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일기2013. 4. 10. 13:15

제작발표회는 상업영화나 TV드라마에서는 자주 하는 일인데 독립영화쪽에서는

거의 하지 않던 종목. 웬지 거창해 보이고 돈도 많이 들거 같고 설사 한다해도

관심갖고 와줄 기자들도 없을거 같고...뭐 그런저런 이유에서인지 제작발표회는 

늘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우리에게는 익숙치 않았었다.

하지만 늘 스포라이트를 받는 상업영화보다 그렇지 못한 독립영화가

더더욱 제작발표회가 필요한건 아닌지.


여기저기 제작지원을 한다고 해도 누구나 원하는 규모의 제작비를 가지고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만들면서 고민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회자되는 것도 아니고

뚜껑을 열기까지는 그누구도 관심이 없다가 개봉이 되어서야 그것도 개봉된 몇편의 영화들 중 좀 뜬다하는

영화만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비평이든 호평이든 반응이 있다.

그러니 그런 반응은 고사하고 이런 영화가 있었는지도 모르는체

제작을 묵묵히 하는 수많은 감독들은 외롭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다 해야하는 이 구조는 

그래서 치열하고 고통스럽고 눈물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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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빨간경순의 노트2013. 4. 4. 17:42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 질문은 매번 반복된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말도 여전히 입안에서만 맴맴도는 현실...

나이 50이 되도록 그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그래도 정규직인데

언제 짤리지 불안하게 365일을 살면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말을 365일 계속 한다.

그리고 다시 365일을 짤릴까봐 걱정하고

장거리 발령이 나도

동료가 짤려 나가도

그저 힘없이 바라보는 용기없는 50대.

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3. 4. 13:14

어쩌다 <잼다큐 강정>이후 두번째 총괄프로듀서를 맡게됐다.

작품은 김미례 감독의 신작<산다>.

작품 기획때부터 논의를 같이 하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도 많아 공식적인 참여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운명인지 결국 하게 됐다.

작품의 취지도 좋고 레드마리아에서 제기했던 노동의 이야기가

남성노동자들을 통해 그리고 정규직이라는 타이틀 속에 고민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됐기 때문이다.


한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갈리면서 서로가 이중의 적이 됐고

지금도 수많은 비정규직의 노동자들이 해고되거나 불안한 상태에서

비정규직 철폐 혹은 정규직 쟁취가 대안인 것처럼 이야기 되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런 것인가?

그리고 정규직은 정말 안녕하신가 말이지.

영화<산다> 는 KT정규직 노동자들의 분투기임과 동시에

50을 넘어선 노동자들의 '산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보여주는 영화다.


늘 노동이야기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던 김미례 감독이

이번에도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됐다.

이럴때 우리는 팔자라는 말을 쓴다지 아마.

우자지간 재밌게 작업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나름 빵빵한 제작팀이 꾸려졌다.

홍보와 기획을 함께 할 프로듀서가 두명 더있고

이미 실력있는 카메라 감독과 함께

레드마리아 조연출 아람이가 이작업의 조연출로 뛰고 있다.

현재는 미례와 아람이 둘다 일본 촬영 중이다.


이래저래 일년은 쉬겠다는 계획이 역시 망상이었음을 확인하면서

올해도 바쁘게 돌아갈거 같다.

이 작품 외에도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져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좋은 작품에 함게 하는건 그 바쁜 일정속에서도

기쁜 일임을 알기에 즐겁게 신나게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산다>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영화가 모든 이들에게 진정 산다는 것의 의미를 

두고두고 곱씹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


<산다>화이팅!!!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