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2.19 그녀의 첫 투표
  2. 2012.11.19 카톡 메세지
빨간경순의 노트2012. 12. 19. 12:58

아침 일찍 이미 그녀는 사라졌다.

오줌마려 잠시 일어난 그 시각은 새벽6시.

누구는 그 시각을 아침이라 칭하겠지만...

우자지간 다시 디비자고 일어나니 10시쯤.

더 잘까 했는데 그래도 웬지 오늘 선거는 긴장된다.

내가 찍고싶은 후보가 대세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진정한 대세의 한 축은 되리라 기대를 하면서.


아침 일찍 사라진 그녀는 이미 출근길에 그녀의 첫유권자 행사에 참여를 했고

식탁위엔 자신의 번호표를 오려내고 남은 내 번호만 남아있다.

카톡으로 소감이 어떠냐고 문자를 보내니 담담하게 '그냥 ㅋㅋㅋ'

젠장 이놈의 'ㅋㅋㅋ'는 뭔 놈의 뜻인지 툭하면 'ㅋㅋㅋ'

내가 첫투표를 언제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저 독재타도를 외쳤던 그 언젠가 처음으로 직선제 국민투표로

대통령선거에 투표를 했지만 한번도 내가 찍은 후보가 된적은 없었던거 같다.


지금도 여전히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그 요원해보이는 대통령 후보가 제일 민생과 노동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가장 이상적인 정책을 이야기해주어 믿음에는 흔들림이 없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첫투표를 행사하는 친구에게 시시콜콜 이야기하고 강변하지는 않았다.

그저 하나씩 정치와 자신의 관계에 관심을 가져가는 그녀의 모습이 이쁠 뿐이다.

안철수의 생각을 사다보고 문재인의 기사를 들쳐보고 박근혜의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 하던 그녀.

투표를 행사한다는건 이제 비로서 사회가 인간대접을 한다는 표시.

인간으로서 대접하지 않는 10대를 거쳐 이제 조금 인간다운 대접을 선거권으로 주긴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길게 그 길도 기만적인 가를 이제부터 깨닫게 되겠지.


오늘 저녁 개표를 기다리기까지 전국민이 초초하고 긴장되는 스릴영화되시겠다.

하지만 그 마지막이 가장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요구를 거리에서 강정에서 고공에서 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가장 값진 선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물론 첫투표를 행사한 그녀에게도.

나도 이제 눈꼽떼고 투표소로 간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김소연 김순자 후보에게 감사의 말도 전하고 싶다.

그렇게 나와서 찍을 수 있는 후보가 되어주어 정말 감사하다고.

박근혜를 반대하는건 상식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문재인을 지지하는건 너무도 상식적인 사회에 대한 바램이다.

하지만 김소연과 김순자는 기본을 고민하는 사회의 초석이고 핵심이라 생각한다.


상식은 계급에 따라 봉사하는 내용도 적용하는 깊이도 달라진다.

이건희의 상식과 노동자의 상식이 다르듯이.

하지만 기본은 평등이고 생명이고 존중이다.

늘 기본이 흔들려 진보도 망조가 종종 든다.

우자지간 난 그래서 김소연이 좋다.

이정희 후보가 김소연을 지지하며 사퇴하기를 바랬는데

역시 꿈이었다.

그래도 그런 꿈을 계속 꾸어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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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2. 11. 19. 23:57

"누나. 나요 ... 지난 주 목요일 암진단 받았슈 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몇 일 생각해봤는데 아무 결정을 못하겠어요 주변에 누구랑 의논 해야 하는지.. 반드시 해야 할 일들 약속되어 있는 일들 이 널려있고 이런 일관련된 사람들이 알면 더 문제가 될 것도 같고 이 나이에 '아프다'는 것 뒤에 숨을 수도 없는 일이고 팔순 노인이 된 아버지에게 알리는 것도 못할 일이고 암투병은 어찌해야할까 백지 상태고 일안하면 금방 생겨날 빚들은... 사랑하느 사람과는 이별해야할까?도 두렵고.. 혼자 있음 소리없이 눈물만 흐르고.. 지금처럼 이야길 털어 놓기도.. 갑작스럽게 이야길 듣는 사람은 얼마나 마음아플까하는 생각.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이 너무 아프다.

무슨 말인지 구구절절 쉼표 하나하나까지.

어떤 사람은 이것 저것 보험하나 들어놓지 못한 그를 한심하게 볼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돈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의 가치를 이야기 할지 모르지만

그저 돈은 딱 필요한 사람이 고만큼만 쓸 수 있을때 의미가 있다.


이픈데 쉴수도 없고

아픈데 말할 수도 없고

아픈데 들어갈 돈도 막막하고

딱 고만큼의 무게로 고만큼의 돈이 사람을 참 작게 만든다.


갑자기 내가 돈이 없다는게 너무 속상하다.

걱정하지마 내가 있으니 딴거 신경쓰지말고 니몸만 생각하렴...이라고 말할 수 없어

더더욱 속상했다.

힘내라고 방법이 있을거라고 조급하지 말라고 그저 그렇게 말해야 하는게 너무 화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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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