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뮤지션 한희정과 함께 한 '미니콘서트'

 

 

 

05/05 (일) 19:30  @상상마당 시네마

진행: 진명현 프로그래머 (상상마당 시네마)

게스트: 한희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을 위한 앨범 <이야기해주세요> 참여 뮤지션)

참석: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레드마리아>의 주인공 '리타' 할머니는 50대가 되어서야 10대에 겪었던 위안부 피해경험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마침내 '자유로운 할머니(말라야 롤라스)'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과 한국-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지점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위한 컴필레이션 음반 <이야기해주세요> 팀과의 두 번째 만남이 있었는데요, <이야기해주세요> 참여 뮤지션 한희정과 함께 한 스페셜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물론 앵콜까지 있었던 미니콘서트까지!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 왼쪽부터 진명현 프로그래머, 한희정, 경순 감독

 

 

 

 

진명현 프로그래머:
오늘 어린이날 <레드마리아>를 보셨어요 관객분들이. 어린이날 보면 좋은 영화거든요, 모든 어린이들은 엄마로부터 나왔으니까요. (웃음)


한희정씨는 <레드마리아>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던데, 그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한희정:
소규모아카시아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송은지씨의 제안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을 위한 컴필레이션 음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여러 여성 뮤지션들과 함께 진행중인데, 씨네21 측에서 <레드마리아>라는 영화와 함께 대담을 하고싶다고, 어떻게 보면 같은 얘기를 하고 있으니 좋은 자리가 될 거라고 제안을 주셔서 인터뷰를 했었죠.

 

 

경순 감독:
그날 우리 한 8시간 수다를 떨었었죠 (웃음) 보통 인터뷰는 한두시간이면 끝나는데, 모인 사람들이 다 너무 좋아서.

 

 

 

 

 

▲ 한희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을 위한 컴필레이션 앨범 <이야기해주세요> 참여 뮤지션)

 

 

 

 

한희정:
<레드마리아>를 보고 여성들의 노동이 배로부터 시작되는 발상이 너무 재밌고 공감이 참 많이 갔어요.

 


진명현 프로그래머:
사실 <레드마리아>는 여성관객분들뿐 아니라 남성관객들도 마찬가지로 보고나서 굉장히 다 다른 고민들, 다른 생각들을 시작하게 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어떻게 보면 절망적인 상황들인데, 보고나서는 희망을 많이 느꼈거든요.

 

 

경순 감독:
사실은 굉장히 많은 여성들이, 우리 모두가 무언가를 하고있잖아요. 누군가는 그것이 굉장히 잘 교육받고 좀 더 기회가 돼서 전문직으로 있는 여성도 있지만, 사실은 수많은 여성들은 결혼을 하는 순간, 아이를 키워야 하고 가사를 돌봐야 하고, 그것 때문에 또 다시 직업을 얻으려면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일을 해야하고. 그것이 20대, 30대, 40대가 일의 형태가 달라지는 지점으로, 그렇게 어느 순간 자기 역할이 달라지면서 피해의식을 갖게 되요. 저도 그랬거든요. 저도 아이를 가졌을 때 굉장히 일 잘하고 일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는데 일을 잘 못하게 되고, 산후우울증에 세상에서 버려지고 쓸모없는 존재가 된 것 같은 순간이 있었어요. 어쨌든 저는 일을 계속 해서 그 속에서 많이 극복이 되었는데, 그렇지 못한 많은 분들은 사실 해야만 하고 또 필요한 일들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이 평가절하되는, 할 줄 아는게 집안일밖에 없는 사람처럼 평가되는거죠. 그런게 너무 싫었어요. 그분들이 하는 일로 세상이 움직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힘을 주고 있는데, 그분들을 굉장히 비천하거나 불쌍하게 보는 그런것들 부터가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잘 살아가고 있는 일상 안의 노동들을 좀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죠. 그 의도가 조금은 닿았는지, 종종 영화를 보고 외롭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는 분들이 계셔서 기뻤습니다.

 

 

 

 

 

 

 

 

 

 

진명현 프로그래머:
한희정씨는 여성뮤지션으로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요.

 

 

한희정:
지금 10년정도 활동하고 있는데, 저는 사실 여자의 몸을 가지고 음악을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는 경험은 거의 없어요. 다만 '홍대여신'이라는 (웃음) 단어를 인디씬에서 마케팅 문구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다 그쪽으로 집중이 되는거죠. 제가 음악을 10년 넘게 했는데 이 문구밖에는 집중이 안되고 이 문구가 아니면 어떤 이목을 끌지 못한다는 점, 그 점이 너무 개탄스럽더라구요. 그리고 이 사람이 이런 음악을 할 것이다 하는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 때문에 좀 힘들었어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건 ‘홍대여신’과는 무관한 어떤 동물적인 본능이거든요. 그 외에는 음악을 하는 분들이 남자분들이 많지만 그분들이 저를 차별하거나 그런 적은 없었구요.

 

 

경순 감독:
저는 그걸로도 이목을 못끄는데 저같은 사람은 어떡해야 합니까 (좌중폭소)

 

 

진명현프로그래머:
누가 그러더라구요, 홍대가 그리스로마신화냐고 (좌중폭소) 여신들만 있잖아요.

 

 

한희정:
지금 번호표 받고 여신 대기중이죠 (웃음)

 

 

진명현프로그래머:
그 말이 마케팅을 하면서 나온 말인거같은데, 참 창의력이 없어요 몇 년째,

 

 

한희정:
맞아요, 아직도 <이야기해주세요>를 취재하는 어떤 분들이 그 문구를 쓰시더라구요, ‘홍대 여신들이 모였다’ 라고. 아직도 이 말을 계속 울궈먹고 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명현 프로그래머:
뭔가 다른 닉네임으로 음악을 충분히 들어보고 난 다음에 명명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오늘 경순 감독님은 여신 말고 그냥 '신' 같으세요, 신. (좌중폭소) 제우스같은 느낌, 멋있으십니다. 충분히 이목을 끌고 계신 것 같아요.

 

 

경순 감독:
저도 여신하고 싶어요.

 

 

진명현 프로그래머:
아니에요, 그냥 ‘신’으로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웃음) ‘홍대 제우스’ 이렇게.

 

 

 

 

 

 

 

 

 

관객:
저는 지금 EBS에서 음악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잇는 작가인데요, 일을 하다보면 남자들밖에 없어요. 남자들의 체력을 따라가려면 어떡해야 하는지 (웃음) 그들이랑 같이 일을 하다보니 체력을 못따라가겠더라구요. 감독님이 촬영나가셨을 때의 비법같은게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경순 감독: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에요. <레드마리아>를 찍으면서 제가 몸에 집중한 이유가 사실은 체력 때문이에요. 왜냐면 제가 다른건 열등감이 없었는데, 어렸을때부터 남자아이들에게 체력에 대해 열등감이 있었어요. 어렸을 때는 한 체력을 해서 저를 이기는 남자애들이 없었는데, 중학교 고등학교를 넘어가면서는 이게 안되는거에요. 그 순간부터 힘에서 밀리는 그 느낌이 좀 많이 힘들었어요. 그리고 그 때 드는 생각이 여자는 왜 이렇게 약하게 태어난걸까, 왜 그런 걸까.

 

태어날 때부터 여자는 몸을 보호하고 감추고 해아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어른까지 오고 하는 일의 역할과 직업이 달라지게 되는거죠. 제가 딸이 하나 있는데, 이 친구가 두세살 말하기 시작하면서 핑크핑크 그러는거에요. 자기는 핑크가 좋다고. 너무 황당한거죠, 이게 어디서 온 건가. 그런데 그 친구가 보는 그림책, 놀이방, 어린이 프로그램, 이 친구를 교육시키는 주변 환경들이 핑크를 사랑하게 하는거에요. 그리고 핑크를 사랑하는 사람은 우락부락하면 안되고 야리야리 해야하는 거죠, 사회적 미감에서 (웃음) 안그러면 집안에서부터 공격이 들어오잖아요, 넌 도대체 왜그러니 하면서. 이렇게 길러지는걸 너무나 당연시하고 있고, 그렇게 수백년 수천년 온거잖아요. 그러니 여자의 몸이 똑같이 태어났을 때 약한 몸을 계속 유지하게 되는거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남자랑 다 똑같아야 한다 이런건 아니지만, 저는 이 사태를 좀 바꿔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여자들이 약한 체력으로 태어나는 것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게' 길러지고 있고. 여자들이 하는 활동들이 또 그렇게 만들고 있죠.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뛰어나가고 활동하는거에 스스로 제약을 두게되잖아요, 험한건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사실 체력은 하기 나름으로 생기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미 그렇게 자라온 상태에서 체력싸움에서 이기기는 너무 힘든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우리 스스로도 좀 모순에 빠지게 되면서 요구하는게, 약한 여성을 보호하는, 이런 식의 것들. 이런게 필요하기도 하지만 악순환이 되는 것도 있는거죠. 이런 문제들이 굉장히 복합적으로 여성의 몸에 얽혀있는 것 같아요.

 

조언을 드리자면 하다보면 느는 것 같아요. 제가 현장 찍을 때 카메라가 좀 무거운 카메라였고, 또 장비장착하고 하면 더 무거워졌는데, 그게 하다보면 되더라구요. 마치 엄마들이 10키로 애를 번쩍번쩍 들고 다니는 것처럼. 그게 생활이 되면 요령이 생기고 그만큼 근력이 붇는거죠. 어쨋든 체력은 움직이는 만큼 되는건데, 그게 지금 하루이틀만에 되는건 아니고, 어린 아이들부터 키우는 방식들이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관객과의 대화가 마무리 된 후에는 한희정님의 미니콘서트가 있었는데요, 앵콜요청까지 나올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였답니다!

 

 

 

 

 

 

 

 

 

 

 

 

 

한희정 미니콘서트 GV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구요, 앞으로도 다양한 게스트들과 다양한 컨셉으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시간표 보러가기

 

>> GV(관객과의 대화) 일정 보러가기

 

 

 


 

 

 

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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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레드마리아> 깊이보기'

 

 

 

05/04(일) 20:00  @인디플러스

진행: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참석: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연일 이어지고 있는 <레드마리아> 관객과의 대화 시간- 이 날은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님의 진행으로 경순 감독님과 함께 <레드마리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D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 왼쪽부터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관객:
포스터만 봤을 때 어떤 할머니인 여성이 배를 드러내고 있어서, 어떤 영화인걸까 하는 호기심을 갖고 봤어요. 보면서는 많은 여성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구요. 특히 (요요기 공원에서 노숙하는) 이치무라씨는 '이치무라같은 여성이 되고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 멋있었고, 사회 안에서 빈곤문제나 노동문제등 다양한 문제에 포섭되어 있지 않고 활동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김동현 사무국장:
한국에도 이치무라씨처럼 활동하시는 분들이 혹시 계시나요?

 

 

경순 감독:
한국도 있죠. 일단 홈리스 운동이 있고, 동자동 사랑방 운동이나 빈집을 점거해서 사시는- 있지만 많이 드러나지를 않고 있죠. 이치무라씨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일단 여성인데다가, 2009년 당시 이미 요요기 공원에서 생활하신지 6년째였는데 자발적 노숙이었다는거죠. 우리 사회가 사실 많이 벌건 적게 벌건 쪼들리는건 마찬가지인 구조인데, 이런 상황의 대안이 뭘까 하는 과정에서 이치무라씨같은 나름대로 자본주의와 가부장을 벗어나는 삶에 주목하게 되는거죠. 특히 이치무라씨는 <레드마리아>에서 하고싶어하는 얘기를 마치 미리 알기라도 한 듯이 대신 얘기를 해주시는 좋은 주인공이어서 굉장히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김동현 사무국장:
많은 다른 여성들도 다 의미가 있지만 이치무라씨는 정말 이런 현재의 상황들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싸우는 분이 아닌가 싶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의 절망성에 대해서.

 

 

 

 

 

 

 

 

 

 

관객:
고시공부하다가 끌려와서 보게됐는데요 (웃음) 영화에서 "여자들이 창녀로 태어나기 위해서 태어난건 아니다"라는 말이 나와요. 저는 이걸 살짝 바꿔서 남성들도 가부장적인 시각을 갖기 위해서 태어난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성들이 여성적인 감수성을 갖기 못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들을 많이 받는데, 저는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가부장적인 남성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여성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있어요.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면 어떤것부터 시작하는게 좋을까요.

 

 

경순 감독:
그 '관심'을 가지시면 되는거같아요. <레드마리아>의 이야기들도 남성들과 어떤 전선을 형성하는 얘기는 아니에요. 여성주의도 여성들만을 위한 운동은 아니구요. 근데 이런게 어쩔 수 없는 현상인거같아요. 여성들이 투표권을 가진지 불과 백년이 안되고, 몇십년도 안되는 나라도 많고, 천박한 역사를 가진거잖아요. 정말 당연한 권리를 마치 새로운 권리인양 쟁취해야 하는. 어쨌든 중요한건 관심과 이해가 기본이 되야하는거 같아요.

 

그리고 이건 여성들도 배워야 하는 부분이구요. 리타 할머니가 말씀하시잖아요, 여성에게 '권리'가 있는지 몰랐다고. 여성들도 여성들이 뭘 할 수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하물며 이혼을 해도 여성들이 어떤 권리를 가질 수 있는지 모르는 분들도 사실 굉장히 많으시고. 알려고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또 알려고 해야되고.

 

남성으로 태어난 것도 굉장히 억울한 일이잖아요. 내가 장남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여러 가지를 감수해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같아요. '여성영화'라고 생각되면 여성들만 보고 고민할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거죠. 중요한건 자꾸 대화를 하고 찾아보는 수밖에 없는거같아요. 저도 모르는게 너무 많더라구요, 이번에 영화를 찍으면서도. 매번 영화를 찍는게 저한테는 하나의 배우는 장인거같아요, 고시공부처럼 (웃음) 사실 우리가 이렇게 배운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아 저렇구나, 저렇구나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관객:
여성 노동의 문제가 사실상 단순히 남성의 책임을 넘어서서, 이 사회가 전반적으로 자본주의체제 아래서 인간을 부품화하면서 생긴 사회 전반의 문제, 인간 해방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을 했어요.

 

 

경순 감독:
굉장히 동의해요. 그런데 부품화되어 가는 이 사회에서 더더욱 부품화되어 가는 여성이 있기에 사실 그 문제를 우리가 같이 찝어보는 것이 필요하죠. 그래서 저는 여성운동이 바로 그 해방운도이라고 생각해요. 같이 가야하는 해방운동이라고.

 

그리고 언젠가 어떤 남성관객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레드마리아>가 너무 부럽대요. 남자들도 이런 영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음) 할말이 너무 많다고, 이렇게 말씀 하시더라구요. 저는 그 반대선상에서 같이 지고 갈 문제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행복해지려면 조금 더 그렇게 같이 가는 시각들이 필요하지 않는 하는 생각들이 드는거죠.

 

 

김동현 사무국장:
인간을 부품화하는 사회풍토가 일상의 언어에서도 굉장히 많이 드러나죠. ‘스펙’이라던가, 인재개발, 그런데 어느순간 저희 독립영화 하는 사람들이 ‘관객개발’ 이런 말을 하고있더라구요 어느순간(웃음) 그래서 그 단어를 쓸 때마다 굉장히 움찔움찔 합니다, 써도 되는건가 하고(웃음)

 

 

 

 

 

 

 

 

 

 

 

 

 

 

 


<레드마리아>는 '본격여성다큐'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성관객분들뿐 아니라 남성관객분들도 많은 고민을 얻어가실 수 있는 작품이랍니다:D

남성들의 시각에서 보는 <레드마리아>에 대해서는, 8일 화요일에 <레드마리아> 고영재PD와 배우 권해효님과 함께 하는 본격적인 '남자들의 수다' 시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 시간표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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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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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고정갑희 교수와 함께 한 '여성학개론 2탄'

 

 

 

05/02 (일) 20:00  @아트하우스 모모

진행: 황혜림 프로그래머 (<레드마리아> 배급위원장)

참석: 고정갑희 교수(한신대학교 영문과 교수 / <성이론> 저자 & <레드마리아> 제작위원)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연일 다양하고 화려한 게스트들과 깊이있는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이 날은 <성이론>의 저자이자 제작위원이신 고정갑희 교수님과 함께 <레드마리아>를 교재로 하는 본격 여성학 강의 두번째 시간을 가졌답니다:D 성노동자 지지활동을 하셨던 고정갑희 교수님이신 만큼 '성노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까지 엿볼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는데요,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 왼쪽부터 경순 감독, 고정갑희 교수, 황혜림 프로그래머

 

 

 

 

 

 

황혜림 프로그래머:
<레드마리아>에는 많은 제작위원님들이 계시고, 대부분 경순 감독님에게 엮였다는 표현을 많이 쓰시던데 (웃음) 고정갑희 선생님은 어떻게 제작위원이 되셨나요.

 

 

고정갑희 교수:
저도 엮인거죠 (웃음) 먼저 여성영화제에서 엮였고, 그 이후에 경순 감독님이 <레드마리아> 시나리오를 들고 찾아오셨어요.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제가 “해라”고 얘기했죠. (웃음)

 

 

경순 감독:
‘성노동’이라는 말은 저한테도 생경하고 당황스러운 단어였기 때문에, 제 스스로 그 단어를 좀 민망해 하는게 부끄럽더라구요. 그 때부터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레드마리아>를 기획할 때 중요한 화두였던 몸과 노동에 대해서도 성노동을 불편해하고 거기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던 그 지점에서 시작해야 많은 이야기가 풀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성노동자들을 찾아갔고, 거기서 만난 고정갑희 선생님을 제가 찍었죠 (웃음) 선생님이 성노동과 관련해서 많은 이론서와 많은 토론을 하셨고, 성노동자를 지지하는 대표주자로 나서셨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켜보는게 저한테 굉장히 필요한 과정이었어요. 그리고 그 와중에 아 이분도 당연히 제작위원을 해주셔야겠다, 당연히. (웃음)

 

 

 

 

 

 

▲ 고정갑희 교수 (한신대학교 영문과 교수, <성이론> 저자, <레드마리아> 제작위원)

 

 

 

 

고정갑희 교수:
저는 2004년 당시 9.23 성특법이 시행되던 시점, 그리고 그 이전부터 불편하게 생각했던 많은 것들- 이게 '노동'인데 왜 노동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하는 부분 하나와 그런 지점에서 어떻게 이 운동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지점에서 이 문제를 피하지만 말고 여성이론이라는 데서 같이 얘기하고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경순 감독:
전작 <쇼킹패밀리>를 끝내고 자본주의 안의 가부장과 맛물려 있는 지점들을 좀 더 파고들고 싶다, 그게 뭘까 하는 고민을 했고, 시작이 된게 여성의 노동에 대한 노동이었어요. 그리고 그 출발은 일단 남자하고 다른 여성의 몸으로부터,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일들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고민을 했엇죠.

 

이야기를 아시아로 확장하게 된 것은 전작 <쇼킹패밀리>를 일본에서 상영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경제대국이라고 하는 일본의 여성관객들이 <쇼킹패밀리>를 보면서 왜 이렇게 공감하고 좋아할까 하고 여쭤보기 시작했는데, 그 분들이 갖고 있는 삶의 틀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는거죠. 예를들면 똑같이 '밥'으로부터 출발해서 '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밖에 나가서 일하면서도 집에 가서는 밥을 해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밥을 해야하고 이렇게 얽혀있는 틀이라는게 잘사는거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더라구요. 우리가 여성의 권리를 부르짖은지 100년이 지났지만 무엇이 바뀌었나.  이 자본주의가 굉장히 고도로 발달했지만 여성에게는 관심이 없구나 하는 것들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한국뿐 아니라 국가경제수준과는 상관없이 같이 얽혀있는 여성들을 같이 다뤄야 되겠구나 생각을 넓혔죠.

 

‘성노동’은 제 고민을 촉발시키는 역할을 했어요. 제가 여성의 몸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 예를들면 출산이나, 여성의 몸에 대해 가해지는 윤리들이 우리가 선택하는 직업과 일에 얽혀있다는 것을 성노동에 대해 고민하면서 같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한 축의 위안부 할머니와 또 다른 한 축의 부클로드의 성매매 여성들이 어쩌면 여성의 노동의 끝과 끝을 지탱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거죠. 그래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을 한번에 꿰야지만 우리가 한꺼번에 이 문제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서, 애초에 기획부터 주인공들을 많이 잡았었구요. 사실은 그나마 등장인물이 줄은겁니다 (웃음)

 

 

 

 

 

 

 

 

 

 

 

 

관객:
얼마전 개그맨 김구라씨가 몇 년전 위안부 할머님들을 창녀에 비유했었던 발언이 불거져 연예계 은퇴를 할 정도로 떠들썩했는데요,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성적으로 침략을 당한 여성과 자발적으로 몸을 파는 타락한 여성만의 이분법이 굉장히 뚜렷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영화가 이런식으로 위안부 피해 여성과 성노동 여성을 같은 축에 놓은 것이, 영화를 보는 일반 관객에게 반발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정말 과감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경순 감독:
이전에 이승연씨 사건도 있었지만, 저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예전부터 답답하고 화가 났던 부분이 있어요. 김구라씨의 그런 수준의 생각에도 굉장히 화가 나지만 한편으로는 또 과연 우리는 제대로 할머니들에게 귀를 기울이려고 했었던가 하는 부분에서 많이 화가 나요. 예를들면 전쟁으로 인해 여성이 침탈을 당하고 고통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1차 책임을 일본이라고 한다면, 사실 이렇게 피해를 당한 할머니들이 그것을 당당하게 말할 수 없는- 영화에 나오는 말라야 롤라스 할머니들은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과는 다르게 하룻밤에 단체로 강간을 당하신 경우인데도 말하는 데 50년의 세월이 걸렸거든요. 할머니들이 그동안 말할 수 없었던건 단지 일본때문인가. 아니라는거에요. 우리들이 갖고 있는 어떤 시선과 편견들 때문에 그것이 두려워서 말을 못한거죠. 이런 2차 가해에서 과연 우리만 쏙 빠지고 뭐가 자꾸 일본만 거론하고, 뭔가 일이 생겼을 때 대의적으로만 분위기를 이렇게 몰아가고. 항상 우리는 빠져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정갑희 교수:
이 영화가 어떻게 보면 폭넓게 제시하고 있는게 있어요. 저는 일단 ‘성노동' 이라고 하면 성적 노동, 우리 사회에서 성노동자와 관련하여 주로 생각하는 '섹스워크로서의 '성노동'도 있지만 저는 그보다 더 포괄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이 ’성노동‘이라는 단어가 섹스워크뿐만 아니라 '젠더워크'라고 할 수 있는, 남성과 다르게 여성에게 ’성별화된 노동‘ 이런 것들도 성적인 노동이고 성노동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성별화된 노동 안에는 가사노동같은 것도 같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객:
저는 여잔데 외모나 목소리가 약간 이래서 (웃음) 제가 대학 1학년 때 친구들과 술먹고 천호동을 지나가다가 천호동 집창촌을 지나가는데 저를 부르는거에요. 순간 너무 호기심이 생겨서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거기를 들어갔어요. 너무 떨렸는데, 제가 목소리도 허스키하고 이러니까 거기 언니가 속으신거에요. 그래서 방에 들어가서 얘기를 했어요. 너무 미안한데 정말 궁금해서 들어왔다고. '성노동' 자체가 교수님 말씀처럼 포괄적으로 볼 수도 있는 문제지만, 그 분은 정말 좀 집안도 너무 어렵고 계속되는 가난과, 좋은 대학을 다녔어도 대학 등록금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수밖에 없었대요. 본인 말로는 자기는 자본주의의 피해자로서 이 일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을 하시더라구요. 그걸 계기로 저는 성노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성노동이 그렇게 볼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고정갑희 교수:
섹스워커라고 하는 성노동자는 꼭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이나 트랜스젠더와 같이 다양하게 있지만, 사회적으로 드러나는건 여성이고 집창촌인데, 많은 수의 여성들이 성노동을 한다라고 하면 이유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거에요. 그렇지만 그 중에 경제적인 이유가 없을 수가 없고 크게 작동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성노동이 아니라도 돈이 필요하면 알바든 뭐든 해야하는 것처럼 성노동도 빈곤, 가난 이런 것들이 그 노동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정갑희 교수:
<레드마리아>는 일단 발로 뛴 영화라고 생각해요. 발로 뛰어서, 일본이든 필리핀이든 한국이든 왔다갔다 하면서 만든 영화여서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보면서 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나오고 감독은 무엇을 얘기하려는 것일까 고민을 했는데, 어떤 연대지점들이 있구나, 그런데 그게 꼭 하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면 ‘배', 뭐 이런식이 아니라 굉장히 여러 가지가 깔려있는 그러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황혜림 프로그래머:
사실 <레드마리아>는 4년, 5년이 걸려서 완성된 영화이고, 365일 얘기해도 모자랄지 모르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이 영화가 자본주의라는, 평소 잘 생각하지 않고 살지만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부분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 안에서 잘 살고 싶은데 잘 살기 어려워하고 헤매고 있는 ‘나’와 아주 가까운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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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Contact

 

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Twitter.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redmaria.tistory.com/

 

 

 

 

 

 

 

 

Posted by 빨간경순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김태용 감독과 함께 한 '<레드마리아> 깊이 보기'

 

 

 

04/29 (일) 20:00  @CGV 상암

진행: 김태용 감독 (<만추> , <가족의 탄생> )

참석: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다양한 게스트들과 함께 하고 있는 <레드마리아>의 관객과의 대화시간! 지난 29일 일요일에는 <만추>, <가족의 탄생> 등을 연출하신 김태용 감독님과 함께 <레드마리아>에 나타난 여성과 노동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답니다:D '가족'을 다룬 영화를 연출하셨다는 공통점(경순 감독의 <쇼킹패밀리>,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이 있는 두 감독님이 관객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 왼쪽부터 경순 감독, 김태용 감독

 

 

 

▲ 김태용 감독 (<만추>,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
<레드마리아>의 등장인물 중 (요요기 공원에서 노숙하는) ‘이치무라’씨가 굉장히 재미있는 캐릭터에요. 이전까지는 계속 자궁을 가진 여성의 몸이라서 가지는 어떤 억압이나 노동에 대해서 이주노동, 비정규직, 성매매, 전쟁피해여성 등이 쫙 펼쳐져요. 이 모든게 여성의 ‘몸’과 관련이 있다, 노동이다, 투쟁이다 이런식으로 전개되다가 중간에 갑자기 '일 안해도 된다' (웃음) 일 안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탁 나오는 순간, 보다가 완전 무장해제가 되버리는 (웃음) 그런데 노동으로부터 소외된 경우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나는 가진게 없어, 배운게 없어서 힘이 없어서 장애가 있어서 혹은 철학 자체가 많이 달려져서- 노동을 못하거나 안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런것까지 들어오면서 이게 얘기가 어떻게 되는건가 (웃음) 어떻게 되는건가요 감독님 (웃음)

 

그래서 지금도 약간 정리가 안되는데, 여자의 몸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가도 노동하면서 산다는 것에 대한 어떤 '받아들임' 까지도 영화에서 느껴졌어요. 이치무라씨도 사실은 어떤 노동을 하고 있잖아요. 그 안에서 생리대를 만들거나 국수를 만들어 나눠먹거나 하는 자발적인 노동들을 하면서 사람들과 어떤 연대를 해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이치무라씨의 등장은 그 이후의 이야기가 약간 달라지는 맥락이었던 것 같아요.

 

관객분들은 보면서 어떠셨나요. 여자로 사는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드셨나요 아니면 남자들은 나쁘다 이런 느낌이 드셨나요 (웃음)

 

 

경순 감독:
<레드마리아>에서는 사실 어떤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 남성은 아닌거죠. 어쩌면 여성의 몸에 대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인) 리타 할머니와 (성노동자 여성들의 센터인) 부클로드의 여성들이 끝과 끝에 위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은 여자들이 하는 노동들은 굉장히 보이지않게 많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생리도 사실 일이에요. 김태용 감독님은 아마 모르실텐데 (웃음) 여자스텝들하고 일을 하다보면 번갈아가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생리가 돌아오고 이틀씩은 꼼짝을 못할만큼 생리통이 심한거에요. 이런 식의 몸의 변화를 같이 체감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것이 나눠지지 않는거거든요. 그리고 사실 여자들한테는 생리대를 사러 가는것부터가 일이에요. 생리대를 사러가는 것이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닌데, 괜히 이 생리대가 아무데나 있으면 이 여자가 칠칠맞고 저기한 여자 취급을 받고. 저희 어렸을 때는 생리대를 편의점에서 팔지도 않았어요. 약국을 가서 사는데 까만 봉투도 모자라서 신문지에 싸서 주는 (웃음) 제가 신문지에 싸서 달라고 한 것도 아니거든요. 이런 식으로 여자들이 하는 모든 것들은 그런식의 윤리적인 시선들하고 항상 얽혀있는거에요. 

 

그리고 가부장제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하나의 권력인 동시에 여자들끼리 서로를 씹고 적으로 만들게 만들어요. 여성들이 하는 노동도 이것을 기반으로 해서 생긴 직업들인거죠. 아이가 있기 때문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돌봄노동을 해야하거나. 여성들이 하는 노동은 이 몸이 하는 거에서 모든걸 규정을 받는거에요. 그러면서 가부장사회인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기 때문에 여성들의 이런 일이 대우를 못 받는거죠. 임금을 기준으로 대우를 받게 되기 때문에. 그런데 사실 200만원 받는 사람이나 500만원 받는 사람 둘 다 비슷하게 힘들거든요. 결국 이런 식의 노동들이 시작은 몸에서 했지만,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이기 때문에 저는 '왜 노동을 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 해보는게 여성의 몸과 노동이 하찮게 취급되는 이 사회에서 좀 맞닿는 고민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에요. 뭔가 다른식의 사고를 했으면 하는 고민들이 있었던거죠. 이런 고민들을 관객들도 함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렇게 영화에서 풀어놨던 것 같아요.

 

 

 

 

 

 

 

 

 

 

 

 

 

김태용 감독:
사실 <레드마리아>가 쉬운 영화는 아니에요. 그리고 그만큼 풍부하게 던져지는게 많기도 하구요. 보통 여자의 몸으로 사는게 얼마나 힘든가에 대한 얘기면 그 힘들게 하는 적을 찾아내기가 쉽잖아요. 그래서 그 적에 대한 분노나 시스템을 바꾸거나 하는 쪽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쪽으로 얘기가 흘러가질 않아요. 그래서 이 살기 힘든 이거가 뭐 어디의 문제라는거야, 남자들 위주의 사회야, 아니면 남자들의 성욕이야, 아니면 역사적으로 계속 있어온 자본주의의 착취시스템이야 하는 식으로 단순하게 얘기가 꾸려지지가 않아요. 특히 성매매라고 하는걸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영화에서 궁금한 부분인데, 이치무라씨가 나오면서 착취된 노동이 아니라 자발적인 노동에 대한 얘기들을 하면서 그 성매매 여성 노동자까지 포괄하게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제가 맞게 본걸까요.

 

 

경순 감독:
사실 성노동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성노동'이라는 말을 쓰기 힘들어하기는 분들이 있고, 또 자기들을 '성노동자'라고 부르면서 권리를 찾겠다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사실 모든게 내가 먼저 하는 자발적인 선택은 아닌거같아요. 이 사회 구조가. 설사 전문적인 어떤 학과를 나왔어도 거기에 맞게 자기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극소수의 사람들인거죠. 영화과를 나왔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영화를 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러면 그 다음의 선택은 일단 내가 먹고 살아야 하는, 먹고 살기 위해서 뭔가 하는 직업이 되는거죠. 그러니까 그 '자발적'이라는 말은 그 의미랑 같이 생각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경순 감독:
<레드마리아>에는 많은 여성들의 배가 나오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목욕탕에서 다양한 여성들의 배를 보는걸 좋아했어요. 할머니의 배, 옆집 아줌마의 배.. 그런데 어느순간 그 배를 보고 있는데 화가 나더라구요. 목욕탕에서는 늘 그런 '배'들을 보는데 밖에서는 티비나 잡지에 굉장히 다른 배들만 나오는 거에요. 쌔끈하고, 45kg의 배들만.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친구들이 같이 목욕탕을 안가더라구요. 나이먹고 배가 나온 배를 보여주기를 싫어하는거에요. 아니 우리가 왜 이렇게 내 배를 부끄러워 해야하는지 화가나는거에요. 화가 나면서 반대로 여자가 배로 하는 일이 너무 많고 이건 부끄러운 일이 절대 아닌데 배가 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여성들이 참 당당하지 못하구나, 이걸 복원하고 싶었어요. 많은 일들을 하는 이 '배'가 고작 미美적인 것으로만 재단이 돼서 '가슴'보다 못한 공간이 돼서 이렇게 외면받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식의 꼭 외모 문제가 아니더라도 '배'가 하는 일이 여성의 정체성과 관련이 크다고 생각했구요. 이런 이야기를 해야지만 여성의 노동의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여성의 노동이 그래요, 이건 임금이나 직종을 가지고 얘기할게 아니고, 여성의 노동은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더 주세요' 이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근본적으로 여자는 밖에서 일을 해도 집에 오면 밥을 해야하는. 이 밥 문화, 이 돌봄에서 떠나지 않는 문제기 때문에 여기서 여성의 노동을 이야기 해야 한다고 생각한거죠. 그래서 이 '배'를 많이 드러내고 싶었고, 그런 배들이 좀 당당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김태용 감독:
저는 <레드마리아>가 어떤 답 이상의 문제제기들을 계속 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매매 얘기만 가지고도, 성매매 나빠 좋아 하면 "나빠",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성노동자는 나쁜 짓 하니까 벌 받아야돼? 그러면 "어, 그래 받아야돼". 그러면 성노동자가 얻압 받고 그런거는 괜찮아? "그런건 아닌거같은데." 이렇게 우리 모두가 성노동에 대해서 혼재되어 있는 이런 문제들을, 성노동에 대한 태도와 성노동자에 대한 태도는 달라질 수도 있는거고, 이런 문제 전체를 이 영화가 담고있어서 보는 사람마다 다양한 자신만의 질문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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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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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김은실 교수와 함께 한 '여성학개론 1탄'

 

 

 

04/28 (토) 20:00 @아트하우스 모모

진행: 권은선 프로그래머

참석: 김은실 교수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 < 레드마리아 > 제작위원)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본격 여성다큐 <레드마리아>가 제작위원 김은실 교수님(이화여대 여성학과)과 함께 <레드마리아>를 교재로 하여 본격 여성학 강의를 가졌습니다. 이 날은 경순 감독님과 김은실 교수님은 물론 관객분들 각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레드마리아RedMaria'의 이미지가 얘기되어 흥미로웠답니다:D

다양한 질문과 대화가 오갔던 ‘본격 여성학강의’ 관객과의 대화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왼쪽부터 경순 감독, 김은실 교수, 권은선 프로그래머

 

 

 

 

 

 

권은선 프로그래머:

김은실 교수님은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님이시고, <레드마리아>의 제작위원을 맡으셔서 물적으로나 심적으로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십니다. 또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부집행위원장님으로 여성과 영화가 교차하는 지점에도 관심이 많으신데요, 어떻게 <레드마리아>와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그리고 영화를 본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은실 교수:
경순 감독이 <레드마리아>를 찍으면서 중간에 돈이 없었어요. 물론 돈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웃음) 또 중간에 돈이 필요 필요해져서 저한테 와서- 그 때는 경순 감독을 잘 몰랐는데 그냥 집으로 찾아왔더라구요. (웃음) 찾아와서 여성영화를 찍는데 제가 후원제작위원을 해줘야겠다는거에요, 그래서 난 못한다고 하고 그냥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웃음) '예스'를 안하면 안나간다는거죠. (웃음) 그리고 제 친구들도 제작위원으로 (웃음) 

 

<레드마리아>에서 위안부 피해 여성인 ‘리타’ 할머니도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여성에게 권리라는게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난 다음부터 말을 할 수 있었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재연 되어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어떤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런 식으로 영화를 통해 재연되어서 다른 여성들과 연결이 되야 하는거죠. 그래서 경순 감독의 제안이 한쪽으로는 남감하기도 했지만 한쪽으로는 너무 고맙고 미안했어요. 나라는 사람이 하는 일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거죠.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경순과 같은 감독을 만나는 것이 내가 누구인지를 잊지 않게, 내가 내 일을 계속 하게 해주는 의미가 있거든요. <레드마리아>와 같은 영화가 없으면 사실 “투쟁이나 저항이 없으면 사회는 폭주족이 되버린다”는 거에요. 자본이 폭주를 해버리고, 국가권력이 폭주를 해버려요. 누군가 여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인간들이 등장 해야하는 거죠. 우리같은 사람들은 권력의 폭주는 막아야 한다고 주장은 해요, 그런데 어떤 때는 권력이 매우 가깝기도 하고. 그래서 사실 이런 인간들을 만나지 못하면 우리는 입으로는 "폭주를 막아라" 그러면서 폭주에 협력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참 많죠. 그런 의미에서 경순 감독이 저를 찾아온게 너무 고마웠어요. 그래서 교회에서 면죄부를 팔듯이 (웃음) 친구들도 많이 동원했죠, 제 친구들도 저같은 인간들이니까 많이 참여를 했구요. 그러나 그 돈으로는 택도 없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사실 <레드마리아>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공짜로 노래를 부르는 등 재능기부를 해주시면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오늘 와주신 관객분들이 너무 고마워요.

 

오늘 영화는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레드마리아>를 굉장히 많이 봤지만 볼 때마다 새로워요. 왜냐하면 굉장히 다양한 인간들이 나오고 다양한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날은 이것이 굉장히 크게 부각되고, 어느 날은 저것이 굉장히 크게 부각되요. 그래서 영화를 통해서 생각해야 할 것들이 달라지는 점이 있어요.

 

 

 

 

 

▲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레드마리아> 제작위원)

 

 

 

 

 

경순 감독:
어제는 백기완 선생님과 이애주 교수님이 <레드마리아>를 보러 오셔서 깜짝 놀랐어요. 영화를 보고난 소감을 한 말씀 부탁 드렸었는데, 백기완 선생님께서는 여성의 몸은 윤리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이다 라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꼭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여자의 몸이 늘 생명처럼 마치 더럽혀지면 안되는 영역으로 얘기되는게 사실은 굉장히 불편해요.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답답했던 지점들이 바로 그렇게 재단되는 몸이 아니라 좀 다른 몸을 얘기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김은실 교수:

아마 어떤 데서는 여성의 ‘몸’을 '생명'이라고 말 할지 모르지만, 그 여자 본인에게는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 자원이나 수단일 수가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깔깔깔 희망버스>라는 작품에서 희망버스 출발 전 마련된 자리에서 백기완 선생님, 박성미 감독이 한마디씩 하는 장면이 나와요. 백기완 선생님이 “우리가 희망버스를 타고가서 이제 노동과-!” 하고 나서 박성미 감독이 “저는 희망버스는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해요. 김진숙에 대한 사랑들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고(웃음) 정말 다른 제너레이션이 희망버스에 참여하는 그 이질성이, 광장이에요 어떤 면에서는. 그 부분을 잘 보여주더라구요.

 

 

권은선 프로그래머:
그런 지점에서 필리핀의 성노동자센터 부클로드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 말라야 롤라스의 이야기가 하나의 짝패처럼 묶이면서 재미있었어요. <레드마리아>는 10명의 등장인물이 일종의 짝패처럼 묶이면서, 사실 정답이 없거든요. 저는 보면서 여성의 ‘몸’은 노동의 장소이기도 하고 섹슈얼리티의 장소이기도 하고 국가의 장소이기도 하고 저항의 장소이기도, 하고 이런 다양한 모습이 잘 펼쳐져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 재미있었던 짝은 일본의 이치무라씨와 사토씨에요. 사토씨는 정말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면서 20년동안 일을 하시다가 나이때문에 직장에서 밀려나신 분이시고, 이치무라씨는 그런 굴레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해방감을 주는 인물이고. 이런 조합들이 저는 재미있었어요.

 

 

 

 

 

 

 

 

김은실 교수:
<레드마리아>에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나 로컬리티와 같은 맥락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어요. 이주여성 제나린이 정읍에서 필리핀의 동생과 대화를 할 때 동생이 한국에 데려가달라고 하면 제나린이 여긴 남편이 없으면 안된다고 하는 장면이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공동체인 말라야 롤라스 할머니들을 찾은 일본 남자애는 일본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하니 자기에게 말해달라고 하고, 또 말라야 롤라스의 리타 할머니는 그동안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 손자들이 일본에 가서 일해야 하는데 문제제기 하는게 쉽지 않았다고 말씀하시고, 여성의 성性이라는 것이 지역을 떠나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거죠. 저는 그래서 <레드마리아>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권은선 프로그래머:

그레이스가 살던 필리핀의 철도 옆 판자촌을 철거하는 업체도 한국업체였고, 부클로드의 성매매 여성들을 만나는 한국남성들, 일본 노동자들이 한국어로 <철의 노동자> 노래를 부르는 등 굉장히 연결되어 있죠. <레드마리아>에 대해서 자주 나오는 질문 중의 하나가 왜 하필 한국, 일본, 필리핀이냐는 질문인데 저는 이 질문이 무의미하고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딜 가서 어떤 노동자를 만났어도 결국 이런 맥락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김은실 교수:

맞아요. 중국을 갔어도 마찬가지였을거에요.

 

 

권은선 프로그래머:

이러다 <레드마리아> 2편 만들겠네요 (웃음) 또 제작위원을 맡아달라고 경순 감독이 어느날 선생님 집에 나타날지도 모르겠어요.

 

 

김은실 교수:

이번엔 나보다 젊은 다른 선생을 찾아야죠 (웃음)

 

 

 

 

 

 

 

 

 

김은실 교수:

처음에 ‘레드마리아RedMaria’라고 했을 때, ‘마리아’라고 하는건 우리가 성모마리아, 막달레나 마리아, 모든 여성을 어떤 면에서는 마리아라고 부르죠, 그런데 거기에 ‘레드Red’라고 하면 무슨의미냐 했을 때 저는 처음에 ‘레드’라는 것이 사실은 노동하는 여성, 뭐 이런 것이 아니냐 하고 이야기를 했었어요.

 

 

관객:
제가 생각한 ‘레드마리아’의 이미지는, 교수님과는 다르게 ‘피로 물든 여성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나봐요 (웃음) 그래서 폭력적인 상황이나 남성들에게 억압받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보러 왔었어요. 감독님의 의도했던 제목의 의미는 무었인지 궁금해요.

 

 

경순 감독:
일단 기존의 마리아와는 다른, 여성들이 기존의 마리아처럼 살지도 않고 ‘마리아’라는 상이 여성들을 굉장히 불편하게 한다는게 가장 컸어요. 그래서 그런 마리아가 아닌, 좀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다른 마리아로 여성의 이미지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미로 ‘레드’를 썼죠. <블랙마리아>는 이미 있고. (웃음) 처음에는 그런 의도였는데 굉장히 많은 부분과 연결이 되더라구요. 무의식적으로 제가 생각한 ‘레드Red’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고, 말씀하신 것처럼 '피'도 관통하는 부분이고, 그리고 또 (말라야 롤라스 할머니들이 강간당한 장소인) ‘레드하우스’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레드가 필연적이었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웃음)

 

 

김은실 교수:
저는 지금 이순간까지 여성의 피의 ‘레드’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경순 감독:
어머, 정말요?

 

 

김은실 교수:
저는 맨 처음에 ‘레드’는 노동의 레드라고 생각을 했었고, 오늘 영화를 다시 보면서는 ‘레드’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색깔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피’로서의 ‘레드’는 정말 생각을 못했네요.

 

 

관객:
저는 그 ‘피’가 피해의 피라기 보다는, <레드마리아>가 ‘생리’하는 여성들에 관해 말하는건가 싶었는데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니까 좋구요.

 

그리고 저는 <레드마리아>를 보면서 제 외로움이 가셔서 좋았어요. 필리핀 부클로드센터의 여성들이 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를 가졌지만 아빠를 찾지 않았다는 부분이 정말 인상적이고 외롭지 않아졌어요. 아, 내가 여성 공동체에 속해있는 사람이고, 남자가 없어도 살겠구나 싶은 (웃음) 여성들끼리 연대해서 사는게 따뜻하고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왜 이렇게 느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화면 속의 웃음들이, 다들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인데도 쉽게 절망하지 않는 너무 밝은 웃음들이 인상깊었던 것 같아요. 직접 만나보신 감독님은 그 분들이 그렇게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경순 감독:
다 이유들은 있어요. 기륭을 예로 들면 지금 재능교육 투쟁도 있고, 굉장히 많으 투쟁 현장들이 있는데 저는 사실 그 투쟁 자체가 굉장한 해방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외부에서는 항상 아프고 힘든걸로만 얘기하고, “와주십시오 여러분 지금 상황이-” 이런 식의. 사실 제가 느끼는건 해방감인데, 이런 것들은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부분들이고, 투쟁의 대의 선상에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저는 그런게 좀 속상해요. 그래서 제가 기륭을 찍을 때 포커스를 맞추고 싶었던건 그 사람들이 투쟁조차도 삶으로 받아들이고 굉장히 즐겁게 즐기고 있다는걸 드러내고 싶었어요.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구요. 자기 삶을 즐기는.

 

 

관객:
저는 2,30년 전의 페미니즘 책과 지금의 상황이 다를게 없어서 눈물이 쏟아졌다는 이치무라씨와, 반면에 이런 일(해고)을 겪지 않았다면 나는 일상에서 투쟁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 면에서 너무나 큰 삶의 변화가 있었다는 사토씨를 보면서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볼 수 있었어요.

 

 

 

 

 

 

 


김은실 교수님과 함께 한 <레드마리아> '여성학강의 1탄_GV'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노동, 해방, 피- 여러분이 생각하는 '레드마리아 Red Maria'는 어떤 모습인가요?

앞으로도 다양한 게스트들과 다양한 주제로 GV가 있을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D

 

 

 

 

 

>> 시간표 보러가기

 

>> GV(관객과의 대화) 일정 보러가기

 

 

 


 

 

 

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Contact

 

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Twitter.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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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http://redmaria.tistory.com/

 

Posted by 빨간경순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한 'CGV 씨네톡'

 

 

04/27 (금) 19:00 @CGV 대학로

진행: 김영진 영화평론가

참석: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여성의 ‘몸과 노동’에 관한 신선한 고찰이 돋보이는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27일 저녁 CGV대학로에서는 김영진 영화평론가님의 진행으로 <레드마리아>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있었는데요. 백기완 선생님, 이애주 교수님 그리고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대표님이 함께 자리해주셨니다:D

여성과 노동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던 그 현장을 지금 바로 전해드립니다!

 

 

 

 

 

▲ 김영진 영화평론가

 

 

 


김영진 영화평론가:
영화를 보면 다양한 노동을 하는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 하는데, 평택의 ‘성노동자’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토로하는 관객들이 좀 있지 않았나요?

 

경순 감독:
많이 있었죠.

 

김영진 영화평론가:
그런 부분은 찍으실 때 예상한 부분이었나요?

 

경순 감독:
찍을 당시에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어요. 왜냐하면 여성의 몸과 노동을 얘기할 때 가장 걸리고 저를 불편하게 했던 것이 사실은 성매매 여성들을 ‘성노동자’라고 부르는 호칭들이었어요. 그런데 그 불편함이 오히려 저를 고민하고 사유하게 만들었죠. 성매매특별법의 요지도 사실은 이해가 좀 가고, 그런데 한편으로는 성노동자들이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이미 하고 있는데 우리가 이것을 완전히 외면하는게 맞는가 하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다 보니 이 단계를 넘어야지 여성의 몸이나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영화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을 꼭 한축으로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했구요. 그리고 거기의 가장 반대편에서 괴로움을 겪으신 위안부 할머님들의 이야기도 사실 우리가 다시 한 번 접근해야겠다. 물론 가장 크게 사죄해야 하는건 군사주의이고 일본제국주의이지만, 사실은 여자로서 몸을 더럽히고 강간을 당했단 사실로 인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건 꼭 일본때문이 아니거든요. 우리 사회의 윤리나 인식이 알게모르게 2차 가해를 하는 부분이구요. 그런데 사실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를 안하는 분위기가 저를 무겁게 만드는 주제였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을 쭉 펼쳐놓고 한 번 이야기를 하면, 또 다른 식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던거죠.

 

 

 

 

 

 

 

 

 

 

 

 

이날 씨네톡에는 백기완 선생님(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애주 교수님(서울대학교 교수)이 자리에 함께 해주셨는데요, 백기완 선생님은 평생을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헌신해오신 재야운동가이시고 이애주 교수님은 민주화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춤으로 위로해오신 한국무용가시죠! 잠시 마이크를 잡고 <레드마리아>를 본 소감을 말씀해주셨답니다:D

 

 

백기완 선생님(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백기완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냥 쭈욱 눈이 빠져들어가고 그랬습니다. 여자의 성(性)이라고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보는 게 아닙니다. 생명을 짓밟는 침략이냐, 아니면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싸움이냐 하는 입장이 분명해야만 여성의 성 문제를 다루는 데 근본적으로 다가설 수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나오니까 스쳐지나가게 되어서, 쭉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눈을 빨려들어가게 하는데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애주 교수님(서울대학교 교수)

 

 

 

 

 

이애주 교수님:

고생하셨습니다. 이러한 여성의 처절하고 아픈 상황을 영화에 고스란히 채웠다는 데서, <레드마리아>는 그냥 보통 영화라고 하면 안되고 어떤 성스러운 뭐라고 불리워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영화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다보니, 지금 이렇게 다 끌어내셨으니까 이것을 이제 한 문제 한 문제씩 영화로 완성시켜 나가야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시민단체와 함께 한 특별시사회'에 함께 해주셨던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대표님도 이날 함께 해주셨답니다!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대표)

 

 

 

양기환 대표:
'특별시사회' 이후에 백기완 선생님께 <레드마리아>에 대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선생님을 모시고 다시 한 번 보러오게 되었는데요. 저도 약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여성의 성을 매매하는 것에 대해서 노동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논쟁을 한 적도 있고. 오늘 백기완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라는 폭력에 여성이 피해를 입은 것과, 돈이라는 자본주의의 폭력에 여성이 침략을 당하는 것을 윤리와 도덕의 문제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순 감독:

'이치무라'를 촬영 하면서 너무 부러웠었어요. 그 공기좋은데서, 요요기공원이 다 자기 마당인거잖아요 (웃음) 저도 텐트 하나 얻어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겨울에 한 번 자보고 너무 추워서 포기했었죠. (웃음) 이치무라가 하는 얘기가 지금 먹을건 너무 많다는 거에요. 옷도, 버리는 물건도 너무 많고. 우리가 사실 없어서 굶어죽는건 아니라는거죠. 그런데 있는걸 제대로 나누지를 않는거에요. <말하는 건축가>에서도 나오지만 사실 건축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작은 집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건데,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게 가능하지가 않은거죠.

 

그리고 또 한가지는 아무리 우리가 벌어도 벌어도 빈곤해요. 200만원을 버는 사람도 500만원을 버는 사람도 다 허덕이는게 우리가 사는 모습이에요.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돈을 버는건 이제 더 이상 희망적인 대안이 아닌거죠. 그렇다면 내가 지금 100만원밖에 못 벌고 있으면, 저는 이 돈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거에요. 그렇게 살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노동의 대안은 이치무라처럼 덜 일하고, 그 대신 내가 갖고있는 것을 최대한 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이치무라처럼 노숙까지는 아니지만 (웃음) 큰 집 가지려는 꿈 안갖고, 크게 자식에게 투자할 생각 안하고, 그 몇가지만 빼도 사실은 살아지더라구요.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도 훨씬 더 자유롭게 자기가 살 수 잇는 방식을 택하는 것 같구요. 내 몸에 당당할 수 없고 부끄러워하면서까지 이런 식의 비굴한 노동을, 요만큼의 돈을 받기 위해서 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을 다시 고민하고 싶었어요.

 

재미있는건 저는 오히려 필리핀에 갔을 때가 가장 편했어요. 먹을 것도, 잘 장소도 변변치 않았지만 마음이 너무 편했어요. 우리는 해가 갈수록 친구도 잘 못만나고, 누군가와 만나고 대화하고 싶은 마음으로 ‘카톡’에 메달리게 되고,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싫다싫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편입되어 가고 있었는데, 필리핀을 가니까 그런게 보이더라구요. 생각해보니까 우리 어렸을 때는 우리도 그랬었는데 말이죠.

 

김영진 영화평론가:
저는 약간 사는게 ‘함정’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 사는 모습의 이런 굴레들을 벗어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레드마리아>에서 '이치무라'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자본과 가부장의 굴레 속에 대부분의 여성이 있는데, 이치무라라는 여성만 여기서 좀 자유롭잖아요. 제가 생각할 땐 이치무라와 같은 삶에 대한 리스펙트를 우리가 갖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렇게 못 살지라도, 저렇게 사는건 정말 멋있는 일이야 라고 사회적으로 리스펙트를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정도라는거죠 (웃음) ‘그래, 우린 너무 과잉생산하고 있어. 나도 생산 안해’ 라고 하기에는 힘들고. 기껐해야 소극적인 저항으로 ‘너무 멋있다. 나도 언젠가는’ (웃음) 이런 생각을 하는 소심한 것밖에 못하는. (웃음)

 

경순 감독:

이치무라처럼은 못 살거라고 생각하면 절망적일 수 있는데, 저는 이치무라씨와 같이 다른 방식의 삶을 사는 분들을 우리가 많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텐데, 사실 우리가 보는 방송이나 온갖 신문이나 사는 방식은 그런 식의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잖아요. 그러면 나 혼자만 뭔가를 하기는 굉장히 힘든거거든요. 이런 다른 방식의 삶을 보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들이 있으면 좋겠다, 저도 보고싶었기 때문에, 그랬기 때문에 이 영화를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절망할 게 없는게 찾아보니 의외로 이렇게 멋지게 사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전형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좀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관객:
감독님은 자유롭게 살고 계신가요?

 

경순 감독:

남들은 저를 보고 자유롭다고 하는데, 저도 참 자유롭지 못한게 많습니다. (웃음)

 

김영진 영화평론가:

감독님 굉장히 자유로우실 거에요 (웃음) 다큐멘터리 감독 중에 김태일 감독님이 계신데, 작년에 만나서 너무 놀랐어요. ‘홈스쿨링’은 들어봤어도 ‘홈플레잉’을 시킨데요 아이를 (웃음) 집에서 같이 노는거에요 학교를 안다니고. 제가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게, 돈은 땡전 한 푼 없는 것 같은데 (웃음) 너무 밝고 행복한거에요. 어떻게 저렇게 밝고 명랑할 수가 있지, 재밌게 살 수 있지, 부족한 것 없이 너무 잘 살고 있는거에요. 그렇게 사는 분들이 좀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삽시다- 라고는 얘기할 수 없고, (웃음) 관심을 기울입시다.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함께한 CGV씨네톡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게스트와 다양한 주제의 GV가 진행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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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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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

진선미 변호사와 함께 한 '개봉기념 스페셜 토크'

 

 

04/26 (목) 20:00 @아트하우스 모모

진행: 권은선 프로그래머

참석: 진선미 변호사 +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4월 26일 본격여성다큐 <레드마리아>가 드디어 개봉을 했습니다! 개봉을 기념하여 <레드마리아> 제작위원 진선미 변호사와 함께한 스페셜 토크가 있었는데요, 상영 후에는 관객들이 앞자리로 모여앉아 무척 단란한 분위기였답니다. 그리고 관객석이 높이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의 특성상  관객들을 ‘우러러 보며’ 진행되었어요:D
권은선 전 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님의 진행과, 호주제 폐지의 주역이신 진선미 변호사님 그리고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님의 참석으로 진행된 '스페셜 토크'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개봉일 관객분들을 기념하는 사진촬영중이신 경순감독님:^)

 

 

 

 

 

 

권은선 프로그래머:

진선미 변호사님은 호주제 폐지를 위해 활약 하셨었고, 이번 19대 국회에 들어가게 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레드마리아>의 제작위원이시죠. 어떤 인연으로 <레드마리아>의 제작위원이 되셨는지, 그리고 영화를 보신 소감 부탁드립니다.

 

 

 

진선미 변호사:
대략 6년 전부터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예술가 분들과 연이 닿아 교류를 하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경순감독님과 인연이 닿았고, 그러면서 <레드마리아> 프로젝트의 제작비 문제를 돕기 위해 제작위원이 되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제작위원이 된지 5년이 지났습니다 (웃음) 5년 동안 많은 중간 편집본을 보았고, 오늘 이렇게 개봉을 맞아 최종 편집본을 본 거구요.

 

<레드마리아>는 여러 나라에서 각자의 ‘몸’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쓰면서 살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인데, ‘몸’ 이라는걸 단순하게 생각하면 나의 영혼이나 마음을 담아내고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이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어져있는 여성들이 결국은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몸이 도구인 것 같지만 결국은 그 도구로 인해 나의 삶이 결정되어 버린다는. 그러면서 제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안쓰러워지는 느낌도 들고(웃음) 나 자신이 안쓰러워지니까 나랑 같은 다른 여성들 또한 안쓰러워지고, 다들 각자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 진선미 변호사

 

 

 

권은선:
감독님께 궁금한게 있어요. 왜 제목이 <레드마리아>인가요?

 

경순:
GV를 하면 꼭 나오는 질문이 <레드마리아> 타이틀에 대한 질문이에요. 오늘도 나왔네.(웃음)
종교와 상관없이 ‘마리아’가 상징하는 여성의 성스럽고 순결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게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데 나를 계속 억압하죠. 그런 억압들이 여성들의 노동에도 고스란히 작용을 해서 규제하고 제약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다수의 그렇지 못한, 우리 주변의 평범한 ‘마리아’들이 이제는 다르게 불러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그 다른이름으로 ‘레드마리아’를 생각했어요. ‘레드’는 도발적이면서도 핍박받는 색이기도 하니까요.

 

권은선:
저는 <레드마리아>를 보면서 여성의 ‘몸’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몸'은 노동의 장소이기도 하고, 성(性)이 발생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그리고 어떤 저항의 장소이기도 하고.

 

경순:
사회에서 여자들은 ‘몸’이 재산인 것 같아요. 보통 결혼하기 전에 여성의 ‘몸’을 좀 잘 만들어서 가려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고. 사실 성노동자가 아니더라도 내 '몸'을 지금 모습이 아닌 더 마른 모습이나 혹은 다른 어떤 형태로 만들어서 잘 시집갈 수 있다는 것도 결국 ‘몸’에서 출발하는 문제제기 중 하나에요.

 

 

 

 

 

 

관객:
저는 사진 찍는 일을 하는데, 아기들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그런데 보면 요즘은 여아선호가 상당히 강하더라구요. 남자아기를 갖는 것에 대해서는 축하받거나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여자아기를 갖게 되면 상당히 축하받고 기뻐하고 그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작 저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웃음) 제 아들이 만약 딸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여전히 끔찍하더라구요. 제가 아내한테 여러 질문들을 하는데, 우리 아이가 스무살쯤 돼서 여자친구랑 여행을 가겠다고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아내가 걱정은 조금 되겠지만 잘 다녀오라고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만약 스무살 딸이 남자친구랑 여행을 가겠다면 어떻겠냐고 물었어요. 스무살쯤이라면, 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자애가, 라는 생각이 조금 생기더라구요.

 

권은선:
부모님에게 안물어보고 갈거같은데요 (좌중 폭소)

 

관객:
그렇겠네요(웃음)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여전히 세상을 살기에는 남자가 더 편하다, 여자들이 사는 삶이 힘들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경순:
어제 만난 어떤 남성관객분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남녀가 똑같이 이해의 폭이 좁아지는 교육을 받았다면 상황이 조금 달랐을텐데 하는, 여자가 생리할 때 생리통이라든지 이런 개념들을 잘 이해를 못하시겠다고. 남자기 때문에 가능한 질문들이죠. 그런데 반대로 여자들도 그런걸 알면서도 너무 당연시하는 면도 있구요. 스스로 자신의 ‘배’를 모르면서 사는 중년여성분들이 많으시죠. 여성문제가 진전되려면 이제는 이런 점들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호주제가 바뀌었을 때 물론 법안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은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집안 분위기가 확 바뀐건 아니거든요 (웃음) 그리고 심지어 호주제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분들도 많으시고. 그래서 이런 법이 개선되는 것만으로는 나아지지 않는 부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선미 변호사님은 변호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진선미 변호사:
법과 제도상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발전되었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저희의 생각만큼 많이 변화되지 못했죠.

그리고 ‘몸’의 한계랄까요. 저같은 경우만 해도 나 스스로 '여성으로서의 나'를 생각해보면 그것이 나를 자꾸만 움츠리게 만드는 제어기제로서 작용을 항상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제어기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던 과정이 결국은 여성으로서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구요.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사회가 계속 규제하는 대상인 ‘여성’을 벗어나려는 것이, 저의 삶을 나아가게 하는 중심이기도 하구요.

 

 

 

 

 

 

 

관객:
저는 오늘 <레드마리아>와 마찬가지로 문제작인 (웃음) <은교>를 놓고 둘 중 뭘 볼까 고민을 하다 좀 더 강렬할 것 같은 <레드마리아>를 보러왔는데요 (웃음) 우선 많은 여성이 나오게 함으로써 용광로처럼 뭔가를 하나 뽑아내려고 의도하신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감독님께 직접 듣고싶어요. 그리고 “노동은 절망이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이 과연 가능한가”하는 논의들이 영화에서 나오는데, 저도 지금 직장에서 퇴근하고 온 길이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이 가거든요.(웃음) 보면서 역시 나만 그런 고민을 하는게 아니구나, 바다 건너의 여성들도 이런 고민들을 하는구나 하는 위안 하나와, 그렇지만 결국 그렇다면 세상이 다 그런거였구나 하는 절망 하나를 얻어서, 항상 이런식으로 위안과 절망 사이를 왔다갔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위안을 받으면서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사실은 종잇장 한 장에 불과할 수 있는 그 생각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걸까요?

 

경순:
많은 여성들이 나오는 이유는 여성들이 살고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주인공 10명이 한명의 여성의 삶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나일 수도 있는. 기륭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얘기들을 할 때 많은 여성들이 거기서 자신은 빠져있다고 생각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굉장히 힘들고 열악하고 ‘불쌍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렇지만 사실은 전업주부도 어느 한편에선 그렇게 생각되는 대상이거든요. 이런 차이들이
그리고 자본주의경제가 발전하는 것과 여성의 삶의 발전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 관객들을 만나면서 많이 놀랐어요. 이게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의 여성들 역시 마찬가지구나. 좋은 질서와 제도 속에서 경제적으로 윤태갛게 사는 여성들도 여전히 자신의 ‘배’를 자랑스러워 할 수 없는 그 모습들이 전세계의 여성들의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권은선:
제가 보기에 <레드마리아>의 주인공이 많은 이유는 경순 감독님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경순이 만난 여자들>인거죠 (웃음)

 

관객:
저는 영화 마지막부분에서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모습의 배를 옷을 걷어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어렸을 때 엄마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어요. ‘얼굴은 멀쩡한데 배는 왜 저렇지?’ (웃음) 나중에 할머니가 옷을 갈아입는 걸 봤을 때는 ‘저기는 더 심하구나’하고 (웃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아이를 낳고 제 배를 보니까 제 배가 엄마 배처럼 되어있더라구요. 여자들 배를 보면 제왕절개 흉터도 있고, 임신하면서 튼 살도 있고, 흉터처럼 깊게 파인 여러 흔적들이 있는걸 볼 수 있는데, 다 저렇게 그런 몸으로 노동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도 노동자로는 인정을 못받는구나. 저희 어머니나 할머니처럼 평생 전업주부로 노동을 하신 분들은 노동자로 인정을 못 받는구나, 또 나는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그런 분들의 노동을 가볍게 보지 않았나 속으로 은근히 무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했구요. ‘왜 좋은 학교 나와서 직장을 안다니고 집에 있지’같은 생각들. 직장을 다니는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전업주부인 여자들을 집에 있다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전업주부들은 직장다니는 여성들을 애 놓고 밖에서 뭐하고 다니냐는 식으로 서로 무시하는 (웃음) 사실은 서로 똑같이 같은 몸으로 노동을 하는 여자인데도 서로 같이 가지 못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는게 마음이 아픈 부분인 것 같아요. 우린 같은 몸으로 같은 노동을 하는 자매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경순:
정말 굉장히 중요한 문제에요. 그런 일상에서 보이는 모습들의 확대판이 사실은 결혼해서 가정에 있는 여성과 성노동을 하는 여성 사이의 간극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왜 그렇게 아이를 방치하냐는 소리 많이 듣기도 하고 (웃음) 반상회를 나가면 제가 외계인이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도 전업주부들을 굉장히 무시했었고,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들하고는 대화가 안돼’ 같은 생각을 했었던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 시각이 고스란히 성노동자들에게도 있었어요.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이렇게 고생하고 사는 것도 열받는데, 왜 우리끼리 이런 피곤한 거리감을 가져야 하나 하는 것들이 저는 정말 화가 나는 부분이에요. 여자끼리 경쟁하게 만드는 이런 것들이, 정말 짜증나죠.

 

진선미 변호사:
이번 총선결과 저희 민주통합당이 여성의원수가 24명으로 최대래요. 그래서 다들 모여서 ‘배’ 사진을 한 번 찍을까 (웃음) 얼굴은 가리고 (웃음) 그러면 훨씬 더 연대의식이 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한 번 해봤네요 (웃음)

 

경순:
너무 좋은 아이디어에요. 좀 그런게 필요해요 우리한테. 세상에 넘쳐나는 ‘새끈한’ 배들 이제 질리잖아요. (웃음) 제가 수업하는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자기 몸을 ‘45kg’에 맞추려고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니까 이거 정말 심각한 문제구나 느껴지더라구요.

 

관객:
저는 감독님이나 <레드마리아>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이 영화를 어제 봤었는데, 뜻밖에 너무 속이 후련했어요. 답답하게 치이면서 사는게 당연한거고, 내가 뭔가 삐뚤어진거고 이렇게 느끼며 살았었는데 <레드마리아>를 보고 속이 너무 후련했어요. 그래서 오늘 한 번 더 보러 왔습니다. (웃음) 우연한 기회에 <레드마리아>를 만난 것에 대해서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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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Contact

 

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Twitter.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redmaria.tistory.com/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