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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경순의 노트2017.06.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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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디포럼2017 특별포럼 ‘#독립영화 #창작자 #대나무숲’
글 정지혜 사진 백종헌 2017-06-05

제대로 된 독립영화지원이 필요하다

(왼쪽부터) 한병아, 윤가현, 정재훈, 김동령, 백재호 감독, 박홍준 인디포럼 의장.

인디포럼2017이 영화제 기간 중인 5월 29일에 특별포럼을 열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존폐 위기에 놓인 독립영화 제작의 현실을 독립영화감독을 비롯한 창작자들이 패널과 토론자로 참석하여 직접 말하는 자리였다. 이름하여 ‘#독립영화 #창작자 #대나무숲’. 이 자리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을 중심으로 그 맹점을 살피고 대안적 논의를 이었다. 박홍준 인디포럼 의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문화예술계 단위별로 정책 제안을 요청했지만 정작 많은 독립영화 창작자들은 이 사실조차 모르거나 뒤늦게 알았다. 이번 포럼을 통해 영진위의 제작지원사업에 창작자들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 극, 실험, 애니메이션 등의 영역에서 활동 중인 <거미의 땅>의 김동령 감독, <그들이 죽었다>의 백재호감독, <가현이들>의 윤가현 감독,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의 정재훈 감독, <미쎄스 로맨스>의 한병아 감독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의 논의를 핵심 쟁점별로 정리해 살펴봤다.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의 정책방향과 심사기준

영진위의 독립영화 제작지원 규모부터 언급됐다. 김동령 감독은 “영진위 영화 제작지원사업은 2012년 50억원에서 2016년 160억원으로 늘었다. 그 가운데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12억원으로 동결된 상태다. 이는 영화 제작지원사업 전체의 7.4%로, 영진위 전체 사업 규모의 1.8%에 불과하다. 독립영화인들은 이 작은 파이를 두고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구조에 놓인 것이다.” 백재호 감독도 같은 지적이다. “2017년 영진위 예산은 총748억4700만원, 그중 독립영화제작지원 예산은 28억2천만원이다. 지난해 예산 11억4천만원에 비해 늘었다지만 이는 영진위 전체 예산의 약 3.8%에 해당한다. 지원 편수도 50여편에 불과하다. 올해 인디포럼에만 1041편이 지원한 걸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다. 상업적 영화와 영화산업 지원은 콘텐츠진흥원 등 타 기관이나 민간에 맡기고 그로부터 얻은 예산을 독립영화제작지원에 사용”하길 제안했다.

영진위의 제작지원 심사 기준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동령 감독은 “지난 8년간 공개된 심사위원 구성을 보면 감독 비율이 40% 이상이다. 하지만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임에도 상업 극영화 감독들 위주다. 여기에 여성 심사위원 비율은 20% 정도에 그친다”고 하면서 “‘상업성을 고려해 독립영화를 뽑았다ʼ는 심사평만 봐도 독립영화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말했다. “현재의 독립영화 제작 시스템이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인가, 수익이 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지원을 하고 있는가”도 되묻는다. 김 감독은 A4 한장도 채 안 되는 분량에 심사위원 명단조차 없는 2016년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평과, A4 3장 분량에 심사위원 명단 및 출품작들의 경향까지도 언급해둔 2005년 독립 디지털장편 및 상반기 독립영화 제작지원 선정 결과서를 비교해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정재훈 감독은 “시나리오나 기획 구성안 등 문서 형식으로만 된 제작지원 시스템의 획일화를 탈피하고 이미지와 사운드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제작지원 시스템의 신설”을 말한다. 그에 걸맞게 심사위원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고 성별 동일 구성도 요구했다.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지원금의 현실성

백재호 감독은 “영진위 제작지원을 받은 신청자(창작자)는 본인 임금을 제작지원금 내에서 집행할 수 없게 돼 있다. 영화 제작은 짧게는 몇달, 길게는 몇년간 지속되기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 작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제작지원뿐 아니라 창작자가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지원제도 마련이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편 극영화에 스탭 인건비 우선 집행 및 최저임금 준수 의무조항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편 극영화나 장·단편 다큐멘터리도 스탭의 인건비가 현실화돼야 함을 덧붙인다.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한병아 감독은 단편애니메이션 창작자 대부분이 개인 작업자인데 사업자 등록을 해야만 제작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개인사업자는 지원금에서 창작자 인건비를 책정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한 감독은 “복잡한 세무 회계 처리 과정”으로 지원의 문턱을 높이고 회계 처리를 위해 되레 비용을 발생시키는 e나라도움(기획재정부가 국고보조금의 예산편성·교부·집행·정산 등의 전 과정을 전자화해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편집자)의 전면 재검토도 주장한다.

이미 만들어진 영화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재호 감독은 “미개봉 영화, 영화제 미수상작, 단편영화 등은 수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영화들을 국가에서 구매해 학교, 도서관 등 공공기관에서 상영하면 어떨까. 제작지원 외에도 창작자가 자신이 만든 영화로 먹고살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재훈 감독은 “영진위는 공공 라이브러리 기능을 강화하고 한국영상자료원은 독립영화 아카이브를 재개해야 한다. 아카이빙 전문 인원의 배치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멘토링 시스템 진단 및 성폭력/위계폭력/관계 폭력에 관하여

윤가현 감독은 독립영화계의 위계적 문화를 정확히 비판했다. 윤 감독은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두 번째 영화, 찍을 수 있을까?”(이하 ‘두영찍’, ‘#000_내_성폭력’이 쟁점이 된 이후 2016서울독립영화제의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포럼이 열렸다. 그 후 다큐멘터리 신진 여성감독들이 2017인디다큐페스티발 때 영화제, 영진위와 함께 두영찍 포럼을 열었다.-편집자)포럼을 준비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신에는 선후배 문화가 있다. 이는 멘토, 멘티 시스템과 만나 위계질서를 더욱 강화한다. 신진 감독은 제작지원금을 받기 위해 멘토인 감독과 함께하며 어디까지가 내 영화인지도 모를 영화를 만든다. 조연출만 하다가 자기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그저 ‘감독 지망생’, ‘후배’로 일컬어지기 일쑤다.” 토론자로 참석한 ‘찍는 페미’의 정다솔씨는 “우리 세대 신진 여성 작가들은 영화를 만드는 것도 힘든데 성폭력, 성차별의 고통으로부터 생존 투쟁까지 해야 하는 이중, 삼중고를 겪는다”고 일침한다.

영화제 피칭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윤 감독은 “돈을 받아야 하는 마켓이다 보니 심사위원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더라. 최근 또래의 신진 다큐멘터리 여성감독들끼리 ‘왜 우리가 관객과의 대화 등의 자리에서 두려움 없이 대답을 잘하게 됐을까?’에 대해 생각해봤다. <버블 패밀리>의 마민지 감독이 ‘마켓 피칭이나 면접을 너무 많이 봐서 그 어떤 순간에도 내 영화를 지키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훈련된 게 아니겠느냐’고 하더라.” 김동령 감독도 덧붙였다. “피칭은 창작자가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나 소재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아이디어만 훔쳐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어 장치도 없다. 신진 감독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경만 감독은 제안을 하나 했다. “피칭 제도가 제작지원으로 바뀌길 바란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피칭 예심을 하며 영화제 피칭의 문제점을 생각했고 공개 서한을 발표할 계획이다. 함께해줄 분들의 경험과 의견을 기다리겠다.”

독립영화인 실태조사의 필요성

패널들과 토론자들은 한목소리로 독립영화인들의 실태조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김동령 감독 말대로 “독립영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통한 문제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찍는 페미’의 임지영씨는 “크레딧 전수조사 등을 통해 여성 노동자 실태조사도 진행돼야 함”도 강조했다. 스탭 구성의 젠더 평등성 지향이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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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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