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경순의 노트2013. 1. 10. 22:58
영화를 만들때 감독들은 영화관을 고려해서 영화를 만든다.

하지만 실컷 공들여서 만든 영화가 틀어지는 공간 혹은 극장은 만든이의 생각과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사운드를 아무리 5.1채널로 만들어도 영화제에서 틀어지거나 공연장이나 강의실 그리고 카페같은 곳에서 영화를 틀면 

상영설비가 제대로안되어 있어서 스테레오로만 나와도 감지덕지다. 

근데 어떤 곳은 부득이 모노로 틀어지는 곳도 허다하고 HD로 찍은 화면을 DV나 DVD로 틀어야 하는 곳도 태반이어서

감독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그 상황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15년전만해도 화질이고 사운드고 다 너덜거려도 보고싶은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있으면

돈까지 내가며 마다않고 보던 시절이 있긴 했다.

그리고 지금도 떨어지는 화질에도 불구하고 종종 불법다운로드로 영화를 보기는 하지만

어찌 영화관에서 감독이 만든 그 마음으로 영화를 보는 느낌에 비할 수 있을까.

더구나 볼 수 있는 영화관은 많아졌지만 표만 달랑 끊고 늘 먹는 팝콘과 콜라외에는 

영화를 보기전 기다리는 낭만과 영화를 보고 마음을 달랠만한 공간하나 없이 낼름 빠져나와야 하는

그 지옥같은 멀티플랙스의 감옥같은 극장들에서는

한마디로 '영화관에 간다'는 말이 내포하는 그 많은 즐거음을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부터 영화제에 간다는 말외에 영화관에 간다는 말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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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경순