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료/가사노동2012. 3. 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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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홈’ 만드는 가사도우미의 쓰디쓴 노동
[우리 곁의 오지] ‘우리 곁의 오지’ 여섯 번째 이야기…
4대 보험 안 되고 감정노동과 인간적 모멸 속에서
끝없는 집안일 해나가는 가사도우미 노동자들의 고단한 부엌






세탁실-거실-부엌-서재-안방-옷방-거실-세탁실-화장실-부엌-재활용·쓰레기수거장. 최명선(49·가명)씨의 하루는 세탁실에서 시작해 쓰레기 수거장에서 끝난다. 아파트가 작업장이고, 앞치마가 작업복인 그의 직업은 가사도우미다.
오전 9시. 최씨는 매주 화요일에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로 출근한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출근하고 난 빈집에 들어온 최씨는 앞치마를 두르고 서둘러 부엌 옆에 딸린 세탁실로 들어가 소매를 걷어올린다. 세탁실에 앉아 바구니에 담긴 옷가지를 물에 담가 불려놓고 애벌빨래를 한다. 옷가지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나머지는 손빨래로 세탁한다. 그다음 거실과 부엌 등에 어질러진 물건 등을 눈에 띄는 대로 정리해놓고 부엌으로 향한다. 설거지대에 서서 수세미를 들고 그릇·컵·냄비 등을 싹 닦아 찬장에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그다음에는 쓰레기를 분류한다. 재활용할 것과 버릴 것, 음식물로 처리할 것을 나눈다. 손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쉴 곳도 없는 점심시간

»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가사도우미 최명선(가명)씨가 일하고 있다. 최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7시간 일하고 5만원을 받는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빨래와 설거지, 쓰레기 분류까지 마치면 오전이 금세 지나가요. 이 집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데, 부부 둘만 사는 집이라 양이 많지는 않지만 그동안 밀린 설거지나 빨래를 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려요. 집에서도 집안일을 하지만 여기는 직장이잖아요. 빨래나 설거지도 집에서 하는 것과는 다르죠. 더 신경 써서 해야 하고 더 깨끗하게 해야 하니까요. 이 집 ‘새댁’은 꼭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으면 메모를 해놓아요. 메모에 따라 필요한 일을 추가로 해요.”

낮 12시. 12시부터 1시간은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이다. 일하는 집에 반찬 등이 있으면 집에서 점심을 먹지만 그렇지 않으면 간단히 라면을 끓여먹거나 나가서 사먹는다. 이 집처럼 빈집에서 일할 때는 식사나 휴식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낮에도 사람들이 있는 집에서는 그마저 쉽지 않다. 최씨는 “일을 하러 온 건데, 그 집 식구들이 먹고 남은 국을 먹으라고 하거나 자기들이 먹지 않는 음식을 들이미는 경우도 있다”며 “그럴 때는 보통 초반에는 말을 못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넌지시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다”고 설명한다. 또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쉴 공간이 없다. 빈방에 혼자 들어가 있는 것도, 사람들이 거실에 앉아 있는데 거실과 트인 부엌 식탁에 잠시 앉아 있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오후 1시. 최씨는 다용도실에서 청소기를 꺼낸다. ‘윙~’ 청소기 소리가 요란하다. 청소기는 서재와 안방, 옷방, 거실 순서로 돌아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인다. 청소기를 다 돌리고 나면 빨래건조대에 널어놓은 걸레를 걷는다. 마른걸레를 들고 서재로 들어가 책장과 책상에 앉은 먼지를 떨어낸다. 거실에 있는 TV와 노트북, 오디오 위에도 마른걸레가 지나간다. 마른걸레 다음은 물걸레 차례다. 물걸레 여섯 개가 들어 있는 빨간색 고무대야를 들고 거실로 나온다. 최씨는 양손에 물걸레 하나씩을 들고 두 손으로 걸레질을 시작한다. 그렇게 2시간 동안 30평이 넘는 아파트 바닥을 모두 닦는다. 일반적으로 가사도우미들은 대걸레 등을 이용해 바닥을 닦거나 일부만 걸레로 닦는다. ‘바닥을 모두 걸레질해달라’는 요구는 무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최씨는 왜 힘들여 걸레로 바닥을 닦을까.

“아유, 힘들죠. 어깨가 아파요. 오십견이 왔는데 일을 시작하고 나서 온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걸레질을 해야 깔끔하게 청소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사도우미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건데, 이렇게 하면 마음이 편해요.”


가사도우미는 50대 초·중반이 가장 많다. 최씨는 젊은 축에 속한다. 그래서 걸레질도 다른 가사도우미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그런 최씨에게도 몸이 버텨내기 힘든 일들이 있다. 세탁소에 맡기면 되는 카펫이나 커튼 빨래 같은 묵직한 일이 그렇다. 일거리가 많지 않은 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만들어서 시킨다는 인상을 받을 때나 몸살 기운이 있을 때는 더 그렇다.

감정노동,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든

» 최씨는 “빨래·청소·다림질·식사 준비까지 시간 내에 마치려면 좀처럼 쉴 틈이 없다”고 말한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오후 4시. 최씨는 다리미와 다리미대를 들고 거실로 나온다. 빨래건조대에 걸려 있는 셔츠 등을 다린다. 다림질이 끝나면 화장실 청소에 들어간다. 고무장갑을 끼고 고무대야에 세제와 청소용 솔을 넣어 화장실로 들어간다. 물이 튀지 않게 바지를 걷어올린다. 세제와 락스를 이용해 세면대와 욕조, 변기를 솔로 닦는다. 거울도 빼놓지 않는다. 화장실 청소 역시 걸레질처럼 몸을 굽히고 팔에 힘을 줘서 해야 한다. 화장실 청소까지 마치고 나면 집안일 마무리에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집안을 점검하면서 쓰레기봉지에 쓰레기를 채운다. 그러다 보면 벌써 오후 5시다. 앞치마를 벗어놓고 집에 가는 길에 쓰레기를 버린다. 그렇게 이 집에서의 하루 일과가 끝난다.

맞벌이 부부가 모두 늦게 밖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 편이라 이 집에서는 식사 준비를 하지 않지만, 다른 집에서는 식사 준비까지 해야 일이 끝난다. 식사는 보통 밥과 국·찌개 한 종류, 나물 반찬 두 종류, 찜 한 종류로 준비한다. 가사도우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게 식사 준비다. 집집마다 입맛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미료다. 조미료 없이 요리를 하면 아무래도 ‘맛있다’는 인상을 주기 어렵다. 게다가 집안 사람들의 입맛이 서로 다를 경우에는 문제가 커진다. 최씨는 “한 사람은 짠 음식을 좋아하고, 한 사람은 싱거운 음식을 좋아할 때는 두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만들어놓은 음식이 ‘맛없다’고 할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한다.

최명선씨는 2007년부터 가사도우미로 일해왔다. 아이들이 대학에 다니고 있어 남편 벌이만으로는 가계를 꾸리기가 벅차 “반찬값이라도 벌 생각으로” 가사도우미를 선택했다. 복지관에서 2주 동안 세탁·청소·요리·다림질 등 ‘살림의 기술’과 응대법 등 가사서비스 교육을 받았다. 복지관에 회원으로 가입해 연회비를 내면 가사서비스일을 연결해준다. 처음에는 3개월 동안 산후조리 도우미를 했고, 그다음부터는 가사도우미를 쭉 해오고 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창전동 아파트에 나가고, 일주일에 세 번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 나간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종일 근로 수당은 5만원이다. 한 달에 80만원을 번다.

최씨는 이전에 했던 공공근로나 식당일에 비해 가사도우미는 시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감정노동 부분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한다. 몸보다 마음이 힘들 때가 더 많다.

“복지관에서 연결해준 집에 처음 갈 때는 그쪽에서 어떤 걸 원하는지 먼저 파악해요. 그렇게 맞춰가야지 정기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서로 마음을 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렇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꾸준히 일을 하게 되죠. 창전동 아파트의 경우 3년째 일을 하고 있어요. 믿음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멀게 느껴질 때도 있죠. 예전에 일했던 집에서는 집에 늘 있던 할머니가 한 번 집을 비울 일이 생겼는데 귀중품이 들어 있는 문을 다 잠가놓았더라고요.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래 일했는데 ‘대체 나를 뭘로 생각하나’ 싶었어요.”

4대 보험 적용 안 되는 24만 ‘도우미들’

» 최씨는 “빨래·청소·다림질·식사 준비까지 시간 내에 마치려면 좀처럼 쉴 틈이 없다”고 말한다. 한겨레 정용일 기자

하루 종일 종종걸음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며 부지런히 일해도 퇴근 시간인 오후 5시에서 30분이나 1시간을 넘기는 일이 잦다. 일하는 시간에 따라 요금을 받기 때문에 시간이 돈인데, 초과된 시간에 대한 수당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가사도우미들은 하루 일당을 그날 일이 끝나면 사용자에게 직접 받는다. 그럴 때 초과된 만큼 5천원이나 1만원을 더 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알아서 챙겨주면 ‘고맙다’. 최씨가 일하는 다른 집에서는 식사 준비로 근무시간을 넘기는 일이 반복되자 1시간 더 일하고 1만원을 더 받기로 합의했다.

‘보험’ 얘기가 나오자 최씨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신원보증에 주민등록등본, 건강진단서까지 내고 복지관에 회원으로 가입해 연회비도 내는데 4대 보험 적용이 안 돼요. 복지관 선생님에게 ‘왜 안 되느냐’고 물어도 ‘머지않아 될 거예요’라는 대답밖에는 들을 수 없어요. 3년 넘게 일했고 앞으로 적어도 5~6년은 더 일할 계획인데 언제까지 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상태로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가사도우미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시장 규모는 2007년 5조원을 넘어섰고 매년 약 10%씩 느는 추세다. 통계청은 올해 3분기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가사서비스 지출이 2만6684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24.4%, 2005년 3분기에 비해 188% 늘어났다고 밝혔다. 가사서비스 지출이 대부분 가사도우미 비용임을 감안하면 맞벌이 가구의 가사도우미 비용이 5년 동안 3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시장은 커졌지만 여전히 불안정하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사도우미 종사자 수는 약 10만5천 명이다. 현장에서는 실제 가사도우미 종사자가 15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본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63만원이고, 평균연령은 52.8살이다. 가사도우미는 주로 비영리 사회단체·기관이나 유료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한다. 유료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하는 가사도우미 중에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가 다수다. 15만 명이 넘는 가사도우미에게 4대 보험은 ‘그림의 떡’이다. 이는 비단 가사도우미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사·간병·보육도우미 종사자 24만 명이 같은 처지다.

이들이 사회적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이들이 노동자가 아니라 가족의 일부인 ‘가사사용인’이기 때문이다. 1954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은 당시 시대적 상황에 따라 가사에 종사하는 이들을 ‘가사사용인’으로 분류해 법 적용에서 제외했다. 56년이 지난 지금, 이들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은 달라졌고 이들은 ‘돌봄노동자’로 사회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지만 이들의 법적 지위만은 여전히 그대로다.

54년에 고착된 법적 지위

문제는 이를 대하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다. 정부는 가사·간병·보육도우미 등 사회서비스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통해 고용된 4만 명에게는 4대 보험이 적용된다.

사회적·법적 지위 보장이 요원한 이상 이들의 열악한 노동조건 역시 개선의 여지가 없다. 가사도우미들이 휴식 시간·공간 보장이나 정당한 추가 임금 등을 요구하기보다 눈치를 먼저 보고, 일하면서 불필요한 감정노동에 시달리게 되는 데는 여전히 가사도우미를 노동자가 아닌 ‘집안일을 도와주는 파출부’로 보는 인식이 한몫한다.

서울YWCA 관계자는 “사적인 공간인 집에서 만나는데다 사용자와 일대일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인격적으로 모욕을 주는 경우가 종종 접수된다”며 “청소기 등 청소 도구를 쓰지 못하게 하고 모든 일을 맨손으로 하라고 요구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럴 때는 연결해준 단체가 중재에 나선다.

가사도우미 서비스 사용자들도 할 말이 있다. 광주대 가족복지 전공 김선미 교수는 ‘가사도우미에 의한 가사노동대체, 문화기술적 사례 연구’(2009) 논문을 통해 사용자의 관점에서 가사도우미 고용의 문제를 “가사도우미의 서비스 질에 대한 고용 전 정보 부족, 신분의 불확실성에 의한 불안 (중략) 원하는 기간 동안의 안정적인 고용 보장의 결여, 적절한 보수 수준과 인상 시기의 모호성”이라고 분석했다. 이 논문에서 지적한 문제는 유료 직업소개소를 통해 가사도우미를 중개받았을 때 주로 나타난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지난 11월22일 한국비정규노동센터·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와 함께 발표한 ‘민간 노동력 중개기구의 수수료 및 노동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유료 직업소개소로 인해 가사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거나 중간에서 중개수수료를 착취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비영리 사회단체·기관은 신원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가사도우미의 교육은 적어도 이틀 이상 진행한다. 교육을 통해 고객 응대법,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 직업의식 등을 익히도록 한다. 유료 직업소개소는 이러한 교육이 전무하다. 가사도우미 구직자들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 역시 유료 직업소개소는 월 6만5천원으로 사회단체에 비해 2배 이상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안’의 오지

실제 유료 직업소개소에 구직을 문의해봤다. 세 곳 모두 첫 달에는 7만원 이상의 회원비를 요구했다. 업체 홈페이지에는 가사도우미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한다고 나와 있지만, 교육은 30분도 걸리지 않는 간단한 안내 정도라고 답했다. 신원 확인 역시 허술했다. “주민등록증만 가지고 회사로 나오시면 바로 가사도우미 나가실 수 있어요.” 세 업체에서 받은 공통 질문도 있다. “한국분이세요?” 한 업체에는 중국 동포라고 소개했다. 대답은 역시 똑같았다. “신분증만 가지고 회사로 나오세요.” 유료 직업소개소의 중개 행태는 서비스 이용자들의 불만과 맞닿는다.

가사도우미의 노동 환경은 ‘우리 곁의 오지’가 아닌 ‘우리 안의 오지’다. 가사도우미가 돌봄노동자라는 제 이름을 찾지 못하고 ‘가사사용인’으로 분류되는 이상 제아무리 고급 아파트라고 해도 별수 없다.

최명선씨가 인터뷰 말미에 가방에서 꺼낸 수첩이 잊혀지지 않는다. 복지관에서 나눠준 가사도우미 수첩 사이사이에는 ‘생선 잘 굽는 법’ ‘세탁 깨끗이 하는 법’ 등이 빼곡히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최씨와 깔끔한 아파트 부엌의 깨끗한 식탁에서 커피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지만 그곳은 ‘누구네 집 부엌’이 아니라 그의 일터라고, 그 수첩은 말하고 있었다.




가사도우미 처우 개선 움직임
이제 ‘가정관리사’라 불러주세요~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등 15개 단체가 함께하는 ‘돌봄서비스 노동자 법적 보호를 위한 연대’(돌봄연대)와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지난 9월 돌봄노동자 보호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법률개정안은 △가사사용인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삭제 △고용·산재보험 조항 신설 △사업주가 아닌 국가가 부담하는 보험료 징수법 개정 등을 골자로 한다. 보험 조항 신설을 4대 보험이 아닌 2대 보험으로 한정한 것에 대해 돌봄연대는 “당초에는 4대 보험의 전면 적용을 목표로 했으나, 현실의 벽을 감안해 가장 시급한 문제인 고용 불안과 산업재해로부터 우선 보호하고자 고용보험법과 산재보험법에 특례조항을 신설해 2대 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유료 직업소개소 등 중개기구의 역할과 책임 규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민간 노동력 중개기구의 수수료 및 노동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9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가사노동자를 위한 괜찮은 일자리협약’ 초안이 채택됐다. 초안은 가사노동자가 다른 임금 노동자와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근로관계에서 노동관계법상 보호 조처를 적용하고, 이주 가사노동자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권리를 보호하도록 했다. 중개기구에 대해서는 △등록·면허 기준 마련 △위반사항에 대한 처벌 제도화 △정기적인 조사 △중개수수료로 인한 임금 축소 방지 등을 명시했다. 보고서는 “가사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국제적 흐름을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지난 6월 ‘아줌마가 아니라 가정관리사라 불러주세요’라는 내용의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는 등 가정관리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김경희 회장은 “여전히 드라마에서는 가정관리사(가사도우미)를 ‘파출부’나 ‘아줌마’로 부르며 이들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며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법률개정안이 통과되면 돌봄노동이 괜찮은 일자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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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