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9.24 내게 유용한 기능
  2. 2013.07.22 <산다2013>은 지금 편집중 2
  3. 2013.07.03 다시 카메라를 들다 2
  4. 2013.02.12 레드마리아 26 - 일본 ACW2 상영준비
빨간경순의 노트2013. 9. 24. 15:49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며칠간 제일 아쉬운게 뭘까를 생각해보았다.

연락처도 아쉽고 신속한 네트워킹도 아쉽지만 가장 아쉬운건 일정관리와 카메라다.

연락처나 네트워킹은 늦기는 해도 인터넷이 가능할때 찾아서 보면 되지만

당장 일정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몇년전까지만해도 수첩에 일일이 적어서 확인을 했는데

스마트폰을 쓰고부터는 그곳에 늘 일정관리를 해서

상영일정이나 만날 약속 등등을 그곳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당장 약속을 잡지 못하는거다.

오늘도 아침일찍 멘토해줄 학생과의 일정을 잡는데 지난번 약속한 시간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결국 컴퓨터를 켜서 일정표를 확인하니 그제서야 기억이 나지 뭔가.

그래 나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기능은 이거였구나.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려는데 식탁위에 곰팡이가 나도 한참이나 난

개봉하지 않은 카스테라가 식탁위에 있다.

아마도 수림이의 가방속에 뒹굴다 나온것이리라.

갑자기 찍고 싶어진다.근데 웬일이니...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없다.

중고 임시폰으로 찍자니 화질이 너무 구린것이다.

갑자기 화질하나는 끝내줬던 내 HTC폰이 그리워 진다.

그래 뭔가를 찍어놔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걸 못하니 갑갑해 진다.


그리고 잠시후 미례에게 메세지가 날라온다.

최근 무제한으로 전화요금을 쓰던 그녀가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소액제로 바꾸었다고 좋아하더니만 그녀의 통화는 인색해지기 시작한다.

수시로 걸던 전화가 갑자기 쪼잔하게 메세지로만 오는 것이다.

나쁜년...통신요금에 인심마저 넘기다니...라고 중얼거리다가

우리 생활이 이렇게 통신요금에 저당잡혀 있구나를 생각하니 그것도 화가난다.

하지만 어디 이게 우리만의 문제일까.

사실 요즘 다들 그런다.

통신요금에 맞추어 전화거는 방식도 달라지고 조금씩 치사해지기도 한다.


가끔 먼저 걸었다가 끊는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아예 카톡 이외에는 문자도 안쓰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카톡전화로만 통화를 해서 가끔 전화쓰기가 불편하기도 하다.

인간관계도 인정도 다 통신비만큼 달라지는 것이다.

우자지간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일단 전화기를 빨랑 바꿔야겠다는 것.

빨랑 일정관리도 편하게 하고 카메라도 사용하고

친구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카톡도 빨랑 열어놓자라는 것.

이참에 수림이랑 통신사를 합쳐서 할인이라도 알뜰하게 챙기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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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7. 22. 14:33

촬영은 늘 즐거운 과정이다.

물론 즐거운 과정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기는 하다.

찍힐 그림들에 대한 고민과 섭외 그리고 스텝과의 조율 등 

짧게 이야기 하고 넘어가기에는 사실 너무 많은 고난의 산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산들도 결국은 하나의 봉우리를 향해 가는 것.

근데 이 한봉우리를 점령하는 것은 그 모든 산에 비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

그래서 많은 다규멘터리영화 감독들이 그리고 다큐멘터리영화를 꿈꾸는 많은 신진들이

바로 이 문턱에서 허덕이고 넘어 온 산보다 더한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늘 제작기간의 반을 아예 편집을 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근데 이번 <산다 2013>은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김미례의 작업방식이 좀 바뀌었고 처음으로 전문스텝들과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중이다.

혼자서 찍던 카메라도 촬영감독과 함께 작업을 하고

혼자서 긴시간 하던 편집도 편집감독과 함께 작업을 한다.

물론 이전에도 음악감독이라던가 사운드 등은 전문스텝들 이었지만

제작과정에서는 거의 쓰지를 않았고 쓴다해도 일회성 보조 스텝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은 처음부터 다른 기획으로 시작했고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나름 좋은 시도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신참이긴 해도 뭐 나도 나름 전문 프로듀서 되겠다.음하하


우자지간 그렇게 달려온 시간들이 짧지 않음에도 김미례는 잘 달려왔고

현재 1차 가편을 위해 나리와 열편중이다.

편집감독 나리와 머리를 맞대고 편집방향을 의논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켠이 따듯해지는 것이 뭉클하기까지 하다.

편집본을 보다가 다음 장면을 위해 거실벽에 붙여놓은 종이편집본으로

이쪽 저쪽 옮겨붙이며 토론을 한다.

그렇게 편집회의를 끝내고 각자 오후는 쉬기로 했고

나리는 친구와 영화보러 휘리릭 나갔다.

나와 미례는 마루바닥에 누워 뒹굴뒹굴 거린다.

미례가 그런다. 야 이렇게 누어만 있어도 좋으니 어쩌냐.

노인들은 이렇게 누워서 파리 잡고 모기 잡고 하는게 유일한 일이겠지?

내가 그랬다.놀구있네.야 몇살부터가 노인인데? 그럼 너 노인되서 영화안만들고

파리나 잡고 있겠단 말?

다시 그녀가 그런다.아니 그게아니구 기운이 딸릴때 말이야...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 누워있는데 정말 아무생각 안나게 좋았다.

쉰다는게 어딘가로 떠난다던가 누군가를 만나고 영화를 보러가고 무언가를 사러가고 하는거였는데

이렇게 그냥 누워만 있어도 좋은 것이니...

그렇게 뒹굴거리다 우리 영화나 볼까하면서 '레드'를 다운받아 보았겠지.

물론 뒹굴거리며 누어서 말이다.

영화도 죄다 한물간 노인이된 전직 CIA요원들 이야기다.

007시리즈도 그렇게 한물간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더니 요즘 이 이야기가 대세인 모양이다.

007만큼 재밌지는 않았지만 한물간 혹은 올드한 그리고 디지털에 적응이 빠르지 않은 세대의 이야기는

계속 많은걸 생각하게 한다.

마치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재밌게도 <산다 2013>역시 그 연장선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한참 잘 달렸던 그때의 추억이 현실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영화로 멋지게 살아나기를 콩닥콩닥 기대한다.


나리:감독님 저는 말이죠 이부분이 좀 강화되야 할거 같아요

미례:그래 내 생각도 비슷한데 아무래도 이건 좀 이리 옮겨가야 할듯 싶은데...

미례와 나리: 좀 머리 아픈데 오늘은 좀 쉬자.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종이편집본만 열심히 다음을 구상하고 있다는 야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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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7. 3. 15:04

지난주 카메라를 빌려서 레드마리아2 첫 촬영을 했다.

재미있게도 레드마리아의 첫 촬영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성노동자들이 시작.

물론 그때와 상황은 많이 다르다. 집창촌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노동자를 내세우는 집회도 아니고.

이번에는 그냥 성노동자를 지지하는 모임 지지에서 주최한 '안전한 섹스,즐거운 섹스.

대중들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행사를 생각하다가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사실 나는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일단 테스트 촬영을 해보자고 나갔는데

의외로 쓸만한 이야기가 있어 그냥 첫 촬영으로 기록을 하기로 했다.


레드마리아2를 기획하면서 이번 촬영은 오래전부터 나름 빵빵하게 제작 워크플로어를 구상했었다.

체력적인 조건과 카메라 기기의 다양화 등을 고려해서 촬영 감독을 기본으로 나름 괜찮은 카메라를 

눈여겨 두었었고 나를 대신해서 무거운 짐들을 같이 보조해줄 카메라보나 조연출을 생각하고 잇었다.

하지만 정작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고 지원을 받기 시작했지만 전체 예산을 고려해서

그런 인건비와 장비를 쓸만한 계산이 안나온다.

가장 난감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남보기에는 그래도 많아보이고

당사자입장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은 지점의 예산이 눈앞에 있을때다.

심지어 쓸 수 있는 항목과 쓸수없는 항목이 내가 필요한 지점과 전혀 교집합이 안나오는 상태.


그래서 몇주일 머리가 꽤나 아팠다.

대체 어떻게 워크플로어를 다시 짜야 정답에 가까운 지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국내 촬영도 아니고 다시 한국과 일본을 왔다갔다하며 찍어야 하는 이 국제프로젝트를 말이다.

사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혼자서 하면 된다.

가장 저렴한 카메라와 가장 가벼운 장비를 구비해서 가장 손쉬운 자신의 몸을 활용하는 것.

물론 몸이 예전처럼 최고의 상품에 도달할 만큼 질이 좋지는 않다는게 좀 걸리긴 한다.

그래서 요즘 몸 만들기에 정신이 없다.

몸만드는 비용이 장난 아니게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건비를 쓰는 것보다는 적다는게 참 슬픈일.


꼬질꼬질하게 생각하면 이것저것 더 머리 아프고 답답해서 마인드를 바꿨다.

너 처음 영화찍을 때를 생각해봐.가장 싼 카메라와 가장 싼 마이크로 뛰어다녔지만

니가 원하는 이야기를 잘 담아냈잖니.그러니 이번에도 처음의 마음으로 시작해 보렴...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니 웬지 흥분까지 된다.

그래 나에게 맞게 시작하자.

부풀리지도 말고 오바하지도 말고 그냥 지금 딱 할 수 있는 만큼의 방법을 찾자.

가장 작고 가장 효율적으로 작업 할 수 있는 워크플로어를 고민해 보자.

물론 그 비용도 만만치는 않겠지만 적어도 원래의 비용과 스트레스는 대폭 줄일 수 있을듯 싶다.

며칠전 그에 걸맞는 카메라와 삼각대를 봐두었다.

빨랑 그것들을 손에 쥐고 세상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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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13. 2. 12. 12:07

ACW2는 일본의 대표적인 일하는 여성들의 네트워크로 여성일반노동조합이다.

2009년 레드마리아 일본 촬영을 앞두고 자료조사를 하면서 이조직의 대표인 이토 미도리씨를 주인공중 한명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일본의 첫 촬영도 ACW2의 총회 장면이었다.

일이 풀리려고 했는지 그날 총회에는 역시 주인공 중 한명인 이치무라가 초대가 됐고

결국 그녀의 발언은 이 영화를 이끄는 중요한 줄기가 됐다.

영화를 찍으면서 느끼는 쾌감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인데 두마리의 토끼를

첫 촬영에서 건질 수 있었던 기쁨이 바로 그런 것.


그래서 의도치 않게 일본의 분량이 늘어났고

70일간의 일본 촬영중 그 첫날의 장면이 영화 전체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재밌는건 이토 미도리를 며칠간을 쫓아다니다가 

후쿠시마에 사는 사토상을 만나게 되었고 결국 나는 미도리상을 버리고 사토상을 낙점했다는 야그.

하지만 누가뭐래도 이모든 성과에는 이토 미도리상의 공로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자지간 그런 연유로 이래저래 ACW2총회와의 인연은 나에게 아주 의미가 있는 만남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홈리스인 이치무라가 '일하는 여성들의 총회'에 참여해서 일하는 것에 대한 절망을 이야기 한후

오랜시간 노동운동을 해온 일본의 선배노동자들의 쇼크를 먹은 표정과 발언은 영화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과연 한국이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교차를 하면서 카메라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던 그시간이 떠오른다.

사실 그때 일본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음에도 워낙 표정들이 생생해서

나는 그 표정만을 따라가며 촬영을 했고 알 수없는 팽팽한 기운속에 의미가 얼핏 전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의 팽팽한 토론 이후 4년.

그 총회에서 다시 레드마리아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영화를 초청했고

내가 거꾸로 그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현재 일본은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이후 그 충격과 여파가 아직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천재지변의 대 격동을 겪으면서 일본사회에는 그동안 회자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고

노동운동 역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는 점에 공통의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듯 했다.

미도리상의 전언에 의하면 이런 상황에서 노동의 의미를 다시 재고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레드마리아를 통해 그이야기를 토론해 보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반갑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역시 만만치 않게 보수적인 그들의 생각에

얼마나 진전이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저 준비하는 사람들의 앞선 문제의식에 지지를 보낼뿐이고 

그들의 고민과 반응이 궁금할 따름이다.


나는 그 토론회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궁금하지만

사실 가장 궁금한건 이 영화속 주인공들을 만나는 것이다.

영화의 가편본을 보여주긴 했지만 완성된 영화를 그것도 일본에서 보는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들을 만날 생각에 나의 2월은 온통 마음이 이곳에 달려가고 있다.

결국 말도 안통하는 이들에게 소식을 전하겠다고 구글 번역기로 열심히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어 서바이벌 영어로 열심히 설명을 하기도 했다.

모니카와는 전화를 걸면서 영어와 서투른 일본어 단어 몇개로 의사소통을 했고

이치무라는 영어를 하기에 메일로 소식을 주고 받았다.


오랜만에 그들을 본다고 생각하니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는듯이 기쁘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나올 수많은 이야기들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그냥 그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들떠 있다.

2월16-17일까지 1박2일로 진행되는 총회의 상영회가 끝나면 일정이 더 바쁠거 같다.

시즈오카에 사시는 조순자선생님과 메부키의 사람들을 비롯해

영화에 도움을 주시거나 출연했다 짤린 많은 분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가와사키로 가서 시티유니온의 무라야마상과 모니카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보고싶은 얼굴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나 모니카는 나랑 동갑이기도 하고 영화를 찍고난후 남편 단테가 세상을 떠나서

서로 하고싶은 이야기가 참 많다. 아직도 영화속의 그집에서 살고있다고 하는데

그 집에서 일박을 하며 우린 어떤 이야기들을 나무게 될까.

너는 비자도 필요없잖아라고 말하던 그 고양이도 잘있는지...

우자지간 이렇게 들떠있는 나를 위해 내일은 경은이와 남대문에서 그들에게 선물할 것들을 장을 볼 예정이다.

특히 멋진 사진으로 영화에 기여를 한 경은이는 이번에도 그들을 위해

현장스틸을 선물로 준비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은 쓰다남은 엔화를 가지고 있다는 영재를 찾아가

그 나머지 엔화를 강탈해 올 예정.

누구말대로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더니 나에게 아직 뻔뻔함이 남아 참 다행이다 싶다.

쪽팔리는 민망함이 좀 있기는 해도 오래도록 지켜야 할 덕목임을 새삼 느낀다.ㅎ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