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4.23 빌게이츠의 골때리는 행보
  2. 2013.03.16 산만한 하루
빨간경순의 노트2013. 4. 23. 11:28

필리핀에서 레드마리아를 준비할때 방송에서 얼핏 스위스의 다보스 경제포럼에 대한 뉴스를 보게되었고 

빌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 

물론 들었다는 말은 좀 곤란하긴하다.

겨우하는 발영어로 들었다는 말은 좀 어패가 있기 때문이다.

우자지간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말을 접하고는 순간 이게 뭐지 골이 띵했다. 

세계자본주의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모인 정상들의 논의에서 행해진 연설이라는 것도 놀랐지만 

그런 단어조합이 가능하게 쓰인것도 참 코메디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 자본주의를 진단하고 위기감을 느끼는 자리에서 

다시 자본주의를 들고 창조적이라는 형용사를 결합시킬 수가 있는지 말이다.


정말 코메디가 따로 없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한켠에서는 내가 영어가 짧아서 그의 깊은 의중을 못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긴했었다.

근데 몇년이 흘러 우리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주창하고 나섰다. 

그의 충실한 친구 정몽준이 심지어 빌게이츠를 초청했고 

여기저기 심지어 대통령까지 빌게이츠를 초청해 창조경제의 참 뜻을 창조적 자본주의 주창자에게 조언을 구한다. 

갑자기 웃음이 쏟아지는데 이게 웬일이니.

그래서 다시 한글로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한 빌게이츠 관련 이야기를 검색하기 시작했다는 말이지.

영어라 이해를 못했으니 한글로 이해를 다시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대충 한글로 이해한 바로는 기업이 착해져야 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 

불평등을 해소하는 기업정신을 가져야 하고 기부하는 마음으로 전세계의 빈곤과 기아 퇴치를 위해 

기부를 많이 하자가 골자인듯 보였다.


근데 재밌는 대목은 그의 골때리는 한국 방문일정.

딴거 필요없고 그의 한국방문 일정을 보니 대충 창조적 자본주의와 창조경제의 윤곽이 그려진다.

'IT 거물' 빌게이츠 2박3일간 방한…누구 만나 무슨 얘기 나눴나?

http://www.ajunews.com/kor/view.jsp?newsId=20130422000494

이 기사를 읽다보니 세계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 그 좋은 머리로 굴릴 수 있는게 

이정도라는게 자본주의 한계구나라는걸 다시한번 확인했다는거.

그러니 이나라에서 공부를 많이하고 박사가 숫하게 나와도 사기치는데는 도사요 

차별을 신념으로 내뱉는 종교인들은 부지기수에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정치수비대가 국회를 장악하는건 너무도 당연한 일.


현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양재동에서 갈판도 못깔게 감시하는 경찰들과 대치하며 

밤새 추운 길바닥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고

강정마을은 여전히 해군기지사업을 주민들의 그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시 경찰들의 비호아래 착착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대의 출신의 석박사들은 대기업 정규직에 취업을 목표로 사회문제는 관심도 두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너무도 상식적인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한 자들이 그것을 철회하는 웃지못할 코메디가 벌어지고

그렇게 철회를 결정한 국회의원들은 빌게이츠의 기부의 정치 강연을 듣는다.

그런데 나눔의 기업을 주창하며 한쪽에서 차세대 원자로를 팔아먹기 위해 

그리고 스마트한 백신과 윈도우를 팔아먹으면서 한국과 동반관계를 맺고자 하는 빌게이츠.

그렇게 삼성과 현대와 대한민국의 석학들을 만나며 차세대 자본주의 인재를 양성하라고 말한다.


그들의 행보를 보면 난민과 빈민을 구제해서 상품 시장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로 들리고 보이니

창조적 자본주의든 따뜻한 자본주의든 얼마나 바둥치고 있는지.

덕분에 모든 소중하고 아름다운 단어들이 하나씩 죽어나가고

살아있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근데 도대체 이놈의 진보정치를 주창하는 사람들의 방향은 대체 뭔지 모르겠다.

그걸 또 이해하려면 한글공부를 몇년 더 해야하려나.


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3. 16. 02:24

오늘 따라 약속이 많았다.

아침 8시에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가서 담당의사를 만나 교통사고 진단서를 의논하고

11시에 영상교육 개인지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3시에 영화 산다 기획회의를 한후

7시에 한예종 교강사모임에 갔다가

대충 늦은 시간 제주도에서 올라온 재미교포 친구 유니를 만나야했다.


하지만 나는 8시는 이미 패스를 하고

한참 넘은 10시쯤 영상교육을 받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서야 잠이 깼다.

두시간 전에는 일어나야 두리번 거리다가 잠이 깨고 대충 약속장소에 가는 습관이 있는지라

10시는 너무 촉박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잠이 부족하다.

30분은 더 자야 뭔가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 싶어

결국 30분을 더자고서야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행인건 약속 장소가 한강에서 촬영실습을 하기로 했다는거.

대충 이만 닦고 눈꼽만 대충 정리한후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달린다.

이것저것 촬영에 대한 기본을 설명하고 실습을 하는데

병원에 왜 안오냐고 전화가 장난이 아니다.

결국 만나서 해결해야 할 일을 중간중간 전화로 여기저기 문의하고

또 전화를 받는다.

바쁜 와중에 배에서는 꼬르륵 꼬르륵.

결국 추위를 핑계삼아 한강에 있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서

오손도손 후루륵 먹어치우며 촬영의 팁을 몇가지 이야기 한다.


이야기는 하는중에 계속 전화가 온다.

오늘 마지막에 만나기로 한 유니가 영어로 계속 카톡질이다.

일하는 중이라고 짧게 영어로 보냈지만

성에 안차는지 보이스톡 전화가 온다.

윤이는 한국말 쓰기가 힘들고

나는 영어로 쓰기가 힘들다.

촬영을 제대로 하는지 힐끔거리다 

결국 영어로 문자쓰기 힘들어 전화를 한다.

미안해서 어쩌니 내가 오늘 아무래도 시간이 안될거 같아.

우리 경묵이 집들이 할때 보면 안될까

하지만 친구는 그때는 자기는 서울에 없단다.

근데 어쩌냐 저녁에 교강사모임에 갔다오면 나는 녹초가 될꺼 같은데.

이래저래 주절거리다가 결국 다음에 보자고 했다.


전화를 끊고 촬영포인트를 바꾸는데 다시 전화가 온다.

영화 산다의 감독 미례다.

난데 오늘 kt총회끝나고 집으로 가는중인데 그냥 너희집에서 볼까?

우리집에서 보는건 좋은데 내가 한시간후에 병원엘 가봐야 할꺼 같아.

아침에 가야하는데 못가서 오늘 퇴근시간 전에 가서 의사를 만나봐야 해.

그래서 울집에서 보면 나는 나가야 하는데 너희는 어쩌냐.

결국 다시 미례집에서 보기로 하고 약속시간 30분전에

교육을 마치고 열라 자전거 패달을 밟는다.

집에 도착하니 커피한잔에 숨을 돌리고 싶어진다.

결국 약속시간에 미례집에 갔다가 병원에 가기는 힘들거 갔다.

그 시간을 절약해서 커피한잔으로 잠시의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다시 미레가 전화한다.

야 나 망원동지나려는데 너 어디니?

응 나 지금 집인데....


결국 설레발 떠는 사이 그들은 집으로 왔다.

집에서 한시간만 회의를 하고 찢어지기로 했는데

병원에서 엄마가 계속 전화질이다.

간병인 오늘 돈줘야 하는데 입금했니?

아니 자기가 주는 것도 아니면서 웬 왕비자세?

하지만 목소리는 이쁘다.

거시기 엄마 내가 지금 밖이라 집에가면 바로 입금할게 하면서 거짓말이 술술 나온다.

그리고 거짓말 하는 사이 사이 속으로는 열라 돈을 어디서 구하나 머리가 돌아간다.

그리고......


결국 회의 시간에 교통사고 보험금 처리에 대한

긴급지원을 받아 병원은 패스하고

회의를 시작한다.

회의를 빨랑 끝내고 교강사회의에 참여해

오늘의 화끈한 메뉴 양고기집을 갈까 하는데

이미 시간은 7시다.

결국 이번에 같이 강의를 맡은 미례와 눈빛을 교환한후

교강사회의도 패스다.

그리고 바로 그직후 귀신같이 김동원 선배가 전화를 한다.

야 뭐하냐?

거시기 엄마 교통사고 문제로 이리저리.....


뭔소린지.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들 돌아간뒤 꾸역꾸역 책상에 안자 구상하던 기획안을 펼쳐놓고 자료를 뒤지는데

갑자기 냉장고에 있는 동태가 생각났다.

그리고 제작팀 양미가 가져온 국화주가 생각났다.

하루종일 밥알이 배속에 들어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열심히 쌀을 씻고

저녁에 사들고 온 무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저깨 사다놓은 미나리도 생각났다.

가스불을 켜고 무와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팔팔 끓인후

동태와 마늘과 고추를 넣어 다시 팔팔 끓인후

미나리를 듬뿍 넣고 새우젖과 고추가르를 뿌려 다시 한소끔 끓여내니

맛이 일품이다.

끓이는 사이 밥이 익는다.


집에서 제일큰 대접에 동태국 한그릇을 푸고

밥한그릇을 푸고

그옆에 국화주 한잔을 올려 놓으니 고루고루 따뜻한 향이 코를 후비지 뭔가.

게 눈 감추듯이 동태국이 사라지고

밥알도 사라지고

또 한 그릇을 떠온다.

갑자기 세상을 다 가진듯한 이 느낌은 뭐니.

우자지간 밥그릇을 비울즈음

뭉개 뭉개 뭉개 했던 기획안의 실마리가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갑자기 산만했던 하루가 보람찬 하루로 마무리 되는 느낌.ㅎ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