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일기2013. 9. 20. 15:45

그래 일이 시작이 됐다.

새로운 영화를 시작했고 일도 그만큼 늘어났다.

안쓰던 머리를 팍팍 돌리고 안쓰던 몸도 풀가동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예전의 내가 아니란걸 느낀다.

머리는 그만그만 한데 몸이 그만그만 하지가 않다.

그래서 몸에 투자하는 돈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몸은 제값을 못하고 있으니

물건이라면 당장 버리고 새것을 사겠으나

이 놈의 몸은 그러지를 못하니 이게 웬수인것이다.

그래서 요즘 나에게 화두는 어떻게 몸을 잘 쓰느냐에 있다.


하루를 일하면 하루는 쉬자.

근데 하루가 멀다하고 일정이 잡히면 그것도 허사.

다시 생각해본다.

나만큼 일을 할 사람을 구해보자.

근데 막상 사람을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일을 해보면 그 몸이 내 몸이 아니고 그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는데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

별의 별 사소한 것들이 다 걸리기 시작하고

막상 일을 시작하면 애초에 내가 몸이 안좋다는 걸 말한것도 다까묵게 된다.

왜냐면 그들도 피곤하니까.


그래서 요즘 입에 달고 다닌는게 어디 변강쇠없나 하는 것.

친구들은 내가 그말을 하면 자기도 변강쇠가 필요하다고...ㅋㅋ

우자지간 이번 일본 취재를 다녀와서도 내내 머리속을 도는 고민은 

이 놈의 몸의 피로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다.

생각같아서는 터미네이터의 팔과 다리를 구해서 쓰고싶은 심정.

어제 내내 망원동에서 의정부로 의정부에서 송추를 거쳐 파주에 들렀다가 다시 능곡을 거쳐 망원동에 오면서도

머리속엔 피로감에 대한 공포가 가득 했었다.

오늘 촬영이 취소된것이 어찌나 감사한지.에휴...

우자지간 일을 중단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휴식을 사수할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머리속에 맴도는 이놈의 피로감에 대한 공포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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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