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는 자전적 자막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곧바로 예상치 못한 질문들의 연쇄로 성큼성큼 건너간다.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의 성노동자의 인권과 법적 지위를 묻는가 했더니SWASH 활동가들과의 대화에서 느닷없이 위안부 논의가 튀어나오면서 카메라는 야마시타 영애, 나가이 가쓰, 안병욱 등 학자들에게로 향한다. 이어 열악하고 위험한 한국 성노동자들의 현재 상황이 삽입되고, 일본인 위안부들의 ‘침묵’의 의미를 질문하는 이케다 에리코에 이를 즈음이 되면, 엄마의 방에서 출발했던 감독의 고민이 왜 그다지도 과거와 현재, 위안부와 성노동자를 오가며 이질적으로 보이는 질문들을 축적해 왔는가 감이 잡힌다. ‘매춘(부)’이라는 낙인이 그 동안 역사와 정치와 운동 모두에서 어떤 것들을 은폐하고 침묵하게 만들었는가 하는 문제다. 이제는 신성한 피해자의 기표가 된 ‘위안부’와 ‘매춘부’라는 단어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자로서 자기존재를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 계속 억압되는 성노동자들의 인권 등. 그래서 이 영화는 이미 발언된 ‘피해자성’과 여전히 발언되지 못하는 피해자에 대해 묻는다는 점에서 도발적이다. 감독은 도입부에 이어 마지막에도 ‘엄마’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으로 영화를 마무리하지만, 박유하와 정대협, 성매매 특별법 폐지 시위 현장을 경유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주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 마련될 수 있을 듯하다. 여기에 답할 것을 요구 받는 자들이 너무나 많아서이고, 그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백문임]
그런데 이제는 한국관광객 1순위가 중국일 정도로 중국의 위력에 대한 체감은 국내에서도 쉽게 알 수가 있다.
근데 여성의 지위는 어떨까.
중국의 여성감독들은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다.ㅎ
섹션포럼
아시아 스펙트럼: 카메라는 나의 심장!!! 99%의 비전 - 중국 다큐멘터리와 하층민, 그리고 여성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 연구소와 함께 동시대 중국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큐멘터리가 그려내고 있는 하층민, 그리고 여성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중국의 여성 감독 지 단은 카메라를 심장이라고 부른다. 카메라의 눈이 어둠 속에선 실명 상태에 빠지는 반면, 다큐멘터리의 마음은 세상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 단 감독을 비롯, 펑 옌 감독 등의 중국 여성 감독 다큐멘터리로 구성된 아시아 스펙트럼 섹션을 통해, 우리는 카메라- 심장, 여성 감독들의 심상을 통해 세상의 99퍼센트로 살게 되었으나 활기를 잃지 않으려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이번 영화제가 지향하는 각양각색 구구, 99 %다.
이에 국내외 중국 다큐멘터리와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를 초청하여 다큐멘터리, 하층민, 그리고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아시아 스펙트럼’ 섹션에서 상영하는 중국 최고 여성 다큐멘터리의 감독, 지 단, 펑 옌, 마 리 감독을 초청하여, (여성) 하층민의 문제에 대해 들어본다. 디지털 매체의 보급과 더불어 급속도로 증가하는 다큐멘터리의 생산, 특히 중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오늘을 생각하면서 현재 활발히 제작되고 있는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상황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이다. 또한 동시대 중국 독립 다큐멘터리가 다루고 있는 (여성) 하층민의 문제를 통해 보이지 않(는/던) 사람들과 다큐멘터리의 관계, 혹은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새로운 세계/시야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영화만들며 놀기<민들레>1999,<애국자게임>2001,<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2003,<쇼킹패밀리>2006,<잼다큐 강정>2011,<레드마리아>2011,모든영화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음.
redsnowm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