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2.23 청소의 힘
빨간경순의 노트2014. 2. 23. 03:47

일본에서 돌아온지 일주일.

오자마자 수림이 방 만들어 주겠다고 집안을 발칵 뒤집었고

친구들 덕에 수림이도 나도 각각의 공간을 마련했지만

정돈되지 않은채 이리저리 공간을 점령한 물건들과 쓰레기에 파묻혀 다시 공황상태로 몇일.

덩달아 두달간의 일본 촬영에서 쌓였던 피로가 급기야 몸을 파죽지세로 공격.

청소고 뭐고 몸이 먼저다 싶어서 일단 손을 놓고 며칠을 보냈다.


하긴 언제부터 내가 그리 깨끗한 동물이었다고...ㅎ

며칠을 죽은듯이 뻗었고 간신히 몸을 움직여 몇군데 병원을 왔다갔다 했다.

하루 이틀에 회복될거 같지는 않고 바닥에 물건도 사라질 기미가 없다.

결국 집안에 쳐박혀 꼼지락 꼼지락 하나씩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치우기로 한다.

먼저 쓰레기더미속에 내가 숨을 돌릴 작은 책상과 컴퓨터를 먼저 정리하고

다음날 오래된 촬영본 테잎들을 정리하고

그 다음날 일년간 입지도 신지도 않았던 온갖 의류들을 버리고

오늘은 자잘한 문구류며 그릇들을 정리하고나니

이제 그럴듯하게 공간이 번쩍거린다.


그렇게 하나씩 치우다보니 머리속에 두달간 쌓였던 피로도 스트레스도

덩달아 하나씩 치워진다.

문득 집을 옮겨주러 왔었던 재훈이가 한말이 생각난다.

지난번 이집으로 이사를 할때도 도와주었던 그는 청소와 정리에 약한 나를 진즉에 파악했는지 

감독님 청소의 힘이란 책을 한번 보세요 했다.

아니 무슨 청소에 힘까지 붙냐.


물론 책을 사보지는 않았지만

몸소 느낀다.

청소란 단지 공간을 깨끗히 하는 문제만이 아니란걸.

청소를 하는 동안 내 머리에 쌓였던 많은 먼지와 찌거기들도 조금씩 덜어내는 과정이었다는 걸.

우자지간 이 상태가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쫌....좋다는 말씀.

오늘은 뭘 청소 할까나...ㅎ






'빨간경순의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폼롤러  (2) 2014.03.10
낡은 보일러  (0) 2014.02.25
내방이 생겼다.^^  (0) 2014.02.19
20140101  (0) 2014.01.01
냉방에서 시원한 맥주  (0) 2013.12.10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