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클로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1.01 새해주절주절
  2. 2009.10.02 까를로는 내꺼!
  3. 2009.09.27 레드마리아 16 - 고통에 대한 반성
제작스케치2010. 1. 1. 12:14




 




 


 

필리핀 올롱가포 지역의 있는 부클로드라는 단체다.(거리성매매여성쉼터)
제작년에 이은 필리핀 2차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이다.
경순감독은 아버지일로 한국에 먼저 들어가고 나머지 스탭들만 남아 있을때였다.
조날린의 출산장면 촬영이 계속 뻐그러지면서,
또 이런저런 사소하고 유치한 문제와 갈등들을 겪으면서
부담과 걱정이 많았던 날들의 마지막 순간이었던 셈이다.
솔직히 브클로드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움보다
한국에 돌아가는게 일면 후련하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편집중이라 레드마리아 주인공들 얼굴을 하루종일 쳐다보고 있을때다.
그때그때마다 새록새록 다시 생각나는 순간들은 계속 있다.
기억하는 것과 잊어버리는 것, 둘 다 축복이다.
물론 때론 저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후훗~
그리고 이런 기록으로 망각을 지연시키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난하고 골치 아프던 날들이었는데
지금 사진을 다시 보며 드는 생각은 한국서는 보통키인 우리가 열라 커보이네? 하는거다 ㅋㅋ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변해있거나
해결되지 않은 것 같지만 이미 해결되어있는..

오늘밤은 이젠 그만 잊어버릴 것을 하나 찾아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려야 쓰겠다.

-세상과 일상이 어제와 하나도 바뀌지 않은 새해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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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스케치2009. 10. 2. 11:07






까를로는 쟌리의 아들입니다.

 

까를로와 쟌리






그래요... 그 둘은 너무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나도 까를로가 갖고 싶어!!!!!!!!!







앗!! 경은이도 까를로가 갖고 싶어!!!!!









하하하~. 하지만 이미 늦었어.
까를론 내꺼야~! 까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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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제작일기2009. 9. 27. 16:39

평소 나는 고통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 않았던거 같다. 특히 그 단어가 주체인 나에게 가해지는 상항일 때는 더더욱 해당사항이 없었던거 같다. 대부분 힘들다거나 어렵다는 말로 그 상황을 표현했지 나 자신이 고통스럽다는 말로 표현을 해본적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고통이라는 말은 나보다는 대상에 대한 상황을 표현할때 주로 썼던 말이었다. 민중의 고통이니 그들의 고통이니 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작년 필리핀 촬영을 하면서 나는 내내 스스로 고통스럽다는 말을 되뇌이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놀란적이 있는데 그 이후 고통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작지않은 화두로 간간히 떠오르곤 한다.

처음 그 고통이 나에게 각인된 것은 올롱가포의 반성매매단체인 부클로드의 촬영때였다. 10대나 갓 20대를 넘어선 거리성매매 여성들을 촬영할 때의 일이었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지만 우리는 서로를 관심있어 하면서 즐겁게 촬영을 했었는데 그들중 담배를 피는 몇몇이 나에게 담배 한까치씩 얻어 피우곤 했었다. 한개피에 2페소 하는 담배를 사서 피우던 그녀들에게 한갑씩 사서 피우는 내가 참으로 부러웠을 것이다. 그나마 담배라도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했고 난 늘 그녀들의 요구에 선뜻 응해주었다.

종종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람이가 버릇될꺼 같다고 주의를 주었지만 돈이라면 그것이 기대가 되고 우리의 처지에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담배란 음식이 아닌가. 있으면 나눠먹고 없으면 아쉬운 것이니 그냥 편하게 생각했다. 그녀들도 역시 내가 담배가 떨어지면 피던 담배를 한모금 주기도 하고 가지고 있던 두개피 중 하나를 주기도 했으니까. 근데 문제는 담배를 나눠 피는 것으로 끼니로 해결해야 할 배고픔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거다. 대부분 아기가 있는 그녀들은 부클로드에서 기거를 했는데 최근 상황이 어려워져 부클로드에서도 그녀들의 음식까지 대줄 형편이 안되었다.

결국 어느날 부터인가 부클로드의 식탁은 나눠지기 시작했고 그녀들은 자신의 음식은 스스로 해결을 해야했다. 우리를 위한 식탁이라는 것도 변변치 않았지만 그녀들에 비하면 부러운 식탁이었을 것이다. 그녀들은 빵 한조각으로 때우기도 하고 라면으로 때우기도 하고 때로는 굶기도 하고 그랬다. 비록 담배는 나눠 필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을 해결해 주기에는 우리의 처지도 만만치 않았던터라 상황을 직시해야 하는 나의 마음은 꽤나 복잡했다.그렇다고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손을 벌리지도 않고 어떠한 도움도 청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힘든 내색도 하지 않았다.

문득 그런 상황을 대면하고 있는 나는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고통스럽겠구나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쏟아지는 고통스러움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순간 나는 당황스러웠다. 수많은 촬영현장을 누비고 나름 극악한 상황들을 얼마나 많이 대면했는데 그렇게 대면할때도 나는 늘 담담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그들은 여전히 즐겁게 아무렇지 않은듯 자신들의 생활을 즐겁게 해나가고 있는데 그들은 나에게 고통스러우니 우리의 처지를 알려주세요 라고 말하지도 않는데 왜 나는 이렇게 갑자기 고통이라는 단어에 휩싸여 스스로가 주체못해 난린가. 이건 제작비에 대한 부담으로 생겨난 스스로의 감상과 연민이 겹친건 아닐까

부클로드의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 아람이와 나는 얼마 안남은 제작비를 톡톡 털어 그들이 부클로드에서 한달정도 먹을 수 있는 쌀과 생활용품을 사주고 왔다. 나름 그 고통을 덜어보자는 수작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스텝들에게 그들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당시 활율로 한달에 5만원이면 그들이 먹을 쌀을 살 수 있으니 쌀을 살 돈이라도 보내주자고 했었다. 모두들 동의를 했지만 우리는 그 일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그 일도 실천하지 못할만큼 우리는 바뻤고 또 힘들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내는 일도 역시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먹는걸 고민해야 하고 우리도 생활비를 고민해야 하고 우리도 살집을 고민해야 한다.

고통스럽다는게 과연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의문은 증폭되고 답은 잘 모르겠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없는 것도 부족해 이제는 인간관계에서 조차 감정노동이 이야기 될 만큼 모두가 힘들게 버티듯이 살고 있으니 우리는 그들보다 잘 살고 있는게 맞는 것인지. 내가 느꼈던 그 고통이 그들의 삶에 무례했던 건 아닌지. 그게 아니라면 진정 나에게 고통을 느끼게 한 그 무게는 무엇으로 부터 온 것일지.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할때 마다 난 그때 느꼈던 고통의 실체를 되묻곤 한다. 하지만 동생과 아버지를 보내면서도 정말 힘들긴 했지만 고통이란 단어는 아니었던거 같다. 아직도 그 이유를 곱씹어 보곤 하는데 한가지 확실한건 인간이 그나마 인간다울 수 있는 요소가 외로움을 느낄 줄 아는거라고 생각했는데 한가지 더 첨부됐다는거. 고통을 느낀다는게 참 다행이라고.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