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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27 기획안을 쓰다 3
제작일기2013. 4. 27. 11:17

새로운 기획안을 쓴다는건 참 긴장되고 설레는 일이다.

또 한번의 새로운 인생을 접하는 순간이고

가장 많은 공부를 하는 시간이며

온몸의 세포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매번 아니었다는걸 온몸으로 체감하며 경험했음에도

시작은 다시 작은 혁명을 꿈꾸는 시간이 된다.


그렇게 지금도 꿈을 꾼다.

썼던 기획안을 다시 보고 또 고쳐내려가면서

쓰여진 마음처럼 그렇게 영화가 만들어 질 날을 꿈꾸는 것이다.

한달전 1차로 제작지원서를 내고

다시 2차로 지원할 곳을 찾기위해 기획안을 다시 꺼내본다.

순간 뭉클하다.

언제 시작될지 알 수없는 이 이야기들이

언젠가는 완성되어 모습을 드러내겠지 하는 마음.


근데 순간 불안한 마음도 없는건 아니다.

지난했던 지난 작업들의 긴 시간들이 오버랩되면서

잊고있었던 많은 일들이 떠올라 조금 부담스러워지기도 한다.

돈을 구하기 위해서 고민했던 시간들이

정작 촬영을 하고 영화를 고민했던 시간들 만큼이나 길고 험했던...

그래서 영화를 찍을때는 각오가 필요하다.

다시 그렇게 그만큼 뛸 자신이 있는지.


근데 꼭 그렇게 해야만 해? 그것보다는 좀 다르게 갈 순 없어?

속으로만 속타는 고민들과 생각들이 부글부글 끓지만

결국 현실은 바뀌지 않으리라는 이성적 판단이 감정을 누른다.

그리고 다시 기획안을 보면서 마음을 정리하지만

그렇게 흔들린 마음은 쉽게 정돈되지 않는다.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한다.

왜 이렇게 짠한 것일까.


안되겠다 커피를 마셔야지.

열심히 적당한 온도에 가장 맛있는 커피를 드립해야지 하면서 정성을 쏟았지만

커피는 영 맛이 없다.

향기는 어디로 갔는지 쓰기만 하다.

쓸 때도 있는 것이지 그냥 마셔.

투덜거리다가 여기저기 바닥에 널린 빨래거리들에 눈이 꽂힌다.

온갖 빨래들을 뒤져 세탁기를 돌리고

담배를 한대 물고 다시 커피 한모금.

웬지 맛이 한결 부드럽다.


천천히 썼던 기획안을 들쳐보기 시작하는데

다시 마음이 콩닥콩닥.

그래  다 잘될거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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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