐하고 있어.어여 찍어...

아..네...저 거시기....몇번 움찔거리다 결국은 발동이 붙어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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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3. 3. 31. 19:51


2월달에 산에 한번도 못갔는데 

오랜만에 애스트로맨 암장 사람들과 북한산 수리봉 등반을 했다.

특히 이날은 암벽반 등록한 사람들이 처음으로 함께 한 날이어서

새로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잠시 쉬는 시간에 옆에 있는 나무를 보니

바가지가 주렁주렁.

내 바가지가 젤로 이뻐 보인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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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여행일기2012. 11. 5. 18:11

드디어 내가 다니는 실내암장에서 자연암벽 타러가는데 참석하게됐다.

갑자기 전날 공지가 떴는데 밤늦게 보고는 급작스러워서 잠시 망설였지만

하루등반에는 참석할 수 있을거라는 말이 생각나 얼른 신청을 했다.

막상 신청을 하고보니 어찌나 설레든지....아흐

우자지간 그렇게 신청하고 들떠있는데 날씨를 보니 비가온단다.

아니 이건 뭐니 하면서 못가나 싶었는데 연락을 해보니 일단 간다고 한다. 

그래 대한민국 기상청이 꽤 정확해져서 거의 비가올 확률은 80%겠지만

오후부터라고 하니 바위에 발하나는 얹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수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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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