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경순의 노트2013. 9. 24. 15:49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며칠간 제일 아쉬운게 뭘까를 생각해보았다.

연락처도 아쉽고 신속한 네트워킹도 아쉽지만 가장 아쉬운건 일정관리와 카메라다.

연락처나 네트워킹은 늦기는 해도 인터넷이 가능할때 찾아서 보면 되지만

당장 일정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몇년전까지만해도 수첩에 일일이 적어서 확인을 했는데

스마트폰을 쓰고부터는 그곳에 늘 일정관리를 해서

상영일정이나 만날 약속 등등을 그곳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당장 약속을 잡지 못하는거다.

오늘도 아침일찍 멘토해줄 학생과의 일정을 잡는데 지난번 약속한 시간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결국 컴퓨터를 켜서 일정표를 확인하니 그제서야 기억이 나지 뭔가.

그래 나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기능은 이거였구나.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려는데 식탁위에 곰팡이가 나도 한참이나 난

개봉하지 않은 카스테라가 식탁위에 있다.

아마도 수림이의 가방속에 뒹굴다 나온것이리라.

갑자기 찍고 싶어진다.근데 웬일이니...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없다.

중고 임시폰으로 찍자니 화질이 너무 구린것이다.

갑자기 화질하나는 끝내줬던 내 HTC폰이 그리워 진다.

그래 뭔가를 찍어놔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걸 못하니 갑갑해 진다.


그리고 잠시후 미례에게 메세지가 날라온다.

최근 무제한으로 전화요금을 쓰던 그녀가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소액제로 바꾸었다고 좋아하더니만 그녀의 통화는 인색해지기 시작한다.

수시로 걸던 전화가 갑자기 쪼잔하게 메세지로만 오는 것이다.

나쁜년...통신요금에 인심마저 넘기다니...라고 중얼거리다가

우리 생활이 이렇게 통신요금에 저당잡혀 있구나를 생각하니 그것도 화가난다.

하지만 어디 이게 우리만의 문제일까.

사실 요즘 다들 그런다.

통신요금에 맞추어 전화거는 방식도 달라지고 조금씩 치사해지기도 한다.


가끔 먼저 걸었다가 끊는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아예 카톡 이외에는 문자도 안쓰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카톡전화로만 통화를 해서 가끔 전화쓰기가 불편하기도 하다.

인간관계도 인정도 다 통신비만큼 달라지는 것이다.

우자지간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일단 전화기를 빨랑 바꿔야겠다는 것.

빨랑 일정관리도 편하게 하고 카메라도 사용하고

친구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카톡도 빨랑 열어놓자라는 것.

이참에 수림이랑 통신사를 합쳐서 할인이라도 알뜰하게 챙기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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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