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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09 역사를 보는 태도
제작일기2013. 8. 9. 01:12

오래전 엄마와 많이 부딪힌 문제 중 하나가 늘 전달되는 말때문이었다.

늘 다른이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기분나뻐하고 화를냈던 엄마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일이 화가났고 한두번이 아니기에 결국 그런 일이 생기면 

나는 무시해버리는 것으로 대처를 했다.

그런 무시가 엄마를 다시 화나게 하거나 기분나쁘게 했는데

정작 엄마는 한번도 내가 왜 그렇게 대하는지는 물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가 그런태도를 바꾼건 아주 오랜시간이 흐른후였다.


말은 원래 그렇다.

본인이 한 말의 의도가 한사람을 건너 전해지면

그건 팩트의 무게가 달라지게 된다.

그러니 그무게에 감정까지 얹혀지면 대책이 없다.

변명을 하거나 팩트와 다른 거짓말을 하거나. 

그래서 나는 전달된 말은 그만큼의 무게로 듣는다.

그말이 누군가를 칭찬하는 말이든 비난하는 말이든 그리고

설사 그말이 나와 관련된 말일지라도 그말에 오바하거나 

서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


그래서 나를 잘아는 친구들이나 같이 일하던 친구들 중 

이따금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

자신이 들은 말을 나한테 옮기지 않거나

내가 한말을 옮기지 않았다는걸 뒤늦게 알게될때다.

근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이 고맙고 감사한 것이다.

근데 종종 그런 일은 계속 벌어진다.

그것도 해결을 위한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방식으로.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근데 그것이 역사일 경우에는 얼마나 심각할까.

출발은 사실관계를 따지고 나름 객관적인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것이지만

이미 출발이 어떤 입장과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한 방식이라면 결론은 그에 걸맞게 쌓여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터뷰도 질문을 어떻게 던지는가가 매우 중요한데

진보든 우익이든 기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는 것이다.


역사를보는 시각도 그렇다.

내가 보고싶은 역사가 무엇이고

내가 추적해보고 싶은 역사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출발과 시각은 엄청 달라진다.

그래서 과연 올바른 교과서라는게 얼마나 가능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

세계사를 볼때도 그것을 쓴 사람에 따라 새로운 분석틀이 있기 마련이고

새로운 발견이나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 나올때마다 논쟁도 하고 비교분석도 하지만

그 어느것도 불변의 역사인것은 없다.다만 새롭게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볼뿐.


그러니 여성의 역사를 추적해 본다는건 얼마나 많은 난관이 있을까.

오늘 이런저런 자료를 들추어 보면서 들춰봐야 할 것들이 하나씩 끝도없이 나와 머리가 좀 아프다.

새로운 고민을 해본다는 건 즐거운 일이나 한편으로는 즐거움 보다 

부딪혀야 할 산이 생각보다 훨씬 높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딪혀야 할 산이란 이미 무장되어있는 신념과 시선의 벽이다.

나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하지만 역사에 관심이 없던 한 사람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견지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새삼 많은 생각이 든다.

그것도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바로 영화의 시선이고 태도가 아닐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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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