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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7 가을을 놓치다
제작일기2013. 11. 27. 14:13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그래서 콧날이 시큰거리는 그날이

내가 일년 중 가장 기다리는 계절의 백미다.

근데 이번에는 그 시간들을 즐기지 못했다.

사무실에 쳐박혀있다가 태국촬영을 가고 뜨거운 태국에서 일주일을 보낸후

한국에 돌아와 다시 사무실에서 먹고자고 하다가 그만 그 시간을 놓쳐버린 것이다.

틈틈히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으로 나갈때면 사람들의 두꺼운 옷매무새에 놀랄뿐.

지금 겨울? 그러다 결국 눈도 여러번 놓쳤다.

근데 눈이 날린다.

블라인드를 열어놓고 간만에 창밖을 보지만 눈이라기에는 너무 초라한 풍경.

창문밖의 그나마 계절을 느끼게 해주던 나무에 잎사기가 하나도 없다.

이 녀석도 겨울이라고 그동안 뭐했냐고 따지는거 같다.

뭔가 일이 시작되면 앞만보고 달리는 이놈의 질긴 성격탓에

이것저것 하나씩 놓치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일까.

영화속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또 다른 세상이 너무나 크고 엄청나서

나는 감히 한눈 팔 겨를이 없다.

대체 세상은 왜케 비밀이 많은 것일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밀들이 숨어 있기에 

이렇게 애써야만 겨우 찾아낼 수가 있는 것일까.

알고보면 보편적인 상식이어야 맞고

일반적인 공교육을 통해 배워야 할 것들이 당연한 것인데

왜 이렇게 우리는 소모적인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그나마...비로서... 아주 작은 진실 하나를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일까.

물론 그 진실은 하나가 아니다.

삶이 다르듯 진실도 참 다를 수 있는 것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그 계절을 놓치면서 쫒아가는 이 시간이 

부디 아깝지 않은 시간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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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