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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2013. 7. 3. 15:04

지난주 카메라를 빌려서 레드마리아2 첫 촬영을 했다.

재미있게도 레드마리아의 첫 촬영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성노동자들이 시작.

물론 그때와 상황은 많이 다르다. 집창촌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노동자를 내세우는 집회도 아니고.

이번에는 그냥 성노동자를 지지하는 모임 지지에서 주최한 '안전한 섹스,즐거운 섹스.

대중들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행사를 생각하다가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사실 나는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일단 테스트 촬영을 해보자고 나갔는데

의외로 쓸만한 이야기가 있어 그냥 첫 촬영으로 기록을 하기로 했다.


레드마리아2를 기획하면서 이번 촬영은 오래전부터 나름 빵빵하게 제작 워크플로어를 구상했었다.

체력적인 조건과 카메라 기기의 다양화 등을 고려해서 촬영 감독을 기본으로 나름 괜찮은 카메라를 

눈여겨 두었었고 나를 대신해서 무거운 짐들을 같이 보조해줄 카메라보나 조연출을 생각하고 잇었다.

하지만 정작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고 지원을 받기 시작했지만 전체 예산을 고려해서

그런 인건비와 장비를 쓸만한 계산이 안나온다.

가장 난감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남보기에는 그래도 많아보이고

당사자입장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은 지점의 예산이 눈앞에 있을때다.

심지어 쓸 수 있는 항목과 쓸수없는 항목이 내가 필요한 지점과 전혀 교집합이 안나오는 상태.


그래서 몇주일 머리가 꽤나 아팠다.

대체 어떻게 워크플로어를 다시 짜야 정답에 가까운 지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국내 촬영도 아니고 다시 한국과 일본을 왔다갔다하며 찍어야 하는 이 국제프로젝트를 말이다.

사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혼자서 하면 된다.

가장 저렴한 카메라와 가장 가벼운 장비를 구비해서 가장 손쉬운 자신의 몸을 활용하는 것.

물론 몸이 예전처럼 최고의 상품에 도달할 만큼 질이 좋지는 않다는게 좀 걸리긴 한다.

그래서 요즘 몸 만들기에 정신이 없다.

몸만드는 비용이 장난 아니게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건비를 쓰는 것보다는 적다는게 참 슬픈일.


꼬질꼬질하게 생각하면 이것저것 더 머리 아프고 답답해서 마인드를 바꿨다.

너 처음 영화찍을 때를 생각해봐.가장 싼 카메라와 가장 싼 마이크로 뛰어다녔지만

니가 원하는 이야기를 잘 담아냈잖니.그러니 이번에도 처음의 마음으로 시작해 보렴...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니 웬지 흥분까지 된다.

그래 나에게 맞게 시작하자.

부풀리지도 말고 오바하지도 말고 그냥 지금 딱 할 수 있는 만큼의 방법을 찾자.

가장 작고 가장 효율적으로 작업 할 수 있는 워크플로어를 고민해 보자.

물론 그 비용도 만만치는 않겠지만 적어도 원래의 비용과 스트레스는 대폭 줄일 수 있을듯 싶다.

며칠전 그에 걸맞는 카메라와 삼각대를 봐두었다.

빨랑 그것들을 손에 쥐고 세상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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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