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경순의 노트2013. 4. 26. 01:27

로그인을 하면 그들이 보이고 로그아웃을 하면 아무것도 없다.

가끔 즐겁기도 하지만 종종 쓸데없는 말들이 허공에 맴맴.

알고싶지 않은 정보는 부지기로 잡히고 정작 알아야 할 정보는

그 사이 어딘가에 박혀있어 놓치기 일수.

놓치지 않으려고 따라가다가 다시 소화되지 않는 정보들에 소화불량.

숨이 막혀온다.

재빨리 로그아웃.


숨통은 트이는데 온라인과 차단된 현실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다.

드문드문 들리는 발자국 소리나 윙윙거리는 바람소리

조금씩 거슬리기 시작하는 시계침 소리와

이에 질새라 웅웅거리는 컴퓨터의 하드소리까지 

내가 살아있다는 걸 확인해 주는 소리들은 온통 엠비언스 뿐.

어느쪽이 가상세계인지 헷갈리는 순간이다.


하루중 온라인 접속시간을 줄이려고 애쓰는데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접속을 강요받는다.

결국 접속해야 그들이 있으니 그리고 세상을 볼 수 있으니.

로그아웃과 로그인 사이의 간극이 점점 더 심해진다.

숨막히고 숨통트이는 시간의 간극만큼이나.

참 말은 많은데 무엇이 없는 그곳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의 대화는 전파를 타고만 휙휙 날라다닌다.

우주의 미아처럼 떠도는 말들의 은하수.

아...슬프다.




Posted by 빨간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