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일기2014. 3. 4. 12:29

집안에만 쳐박혀 보름을 보내고 지난 일요일 처음으로 사무실에 나갔었다.

썰렁한 사무실을 둘러보며 일본촬영의 잔재만 남아있는 사무실에서

멘토할 학생들만 만나고는 돌아왔다.

나는 아직 촬영본을 대면할 힘이 없었던 것이다.

무언가 가슴속에 쌓여있는 먼지를 좀 더 빼내야 비로서 그것을 대면할 힘이 생길거 같아서.


그렇게 보름을 보냈던거 같다.

아무 생각도 안하고 아니 가능하면 안하고

내리 드라마만 보았던거 같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슬쩍 눈길만 보내고

그저 뒹굴뒹굴거리며 집안의 한평 남짓 내공간을 사수하며 말이다.


근데 그 느리고 게으른 생활이 질리지가 않는다.

먹고 싶을때 먹고 자고 싶을때 자고 

치우고 싶을때 치우고 보고 싶을때 보면 되는 이 단조로움의 맛이라니.

생각같아서는 보름 더 뒹굴고 싶은데

새학기도 됐고 우자지간 움직여야 하는 때가 온거 같다.


그리고 이제사 슬슬 사무실에서 썰렁하게 기다리고 있을

촬영본이 생각난다.

그래 많이 외로웠겠다.

그래도 내가 준비되야 너를 다시 볼 수 있으니 너무 서운해 마라.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나니 조금 마음이 급해진다.

일본촬영본을 정리해야 국내촬영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5테라가 넘는 내용들.

이 많은 내용을 언제 번역해서 다보나 생각하니 급한 마음에 아찔함까지 더해진다.

하지만 천천히 가자고 마음을 도닥거린다.

그리고 그것들과 대면할 마음의 준비를 다시 해본다.

나는 정말 마음의 준비가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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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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