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의 촬영은 사실 19일 카나가와 현에 위치한 단체들이 참여한 춘투 총행동부터 시작되었다. 일전에 카나가와 시티 유니온과 했던 일일행동과 비슷한 일정으로 오늘 춘투도 진행됐는데 각 기업이나 작업장을 항의 방문하는 것이었다. 이날 모니카는 유니온 활동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날은 모니카를 중심으로 춘투 일정을 좇았다.

그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모니카의 일상생활을 촬영하기로 했다. 주말, 촬영하는 덕분(?)이라며 오랜만에 언니가 놀러 온다고 했다. 모니카가 사는 곳은 도쿄 외곽인데 집 앞으로 개천이 있고 유채꽃이 가득 피어 있다. 그 길로 쭉 따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제법 많은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러 나와 있었는데, 모니카도 마트에서 산 도시락을 사가지고 와서 조금 늦게 도착한 언니와 나눠 먹었다. 카나가와 시티 유니온 활동가이자 모니카의 친구인 콘도상도 함께 했다. 언니도 페루에 있다가 동생인 모니카보다는 조금 늦게 일본에서 생활했지만 그녀도 일본에서 생활한지 오래된 탓에 모니카와의 대화 중간 중간 스페인어보다는 일본어가 많이 튀어 나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모니카와 언니가 나누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보였다(!). 이날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는데 저녁에 몹시 추웠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을 넣은 유탄포(보온용 물주머니)를 끌어안고 잤다. 일요일 모니카도 단테도 느지막이 일어나 밥을 먹고 이것저것 하는 모습들을 촬영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연극을 관람하기로 했다. 니케진, 파견노동 등을 주제로 한 연극이었는데 우연히도 연극의 주인공 이름도 마리아였다. 연극 관람 후 친구들과 맥도날드에서 담소를 나누고 난 후 집으로 갔다.

다음날 월요일 이날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일요일 때와 비슷하게 하루 일정을 보내고 저녁 즈음 모니카가 자신이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러 간다고 했다. 방문한 곳은 일본 내 거주하는 외국인(99.9%가 캐나다나 미국 등지에서 온 백인)이 모이는 모임이었는데 이날 상영한 다큐멘터리도 일본 내 있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이주노동자를 주제로 한 영화였다.

공장 일이 있었던 다음 이틀간 모니카의 출근 날이었다. 아침밥을 먹고 뉴스를 보며 날씨를 보는 등의 모습을 촬영했다. 공교롭게도 공장 내 촬영을 허가 받지 못해서 부득이하게 출근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었는데, 이조차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촬영해야 하는 것이라서 아쉬웠다. 요즈음 모니카는 공장과의 교섭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촬영을 하는 것이 무척 예민한 문제였던 것이다. 어쨌든 멀리서나마 모니카가 출근하는 장면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대로 출근 장면을 이튿날에도 한 번 더 찍고는 모니카의 생활 모습 촬영을 마쳤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