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일기2013. 7. 8. 13:24

서울영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영화창작공간에 다시 들어가게되었다.

2008년 레드마리아를 시작할때 처음1기로 영화창작공간의 디랙터스존에 들어갔고

다시 프로듀서존에서 영화의 후반작업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레드마리아를 만드는 사이 그곳에서 잼다큐강정을 기획했고

제작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영화창작공간은 나에게 큰 기여를 한셈이다.

그렇게 이번에도 레드마리아2를 그곳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어찌나 감사한지.

심지어 방도 창문이 있는 환한방으로 추첨이 돼서 기쁨이 두배.ㅎ


그래서 나는 편집기와 자료들 그리고 프리터를 비롯해 여타의 짐들을

옮겨야 해서  결국 그동안 미뤄왔던 청소까지 부득이 하게되었다.

일년이 넘게 나의 공간이 되어주었던 이 작고 허름한 공간을 비운다고 생각하니

웬지 이 지저분한 물건들을 치우는게 아쉽기까지 한다.

치우다보니 별게 다 나온다.

언제 죽었는지 모르게 이미 박제가 된 바퀴벌레부터

커피원두 알갱이 그리고 그렇게 없을때는 찾아도 안나오던 담배며 라이터까지

숨은 보물 찾기 하듯이 이것저것 책상위에서, 아래에서 발견이 된다.


사무실이 없는동안 이곳에서 정말 많은 일을 했던거 같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친구들과 놀고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기획안을 만들고,

또 아무리 피곤한 일이 있어도 이곳에만 안착하면 

모든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은 휴식처가 되기도 했던 공간.

이 공간을 수림에게 물려주기로 했다.

자기공간이 없어서 늘 침대위에서 온갖 물건을 늘어놓고 뒹굴던 그녀에게 말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무엇을 할까. 아니 무엇을 하겠지.

근데 갑자기 집에와서 내공간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왜케 서운한지.


결국 사무실에서 먹자고 싸놓은 커피드립세트를 다시 풀러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도구들을

다시 내려 놓는다.

옮기려 했던 오디오도 그대로 두기로 한다.

여행이나 촬영 다닐때 쓰던 커피분쇄기와 모카포트는 집에서 쓰기로 하고

사무실에서는 늘 집에서 쓰던 것을 가져가기로 한다.

그렇게 이것저것 챙기고 정리하다보니 시간이 꽤 걸린다.

결국 병원가는건 패스하고 하루 진종일 이일을 해야하지 싶다.

고작 책상주변을 정리하는건데 이사가는 것처럼 마음이 분주하다.

저녁쯤 친구가 와서 짐을 옮겨주기로 했으니

아직 다섯시간은 남았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이 공간을 기념하면서 한 장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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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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