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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11 왕재산 조작사건 2심 선고 참관기
빨간경순의 노트2013. 2. 11. 19:18

지난 설연휴 전날인  2월8일 왕재산 조작사건의 2심 선고가 있었다.

여느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관을 해서 좁은 재판청은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애초에 1월 말경에 잡혀있던 날짜가 변경이 되서

나름 피해자 가족들은 한껏 기대가 있었던듯 했다.

하지만 결론은 별반 다르지 않았고 대부분의 판결이 1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1심보다 2년형이 줄었다지만

사안의 실체를 생각해보면 7년,5년 3년반 등을 선고받았다는건 정말 중형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이과정에서 느꼈던 재밌는 대목은 국가보안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간첩질에 대한 표현과 판결에 대한 고무줄 해석이다.

이미 1심에서는 반국가단체 수립이나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할 의지나 근거가 없다는 것이 판명이 됐고

대부분의 증거물도 북한과의 접촉이나 북한을 크게 이롭게 할만한 결정적 단서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지고 있던 몇개의 책자나 문서자료를 가지고 

북한에 이로울 수 있다는 판결로 귀결이 되어 그것이 바로 간첩질에 해당될 수 있다는 야그였다.

그러니 알고보면 국민 대다수가 간첩질의 용의자라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의 국민 누구나가 쉽게 간첩질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고

여기에는 사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증거주의가 해당이 안된다는 말이다.

정말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그저 재수없으면 엮이는게 바로 국가보안법의 실체라는 말이다.

그 잘난 판결을 하기 위해 일년이 넘게 재판을 질질 끌다가

대선이 끝나고야 이런 판결을 한다는게 참 웃지못할 코메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웃지못할 코메디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도

참 골때리는 현실이다.


게다가 더 웃기는 사실은 국가기밀을 팔아먹고 누설했던

전 공군참모총장은 왕재산조작사건의 전말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중대한 사안임에도 징역2년에 집행유예3년만을 선고했다.

이런류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은 너무도 빈번하게 일어나

최근 4년동안 군기밀 유출사건은 126건이나 된다고 한다.

도대체 누가 더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고 있는가 정말 눈가리고 아웅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사건들은 2급 3급의 기밀유지가 필요한 사건들이지만

왕재산조작 사건에서 7년이나 형을 받은 사람은

고작 돌아다니는 문건 몇개 봤고 다른 정치 철학의 책을 소지했다는게 전부다.

과연 지나가는 애들에게 물어보자.

이것이 올바른 판결문인지.


그리고 정말 국가존망에 위협을 준 그들에게는 간첩이라는 말도 안쓴다.

심지어 감옥에서 살지도 않는다.

무슨 형평성이 이리도 지랄맞나?

대체 시도때도 없이 종북 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진짜 나라팔아먹는 인간들에게는 그리도 얌전한가?

정말 이런 그들이 통일은 정말 바라는 것인가?

아무리 세상이 거꾸로 간다지만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싶어

그저 할말을 잃게 만든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부할 만큼 이 오래된 이코메디가

왕재산조작 사건을 끝으로 더이상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판결이야 어찌됐든 그 속빈 판결문의 실체를 니들도 알고 모두가 아니

구속된 피해자들을 빨리 석방시키기를 바란다.

그리고 국회의원들 제발 정신차리고 국가보안법이라는 이 해괴한 법을

하루 빨리 없애는데 전력질주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근혜 당선인은 더이상 종북이라는 말을 수첩에서 지워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참고 기사

1. 최근 4년간 군기밀 126건 유출(한국경제 2012.10.12일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10128908g


2.군기밀 유출 김상태 전 공참총장 집행유예(한국일보 2011.12.27일자)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112/h2011122720430721950.htm


3. 당신을 간첩으로 만드는 엉터리 디지털 증거들.(이정환 닷컴2013.1.18일자)

http://www.leejeonghwan.com/media/archives/0022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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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