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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28 후유증
제작일기2014. 10. 28. 12:43

며칠전 일본에 사는 레드마리아2 주인공 중 한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 촬영을 위해 하루종일 빡세게 몸을 좀 굴렸더니 지금까지 후유증이 심하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그 날 하루가 아니라 나는 이미 도쿄에서 그 분을 찍고 있어야 했고

한국에 같이 들어와 그의 일과를 찍고 나서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 오사카와 도쿄의 일정

카메라에 담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니까 그건 지난 여름에 세워진 계획이었고 나의 10월의 스케줄은 그렇게 10일간을 

비워 두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여름부터 시작된 제작비 문제는 그 분의 촬영을 비롯해서

모든 일정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더이상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사실도 힘들었지만

그 후유증이 생각보다 여러방면으로 영향을 준다는데 힘이 빠진다는 것이다.

돈이 없으니 촬영도 혼자 해야하고 인건비가 없으니 사람을 쓰기도 힘들고

교통비를 절약하자니 장비의 무게가 나를 짓누른다.


그러다보니 몸이 너무 지친다. 한번 찍고나면 그 후유증이 며칠을 간다.

그 며칠에 몸을 다스릴 비용은 또 늘어나고

결국 찍어야 할 내용들을 하나씩 포기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10월의 일정도 머리속에서 지우고 있었는데

그 분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내가 왜 이 영화를 찍는지가 다시금 상기된다.

도쿄촬영은 놓쳤어도 오사카 촬영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


결국 카드로 항공권 두장을 끊어 놓고 오사카의 친구에게 연락을 한다.

나 너희집에서 좀 묵어야 할 거 같은데 괜찮겠니?

통역하고 나 둘이 갈거야.

언니야 그냥 '나 간다' 문자 하나 날리면 되지 뭘라코 전화를 하노.

젠장...이쁜년.

힘들때는 별개 다 상처가 되고 별개 다 위로가 된다.

그래 일단 숙소는 해결이 됐으니 몸을 만들자 싶어

어제는 한의원에 달려가 침을 왕창 맞는데 슬슬 눈물이 흐른다.


침을 놓던 황원장이 놀랬는지 침이 아프냐고 묻는다.

침이 아픈게 아니라 할일은 많은데 몸이 자꾸 이래서 속상하다고 했더니

대뜸 혼을 낸다.

무슨소리예요.그렇게 뛰어다니는데 몸이 이정도로 버텨주었으니 고마워해야지요.

젠장...눈물이 더 난다.

황원장이 안되겠는지 몸의 뒷판을 치료하고는

다시 앞판에 침을 놓는다.

그의 마음이 느껴져 한없이 고맙다.


찍고 있는 영화 자체가 불편한 내용이어서인지

올 한해는 여러가지 일들이 계속 긴 후유증을 남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그 영화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위로를 종종 받는다.

산다는건 참 묘한 일인 것이다.

그나저나 내일 새벽부터 3일간을 달려야 하는데

이번에는 침을 맞고도 몸이 회복이 안된다.

오늘 한번 더 마취주사를 맞고 가야 할 거 같다.


하루 웬종일 일본에서의 찍을 내용들을 고민하고 공부해도 모자랄판에

무사히 찍을 수 있을 몸만 걱정하고 있으니...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