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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0 성노동자들의 작은 연대
제작일기2013. 7. 20. 02:10

그제 저녁 밤늦게 갑자기 성노동권리모임 지지에서 연락이 왔다.

다음날인 19일에 스웨덴에서 남편에 의해 살해된 성노동자 쟈스민을 추모하기로 했다고

경순이 알아야 할 것같아 연락을 했다고.

어머 고맙다 얘.당연히 가야지 하고는 나는 쟈스민과 도라에 대한 기사를 찾기 시작했다.

물론 이기사는 한국에 소개될리 없고 트윗이나 페북을 통해 그나마 소식을 알 수 있었다.

쟈스민은 성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을 위해 로즈 얼라이언스라는 

스웨덴성노동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녀가 성노동자라는 이유로 두아이를 남편에게 빼앗겼고 아이를 다시 찾기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결국 남편으로 부터 살해를 당했던 것이다.

이에 얼라이언스의 활동가들 뿐아니라 유럽과 전세계의 성노동자들이 그녀를 추모하기 위해

19일 스웨덴대사관앞에서 항의추모제를 개최하기로 했고

지지의 회원 몇몇이 그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다는 이야기였다.


근데 역시 성노동자인 그녀들은 스웨덴 대사관까지 나갈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의 성노동자들의 권리운동도 그리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기때문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그동안 살해된 성노동자들이 꽤 많고

그것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적이 별로 없다.

누군가는 죽어 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만큼 이들에 대한 사회적안전장치는 전무한 상태.

그러니 이들도 자신들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에 당할 여러가지의 피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해서 그녀들은 집에서 조용히 모였고

그렇게 모인친구들은 고작 세명.

준비물을 하나씩 사들고 온 이들은 쟈스민과 도라를 추모하기 위한 

여러가지 피켓을 만들기 시작했다.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 묘한 생각이 들었다.


공식적인 행사도 아니고 밖에서 누군가 보아주는 것도 아닌데

정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문구를 만들고 피켓을 도안하고

준비해온 케잌으로 조촐하게 추모를 하는 그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ㅎ

처음 써보는 카메라 파나소닉 GH3로 처음 그 모습을 담았다는 것이 매우 기쁘지만

메뉴얼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DSLR의 줌이 어색해서 

이래저래 찍혀진 그림이 그리 아름답지는 않을거 같다.

사무실에 돌아오는길에 빨리 그림을 보고싶어 안달이 났으나

잠을 거의 못자고 나간 나는 그림을 보는 대신에 가방을 던져놓고는 곯아떨어졌다는 야그.


서너시간 자고 일어나 백업을 하고 찍힌 그림들을 이제사 하나씩 본다.

걱정했던 오디오도 잘 들어왔고 그림의 색깔이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다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 본다.

문구를 만들면서 말이 너무 운동권스럽다고 구박하기도 하고

영어로는 이말을 어떻게 쓰는거냐고 서로 확인도 하고

아래층의 세입자와 부딪히는 이야기를 하며 뒷다마도 까고

서로 이쁘게 꾸민 디자인을 보면서 칭찬도 하고

케익에 촛불켜고 둘러앉아 서로의 추모사를 이야기하며 진지해지는 

그녀들의 작은 연대를 보며 이들을 찍고있는 나자신이 행복해졌다.

그들은 나와 너무도 똑같고 너무도 비슷하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다.

물론 아이에 대한 고민을 나보다 훨씬 더 많이 하고

나보다 훨씬 소셜네트워크에 강하고

나보다 연애도 한수 위라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들에게 낙인을 누가 찍는가.

왜 그들을 그리도 싫어하는가.

끝이 나지 않을 질문은 천천히 풀어가보자.

 

기사/성노동자 살해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문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61238


쟈스민이 활동했던 성노동자 단체 로즈얼라이언스 

https://www.facebook.com/RoseAll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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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