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경순의 노트2015.08.11 01:02

이 집..내가 4년간 살았던 이집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딱 이박삼일 남았다.

7월, 8월 엉덩이 땀띠 날 정도로 이주간을 꼬박 편집기 앞에 앉아

 번역자막 고치고 바쁜 친구를 불러 감수를 하고

사이사이 사운드 디자인,엔딩크레딧,모자이크 처리까지 바쁘게 이곳저곳 뛰어다니고

색보정 한다고 양수리를 왔다갔다 하다가  불쑥 오늘에서야

아 ! 이사 가야되는거지 생각이 났다.


오늘 동료감독 한명이 망원동에 집보러 왔다가 연락을 해서

이 공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불과 며칠 안남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집을 얻을 때도 처음 간 부동산에서 처음 본 집이었는데 

대충 느낌이 나쁘지 않아서 계약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사갈 집도 동네 산책을 하다 우연히 들어간 부동산에서

우연히 집을 내 놓은 손님과 마주쳐 집을 얻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참 대충 집을 얻는다 싶었다.

오늘 집을 보러 다닌 친구는 그동안 20군데 정도를 보러 다녔다고 했는데...


그래도 나쁘지 않다.

영화 마무리 한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이시간에 가지고 있는 돈 그대로 

그저 들어 갈 수 있는 공간을 얻었다는게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니.

오늘에서야 그 친구덕에 이사갈 집이 생각 났고

그 집에 수림이와 가보았고

집 사이즈를 재고 왔다.

살고 있는 집만큼이나 낡았지만 공간은 3평정도 넓다.

와우....괜찮은걸.

둘이서 방 사이즈를 재고

이곳저곳 들러보다 간만에 의견 일치.


우리 문짝 색깔을 바꾸면 어떨까?


바로 페인트집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이사전날 공사를 하자고 했다.

이사날 외에는 시간을 못뺄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사갈 집에 투자해야 할 시간을 생각하며

이번 주가 날라가겠구나 싶다.

하지만 이정도 시간은 투자해 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 

마음이 영화를 뒷전에 보낸다.ㅋ

인터넷을 뒤져 페인트 칠 하는 법을 찾아보고

수림이와 둘이서 시간을 비워두기로 하고

느즈막히 책상에 앉고 보니 

메세지가 와있다.


저 감독님 이사갈 새집에서 200미터쯤 되는곳에 집을 얻었어요.

와우..동네 친구 한명이 늘었네 하며 반가웠다.

몇마디 주절거리다가 그랬다.

집도 얻었으니 그럼 우리 페인트 칠 좀 도와주라.

헉...벌써 동원하는거예요?

하하하

젠장 이 놈의 버릇이라니 하며 혼자 한참을 웃었다.

혼자 낄낄 거리고 있는데

또 다른 동네친구가 전화를 한다.


오늘 시장갔다가 유기농마트 들렀더니 너 왔다갔다고 하더라.

며칠전 이 친구가 소개해준 가게에 갔었는데

주인이 이야기를 한모양이다.

전화 온김에 또 이사 갈 집 이야기를 한다.

나 말이야......거기로 이사가니까 조만간 한번 놀러와라.

전화를 끊고 오늘 하루 종일 이사 얘기 뿐이네 하며

집을 둘러보니 새삼 새롭다.

앞으로 이 공간에 머물 시간이 불과 이박삼일 뿐이라는게.

심지어 믿어지지가 않는다.


주인이 집을 팔지 않았다면 몇년을 더 이곳에서 버텼을지도 모르는 공간.

그래 인생에 정해진게 뭐가 있겠나 싶다.

아...정말 믿어지지가 않네.

이 공간을 떠난다는게.

며칠간 잠자는 시간을 좀 줄여야겠다.

우자지간 중요한 건 여전히 앞마당은 한강이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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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 경순이야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