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리뷰2012. 5. 2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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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늘 아래, 시원한 바람 한 줄기- http://blog.naver.com/tbdl90

 

 

 


컬쳐 쇼크! 여성 노동자의 '배'를 보다.

<레드 마리아>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나름의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이런 영화가 없었기에, 이런 영화가 개봉하였기에 나름의 충격을 받았던 것. 여성의 배로 시작해서 배로 끝나는 다큐멘터리라니.. 지금까지 여성의 '배'를 이토록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조명한 영화가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잠깐, 왜 하필 배일까?.. 세계의 각기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이 영화 속에 담겨있었다. 보통 여성의 배라 함은, '노동'의 생물학적 상징이다. <레드 마리아>는 결혼 10년 만에 고향을 찾은 이주 여성부터 일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홈리스 이치무라까지 다양한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 아시아의 여성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볼 뿐, 영화는 여성의 어떠한 권리조차 주장하진 않는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포스터에서 알수 있듯이 '우리들의 배에 새겨진 생생한 삶의 기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 그것이 아쉬울 다름이였다.

 

인트로에서도 아웃트로에서도 한 할머니가 나온다. 그 할머니는 바로 위안부 할머니다. '리타'라는 이름을 가지고, 우리와는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는 할머니와의 인터뷰가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사실대로라면, 그게 꼭 시작과 끝은 아니지만.. 여성의 배를 지나 카메라의 앵글이 영 녹록치 않은 곳을 보여준다. 한국 모 전자회사 앞의 농성장, 평택 집창존, 일본 모 전자회사의 해고노동자, 홈리스여성, 필리핀의 미혼모 보호시설등을 훑는다. 그 외에도 간간히 이주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곤 필리핀 위안부 할머니의 모습을 비춰주니 굳이 따지면 아닐수도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나에겐 그렇게 비춰졌다.

 

이들의 이야기들은 하나의 맥락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였다. 구분짓자면 파편이라도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배꼽만 보이던 장면들이 후반에는 배를 모두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또, 처음에 리타 할머니는 창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끝에는 같은 여성으로서 모든 것을 포용한다. 그러한 장면들을 감독들의 방식대로 구성했다.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마음가는대로 배치를 한다고 했던가? 오히려 어설플수 있는 구성이 오히려 도움이 된 격이다. 파편들의 배치를 잘해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날 것의 냄새도 날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그런 날 것들이라서 그런지 영화 속 그녀들의 모습이 힘들어보이기만 한다. 그렇지만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녀들을 한 길로 내몬 남성위주의 사회에 비난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그녀들은 이 사회의 상황이 어쩔수 없음을 보이며 허탈하게 웃는다, 무기력함도 보이고. 그렇지만 그것은 생존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먹고 살기 위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리에 있음을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제목인 <레드 마리아>처럼 '뜨겁게' 살아가는 이 세상의 수많은 여성들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낸 영화 <레드 마리아> 였다. 여러 인물과 댜앙한 사회적 주제를 담다보니 편집이 다소 산만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배'라는 주제로 정리해 '뜨겁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 영리해 보이기도.. 아무튼, 여성들이 나오는 영화라고 여성만 본다면 오산이다. 세상은 함께 살아가야 하므로, 남성이 봐도 괜찮다. 아무렴 어떤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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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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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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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5.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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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쿠나마타타♥ http://blog.naver.com/dudu1348







레드마리아,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










영화를 만나기 전,

 

영화를 만나기 전 ‘레드마리아’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 나는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를 생각했다.

죄 없는 사람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난 뒤에는 계운경 감독의 ‘언니’라는 영화를 생각했다.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관심을 가졌고, 슬픈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면 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만난 후,

 

요요기 공원의 노숙하는 분이 ‘일은 절망이다.’ 라고 했을 때도 누군가 머리를 때렸고, 누군가 반박하며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건 주변에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당신이 노숙자로 살아갈 수 있다.’ 고 했을 때도 ‘아’하고 뒷통수를 맞았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이 영화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를 판단하고,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다는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좋다라는 생각을 가장 처음 했다.

 

영화를 만나면서 왜 감독님은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보통사람들이 연민을 느끼고 동정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렸을까에 대한 기획의도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멘탈이 약한 나로써는 그들 모두가 나보다 힘든 사람이 아닌 정신력이 강한 사람들! 용감하고 대단한 사람들도 느껴졌다. 그래서 애석하게도(?) 눈물은 나지 않았다. 시대가 어떻던, 상황이 어떻던간에 투쟁의 마음과 의지만을 가진 사람이 아닌 행동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희망적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모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지 않을지언정, 마지막 비하인드 컷 장면처럼 걱정이 그렇게 많은 그녀가 웃을 수 있다는 것에 관객으로써 행복했다.

 

그리고 떠올린 것이 계운경 감독의 ‘언니’라는 작품이다. 사실 우리학과에 강의를 나오셔서 ‘언니’라는 작품을 접하게 되었었다. 그 작품에서는 원하지 않으면서 성매매를 하는 성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대부분 들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때 그 영화에 그려진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성노동자의 전부였기에 레드마리아에 나오는 성노동자들의 성매매법 반대에 대한 시위나 데모를 이해할 수 없었다.

 





 

GV, 주인공을 만난뒤,

 

그래서 마련된 것이 아마 GV가 아니었을까싶다. GV를 하는 내내 무식하면 사람을 죽이고도 뻔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로 말하면 속이 조금 거북하기도 했다. 그건 아마 내가 모르던, 생각해보지 않은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일 것이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기 때문에 경순감독님의 또 다른 영화 제목인 ‘컬쳐 쇼크’처럼 쇼크 그 자체였다. GV내내 두 분께서는 우리를 불쌍히 생각하지 말라, 그 어떤 직업보다 만족도가 높다, 자존감이 높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런 두 분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 참 많다고 느꼈다.

 

영화 속에서 일본여성은 이런 말을 한다. 일 을하고,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아이를 둘이나 낳았다. 행복할 줄 알았는데 행복하지 않다고.... 특히 취업을 앞둔 나로써.... 꿈에 대한 막연한 갈망에 두려움을 얹혀주셨다. 그리고 성노동자 한분이 동경하는 직업을 갖게 되어 꿈을 이뤘는데, 꿈을 이루고 보니 행복하지 않더라고 했다. 그 다음 차선의 꿈을 이뤘는데도 행복하지 않더라고 했다. 나에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꿔워던 하나의 꿈이 있는데.... 내가 이 꿈을 이뤘을 때 행복하지 않으면 어떻하지? 그럼 나는 과감하게 돌아설 수 있을까? 내게 수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서 뜻깊었다. 비록 그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던 성노동자는 어떤 이미지였나? 나는 솔직히 말해 무식해서 성노동자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그리고 그 말이 내 귀에 익숙해지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왜 이런 말을 나두고 그동안 창녀 라는 말만 통용하고 썼는지 나의 무식함에 한탄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믿고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바로 착각, 편견, 오만, 고정관념이다. 처음에 그들이 자기소개를 하며 ‘성노동자입니다.’라고 말했을 때부터 나에게는 쇼크였다. 그렇지만 지금, 이제 모든 걸 탁 튼 상태로 생각해보면 그들이 자기의 직업을 소개했는데 내가 구지 놀래야했던 이유는 뭘까라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하며, 추천!

 

사는 것이 고달프지 않다면... 우리가 언제 한번쯤 ‘남’의 고민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겠나? 하고 싶다고 해도... 우리가 보고 듣는 정보는 틀에 박힌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극히 제한된 사실 일뿐이지 않나? 그런 것들이 쌓여서 무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하려면 그건 양쪽의 입장을 모두 들어야한다. 그러기에 이 영화는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준다. 분명 뒷통수를 몇 번이고 맞을 지 모른다. 자신에게 수많은 물음을 던져야할 지 모른다. 그래서 머리가 아픈 건 영화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몰랐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예술영화가 익숙한 사람에게 강추! 나처럼 멘탈이 약한 사람에게 강추 하는 영화 ‘레드마리아’였다!

 

 

ps, GV 시간이 초과되고... VIP룸에 다시모여 GV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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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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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5. 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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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디고의 필름클럽 http://cooljay7.blog.me

 

 

 

 

 

'레드 마리아' -삶과 노동을 기록한 여성의 배

 

 

 

 

 

 

일년 만에 귀국한 여동생과 어떤 영화를 같이 볼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경순 감독의 다큐 <레드 마리아>를 인디플러스에서 보았다. 핑크색 탱크탑을 입은 할머니가 소녀처럼 수줍은 표정을 하고 입을 가린채 웃는 모습을 정면에 배치한 포스터가 시선을 확 끌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영화 타이틀도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국적도, 하는 일도 다양한 여성들의 몸에서 노동의 의미와 삶의 기록을 찾아보았다고 감독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카메라에 담긴 그녀들의 '배'는 영화나 광고에서 보던 잘룩한 허리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세월의 흐름과 같이 노동을 하며 살아온 나날들이 고스란히 써있는, 결코 추하지 않은 아름다운 '배'였다.

오프닝 씬에서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집단으로 레드 하우스라고 부르는 곳에서 강간을 당했던 한 필리핀 할머니가,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일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러니컬했다. 자신들의 몸을 이용해서 성노동을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지만 이해는 되었다. 이어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기륭전자 노동자의 복직을 요구하는 농성 현장이 나온다. 작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한진 85호 크레인 위에서 사계절을 보내고 있던 트위터 팔로워 김진숙 위원과의 만남이 새삼 떠올랐다. 인사동에서 보리밥 정식을 먹으며 이 이야기를 하다가 동생이랑 같이 눈물을 주루룩 흘렸다.


여러 인터뷰이 중에서도 가장 다가왔던 여자는 텐트에서 노숙을 하면서 면으로 친환경 생리대를 만들면서 같은 노숙자들을 돕고 사는 이치무라였는데, 처음에는 역설적으로 들렸지만, "노동하지 않는 것의 행복"을 화두로 제시했다.

 

다큐 속에 담았던 묵직한 주제를 잠시 덮어 두고 엔딩에서 다시 보여주는 여자들의 '배'와 표정은 참으로 밝았다. 여러 인물과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담다보니 편집이 다소 산만하게 보이기는 했지만 여성의 몸 특히 '배'라는 주제로 정리를 한 것은 영리했다. <레드 마리아> 라는 타이틀이 주는 의미를 새기며 "나의 배에는 어떤 기록이 남아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인디플러스의 프리스톤님이 동생과 같이 들으라고 OST 세 곡이 담긴 CD를 두 장이나 주셨다. 강허달림이 부른 '레드 마리아', '편지', 그리고 정혜윤의 보컬로 '하루'가 들어있다. 금요일에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는데 놓쳐서 아쉽다. 다음 기회에 꼭 참석하고 싶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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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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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5. 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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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killercop2.egloos.com/

 

 

 

 

레드마리아 - 현재진행형인 고단한 여성의 삶

 

 

 


여성들의 삶과 노동 그리고 몸을 통해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팍팍한 삶을 조명하고 그들의 권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성찰할 수 있게끔 한 영화 레드마리아를 보고 왔다. 쇼킹패밀리, 잼다큐강정과 같은 다큐를 통해서 우리가 충분히 접하지 못했던 사회적, 문화적 의제에 대해서 생각 할 수 있게끔 해주었던 경순감독의 새로운 신작이라 관람 전 더욱 기대가 되었다.

 

다양한 국적과 직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추적해가는 여성으로서의 삶 그리고 그들의 삶과 어려움, 그들이 지키고자 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보면서 중간중간 감탄하고 놀랍기도 한 여성성의 무한함을 보고 왔다.

 

한국, 필리핀, 일본 세 국가의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이 등장한다. 과거 일본군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셨던 사실을 밝히고 일본정부의 사과를 위해 노력하시는 필리핀 할머님들도 계시고 성노동자, 기륭전자 파업 노조원,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싸우는 일본계 페루인, 장애인 돌봄 노동자 등 다양하고도 사회적 약자의 중심축을 이루는 분들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남성들의 약육강식 법칙에 끊임없이 핍박 받아왔던 여성들의 고단한 역사를 떠올렸을때 주변의 약자를 돌보고 사회적 공공선을 위해 싸우는 일선에는 여성들이 항상 있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고통과 불평등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이타성을 실천하는 여성들 내면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영화 속 여성들은 그렇게 자신 안의 무한한 에너지로 삶을 살아나가고 있었다.

 

다양한 의제를 드러내는 것도 이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성노동에 대한 여성들의 생각, 지금의 노동환경이 여성들에게 얼만큼의 권리를 보장해주는지.. 여자라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인한 차별적 대우,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울수 밖에 없는 그들의 숙명... 그리고 그 숙명으로부터 벗어날 날은 언제쯤 도래할 것인지...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만지작거리는듯한 기분이었다.

 

사실 여성들의 삶은 삶 자체로 고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주목한 여성들의 배에 대한 고찰이 그것이다. 우리 모두는 여성들의 배에서 태어난다. 여자는 그배로 월경을 하고 섹스를 하고 또 아이를 낳고... 생명의 잉태는 모두 여성의 배를 통해 돌고 돈다. 여성에게 노동 자체가 절망이라고 생각한다는 영화 속 이치무라의 말이 그제서야 조금 이해가 갔다.

 

면생리대를 만들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이치무라라는 일본 노숙인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가 한 말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내가 주장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해서 20년전에 출간된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읽어봤는데 글쎄, 20년전이랑 지금이랑 바뀐 것이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울었어."
영화 속 여성들의 권리 보호, 그것을 위한 끊임없는 투쟁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만 그 싸움이 얼마나 오래될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긴 싸움을 해야할지 모르는 그녀들을 위해서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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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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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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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5. 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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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마법사 함께 하는

< 레드마리아 > 번개 '씨네후수다' 1탄

 

 

(사진 출처 http://withoutborder.tumblr.com/)

 

 

 

경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레드마리아>가 드디어 개봉했다. 경순이 내게 ‘배급 프로그래머’라는 이상한(?) 직함을 던져주지 않았더라도, 기꺼이 레드마리아 홍보를 위해 뭐든 해볼 궁리를 하고 있던 터. 빵빵한 게스트들이 진행하는 GV는 서울의 극장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멋진 GV는 8회 인천여성영화제에서 할 거니까 그까이꺼 서울에 양보하지 뭐! ㅋㅋ) 내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 어떤 놀이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레드마리아>는 영화 자체의 완성도도 물론 훌륭하지만, 영화를 본 뒤 무진장 입이 근질근질해지는, 그래서 누구라도 붙잡고 질문을 하든 성토를 하든 수다를 떨고 싶게 만드는, 그래서 더 훌륭한 영화다. 그렇다면 수다를 떨 수 있도록 물꼬를 틔우는 역할을 하자, 결심했다.

 

이름하여 인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마법사와 함께 하는 <레드마리아> 번개 “씨네후수다”!

 

작명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 처음엔 영화에서 그랬듯, 영화 본 사람들끼리 서로의 배 사진을 찍고 수다를 떠는 {포{토}크}(포토&토크)콘서트라고 할까 했는데, 아직 관객들과 배 사진을 찍을 준비가 덜 된 듯하여 씨네후수다로 급변경했다.

 

첫 번째 씨네후수다 주인공은 인권희망 강강술래 활동가들이다. 우선, 레드마리아 꼭 보았으면 좋겠다는 법사의 말에 흔쾌히 응해주셨을 뿐 아니라 피곤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피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음… ㅠㅠ) 10명 넘는 강강술래 활동가들을 데리고 개봉 첫 날 영화공간주안을 찾아주신 배임숙일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레드마리아에는 무진장 많은 여성들과 그녀들의 몸에 새겨진 노동이 나온다. 그 중에는 성노동자들도 있다. 한국에서 성매매방지특별법에 맞서 싸우던 민성노련 성노동자 희영, 필리핀의 성매매여성쉼터에서 딸을 키우며 살던 클롯. 이렇게 글로는 ‘성노동자’라고 쓰고 있지만, 사실 ‘성노동/성노동자(sex worker)’란 말은 다분히 논쟁적인 말이다. 성매매를 자본과 맞물려 산업화된 성폭력이라 보고 반성매매운동을 해온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에게 이 단어는 그들의 활동을 부정하는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광주의 여성영화제와 인권영화제에서 레드마리아가 상영되었을 때, 그 지역의 반성매매운동단체가 상영반대 성명을 내는 등 마찰이 있기도 했다.

 

최종편집본 시사를 본 뒤 올해 인천여성영화제에서 레드마리아를 상영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영화제에서 상영하기 전에 인천에서 반성매매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였다. 무엇보다 인천에서 반성매매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궁금했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서 나오자마자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정말 궁금하다고. 인천여성영화제에서 7월에 상영할 텐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배임숙일 회장님은 지금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실천여성학과정에 다니고 있다. 내가 다녔을 때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사상과 글로벌 페미니즘 과목에서 성노동 챕터를 공부했다. 혼자만 공부하신 게 아니라 자신이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을 가지고 강강술래 활동가들과 매주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다. 그래서 반성매매운동 활동가들임에도 불구하고 강강술래 활동가들은 ‘성노동’이란 개념에 대해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덮어놓고’ 불쾌해하거나 ‘무조건’ 반대하지 않았다. 훨씬 열린 사고로 받아들이고 질문하는 그분들 모습이 우선 감동이었다.

 

영화공간주안 로비를 점거(?)하고 강강술래 활동가들과 씨네후수다를 나누면서, 법으로 성매매가 금지된 나라이면서 성노동이 하나의 노동으로 간주되는 우리 사회의 제도와 관념의 이중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노동이나 쾌락과 폭력의 경계가 여전히 불분명한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불안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생겼다. 이것은 단순히 개념이나 이론 같은 관념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실재하는 현실이니 말이다.

 

성노동자의 생존권과 인권에 대해 연구하고 실천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있고 반성매매운동을 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있다. 그리고 성노동자들이 있다. 섹슈얼리티의 불안을 안고 사는 여성들이 있다. 이들을 만나게 하는 것, 이들이 대화할 수 있는 장을 기획하는 것, 이것이 인천여성영화제가 할 일이란 생각이 든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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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HD┃98min┃Documentary┃color┃16:9┃Dolby 5.12012.04.26 개봉!

 

SYNOPSIS

 

한국,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레드마리아, 

당찬 그녀들의 거침 없는 생활사!

 

나(감독)는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

 

결혼 10년 만에 친정을 방문한 이주 여성 제나린,

50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힐 용기를 얻었다는 위안부 할머니 리타,

열여섯 어린 나이에 아빠 없는 딸을 낳은 성 노동자 클롯,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종희,

일하지 않을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도쿄 홈리스 이치무라,

24시간 일하는 가사 노동자는 물론, 철거 위기에 놓인 빈민 지역 여성들까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한 가지 질문에 도달했다.

어떻게 서로 다른 노동이 그토록 비슷한 방식으로 ‘몸’에 연결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정하고 그녀들의 ‘배’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주름지고 짓무른, 삶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그 ‘배’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Contact

Facebook.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Twitter. <레드마리아> 경순 감독  @redkyungsoo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redmaria.tistory.com/

 

 

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3. 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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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순, <레드마리아>(2011)





 

(전략)


모든 에피소드가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민성노련 성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부분과
도쿄 요요기 공원의 홈리스 이치무라의 사례를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직접 물어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 두 여성들의 이야기가 경순감독의 시각과 영화의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종류는 좀 다르지만, 성노동 개념의 문제는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논쟁되는 부분이고
자발적으로 임금노동을 벗어나 살고 있는 홈리스 이치무라의 이야기 역시 (극중에서 한 여성이 말했듯이) '컬처쇼크'다.
어떤 이들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 성노동자에 대한 입장은 어떤지를 묻지만
경순감독의 영화가 훌륭한 것은 질문을 던지는 데 있지 답을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이치무라가 울면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존재증명을 위해 찾아본 여성학 책이 '30년 전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의 생각을 흔드는 것이 중요하다.

**
이 영화는 이주여성, 성매매여성, 비정규직노동자여성, 홈리스여성, 빈곤한여성, 성폭력을당한여성을 이야기한다.
얼핏 생각하기엔 이 영화가 여성들의 '이주', '성매매', '노동', '빈곤', '성폭력'의 문제를 이야기한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방향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다시말해, 영화는 이주한, 성매매하는, 노동을 하거나 하지않는, 빈곤한 '여성'을 보여준다. 
경순감독은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묶는 키워드로 '여성의 배'를 제시했고,
'배를 드러낸 여성'의 스틸컷은 이 영화의 중요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경순감독이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라는 몸의 일부보다는 배를 보여주는 방식이 더욱 중요하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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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2. 2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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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서울여성영화제는 마법사가 반드시 가야만 하는 행사였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작은 규모의 여성영화제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서울여성영화제는 중요한 스크리닝(상영영화 선정을 위해 미리 영화를 보는 행위) 코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정은 달라졌다. 작년부터 메인 프로그래밍은 소용돌이가 하고 있고, 올해 인천여성영화제는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인천여성회로부터 독립해 새살림을 차렸기 때문에 올해는 더더욱 마법사가 영화제 프로그래밍에서 완벽하게 손을 떼도 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 하나 쓰면서 얼마나 썼다 고쳤다를 반복했는지 모른다. 소용돌이가 읽고 서운해할까봐. ^^;;)

아무튼 그래서 올해는 서울여성영화제와 아무 인연도 닿지 못하고 그렇게 끝나나 싶었다. 매년 구석구석 탐색하던 홈페이지도 아예 방문조차 한 적이 없으니 말 다했지. 내가 이렇다. 좋게 말하면 맺고 끊는 게 분명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도대체 정이란 게 없다. 내 일이 아니다 싶으면 아예 싹 잊어버린다. -_-;;

그렇게 아무 관심 없이 지내다 대학원 동기들이 세미나 겸 영화관람이나 하자고 제안을 했고, 옳다구 싶어 예매를 하기 위해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에 올해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러나 함께 보기로 한 경순 감독의 <레드 마리아> 인터넷 예매는 이미 매진이었다. 경순 감독의 파워가 이 정도인 거야? 그럴 만도 하지. 벌써 3년 전인가, <쇼킹패밀리>로 인천여성영화제를 방문한 적이 있는 경순 감독은 인천에도 꽤 많은 팬이 있는, 여성영화계의 유명 감독이다. ^^

그렇다고 포기할 마법사가 아니다. 서울여성영화제 기간 내내 출근도장을 찍을 것이 분명한 소용돌이에게 현장예매를 부탁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원 세미나 모임은 연기되었고, 나는 세미나 모임과는 전혀 상관없이 서울여성영화제 관람객이 되는 행운을 갖게 됐다.

여기까지가 마법사, 서울여성영화제에서 경순 감독의 <레드 마리아>를 만나게 된 사연. ^^  (매번 글 쓸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내 글은 본론보다 서설이 더 길다. -_-;;;;)

자본주의, 여성, 노동 …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무수한 질문들

영화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레드 마리아>가 마니아가 아닌 보통 관객들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실험영화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의 무게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 묵직한 돌덩이가 쿵, 쿵, 쌓이는 느낌이었달까?

(중략)  
  

주인공이 12명이다. 영화는 한국, 일본, 필리핀, 세 나라 12명의 하루를 정신없을 정도로 빠른 교차편집으로 보여준다. 물론 마지막 12번째 주인공인 필리핀 바나나농장의 여성노동자는 촬영을 다 마쳤지만 영화가 상영되면 다국적기업인 Doll사가 해고할 것이라며 필리핀 상영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 결국 편집과정에서 빠졌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Doll사는 그녀를 해고했다. 이 사건만 보더라도 자본주의, 여성, 노동이 교차하는 지점의 정치성이 드러난다. 영화에 나오지도 않는 12번째 주인공은 세계화시대 여성노동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상징이 된다.

그러나 오히려 12번째 주인공은 우리가 자본주의, 여성, 노동을 생각할 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전형성이라도 가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가사노동자, 요양보호사, 빈민촌의 주민대표, 성노동자, 위안부 출신 할머니, 노숙인……, 이렇게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세 나라 12명의 여성들 각자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은 매우 논쟁적이고 복잡하다.

일례로 필리핀 빈민촌의 주민대표 그레이스를 보자. 영화에서 그녀의 직업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이 선심쓰듯 필리핀에 건설해주는 철도(이렇게 가난한 나라의 기반시설을 지어주는 도움을 ODA라고 한다) 때문에 졸지에 철거민이 되어야 했던 필리핀 사우스레일 지역에서 그녀는 주민들의 대표로 생존권을 위해 싸운다. 과연 우리가 뻔히 상상하는 직업이 없다고 해서 그레이스가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인가? 그녀의 고단한 노동은 노동은 아니면 뭔가?

위안부 출신 리타 할머니 역시 마찬가지다. 일제가 침탈해 한 마을의 남자들을 다 죽이고 여자들은 다 강간한 사실을 증언하고, 이제 나이들어 하나 둘 죽어가는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장례를 챙기는 리타 할머니는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인가?

또 하나 예를 들어볼까? 일본의 노숙인 이치무라 미사코에게 노숙인은 직업이라고 할 수 없는가? 그렇다면 노숙인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노숙할 수밖에 없는 숱한 여성들을 상담하는, 그녀의 일은 일이 아닌가? 이치무라의 그 일과, 번듯한 직장은 가지고 있지만 인간적인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보람도 느끼지 못하는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일과, 그 둘 중에 어느 일이 더 가치 있는 일인가? 과연 우리가 노동이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는 노동은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게 맞는가?

성노동은 또 어떻고. 성노동이라는 표현 자체가 많은 이들에게 낯설 것이다. 매춘, 성매매는 들어봤어도 성노동이라니. 몸을 파는 것도 노동인가? 그럼 그녀들이 하는 일은, 그것으로 생존하는 그녀들에게 그 일은 노동이 아니면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예를 들어볼까?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이주해 온 여성 제나린은 직업이 없는, 살림하고 아이 키우는 전업주부다. 그러나 그녀가 한국에 오면서 결혼자금으로 필리핀 가족들에게 준 돈이 분명 있을 테고, 결혼해서 10년 동안 살면서 생활비를 아끼든 남편에게 용돈을 받든 어떻게든 해서 필리핀에 부쳐준 돈이 있다. 10년 만에 필리핀 친정집에 갔을 때 그녀와 남편의 양손엔 필리핀 가족들에게 줄 선물이 한가득이었고, 오래 전 돌아가신 아버지 무덤도 그녀가 새로 단장했다. 그녀의 오빠가 아버지 무덤에 대고 말하지 않던가. 그녀의 가족 때문에 필리핀 가족들이 그나마 사는 거라고. 가난한 필리핀 가족들은 그녀를 해바라기하며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의 결혼과 결혼 이후 한국에서의 결혼생활 자체가 일종의 노동이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질문은 끝이 없다. 자본주의, 여성, 노동의 교차지점에서 12명의 주인공 각자가 하나 이상의 질문을 던진다. 그것도 매우 무겁고도 논쟁적인 질문을. 그리고 그 질문은 한국과 일본, 필리핀이라는 국경을 넘나들며 얽히고 설켜 있다.

영화가 끝난 뒤 생각했다. 소용돌이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인천여성영화제에 가져올 생각을 하고 있던데, 과연 그게 맞을까, 걱정이 앞섰다. 물론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중요하다. 여성이고 남성이고 가릴 것 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많기만 한 게 아니라 너무나 복잡하며 너무나 논쟁적인 질문을 한 영화로 이렇게 쏟아놓는 것이 과연 인천여성영화제와 맞을까, 하는 걱정과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번에 경순 감독이 너무 욕심을 낸 건 아닐까? 그렇게 욕심을 내다 병이 난 건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대학원 동기인 심통이 경순 감독과 개인적 친분이 있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경순 감독, 많이 아프단다. 감독과의 대화 때문에 무대에 섰는데 이전과 달리 야윈 모습에 눈물이 날 뻔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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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2. 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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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홍홍! 오랜만에 영화제에 갔습니다!
여성영화제를 필두로
전주영화제, 인권영화제,,,등등등
왠만하면 시간내서 한두개라도 보러갈작정입니다!

ㅠㅅㅠ 솔직히 고백컨데 사실 영화과에 들어오고 5년동안
딱 두번밖에 영화제를 가지못했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아쉽고, 안타깝고,,,
그동안 뭐그리 대단한걸 하고 살았길래~ㅋ
(물론 돈이 없어서 못간거지만...ㅠ)
영화제도 못챙기고 다녔을까 반성하고 있습니다.

암튼 지난 토요일 <레드 마리아>를 보고 왔습니다.
뭐 언제나 기대를 품게하는 <빨간눈사람>에서 만든 영화라는건
크레딧올라갈때 알아서 살짝 민망했고요.

흠...너무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는통에
아직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정리는 조금 힘드네요
다시 한번 보고 싶은데...ㅠ

직접보기전에 우리는 그 무엇도 모르는것이 정답이다!
막연히 일본 여성들은 어쩔거다 생각하고
필리핀 여성들은...심지어 우리나라에 여성들 어쩔거다 생각하지만
사실 제대로 아는것은 하나도 없는거다
(매일 아무리 뉴스스크렙을 하고, 블로그질을하고, 고민을해봐도
결국 제대로 아는건 하나도 없어요!)
뭐 이런 생각이 하나 뇌리에 깊이 꽃혀있습니다요
...<레드마리아>에 대해서 여기까지만 하고ㅋ

요튼
이제 조금 기다렸던 <땅의여자>를 화요일에보고
뭘하나 수요일에 예매했다고 하는데
ㅋㅋ 뭐든 재밌게 볼것들이 많다는 생각에 한주가 들뜨는군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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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
기사와 리뷰2012. 2. 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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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경순
장소: 아트레온
with: 라몽,미농,지영몬,인혜씌+유나


올해 여성영화제 처음으로 본 작품이었다.
시작하진 몇일이 지났는데 기다린 것에 비해 너무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어제 음악공연(dep+oldfish+올상달빛)의 공연은 환상적이었다규..) 속이 너무 안좋아져서 영화가 끝나고 보기로 했던 <성스러운 도시>티켓도 미농에게 넘기고 집에 가는 길. 쿨럭. 부디 제 몫까지 재밌게 봐주세요.
한국, 필리핀, 일본의 환경에서 각자의 삶을 사는 여성을 비춘다는 말에....뭔가 즐거운 영화를 보고 싶은데
이번엔 아니겠구나 생각했었다. 노동자라는 말에 우울함이 먼저 느껴지는 건, 누구보다 내가 더 편견에
사로잡혀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우리의 <레드마리아>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음!ㅋ

무엇보다 참으로 다양한 배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참 잘도 엮어냈구나 싶었다.
세 국가들이, 특히 그 경제적 차이 때문에 각각의 국가의 여성들도 어쨌거나 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빠른 몽타주로 펼쳐지는 세 나라의 모습은 어느 덧 하나로 겹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따른 복지를 비롯한 물질적 차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국가’라는 하나의 차이는‘여성’이라는 거대한 공통적 환경 안에서 큰 차이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물론 여성이라는 하나의 공통점만큼이나 안정적이지 못한 그들의 경제적, 물리적 조건도 다양한 여성의 삶을 동질하게 만든다.

필리핀에서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결혼을 하고 십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을 만난 이주여성, 일본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일본위안군이었던 여성들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1300일을 훌쩍 넘긴 투쟁을 이어가는 기륭전자 복직투쟁을 하는 여성들과 성매매여성들이 나온다. (이들은 성노동자로 스스로를 부른다. 성매매를 선뜻 노동이라 하지 못하는 것은 이 여성들의 현실적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보수성 때문인지, 여전히 성에 뭔가 더 의미부여를 해야한다는 고집 때문인지 모르겠다. 계속 고민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홈리스라기보다는 지구의 모든 땅을 집으로 삼아 살아가는 여성과 18년간 일한 회사에서 파견직이라는 이름으로 해고된 복직투쟁을 하는 여성, 돌봄노동을 하는 한국인 이주여성이 나온다.
다만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혹은 하지 않는지) 적었을 뿐인데도 버거운 느낌이 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오만한 나의 태도가 가장 불편했다. 누구보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들에게 웬 건방진 생각인지. (아, 반성만 하지 말고 좀 변하자. 이러다 내가 먼저 죽지-_-)
자기 삶이 피곤한지, 즐거운지 어떤 지는 오직 자기 자신만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주변 누군가가 물론 애정 어린 조언을 해 줄 수 있지만 판단을 할 수는 없는 거다.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는 일본의 홈리스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어 너무 우울하다. 지배적 언어의 한계란!-_-)였다.
나는 노동에 대해 적지 않게 고민한 것이 사실이지만 노동을 거부하는 것, 조금 더 자세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신마저 부정하게 하는 노동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말한다. 이 시대의 노동이라는 것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와 많이 배웠다는 자들이 저지르는 폭행과 같다고. 나 역시 다르게 생각해온 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을 폭행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폭행이라고 물러서버린다면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누구보다 노동을 회피하려고 한 것이 나였다.
<아마추어의 반란>(그러고 보니 장소협찬에 아마추어의 반란12호점이 나왔다! 너희 안망했구나ㅠ)을 보면서도 주인공은 일종의 자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본가를 위한 강압적 노동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었다.
홈리스는 늘 노동을 하기 힘든 조건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루만이라도 일을 놓아버리는 것을 상상해 보라! 모든 게 엉망진창일지언정(사실 지금은 상당 부분의 생산과 관리가 자동화되어 그렇게 엉망되지는 않을 테지만) 내가 잃을 것은 하루 일당 4만원이요, 얻을 것은 자본주의에 대한 파업이다.
공상적이면 어때, 불가능의 가능성을 상상하라.
우하하하- 힘드니까 여기까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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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